소설 창작 강의
전상국 지음 / 문학사상사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당신도 소설을 쓸 수 있다>의 2003년 개정판이다. 1991년 6월에 나온 이 책은 당시 문학지망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반년만에 4쇄를 찍었고, 나는 그 때 이 책을 산 수많은 문학지망생 중에 한 명이었다. 뿐만 아니다. 줄 치며 읽고 또 읽고, 전상국 선생님 말씀대로 습작하고 습작하다 개정판까지 사 읽었다. 당시는 블로그 안 하던 시절이라 이 책 리뷰가 여기에 없다.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친 책인데, 내 현실 책장에는 꽂혀 있는데 사이버 서재에는 있지 않은 것이 아쉬워 생각난 김에 몇 자 적는다.

 

이 책은 좀 올드한 느낌은 있다. 고교 국어 혹은 문학 참고서처럼 1인칭 관찰자 시점이 주는 효과,,,, 이런 설명도 있을 정도니까. 게다가 이 책에 예로 든 소설은 요즘 문학지망생들에게는 거의 <혈의 누>나 <무정>같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당시 내게 이 책은 최고였다. 지금은 소설 아닌 다른 글을 쓰고 있지만, 이 책에서 배운 아우트라인 잡는 법 등은 지금도 매우 유용하다. '자기 몸에 맞는, 자신의 개성을 유감없이 드러낼 수 있는 그런 무엇을 찾아 써야 한다(43쪽)''자신의 장기가 있는 쪽에서 이야기를 풀어라. 이것이야말로 구상 단계에서 당신이 결정적으로 써먹어야 할 요령이다. 이미 '무엇을 쓸 것인가'에서 가장 잘 아는, 절실한 것을 써야 성공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장기가 있는 쪽에서 이야기를 풀어야 한다는 것도 그것과 문맥을 같이하는 말이다(83쪽)'아아, 내가 소설을 포기하고 계몽사 전집을 거쳐 역사 배경 이야기로 빠진 것은 선생님의 가르침에 너무 충실했던 것이던가? 하하.

 

당신에게는 열등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한 남다른 노력이 소설 쓰기로 나타났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당신은 열등한 어떤 문제로 인해 치유되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다. 이제 당신은 그 상처를 무기로 삼아야 한다. 그 상처는 오직 당신만이 잘 아는 문제로서 그 이야기라면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잖은가. 부모를 일찍 잃은 아이가 자립심이 강하고 매사에 도전적이듯 당신은 소설 쓰는 일을 통해 당신을 괴롭혀온 그 열등 콤플렉스를 극복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상상력을 통해 무엇이든 다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맺힌 것 풀기가 아니겠는가.

- 본문 52쪽에서 인용

 

91년도 책을 보니 이 대목에 줄 쳐 둔 것이 보인다. 새삼, 울컥하고 뭐가 올라온다. 아직,,,, 맺혀 있구나.

 

결론을 요약해 적는다면, 나는 그동안 내가 읽은 소설 작법에 관한 책 중 이 책이 가장 좋았다. 글쓰며 사는 삶에 대한 책으로는 나탈리 골드만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전체적인 책 쓰는 과정에 대한 책이라면 임승수 작가의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가 좋았고. 다 피부에 와닿는 조언을 해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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