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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박물관이 왜 필요했을까 ㅣ 박물관학총서 1
류정아 외 지음, (사)한국박물관학회 엮음 / 민속원 / 2013년 9월
평점 :
박물관의 역사를 간단하게 빨리 볼 수 있는 책이다. 박물관의 정의, 명칭의 유래로부터 시작해서 영국 프랑스 등 서구 근대 박물관의 역사를
거쳐 일본 중국 등 서구 박물관을 도입하려 했던 나라들의 역사를 소개하고 제국주의 시절 약탈한 문화재 반환 문제로 마무리한다. 전체적인 구성이
좋다. 읽다보면 통사식으로 다 연결이 된다. 굳이 내용 요약 소개할 것도 없다. 이런 경우는 목차를 리뷰에 옮겨 놓는 편이 나중에 찾아보기 훨씬
쉬우니, 목차를 옮겨 놓기로 한다.
- 목차 -
무엇을 박물관museum이라고 하는가∥최종호
동서양 ‘박물관博物館(museum)’ 명칭의 어원과 용례∥서원주
세계 각 지역에서
박물관 기능을 한 기관들∥박윤옥
수집행위의 인류학적 기원과 상징적 가치∥류정아·김현경
지리상의 발견과 유럽의
수집문화∥이은기
시민혁명과 박물관∥박윤덕
동아시아의 박람회와 박물관∥하세봉
일본의 박람회와 박물관∥권혁희
중국의 박물관과
박물관학∥오일환
제국주의와 식민지 한국의 박물관∥국성하
제국주의와 영국 및 인도의 박물관∥서원주
제국주의 시대의 프랑스
박물관∥신상철
미술품의 위작과 도난∥이연식
도굴 미술품의 불법 여정∥김미형
박물관과 문화재 반환∥이보아
관심있었던 부분은 서구 제국주의와 박물관의 관련성이었다. 17세기 서구 근대 박물관의 출발은 절대왕정 시기 수집한 예술품을 대중에게
공개하고 교육적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계몽주의적 입장이었다. 그러나 19세기 이래 서구의 박물관은 제국의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본국의 박물관 뿐만 아니라 식민지에 설립한 박물관도 그랬다. 영국이 인도에 설립한 박물관은 인도의 문화 유산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식민지 보호국으로서의 자신들의 선량한 지배 의도를 선전했다. 또, 약탈 문화재를 전시하는 방법에도 제국주의적 의도를
담았다. 다윈의 진화론을 인류 문명 발전 과정에 적용하여 각 문명권의 발전 수준을 비교하여 전시했다. 물론 가장 발전한 단계는 서구 문명이었다.
이렇게 서구 박물관은 계몽주의적 성격과 제국주의적 성격을 동시에 지녔다.
반면, 함포외교에 문호를 연 중국과 일본이 경우, 동도서기적 관점으로 서구의 박물관 제도를 도입한다. 정부 주도로 산업 박람회를 개최하고
그 전시물이 바로 박물관으로 옮겨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 비서구권 박물관 역사의 특징이 보인다. 그외 지역에서 마을의 공동 유산을 마을 창고에
보관, 전시하는 형태의 박물관 이야기도 흥미롭다.
사실, 읽어가면서 너무 쉽고 내가 예상했던 내용들이 나왔다. 서술은 요약 위주여서 건조하다. '세이난 전쟁이후 일본 메이지정부는
박물관,,,,이런 식이다. 세이난 전쟁에 대해 설명은 없다. 각 나라 근대사를 기본적으로 알고 있지 않으면 좀 힘들게 읽힐 수도 있을법하다.
그러나 박물관 나들이를 즐겨하는 분들이라면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단, 여러 저자가 나눠 쓴 책이라, 질적 편차가 좀 있다는 것은 감안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