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대사전
편집부 / 한국사전연구사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2014년에 읽은 책 중 가장 두껍고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이 책이다. 그렇다! 사전인 것이다! 나는 무식하게 하루종일 도서관에 앉아서 ㄱ에서 ㅎ까지 사전 읽는 여자였던 것이다!

 

원래는 내가 쓰려고 구상한 글의 소재와 관련한 정보만 찾아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부분을 읽다보니 재미있어서 그냥 전체 1600쪽을 다 읽고 말았다. 발췌독이 통독으로! 대출이 안 되는 책이어서, 그 자리에서 다 읽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서울 시내 도서관에 몇 권 없는 책이라 다시 올 시간을 절약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저 나, 원, 참!이다. 내가 왜 그랬을까.

 

책은 고리타분하게 짤막한 정보를 나열한 사전이 아니다. 종교학이라고 하지만 각 종교와 문화권의 상징, 신화, 민속 등이 어우러진 방대한 지식의 보고다. 기독교, 불교, 유교, 이슬람교, 각지의 민간 신앙과 관련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내용이 알차다. 절판된지 오래된 책이지만 중고서적시장에서 비싼 값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런 사전을 기획하고 만들었을까. 존경스럽다. (그런데 편집부 엮음으로 되어 있는 것이 수상하다?)

 

단점이 있다면 중세 카톨릭 민중문화 정도는 내용이 풍부하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 구약 모세 오경 이전 연대 쪽에서 더 올라가는 내용은 거의 없다는 것. 그러니까 청동기 정도? 구석기 신석기까지 보려면 아리엘 골란을 읽어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이 책에서는 빵이 신성시 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카톨릭과 관련해 말한다. 그러나 빵 반죽에 성호 긋는 풍습이 중세 카톨릭의 영향뿐이었을까? 땅과 곡식과 신의 관계, 신석기 시대 종교까지 거슬러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 그래서 나의 미련한, 1000페이지가 넘는 배고픈 독서는 또 이어지게 된다. 다음 리뷰는 아리엘 골란의 <선사시대가 남긴 세계의 모든 문양>이다. 흑흑.

 

 

 

이 책이 있는 강서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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