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문학과 영웅 서사시 - 예수, 베오울프, 아서 왕 문학의 광장 2
도키 겐지 외 지음, 오근영 옮김, 손기태 감수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이런 책의 경우, 참 리뷰 쓰기가 난감하다. 별을 준다거나 평한다는 것이, 독자 자신의 지식 수준에 맞춰야 할지 책의 만듦새에 맞춰야 할지,,, 잠깐 고민하다가 떠올린 책이 어린 시절 집에 있던 <컬러 학습 대백과>전집이었다. 방대한 지식을 요약해서 핵심만 짧게 짧게 다루고 있으며 신선하거나 도발적인 분석은 담겨 있지 않다는 점에서 딱 그런 것 같다. 

 

내 경우에는 아서왕 이야기와 성배전설, 니벨룽겐의 노래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을 읽기 원하여 구입했지만, 그냥 내가 아는 수준의 지식이 담겨 있어서 좀 실망스러웠다. 유럽사 읽으면서 라틴어를 벗어나 유럽 각지 중세 문학 성립 과정 서술 접해본 사람이라면 일부러 찾아 읽지 않아도 될 정도이다. 아주 신선한 견해도 없어서, 각 작품에 대해 단행본으로 해설 이론서를 접해 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실망할 것 같다. 게다가 성서문학 경우에는 다루다가 만 것처럼 보인다. 그나마 도판 자료가 풍부한 점은 좋지만 그대신 막상 본문 글은 손바닥만하다는 것도 이후의 구매자들을 위해 알려 주고 싶다. 

 

하지만 연대별로 각 판본의 작가, 출전,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 점은 도움이 되었다. 쉽고 빠르게 세계 문학사를 훑어보고 싶다면 집에 구비해둘만 하다.

 

이 시리즈의 원서는 일본 아사히신문사가 1999년부터 2001년까지 발행한 문예주간지 <世界の文學>이라고 한다. 4년 가까운 시간 동안 700여명의 저자가 집필해 121호까지 발행한 대규모 프로젝트였다니, 신문사에서 이런 놀라운 기획을 해 냈다는 것이 아주 감탄스럽다. 이 주간지에 연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20권의 단행본 책을 만들었나 본데, 기본적인 영, 불, 미, 독 문학 외에 중, 일 문학은 물론이고 우리가 쉽게 문학사를 접하기 어려운 인도나 아프리카, 아랍 문학도 다루고 있다. 탐나는 시리즈이다. 이 리뷰에 2번인 <성서 문학과 영웅 서사시>는 내가 좀 떨떠름하게 썼지만, 2번 외에 내가 갖고 있는 8번, 13번 책은 재미있게 읽었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 책은 컬러학습대백과이다. 자신이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면 시시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좋은 문학사 여행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나의 리뷰를 너무 신뢰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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