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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스페셜 3
KBS 역사스페셜 제작팀 지음 / 효형출판 / 2001년 8월
평점 :
품절
원이 엄마의 편지 관련한 글을 찾아 읽고 있다. 아무래도 원이 엄마의 편지를 세상에 널리 알리게 된 계기는 한국방송의 역사 스페셜 프로그램이었기에, 이 책을 찾아 읽었다. 사실, 이 책과 <조선의 여성, 역사가 다시 말하다> 정도 외에는 논문 아닌 일반 단행본, 대중 역사서에서 원이 엄마 이야기를 다룬 책은 아직 없다. (혹시 있는데 내가 못 찾았다면 댓글로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서 읽기 시작했는데,,,
책은 흥미롭게 서술되었다. 국사 교과서에서 깊이 다루지 않고 지나쳐간 이야기를 찾아 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2001년도 책이라 그런지 매우 올드 패션드한 느낌이다. 이 책 저자의 문제가 아니라, 이 책의 모태가 되는 프로그램의 기획 상,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포석사 기와나 원이 엄마 편지 발견처럼, 당시에는 최근에 새로 발굴되고 알려진 일이었지만,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후에 새로운 독자가 읽으면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가 될 테니까.
이 경우에도 독자의 배경 지식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왜구하면 훈도시 입고 뗏목 타고 쳐들어오는 오합지졸로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4. 백제 최후의 날, 일본은 왜 지원군을 보냈나' 항목과 '5. 고려 말 왜구는 정예부대였다' 항목은 신선한 충격을 줄 테니까. 역사 쪽 독서 처음 입문하는 독자가 워밍 업 식으로 읽기에는 좋은 책이다. 하지만 내게 이 책에 실린 이야기는 별 새로울 것도 없고 신선한 문제 제기도 주지 못했다. 그냥 그랬다.
같은 2000년대에 나온 다른 대중 역사서들의 경우, 현재까지 스테디하게 읽히는 책들도 꽤 많은 것으로 봐서, 이 책이 가진 고유한 한계는 어쩌면 문제의식의 부재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정보 제공 위주로 가다가 이따금 뜬금없이 역사적 의의를 부여하는 면이 좀 있다. 역시, 대중 역사서를 어떻게 써야할까, 고민은 그 방향으로 귀결되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