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승 설리번
헬렌 켈러 지음, 김명신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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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헬렌 켈러가 자신의 스승인 애니 설리번의 생애를 기록한 책이다.

 

헬렌의 생애와 성취를 이야기하자면, 애니 설리번의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다. 가난한 아일랜드 이민자의 딸인 애니는 열 살 무렵부터 시설에서 자랐다. 이미 시력을 잃어가고 있던 헬렌을 맡아 줄 친척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곳에서 이내는 남동생을 잃었다. 고집스럽고 똑똑했던 그녀는 시설 탐방을 나온 독지가들 앞에 뛰어나와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외친다. 한 신사의 호의 덕분에 시각 장애인 학교에 다니게 된다. 졸업 후 갈 곳이 없어질 무렵, 헬렌의 가정 교사로 앨라배마 주 터스컴비아로 간다. 헬렌 나이 7살, 애니 나이는 20살이었다. 이후는 다 아는 스토리. 둘은 스승과 제자로서, 인생의 동반자로서 50년 세월을 함께 한다. 애니는 헬렌의 공부를 도와주느라 거의 실명에 이른다. 세상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애니는 결혼한 적이 있었다. 헬렌의 자서전 작업을 도와준 존 메이시와. 남편보다 헬렌을 위하는 애니에게 점점 불만이 생긴 존은 애니를 떠난다. 결국 늙고 병든 애니를 평생 부양하고 임종을 지킨 사람은 헬렌이었다. 애니의 임종을 앞두고, 애니를 기분 좋게 하기 위해 헬렌은 말한다. 선생님이 없으면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그러자 애니는 말한다. 그렇다면 내가 너를 잘못 가르친 거라고. 이렇듯 애니는 평생 헬렌이 독립적 여성이 되기를 원했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에서 헬렌이 언어와 말하기를 배우는 과정에 대해 쓸 때 좀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든다. 과도하게 축약하여 서술한 탓에 일반 독자들은 마치 헬렌이 한순간에 ‘언어의 모든 신비를 파악한 것’으려 여겼을지 모른다. 비판적이고 성숙했다면 더 균형 있는 관점에서 제시할 수 있었을 이야기였는데 나의 졸렬한 서술로 인해 분명 큰 오해를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  본문 40쪽에서 인용

 

내가 할리우드로 가서 내 생애에 관한 영화를 찍은 것은 오로지 선생님을 제대로 부양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 본문 162쪽에서 인용

 

위의 인용부분처럼, 이 책을 읽으면 기본적으로 헬렌의 생애를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때론 인간성에 존재하는 흠이 아름다운 미덕을 낳기도 하는 것 같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그런데 그를 둘러싼 세계는 정말 넓어졌을까? 자신과 직접 관련이 없는 문제에는 어떤 것들에도 마음을 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는 게 사실인 것 같다. 이들은 나이가 들면 저절로 지혜가 생긴다고 생각하지."

 - 각각 본문131쪽, 156쪽에서 인용

위와 같은 애니의 말을 읽어보면, 그녀의 인간에 대한 성찰 능력이 상당한 것 같다.

 

“너도 알다시피, 얘야, 너는 열성적인 사회개혁가의 기질을 타고 났어.”

- 본문 156쪽에서 인용

애니는 헬렌의 기질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어느 정도까지가 헬렌의 독자적 성취이고 어느 정도까지가 애니의 영향인지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적어도 헬렌의 가정 교사가 되기 이전의 애니의 삶이 어땠는지, 그 삶의 경험이 헬렌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다른 일을 하다 생각해보니, 헬렌 켈러 관련 서적을 주욱 찾아 읽으면서 이 책만 기록해 놓지 않았다. 그러기에, 읽은지 오래 되었지만 대강 리뷰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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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20-03-14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3개는 너무 짠데요...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