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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영국 여성작가 읽기 ㅣ LIE 영문학총서 12
한애경 지음 / L.I.E. / 2008년 1월
평점 :
어느 문학 작품을 읽고 나면, 늘 시대 배경에 대해 무수한 궁금증이 생긴다. 이럴 때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대의 역사와 작가가 살던 시대의 역사를 기본 역사서에서 찾아 읽고, 해당 국가 문학사를 찾아 읽으면 생각 정리가 좀 된다.
<제인 에어>를 불편하게 읽으면서 그 원인이 제국주의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이럴 줄 알았다. 나 정도 머리로 생각하는 것은, 다른 전문가들은 이미 다 알아보고 논문까지 써 놓으시기 마련이었다. 물론 이 책은 19세기
영국 여성작가와 제국주의의 관계를 중점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제인 오스틴, 메리 쉘리, 조지 엘리엇 위주이다. 빅토리아 시대 전후의 영국
문화와 여성 억압을 주로 다룬다. 그래도 마지막 장에 <제인 에어>와 함께 제인 오스틴과 조지 엘리엇 소설에 반영된 영국 제국주의가
나와 있어 내게 도움이 되었다.
보통 1815년 나폴레옹 전쟁 승리부터 1902년 보어 전쟁 패배까지가 영국 제국주의 시대로
본다. 단계별로 보면 제국주의 초기는 식민지를 약탈하는 지배단계, 중기 이후로는 피식민지인을 정신적으로 지배하여 영국 상품의 고객으로 만들고
제국 지배에 기여하게 하는 헤계모니 단계이다. <제인 에어>에 등장하는 두 남자, 로체스터와 세인트 존은 각각 영국 제국주의의 두
단계를 대표한다. 한 남자는 영국의 식민지인 서인도제도에서 직접 돈을 벌고(정략 결혼 포함), 한 남자는 선교사로 인도에 간다. 돌아가신 작은
아버지의 유산 덕분에 사회경제적 지위가 향상하여 로체스터와 전보다 대등한 입장에서 결합하게 되는 제인 역시 제국주의의 수혜자이다. 제인의 작은
아버지는 영국 식민지인 마데이라 제도에서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문학과 역사에 관심 있다면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서구 책 읽으면 늘 그렇지만,
등장인물 가계 호칭이 멋대로인 점이 거슬린다. 엉클을 무조건 외삼촌이라 번역했다. 제인 에어가 작은 아버지가 아니라 '외삼촌'에게 유산을 물려
받았다고 서술되어 있다. 박사 학위 가진 전공사분이신데, 좀 방심하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