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반 이야기 비룡소 클래식 11
빌헬름 하우프 지음, 이지 트른카 그림, 박민수 옮김 / 비룡소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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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멋지다! 이게 바로 이런 이야기였구나! 어릴 적 계몽사 세계명작동화전집의 독일동화집편에서 읽었던 <황새가 된 임금님>,<유령선>, <난쟁이 무크>, <재단사 라바칸>이 이렇게 연결되는 것이었구나! 난 독일 동화집인데 왜 이렇게 아랍 배경이 나오는지 그당시 이상했었다. 이 이야기들은 독일인 작가 빌헬름 하우프가 쓴 창작동화였고, 원래는 아라비아 사막의 카라반(대상) 여행길에 만난 사람들이 하루에 하나씩 돌아가며 이야기를 하는 구성이었다. 그런데 국내 편집된 동화책들에는 이 구성과 상관없이 단편으로 뜯겨져, 뜬금없이 하나씩 이야기가 실려 있었던 것이었다. 심지어 <유령선>은 공포 소설 걸작선, 같은 데에 들어가 있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1편인 '카라반 이야기'는 사막을 여행하던 카라반에 셀림 바루흐라는 남자가 같이 여행하자고 청하면서 시작한다. 지루한 여행길, 돌아가며 이야기하기가 시작된다. 그렇다, 액자식 구성인 것이다. 첫 이야기는 셀림 바루흐가 한다. '황새가 된 칼리프 이야기'이다.  다음은 나이 많은 상인 아흐메트가 자신이 젊은 시절 겪은 '유령선 이야기'이다. 세번째는 왼손이 없는 그리스 상인 찰로이코스가 자신이 손을 잘린 내력을 이야기하는 '잘린 손 이야기'이다. 빨간 망토를 입은 사나이의 계략 때문에 살인죄를 짓게 된 그는 그 벌로 왼손을 잘렸다. 이야기 도중, 말탄 무리가 다가오자 사람들은 사막의 유명한 도둑 오르바산의 습격을 걱정한다. 이에 셀림 바루흐는 빨간 천을 높이 단다. 이를 본 말탄 도둑들은 사라진다. (!) 상인 레차는 오르바산이 그리 나쁜 도둑이 아니라며 그의 도움을 받아 노예로 팔려간 여동생과 약혼녀를 구해낸 자신의 남동생의 이야기인 '파트메의 구출'편을 이야기한다. 이어 젊은 상인 물라이는 고향 니케아에 살았던 '난쟁이 무크의 이야기'를, 상인 알리 시차는 재단사 라바칸이 거짓 왕자 행세를 하다 적발되는 '가짜 왕자의 동화'를 들려준다. 카라반은 목적지인 카이로에 도착한다. 상인들은 헤어지고 찰로이코스는 셀림을 식사에 초대한다. 그런데 나타난 사람은 셀림 바루흐가 아니라,,,,, 이하 스포일러, 생략.

 

마지막 부분에서 사막에서 각각 나눈 이야기 중 뭔가 아쉬웠던, 한 조각 부족했던 퍼즐이 맞춰지며 액자도 액자 속 그림도 완성된다. 멋진 구성이다. 내가 어릴 적 읽었던 식으로 한 편씩 떼어서 편집된 책으로 읽는다면 이 경험을 할 수 없다. <유령선>에 대한 글을 한 편 쓰려고 집에 있던 전집에서 읽을까, 하다가 검색해보고 이 책을 골랐는데, 이 책으로 다시 읽기를 정말 잘했다! 하하. 어릴 적에 <황새가 된 임금님>이나 <유령선>에 홀릭했던 독자라면, 성인이 된 지금, 이 책으로 다시 읽기를 강추한다.

 

( 아놔, 이 책 넘넘 좋아,,,, 집에서 책만 읽다가 맛이 살짝 갔나보다. 나, 지금 막 이런 헛소리를 리뷰에 쓰고 싶다 : 아, 원래 당신이 이랬던 작품이었다니, 유레카! 이제야 당신의 전체 모습을 보게 되었군요! 당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던 그 때도 당신을 사랑했지만, 이제 당신의 과거 원래 모습을 다 보았으니, 정말 열렬히 당신에게 빠질 수밖에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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