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감자 - 아일랜드 대기근 이야기 생각하는 돌 7
수전 캠벨 바톨레티 지음, 곽명단 옮김 / 돌베개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세기 중엽, 아일랜드 대기근을 다룬 대중 역사서이다. 감자마름병때문에 감자를 주식으로 삼던 아일랜드의 가난한 농민들이 100만명 이상 사망하고, 100만명 이상이 고국을 떠나 이민가게 된 그 끔찍한 사건. 160여년이 지난 현재도 아일랜드 인구는 기근 전 인구의 절반밖에 안 된다.

 

이 책을 읽으면 영국 식민지배하에서 인종적, 계급적, 종교적 차별이 겹쳐 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하지 않았던 인재로서의 기근의 성격을 알 수 있다.  세계사나 다른 아일랜드 관련 서적에 대강 요약되어 몇 줄 서술된 것으로는 제대로 알 수 없었던 아일랜드 민중들의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책은 쉬운 문체로 되어 있으며 사건의 전말 뿐만 아니라 원인, 문제점, 이후 영향까지 조망해 준다. 당시 문헌 기록뿐만 아니라 민중들의 구술 증언까지 인용해서 사건을 다각도로 밝혀준다. 심지어 이민간 후손들의 증언까지. 책 뒷부분에 관련 역사서 참고 문헌도 잘 정리되어 있어 더욱 좋다. 단, 영어 원서다.

 

읽는 내내, '좋은 대중 역사서란 이런 것이다.'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책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샘이 날 정도였다.

 

이번 세월호 참사에, 나는 아일랜드 대기근을 생각했다. 그래서 대기근에 대한 책을 읽고 글을 썼다.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16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재앙의 근본 원인은 같다는 점과 각성과 실천 없이는 절대 역사는 진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른 분들도 이 책을 한 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아일랜드 대기근을 다룬 책들이 국내 몇 권 없다. 일단 검색해서 나오는 책들 몇 권을 읽어보았는데 이 책이 가장 마음에 든다. 서양사 배경 지식 없는 독자가 읽어도, 청소년 독자가 읽어도 어려울 것 없는 책이다. 강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