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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페르시아의 역사 - 아케메니드 페르시아·파르티아 왕조.사산조 페르시아 ㅣ 살림지식총서 335
유흥태 지음 / 살림 / 2008년 8월
평점 :
페르시아 제국의 역사는 실제보다 상당히 축소되어 알려졌다. 그 넓은 영토에 대한 영향력과 찬란한 문명에 대한 스스로의 기록 자체가
부족하다. 그나마 있는 기록도 페르시아 전쟁 당시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 등 적진 측의 기록이다. 건축물과 부조, 새겨진 글씨 등을 통해 그
역사를 파악해야 하는 애로점이 있다.
게다가 아케메니드 페르시아, 파르티아, 사산조 페르시아 등 지금의 미국처럼 고대 세계를 호령했던 이 지역의 왕조들은 고대 그리스, 로마,
비잔티움 제국, 아랍계 이슬람 제국과 차례차례 오랜 패권 싸움을 해 왔다. 자연히 상대측에 의해 왜곡된 이미지로 기록되었는데 문제는 지금 세계의
패권을 잡고 있는 쪽이 고대 그리스 로마 문명을 계승한 서구라는 점이다. 그래서 페르시아에 대한 이미지는 현재까지도 부정적인 방향으로 굳어져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 <300>등의 영화에서까지 페르시아 측은 야만적인 동양으로 그려지지 않았나. 크게보면 서구인과 같은 인종에
속하는데도! (예외적으로, 구약 시대 유대인에게 우호적이었던 왕은 성경에 긍정적으로 기록되어 있음)
심지어 같은 이슬람 문화권에서도 페르시아를 계승한 이란(1935년 팔레비 왕정 당시 국호가 페르시아에서 이란으로 바뀜)은 시아파
이슬람교도들이 많은 관계로 더 과격한 쪽으로 그려지는 경우도 있다. 이래저래, 과거 강대국과 경쟁했던 찬란한 제국의 후손들은 억울할 것 같다.
하지만 고대 페르시아는 수많은 고대 종교와 사상이 태동한 곳이고, 거대 제국을 다스리는 효율적 행정체제를 수립했다. 로마 이전에 도로
시스템이, 몽골 이전에 역참제가 이미 존재했다. 후대의 제국들은 페르시아 제국의 행정 시스템을 본받고자 했다. 정복지의 다른 민족도 비교적
관용적으로 대한 편이었다.
크세르크세스가 비록 아테네를 파괴했다고하나, 페르시아 제국이 정복전쟁을 일삼았다고 하나, 알렉산더가 페르세폴리스를 파괴한 것은 언급하지
않으면서, 로마제국의 정복은 칭송하면서 페르시아 제국만 비난하는 것은 정당한 시각이 아니다. 얇은 책이지만 내가 원하는 시각으로 서술되어 있어서
읽기 좋았다.
단점은 인명 표기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과 참고 문헌이 없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