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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숨겨진 세계사 - 한 권으로 읽는 인류의 문화와 역사, 개정판 ㅣ 하룻밤 시리즈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오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용도의 책에는 큰 기대를 할 필요가 없다. 큰 집중력이 필요하지 않는 지하철 독서용 책이라고 보면 된다. 각 꼭지가 2,3 쪽
분량이어서 다음 내용 궁금해서 읽다가 내려야할 역을 놓칠 우려도 없다.
문제는, 책 자체의 내용, 수준이 아니다. 국내 편집의 문제다. 외국인 저자의 책을 번역해 낼 경우, 편집실에서 번역자의 원고를 그대로
오탈자나 손 봐서 낼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국내 독자들에 맞춰 손을 볼 것은 봐야한다. 특히 이웃한 중국, 일본의 역사서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민감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한사군의 위치라든가 고대 국가 영역 표시한 지도 부분은 특히 그렇다.) 눈에 거슬리는 부분을 읽어가며
메모했는데, 언급하지 않겠다. 역사 사실이외에도 단순 오타도 많다. (어느 정도 많이 팔려
여러 쇄를 찍어낸 책에 이렇게 오류가 많은 거를 보니 내가 굳이 지적해도 반영될 것 같지도 않고.)
저자분은 국내에 외국 대중 역사서 저자 중 가장 많은 책이 나오고 가장 많이 알려지고 많이 팔린 케이스일 것 같다. (마사카츠 외
마사카쓰로 검색해 보아도 책이 많이 나온다)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하룻밤~ > 시리즈 등 대중적인 책으로만 알려져서 그렇지, 다른
책을 읽어보면 꽤 깊이있는 내용을 쉽게 전달해주는 능력이 있는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문 사가가 전문 서적을 집필하기위해 자료를 뒤지다가
아주 중요하지는 않지만 재미있는 소재들을 메모해뒀다가 내는 이런 책, 단지 팔릴 책을 집필하기 위해 기묘하고 엽기적 사건만 검색해서 엉터리
인터넷 지식 베껴 내는 허접한 책들과 다르다. 각각 별개로 보이는 사건일지라도 이렇게 전체 지식을 갖춘 저자가 쓴 에피소드집은 읽기 괜찮다.
물론 뭐 새롭게 배우고 각성하는 효과는 없지만.
내가 나중에 쓰려고 메모해 두었던 소재 중 일부를 이 분이 10년 전에 벌써 써 놓으신 것은 살짝 약올랐다. 특히 트럼프에 중세 계급이
담겨 있다는 내용을 읽고는 한숨이 나왔다. 나 뒷북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