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다니던 피아노 학원에, 아동용 추리소설 전집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레슨 시간 기다리며 읽다보니, 막 탐정이 중요한 말을
시작하려던 순간에 선생님께서 부르면 참 미칠것 같았던 기억이 난다. 이 책도 그때 읽어서 이미 범인도 내용도 다 알고 있었지만, 다시 읽어보니
어릴 적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인다.
이스탄불에서 파리로 향하는 호화기차 오리엔트 특급. 그 밀실 안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모든 승객은 다 완벽한 알리바이를 갖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 에르큘(헤라클레스라니!) 포와로 탐정. 해결했지만 손을 떼버리는 그 결말. 각각 인물 묘사가 뛰어나서 영화로 보면 더욱 멋질 것
같다.
물론 나는 추리 소설 자체보다 이 소설이 담고 있는 시대상과 역사, 문화에 더 관심이 많다. 철도 발달과 더불어 시작된 대중문학과
추리소설이란 쟝르, 역마차 스타일로 객실을 만든 영국식 기차에서만 가능한 밀실 살인, 철도시로 인한 근대 세계의 통합(이 시절 80일간의
세계일주가 가능한 것은 기차와 여객선 시간표가 정확히 나와 있었기 때문이었군!) 자연스레 영국에서 철도 미스터리가 유행할 수 있었던 이유,
12명의 범인과 관련한 배심원 제도, 파리와 이스탄불을 잇는 기차와 제국주의, 각각 다른 국가와 계급 출신의 사람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나라로서의 미국 등등,,,,
생각해보니 이 시절 추리소설만 다루어도 엄청난 역사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한다.
http://joongang.joins.com/article/369/13791369.html?ctg=
http://joongang.joins.com/article/678/13933678.html?ct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