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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1 - 군중십자군과 은자 피에르, 개정판 ㅣ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1
김태권 글.그림 / 비아북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내가 20대가 된 후, 세상을 새롭게 알아가는 과정에서, 그동안 주입당한 역사에 참 많이 분노했더랬다. 가장 크게는 우리나라 현대사의 과정. 그리고 세계사로 보면 제3세계의 역사를 왜 서구 - 특히 미국의 관점에서 배우고 받아들이고 해석했나 하는 점.
얼마전에 영화 <바시르와 왈츠를>을 충격적으로 보고나서, 다시금 이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다. 서구인의 시각에서, 마찬가지로 유색인종으로 차별받는 극동인인 우리가, 그동안 왜 중동인의 역사를 미국을 좌지우지하는 금융재벌 유태인의 시각에서 배워야 했는가하는 문제. 그리고 그렇게 박해를 받아온 유태인이 왜 다시 가해자의 입장에 서게 되었나하는 문제,,,등등. 그러다 잡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십자군, 이 부분은 몇년 전인가, <킹덤 오브 헤븐>을 보면서 참 역사 왜곡을 많이 하는 구나, 하는 생각에 십자군에 관해 유럽인의 입장, 그리고 당시 살라딘 진영 입장에서 다룬 책을 한 권씩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십자군전쟁에서 유럽, 이슬람 쌍방의 입장이 아니라 현재 우리, 약소국이자 미국의 바람직하지 못한 파병요구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입장에서 인류의 모든 명분없는 전쟁과 폭력의 근원을 밝히고 있는 점이 새롭다. 결국 모든 전쟁은 종교적이든 아니든 내건 명분과 상관없이 지배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살아남은 우리는 그 모든 전쟁을 정확히 알고, 기억해야할 의무를 갖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말'에 나와 있듯, '기억은 약한 자의 마지막 무기'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상식위주가 아니라 작가의 현실논평이 많이 들어가 있다. 세세한 전후 설명없이 만화 칸 구성에 따라 사건이 빨리 진행된다. 그런 단점을 보완하기위해 '십자군'과 '중세 유럽사''중세 이슬람사''비잔틴제국사'에 관한 일반적인 서적을 접한 후 종합적으로 읽으면 좋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