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 350년 동안 세상을 지배한 메디치 이야기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삐딱한 리뷰가 될 것 같다.

나는 이 저자분을 좋아한다. 현재 이 책까지 이 분의 저서는 8권을 읽었다. 앞으로도 이 분의 신간이 나온다면 서평단에 응모한다든가 하는 행위 없이 무조건 자비로 구입해 읽을 계획이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는 꽤 오랫동안 망설였다. CEO 특강의 내용을 재구성한, 뭐 그런 뻔한 책일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좋아하는 다른 블로거분 두 분의 리뷰를 보고서 메디치 가문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임을 확인하고 주문했다.

배송 받아 읽는데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메디치 가문의 기원, 국부 코시모, 로렌초 일 마니피코, 두 명의 교황과 두 명의 프랑스 왕비, 미켈란젤로 등의 이야기가 저자의 전작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와 <카라바조>, <엘 그레코> 등 같은 시기 피렌체가 등장하는 부분의 이야기와 거의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 점은 괜찮다. 그런데 메디치 가문과 피렌체의 역사를 CEO들의 경영술에 연관지어 이야기하다보니 비약이 심하고 본래 역사의 가치를 제대로 밝혀주지 못하고 있는 점이 마음에 안 들었다. 예를 들어 난 카테리나 데 메디치가 프랑스의 왕비가 되어 네 아들을 모두 왕위에 오르게 했기때문에 위대한 리더라고 보지 않는다. 아, 물론 저자분도 그렇게 보지 않는 것을 안다. 그런데 리더쉽 위주로, 갈아서 만든 죽처럼 빠른 흡수만을 위해 이야기를 압축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그렇게 읽힌다. (여기서 나는, CEO용으로 나오는 이런 책들의 존재에 의문이 든다. 그들은 너무 바빠서 이런 책들이 필요한 것일까?  마치 게으른 중고딩이 단기적으로 점수따기 위해 독서논술용으로 줄거리 압축되고 모범감상까지 달린 다이제스트북만 읽는 예가 생각난다.)
 
아마 이는 저자분의 역량 문제가 아니라 책의 기획상 성격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것을 파악하지 못한 내가 어리석었다. 앞으로 CEO용으로 나온 책은 안 사 읽으련다. 이 저자분의 책은 계속 사 읽겠지만. 오해는 마시길. 이 책의 수준은 훌륭하다. 처음으로 읽는 독자가 쉽게 피렌체와 메디치가문의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추천할 만 하다. 도판도 풍부하다.

하지만 나는 이왕이면 같은 저자의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와 크리스토퍼 히버트의 <부, 패션, 권력의 제국 메디치 가 이야기>를 권하고 싶다. 
  

*** 본문 176쪽 : 자기 가문의 딸을 프랑스의 '왕세자비'로 받아주면 => '왕자비'임.     
                        카테리나가 시집갈 당시 카테리나의 남편이 될 앙리2세의 형은 생존해 있었음.
                        그래서 프랑스의 왕세자비인 '도핀느'로 결혼협상을 벌인 것이 아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