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다르크 한길로로로 27
헤르베르트 네테 / 한길사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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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읽었던 잔 다르크 전기는 너무 '애국 소녀' 혹은 '성 처녀'적인 면에 촛점을 두고 그녀를 이야기했다. 이번에 읽은 잔 다르크 전기는 여타의 가치 판단이나 개입 없이 객관적 자료만을 의지하여  그녀의 출생에서 죽음까지, 그리고 사후에 일어난 일까지 서술하고 있어 마음에 든다.

그녀, 잔 다르크는 일단 1431년 마녀란 죄목으로 화형당한다. 1455년 파리의 노트르남 대성당에서 복권 재판이 열린다. 그리고 사후 끊임없이 잔 다르크가 사형당하지 않았다거나 사생아였다거나 하는 황색 저널리즘적 주장이 출간된다. 결국 그녀는 세 번  재판받은 셈이다.

모든 것을 다 떠나서, 시대별로 각 측의 입장별로 잔 다르크가 '소비'되는 방식에 나는 관심이 갔다. 잔 다르크가 승전할 때 그녀에게서 프랑스인은 성녀를, 영국인은 마녀를 동시에 본다. 양 측 모두 신이 자신들의 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잔 다르크가 패전하고 정치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처할 때에 프랑스 왕은 그녀를 외면한다. 그러나 그녀 사후 프랑스군이 루앙을 회복하자 그녀 역시 복권된다. 1870년 이후 잔은 전투적 국가주의의 상징이 되며 1차 세계대전 기간동안에는 국수주의자들에게 이용당한다. 1920년에는 가톨릭 성인이 되어 그녀의 시성식이 거행된다. 이렇게 한 인간이 어떻게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오해되고 각색되었는지, 한 소녀의 열정이 어떻게 당시의 집단적 정치적 종교적 분위기에 이용되었는지를 목격하는 것은 소름끼치는 일이었다. 난, 무섭다.
 
주의 : 당시 프랑스를 별개의 3개 나라로 볼 것. 프랑스, 브르고뉴 공국, 영국. 그래야 브르고뉴 군에 포로로 잡힌 잔이 1만 프랑의 몸값에 영국군에게 넘겨진 것이 이해가 간다. 또 당시 중세인들의 심성을 이해할 것. 그녀가 환영을 보고 계시음성을 들은 것 자체가 이단이란 것이 아니다. 당시 사람들에게는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있는 것이었고, 다만 그 음성이 누구의 것인가가 중요했다. 또 렝스에가서 대관식을 해야만 했던 이유, 쉴러의 낭만주의 희곡 <오를레앙의 처녀>, 마녀 재판 과정, 심지어 죄목 중 하나가 남장을 했다는 것,,, 등등을 살펴 보자. (이 문단은 혼잣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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