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기사 윌리엄 마셜 한길 히스토리아 3
조르주 뒤비 지음, 정숙현 옮김 / 한길사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프랑스 아날 학파의 제3세대, 조르주 뒤비의 책이다. 12-13세기에 지금의 영국과 프랑스에서 활약한 기사인 윌리엄 마셜의 생애를 다루고 있는데, 저자의 명성에 지레 겁먹지 않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대중적 서술 수준이어서 읽기 편했다.

 

1145년 경, 궁정 기마 관리 장교였던 존 마셜과 솔즈베리 백작의 여동생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난 윌리엄은 1159년경 노르망디의 친척 기욤 드 탕카르빌에게 맡겨진다. 기사 수업을 마친 윌리엄은 1167년 기사로 서임된다. 장자가 아닌 그는 상속을 기대할 수 없었기에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야만 했다. 또 원래 대단한 가문 출신도 아니었다. 그는 마상시합을 통해 부를 획득하며 불패의 기사로 유명해진다. 물론 실제 전투에도 참전한다. 이 과정을 거쳐 그는 신분상승을 이룬다. 헨리, 헨리2세, 사자왕 리차드, 존 왕, 헨리 3세에 이르기까지 플랜태저넷(앙주, 앤저빈) 왕조의 다섯 왕을 섬기고 나중에는 어린 헨리 3세의 섭정의 자리에까지 오른 것이다. 물론 이 승승장구 과정에는 부유한 상속녀인 아내와의 결혼이 결정적이었다. 여튼 그는 성공한 기사로서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고 그의 생애를 음유시인의 노래를 통해 후대에 전하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윌리엄의 생애를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에서 시작하여 찬가를 분석하고 기사 수업과 결혼 과정, 세 나라에 걸친 서약 과정(그의 영지가 분산된 관계로, 윌리엄은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왕과 삼중의 서약을 한 봉신이었다)의 서술을 통해 흥미롭게 보여준다.

 

특히나 내게 재미있는 것은 윌리엄의 생애를 통해본 당시 중세 기사도의 실상과 결혼 제도이다. 이 부분은 히스 레저가 출연한 영화 <기사 윌리엄>을 통해서 그 일면을 볼 수 있기도 하다. 중세의 돌아다니는 편력기사들은 마상시합을 통해 금전적 이득을, 상속녀 귀부인과의 결혼을 통해 신분 상승과 영지획득을 꿈꾸었던 것이다. 그 외 기사도란 미명 아래 행해지는 약탈과 증여 경제 부분도 재미있었다. 학문적으로는 잘 몰라도, 그냥 아날학파의 책들은 읽기에 다 재미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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