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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의 어둠 - 빛의 세계에 가려진 11가지 진실
도현신 지음 / 생각비행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도현신 저자의 최근작이다.이분은 지난 5년간 벌써 12권의 대중역사서를 낸 부지런한 저자이고, 20대부터 작가의 길로 전력질주한 젊은 작가이다. (예스 블로그의 리뷰를 통해 이 저자분이 추천하는 역사서를 따라 읽으며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분은 나를 모르겠지만, 여튼 이 리뷰를 빌어 고마움을 표시한다.) 이 분의 책을 보면 제대로 된 사관으로 재구성하여 독자들에게 보여주려는 노력이 보인다. 나는 그래서, 흔한 역사 블로그를 방문하다보면 보이는 전쟁과 무기, 폭력적이거나 성적 에피소드를 흥미위주로 소비하는 어린 남자 글쟁이들의 미숙함이 없어서 이 젊은 저자가 좋았다. 아직도 90년대 이전의 오류 투성이 서구식 세계사 지식만을 아무 문제의식없이 자신의 책에 인용하여 잘못된 지식과 세계관을 재생산하는, 나이 지긋하고 게으른 저자들과 달라서 좋았다.
이번 책 역시 저자분에 대한 나의 기대를 만족시켰다. <르네상스의 어둠>이란 도발적인 제목과 어울리게 저자는 흔히들 (게으른) 사람들이 옛날 지식 그대로 '중세 암흑기' 운운하는 통념을 신나게 깨 주신다. 저자분은 그리들 찬양하는 '르네상스'란 예술 분야에서만 찬란했으며, 르네상스가 한창이던 1,.16세기 유럽은 전쟁과 약탈이 끊임없이 자행되던 야만의 시공간이었음을 밝혀 준다. 또한 마녀 사냥은 종교 광신의 중세가 아니라 근대에 더 대규모로 자행되었으며, 인본주의를 내세운 르네상스 시기에 종교를 둘러싼 살육이 더 잦았음을, 노예제도나 제국주의의 시작이 바로 이 시기부터였음을 고발한다.
결국 르네상스의 환상을 심어준 것은 근대 계몽주의자들이었다. 그들은 자신을 이성적 존재로 돋보이게 하기 위해 전시대인들과 명확히 금을 그어 차별화할 필요를 느꼈던 것이다. 이러한 중세 대 르네상스, 근대의 대립 구도는1990년대 이후 학계의 연구를 통해 수정되고 있는 중이다.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서 뒷북치는 일본이나 우리 나라에서나 로마 문명과 그 문명의 부활이라는 르네상스를 높이 평가할 뿐. 게으른 저자들이나 아직도 그런 단순한 사고로 중세와 근대를 이분법으로 나눠 집필할 뿐.
,,, 그리고 이런 이분법적 사고는 다시 세상을 암흑과 빛으로 선과 악으로 나누는 단순하고 무지한 의식을 퍼트린다. 좋은 역사서, 제대로 된 사관으로 쓰여진 역사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는 바로 이런 문제점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런 내 생각과 부합하는, 얇지만 묵직하고, 흥미로운 역사서 한 권,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성경에 나오는 음탕하고 타락한 도시 바빌론을 정복해 악의 잔재를 쓸어버리고 있다는 숭고한 사명감을 느꼈다. 이런 점에서 1527년 로마를 공격한 란츠크네히트 용병들은 20세기 중엽 중국의 홍위병들과 비슷했다.
- 본문 59쪽에서 인용.
위의 한 문단은 맛뵈기. 카를로스 5세의 개신교도 용병들의 로마약탈 부분 서술이다. 이렇듯 이분은 확실한 논평을 해 주시는 저자이다. 전쟁사 쪽이 특히 강하신 것 같다.
***이하, 그냥 읽으면서 눈에 띄어 메모함.
7쪽 : 1611년부터 1641년까지 30년이나 전쟁을 치렀다 => 독일의 30년 전쟁은 1618 ~ 1648년임
30쪽 : 로렌초 데 메디치 2세는 ~ 자신의 어린 딸인 카트린 드 메디시스를 앙리 2세에게 시집보냈다
=> 카트린의 아버지인 로렌초는 카트린 생후 1주일만에 사망. 삼촌인 교황 클레멘스 7세가 결혼 주선.
32쪽 ; 카트린과 앙리 2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인 앙리 4세의 결혼식이 열렸다
=> 앙리 4세는 사위.
135쪽 : 올리버 크롬웰은 열렬한 성공회 신도였다.
= > 청교도.
119쪽 : 버터 금지 포고령 부분, '가톨릭 교회가 왜 이런 금식령을 내렸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 > 이 부분은 맛시모 몬타나리 저 <유럽의 음식 문화>에 나와 있음.
그리고 군데군데 영어식 표기는 이왕이면 현지어 인명과 지명으로 표기했으면 더 좋을듯. 이분 책에 종종 이런 점이 눈에 띄는데, 참고 문헌 목록을 보니 영어 원서를 참고하다 보니 영어식 표기 그대로 사용하는 것 같다.
플로렌스 공화국(40쪽) 카를 3세 부르봉 공작(52) 태조 강(233) 포르투갈 국왕 존 2세 (237쪽)
=> 피렌체, 샤를, 태주 강, 주앙 2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