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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을 꿈꾸며 - 19세기 서구 여인들이 찾아 떠난 동방의 매력
바바라 호지슨 지음, 조혜진 옮김 / 말글빛냄 / 2006년 6월
평점 :
8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동방에 대한 환상을 품고 동방을 여행했던 여성들에 대한 책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동방에 대해 환상과 낭만을 품고, 혹은 직업적이나 학구적 이유로, 혹은 남성 동반자를 따라 동방을 여행했던 서구 여성들의 이야기가 다양한 시각 자료와 함께 담겨있다. 읽다보면 그녀들의 진취성도 놀랍지만, 서구 여성들의 오리엔탈리즘이 당시 이런 형태였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비슷한 다른 종류의 책과 비교해 보았을 때, 여성들이 여행했던 이유를 깊이 파고든 점이 맘에 든다.
여성의 폐경은 여성에게 있어 중요한 자극제가 되면서도 여성의 약점을 없애주었을지도 모른다. 노후에 여행한 많은 여성들이 어떻게 그렇게 침착하게 여행을 했는지에 대한 해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폐경에 관한 이야기도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버드가 페르시아를 여행했을 때의 나이는 거의 60이었다.
- 87쪽에서 인용
프레야 스타크는 30대 후반에 이라크를 여행했는데, 왜 여성들이 정조를 잃을까봐 두려워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이런 기록을 남겼다. “중년이었을 때 정조를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것은 매우 철없는 생각이다. 나와 연배가 비슷한 혹은 그 이상 되는 영국 여성들은 저녁 때 혼자 10m 밖으로 걸어가면 성폭행이라도 당하는 줄 안다!”
- 88 ~ 89쪽에서 인용
이사벨라 버드에 대한 부분이 궁금해서 읽은 책인데 역시 그녀에 대한 부분은 거의 새롭게 얻은 지식이 없다. 하지만 의외로 더 큰 소득이 있었다. 그동안 나는 제국주의 묘사한 그림 등을 보고 (예를 들자면 영-일 동맹을 보도한 영국 신문의 삽화는 영국군인 제복을 입은 서양 남자가 게이샤로 보이는 동양 여성을 껴안고 키스하는 장면) 서구인들의 오리엔탈리즘이 남성들만의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것은 내 편견이었다. 서구 여성에게도 왜곡된 동양관은 있었다. 이 점이 이 책을 읽은 후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