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와 거지의 비밀 - 산업자본주의와 노동자계급의 형성 퍼플북 2
장귀연 지음 / 한신대학교출판부 / 201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리저리 읽다보면, 세상에 나랑 같은 발상을 갖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꽤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에서도 종종 그런 생각을 하는데, 이렇게 책으로 (내 책 보다) 먼저 써서 세상에 나온 성과물을 접할 때는 반갑기도 하고, 막막하기도 하다. 이런, 내 노트에, 임시보관함에 빡빡히 담아놓은 내 아이디어는 어쩌란 말인가! 이 분이 먼저 쓰셨잖아! 나 <집 없는 아이>랑 홈즈 시리즈는 <백마 ~> 2편에, <아홉살 인생>은 우리나라 편에 쓰려고 다 구상해 놓았는데! ㅠㅠ

 

(진정하고,,,, ) 이 책은 우리가 어릴 적 읽었던 동화를 바탕으로 산업자본주의와 노동자계급의 형성 과정의 역사를 쉽게 풀이해주고 있는 책이다. 자본주의나 노동 계급 이야기만 하면 빨간 색안경을 쓰고 펄쩍 뛰는 분들도 있다만, 사실 그런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지배하는 원리와 불평등의 양상이 만들어지는 과정, 객관적 역사 사실 나열 그 자체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지배하는 방식의 기본적인 틀을 파악하지 못하면 평생 이 틀의 문제를 보지 못하고, 당연히 아무 문제도 해결할 수 없지 않은가? 저자는 이런 의도룰 갖고 16세기 초 영국의 <왕자와 거지> 부터 20세기 후반 우리나라의 <아홉살 인생>까지, 산업자본주의 발달사와 노동자계급 형성사를 서술한다.

 

산업노동사회학을 전공하시고 현재 강단에 계신 분인데, 참 사고가 유연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그 분야 전공자들 중에서 그 누구가 동화 속 배경을 바탕으로 노동 문제를 강의하고 책으로 낼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그래도 전공은 전공인지라, 저자는 <왕자와 거지>에 등장하는 부랑민들에서 인클로저로 토지에서 유리되어 예비 노동자군을 형성하게 된 과정을 날카롭게 잡아낸다. 나는 거기까지 미처 보지 못했었다.

 

문장 표현이 조금 아쉽고, 책 제목은 매우 아쉽다. 좋은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제목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