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의 역사
로리 롤러 지음, 임자경 옮김 / 이지북 / 2002년 6월
평점 :
품절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책이 내게 오는 것, 참 신기하다. <이야기 속의 구두 총집합> 뭐 이런 글이랑, 전에 쓰다가 맘에 안 들어 덮어둔 <장화 신은 고양이>를 보완해서 다시 쓸 생각을 해보고 있던 중, 선물받은 책이다.

 

신발은 대개 그 사람의 존재를 상징한다. 신데렐라나 이아손의 예에서처럼. 이렇게 알던 사항도 있고, 프랑스의 나막신 사보(sabot)를 산업혁명 초 프랑스 노동자들이 기계 속에 던져 넣었던 사실에서 사보타주(sabotage)라는 단어가 나왔다는 것처럼 이 책으로 처음 안 사항도 있다. 아, 그래서 신현림 시인의 시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가 혁명적으로 느껴지는 거였나보다.

 

<장화 신은 고양이>와 관련해서는 확실한 정보를 얻지는 못했지만 아이디어를 얻었다. 고양이가 신은 이 장화가 그냥 우리식 장화가 아니라 귀족 전사, 총사들의 부츠였다. 고양이 얘가 기사들의 부츠를 신었기에 주인인 방앗간집 세째아들을 영주로 만들어줄 수 있었던 것 아닐까? 다른 두꺼운 서양 복식사 서적을 찾아 부츠의 역사를 파 보면 뭔가 나올 것 같다. 신난다. <Where Will This Shoe Take You?>라는 이 책의 원제가 딱 내가 쓰다만 <장화 신은 고양이>의 숨은 주제에 들어맞는 듯!

 

간략해서 정보가 많지는 않고 번역이 엉망(동화를 요정 이야기라고 번역한 부분은 정말 심하다)이지만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었기에 만족한다. 영미권 논문 목록 위주이긴 하지만 참고 문헌 정보가 의외로 충실한 점도 맘에 든다. 이 책을 주신 분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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