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추행폭력으로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해보니 놀라운 현실이 보인다. 여성,
어린이, 청소년 대상 책인 경우에는 성폭력을 당하지 않는 방법에 대한 책들이 대부분이다. 실제 재판 대응 매뉴얼은 없다. 그런데 성인 남성 독자
대상인 책들은 내가 성폭력을 당하지 않는 방법에 대한 책은 당연히 없고, 내가 성범죄자가 되지 않는 방법에 대한 책도 없다. 그런데 성범죄를
저지르고 나서 잘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책들은 꽤 있다. 서점 말고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니 성범죄자에게 상담해주는 카페가 무진장
쏟아진다. 햐, 대한민국에 이렇게나 많은 성범죄자들이 있구나. 이게 현실이구나.
쓸데없이 학구적인 성격이다보니, 도대체 이런 책들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
궁금해서 그중 한 책을 찾아 읽었다.
이 책의 제목은 마치 피해자의 법적 대응방법을 알려 주는 매뉴얼북 같다.
그런데 이 책도 범죄자를 위한 책이다. 신고나 고소 전에 사건을 마무리하거나
검찰 조사 단계에서 끝낼 방법을 찾거나 법정에 가더라도 처벌을 최소화하기위해 발악하는 온갖 팁들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미성년 여성과
성매매해서 걸렸을 경우에 나이를 모르고 했다고 우기는
방법, 같은 것. 강간 했다가 걸렸는데 정액 디엔에이 같은 빼박 증거가 나오면 형을 감량하기 위해 매일매일 반성문을 써 내랜다. 피해자가 아니라
판사님께! 맙소사!( 새끼들아, 처벌받기 싫으면 아예 처음부터 안할 생각을 하란 말이다! 그리고 반성은 피해자에게 해야지 왜 판사님께
하니?)
피해자
입장에서는 내가 고소를 하면 저 새끼가 이렇게 나오겠군, 하는 수를 미리 읽는 방법으로 이 책을 사용하면 되겠다.
여튼,
피해자 입장에서 성범죄 사건과 고소, 재판에 대응하는 매뉴얼북이 절실하다. 관련 기관에서 비매품으로 낸 책은 있지만, 대중적으로 서점에 유통되는
책이 필요하다. 여기에 페미니즘적 해설이 붙어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