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6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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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짜증나고 지치는데..도대체 남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 궁금할 때가 있어요. 나만 힘들다고 투덜거리면서 살고 있는 것인지..그생각으로 스트레스를 보태고 있을 때 잡지 <샘터>를 들여다보면 모두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게 됩니다. 지지고 볶으면서 사는 게 인생이라고 하는데 그 말이 딱 맞는다는 걸 알게 되지요. 6월호에는 제가 좋아하는 김중혁 작가님의 글과 가수 양희은의 가족 이야기가 나와요. 할머니의 부엌이야기도 역시 소개되고 있고요.

 

 

 

이웃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지친 일상에 자극을 주네요. 노력하면 조금 더 잘 살 수도 있겠다는 희망도 갖게 되고요. 사람에게 나는 냄새를 향이라고 불러야 하나요. 냄새라고 하기에는 괜히 미안해지기도 하지요. 여름이 되면 특히 타인의 향에 민감해지기 마련이에요. 짜증나고 더운데 안 좋은 향을 풍기고 있는 사람이 옆에 오면 당장 피하고 싶어지지요. 상황이 어쩔 수 없어서 그대로 있어야 한다면 스트레스는 점점 늘어나고 짜증도 더해지겠지요. 냄새를 풍기는 당사자에게는 절대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글을 보면서..너무 예민하게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차피 함께 살아가야하는 세상인데..그들이 냄새를 피우고 싶어서 피우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이해해야겠어요.

 

 

 

김중혁 작가의 글은 정말 공감되었어요. 저도 처음에는 열심히 하다가 점점 대충하면서 흐지부지 되는 일을 자주 겪는데 그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 하네요. 끝까지 파고들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걸 경험할 수 있고 다양한 일을 해볼 수 있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너무 오래 끌고 끝까지 끝장을 보는 게 꼭 좋은 건 아니라는 말씀에 찬성합니다.

 

얼마전 그릇의 독소에 대한 프로그램을 봤는데 충격적이었어요. 내가 쓰고 있는 그릇에서 납이 나오고 중금속이 검출된다는 것이 너무 화가 나고 답답해요. 모두 검사를 받아봐야 하는지, 중금속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모두 버려야하는지 생각이 복잡해지네요. 장인들이 가마에서 구은 그릇을 구해서 써야하는지...사기그릇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아요. 먹고 살기 참 어려운 세상이라는 것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네요.

 

 

불편한 것을 경험하는 것에 대해 쓴 양인자 작가의 글도 좋았어요. 너무 편하게만 사는 세상인데도 왜 우리는 행복하지 않을까..늘 궁금했어요. 아마도 너무 편안하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을 하게 되네요. 부족한 것이 있는 사람들이 더 풍요로운 마음을 갖고 만족하며 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이웃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읽고 나면 다시 열심히 살아봐야겠다는 의지가 생겨요. 나와 닮은 사람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서 힘을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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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 할머니가 손자에게
김초혜 지음 / 시공미디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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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손자에게 무한한 사랑을 베풀어주시는 존재지요. 까불고 장난쳐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봐 주시는 분이기도 하고요. 어떤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예쁘다고 칭찬해 주시는 분이에요. 할머니의 진심이 담긴 소소한 편지를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어요. 돌아가신 할머니가 보고 싶어졌어요.

 

사랑하는 손자에게 보내는 365개의 편지를 큰 의미를 담고 있어요. 다정하면서도 따끔한 할머니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내가 살아가야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되지요. 이런 사랑을 받고 자란 손자는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게 될까 궁금해지네요.어린 손자가 의젓한 중학생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흐뭇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막막함도 느끼셨을 듯해요. 모든 걸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손자가 험한 세상을 꿋꿋하게 살아나가기를 바라는 할머니의 진심이 그대로 전해지네요.

 

 

할머니가 그동안 살아왔던 모습이 아련하게 떠올라요.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무조건 좋은 말만 해주시는 할머니가 아니라서 더욱 큰 사랑이 전해지네요. 진심으로 걱정하고, 솔직하게 타이르는 듯한 마음을 보았어요. 자신이 아는 것을 늘어놓은 육아서보다도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많았어요. 직접 겪었던 일을 떠올리면서 손자에게 사랑을 전하는 걸 눈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열심히 책을 읽으라고 하시고, 이세상을 꿋꿋하게 살아가기 위한 여러 방법들에 대해 말씀하셨어요. 억지로 가르치려고 하는 모습보다는 진실로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면서 손자에게 사랑을 전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려 봤어요. 그보다 아름다운 건 찾기 어려울 듯해요. 사랑하는 대상이 있는 사람은 늘 마음과 몸에서 생기를 느낄 수 있어요.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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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연습 문학의 즐거움 45
린다 몰라리 헌트 지음, 최제니 옮김 / 개암나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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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품에서 자라지 못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요. 저마다 사정이 있겠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혼란과 불안속에서 성장하는 것이니 걱정이 앞서요. 칼리 역시 평범하지 않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새아버지에게 받은 상처가 너무 컸던 칼리는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듯 보여요. 다른 사람에게 까칠하게 대하는 것으로 자신을 지키고자 하지요. 겉으로 보기에 억세고 고집이 세게 보이지만 마음이 여리다는 것이 금방 드러나요.

 

칼리의 엄마를 보면 화가 나요. 세상에서 자식보다 더 중요한 게 어디있을까 싶은데 그녀에게는 자신의 행복이 먼저인 듯 보였어요. 아이에게 상처주면서까지 자신의 고집대로 인생을 살아야 했는지..답답했어요. 결국 자식에게 상처준 엄마는 행복하지 못하지요. 그것 역시 칼리에게는 또 상처로 다가올 것이고요.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가는 칼리에게 새로운 희망이 나타나요. 머피 부인 댁에 머무르게 되지요. 마음을 꽁꽁 숨기고 거칠게 사람을 대하는 칼리에게 머피 부인과 그의 가족들은 사랑으로 대해요.

 

칼리가 잘못을 저질러도 너그럽게 받아들이고요. 칼리는 당황스러웠을 거예요. 따뜻한 가정과 푸근한 가족은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했던 세계였거든요.  머피 가족은 칼리를 진심으로 대해요. 늘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듯해요. 칼리도 세상 사람들과 마음을 주고 받으며 살 수 있게 될까 기대하게 되었어요. 세상은 언제나 칼리를 외롭게 만들었는데..칼리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려요. 이세상은 한번 살아볼 만한다는 걸 가르쳐주는 듯해요.

 

 

 

 

 

토니 역시 칼리에게 힘을 주게 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나와 닮은 사람이 옆에 있다면 서로에게 위안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듯해요. 칼리와 비슷한 삶을 살아온 토니와 함께 지내며 칼리는 마음을 조금씩 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세상과 조금씩 가까워지는 듯했는데...역시 시련은 늘 우리 곁에 있나 봐요. 칼리에게 또다른 혼란이 생겨요. 어떤 판단을 하는가에 따라 인생이 크게 달라질 수 있었어요. 진짜 가족과 진심이 통하는 가족이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요.자신을 끝까지 지켜주지 못했던 엄마에게 돌아가야 하나..아니면 엄마보다 더 엄마같은 머피 부인에게 가야하나..칼리의 선택이 궁금했어요. 칼리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주는 삶은 어느 쪽일까요.

진짜 가족이 주는 상처는 상상을 초월하지요. 칼리가 친엄마에게 받은 상처는 아무리 노력해도 극복하기 어려울 거예요. 엄마가 나보다 다른 사람 편을 드는 것 같은 느낌은..정말 괴로움과 절망감을 안겨주지요. 하지만 그 안에 오해가 있을 수도 있고...또 다른 비밀이 숨어 있을 수도 있어요. 미로같은 인생을 살면서 가장 힘이 되는 가족을 갖게 되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칼리도 가족과 함께 지내면 행복해지는 시간이 꼭 왔으면 좋겠습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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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22 00: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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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나라의 어린이 푸른숲 역사 동화 8
김남중 지음, 안재선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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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진실된 역사를 가르쳐줘야겠다고 마음먹게 되네요. 미래를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나간 역사를 바로 알고 무엇이 옳은 것인지 깨닫는 과정이 필요하지요. 노마와 형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여전히 어둡고 답답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지금보다 나은 미래가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됩니다. 1948년, 노마가 살아간 시간은 정말 가난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였어요. 일본으로부터 벗어났지만 아직은 자리잡지 못한 미숙한 사회를 살아가고 있었어요.

​배달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노마에게 형은 꿈과 같은 존재였어요. 형이 돌아오면 지겹고 힘든 생활이 끝날 거라고 믿고 있었어요. 형은 꿋꿋하게 돌아와서 자신과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어요. 하지만 기다리고 기다리던 형이 돌아왔지만, 노마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어요. 형은 야마다를 잡아 복수하려고 하지만..자신의 몸과 마음을 망가졌어요. 자신을 지켜주고 힘이 되어줄 거라고 믿었던 형의 모습은 노마에게도 상처가 되었겠지요.

 

친일파를 몰아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절로 응원하게 되었어요. 끝까지 그들 세력을 쫓아다녔던 사람들의 노고는 무너졌지만..그래도 우리 사회는 희망을 안고 가는 중이라고 믿고 싶어요. 50년이 지난 현재도 여전히 같은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 답답하지만..그때 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미래가 올 거라는 희망일 살아갈 힘을 주네요.

앨리스와의 인연도 신선해요. 노마에게 빛이 되어주는 듯한 앨리스의 선택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만났어요. 모두 다 이야기 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적어도 까막눈으로 살아가는 어리석은 사람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요. 다소 어둡고 우울한 시간을 겪고 있지만 가느다란 희망의 빛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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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것들의 비밀 - 반짝하고 사라질 것인가 그들처럼 롱런할 것인가
이랑주 지음 / 샘터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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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작은 가게들을 좋아해요. 마트처럼 기계로 만든 듯한 분위기가 아닌 독특한 느낌이 정말 괜찮아요. 어떤 물건이 있을까? 어떤 맛을 낼까?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 곳이에요. 프랜차이즈가 대세인 시대에 혼자 빵집을 운영하면서 꿋꿋하게 빵을 굽는 사람을 봤어요. 저희 동네 빵집 아저씨인데요, 그 집 빵은 먹을 때마다 달라요. 물론 정해진 틀안에서 느낄 수 있는 변화지요. 늘 맛있지만, 그 맛이 매일 다르다는 느낌, 프랜차이즈 빵집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있는 느낌이지요. 그런 집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작가는 세계 여러나라의 시장과 가게를 소개하고 있어요. 제목 그대로 살아남을 것들에는 비밀이 있었어요. 비밀의 모습을 저마다 달랐지만 공통점도 있어요. 포기하지 않고 나만의 멋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요.다른 사람이 먼저 발견한 것, 이미 성공한 것들, 당연하게 성공할 것 같은 믿음을 주는 것, 그것은 이미 개성을 잃은 것들이지요. 좋다고 내가 따라가게 되면 99.999% 망하게 되지 않을까요. 남이 먼저 시작해서 돈을 벌었다고 하면 우리나라는 우르르르 몰려서 그것에 몰빵하게 되지요. 그리고 망하게 되고요.

 

자영업을 실패할 확률을 본 적 있는데, 정말 충격이었어요. ​가게들이 엄청 많은데..모두 잘 되는 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도대체 어떤 가게들이 끝까지 살아남게 되는 걸까. 책에 나오는 세계 곳곳의 가게들이 답을 이야기 하고 있어요. 짧은 시간에 승부를 보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할 것 같아요. 고객이 나를 찾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의외로 길더라고요. 화려하게 홍보를 하고, 남들보다 크게 투자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몰려오지는 않을 듯해요.

피클을 만들어서 손님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가게,기대이상의 경험을 선물로 주는 곳, 책에 나오는 곳들은 모두 비밀을 안고 있어요. 그 안에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과 끈기가 깃들어 있겠지요.

 

늘 그자리에서 꾸준히 자리를 지키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고객과 소통하며 지내는 것이 비밀이 아닐까요. 책에 나오는 사진을 보면서 행복했어요. 소박한 것들을 차려놓고 밝은 얼굴로 하루 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저에게 힘을 주네요. 망해가는 가게들 사이에서 살아남은 곳들을 통해서 노력하고 기다린 만큼의 열매는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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