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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에 관한 검은책
에마뉘엘 피에라 외 지음, 권지현 옮김, 김기태 감수 / 알마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거미줄을 치고는 먹이를 노리고 있는 거미마냥 사회 곳곳에서 작동하고 있는 검열에 대한, 아니 정확하게는 프랑스의 경우를 예로 보여주는 것이 다반사인 검열에 대한 책이다. 문학, 이미지, 영화, 광고 등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표현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 문제와 자유의지와 자기검열, 종교의 이름으로 작동되는 검열까지 모든 것들이 어떻게 갈등하고 충돌하며 또 어떻게 권리를 행사하며 합의에 이르는지를 실례를 통해 많은 부분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검열에 관한 검은책이라니....전혀 검지 않다. 무슨 말장난 같지만 표지만 검다.

 

 

 

사실 검열이라는 단어는 참으로 부정적으로 들린다. 검열이 아동이나 청소년을 위한 보호법으로 작동되고, 인간의 존엄성과 국가를 위한, 또 공중보건을 위한 목적 등의 긍정적인 힘으로 작동이 된다고 해도 검열의 주체가 누구인가를 따져본다면 칼자루는 늘 권력을 가진 쪽이다.  검열의 형태를 살펴봄으로써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기막힌 반전의 현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검열의 민영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돈이 오가는 진풍경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검열의 민영화! 이보다 더 극적인 것은 없다. 공익을 구현하는 검열이 민영화가 되다니...미국정부의 뜻을 이어받아 민영화 좋아하는 이명박 정부도 한 몫 했으리라는 소설을 써본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는 할 수 없는 것일까?

아, 그렇지 검열의 칼자루는 내가, 우리가 쥐고 있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하지만 소설에는 늘 반전이 있는 법이니 희망은 안고 가야겠다.  

 

 

 

사실 검열이라는 것을 큰 틀에서 보자면 표현의 자유와 행동의 자유에 대한 통제다.

누구든 주눅들지 않고 자신이 생각한 대로 거침없이 말할 수 있고, 누구든 비난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가 주어지는 미국의 수정 헌법1조는 많은 점을 시사한다. 표면상 절대적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 우리가 생각한 대로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유라는 것이 주어질까를 생각해볼 때 헌법 조항과 그것이 실행에 옮겨지며 지켜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검열이라는 것이 작동하고 있음이다. 개인의 입을 틀어막고, 행동을 통제하고 언제 어디서든 감시용 카메라에 노출되어야 하는 개인의 삶이란 검열이라는 컨베아벨트 위에 놓인 고깃덩어리 신세와 그닥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자기검열, 사상의 검열 등은 개인의 자존감을 짓밟는 고약한 작동기제인 것이다. 마광수 소설이나 허위사실 유포죄로 구속.기소 되었던 네티즌인 미네르바 사건, 뻑하면 들고 나오는 색깔론이야말로 자기검열, 사상의 검열로 개인의 고유한 본성을 거의 폐사 직전까지 몰고 가기도 하는 것을 우리는 보아왔다. 개인이 누려야 할 권리와 자유는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것과 현실에서 작동하는 것에는 분명 괴리감이 있어 보인다.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고,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표현의 대한 자유는 권력자의 취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공익을 위한 검열이라는 사회제도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했다고 한다. '검열'이라는 용어의 기원은 기원전 443년 로마 시대에 마련되었던 제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공익을 위한 검열은 사회적 약속인 동시에 통제수단으로써 기능을 충분히 해냈을 것이다. 사전규제와 사후처벌을 통해 표현의 자유와 행동을 통제하고 억압했음이다. 어디를 잘라낼 것인가를 결정하는 가위 손잡이를 쥐고 있는 자는 확신에 차 있었을 것이다. 사회를 부드럽게 잘 돌아가게 하는 것과 범죄율을 낮추는 데는 검열보다 효과적인 건 없다고!  과연 그럴까? 그에 대한 답은 책 곳곳에서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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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2-05-03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열에 반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자유는 항상 중요하게 다루어야할 가치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한편으로는 검열의 자유라는 가치를 역이용하여 도리어 '자유'라는 것을 무화시키려는 움직임도 경계하여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말씀대로, 검열의 문제는 권력의 힘과 늘 연관하여 보아야 할 것이고, 그것의 균형점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의 문제를 늘 생각해보아야하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검열의 민영화라니, 난센스네요. (이번 서평단 마지막 책이군요. 이번에 서평단하세요? 저는 이번에 하게 되었습니다.^^)

꽃도둑 2012-05-03 12:49   좋아요 0 | URL
아~~~~~ 맥거핀님,.이보다 반가운 소식은 없어요...11기 저도 해요!!
이거 아니면 어디가서 글을 쓰겠어요...잘 아시잖아요..^^
우리 잘 해봐요~~^^

더불어숲 2012-05-03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열은 그 다음이 '징벌'로 이어지게 마련이죠. 검열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힘' '권력'.
유순한 신체로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감시와 처벌' 이니, 지배집단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제도화하겠지요?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권력을 유지, 확대할 수 있을까에 대하여...
메타적인 위치에서 사회를 분석할 수 있는 '가진 것 적은' 우리의 삶...
형제 간에 적수를 두어야 하는 이건희씨보다는 제가 더 나은 삶을 사는 것 같다는...ㅋㅋ

꽃도둑 2012-05-03 12:53   좋아요 0 | URL
그말에 완전 공감입니다..
편하게 발뻗고 자는거야 말로 가장 좋은(?) 삶이잖아요...ㅎㅎㅎ
더불어 사는 것하고는 거리가 먼 삶들은 차여가는 똥통에 결국에 빠져 죽기도 하는 것을
많이 봐왔잖아요..
저 점심 먹으러 갑니다 숲님~ 나중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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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경쟁 - 패자 부활의 나라 스위스 특파원 보고서
맹찬형 지음 / 서해문집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한 마디로 이 책은 우리가 서 있는 위치를 알려준다,

우리가 사는 모습을 거울처럼 반영시켜 준다. 이적지 '경쟁' 하면 치열하고 인정사정없기로 유명한 냉혈한 쯤으로 알고 있었는데 '따뜻한'이라는 외피로 감싸고 보니 '경쟁'이 달라 보인다. 그야말로 사회가 달라 보이고 사람이 달리 보이고, 그 안에서 작동하는 기운이 그지 없이 훈훈하다. 품격과 삶의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소제목들을 보자면 이렇다.

 

 

다양한 경쟁이 다양한 행복을 낳는다

따뜻한 경쟁이 효율적이다

공존은 디자인돼야 한다

시민 참여가 명품국가를 만든다 

 

 

이 안에서 다루고 있는 삶의 모습들은 굶주린 사자에게 쫓겨다니며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꿈속 같은 일이다. 일등만 기억하는 나라에서 잊혀지지 않기 위해,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굶어죽지 않기 위해 잡아 먹히지 않기 위해 죽어라 뛰어 다닌다. 옆에 친구가 넘어지든 말든 비참하게 추락하든 말든 그저 내 갈길만 열심히 가면 된다. 멈춰서 도와주면 같이 낙오자의 길로 들어서는 지름길임을 알기에 두눈 찔끔 감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이 그저 앞만 보고 달려 가고 있다.


 

하지만 저자가 보기에 일단 스위스는 굶주린 사자를 풀어 놓지 않는 사회다. 그게 그들의 문화요 철학이다! 그리고 일등만 기억하지도 추켜세워주지도 않는다.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주고 먼지까지 털어준다. 그리고

 "괜찮아...할 수 있어..하다가 영 안돼면 니가 진짜 잘 할 수 있는 걸 찾을 때까지 이것저것 해보는 거지뭐"하고 다독거려 주기까지 한다. 그래서 이름하여~ 패자 부활의 나라라고 부른다.

 

 

 

그에 비하면 우리 나라는 진화론자 천국이다! 약육강식의 논리가 어디가나 통하고, 진보만이 살길이다 라는 표어를 목숨처럼 떠받들고 산다. 잠시 어기적거리고 멈칫 대기라도 한다면 낙오자 취급을 받기 일쑤고, 끌끌 혀차는 소리를 듣는 것쯤은 각오해야 한다. 그래서 정작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왜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자각증세를 느끼지 못하는 환자들만 생산해 놓은 대한민국의 현실은 체질적으로 빈약함과 구질구질함의 경계에 있다고 보아진다.  

 

 

 

왜 우리는 쌈빡하지 못할까?

효율 우선의 법칙이, 펜보다 삽이, 생각보다 행동이, 소심한 넘버 3보다 막가파 정신이 대접받고, 재벌이 부를 독식하는 사회는 분명 문제가 있는데도 다들 저 뱃속 채우기 바빠서, 남들 일에 간섭하면 체면 구기는 일이라는 날개 꺾인 자유주의자들의 변명에 우리는 너무 쉽게 고개를 끄덕여 주고 있었던 건 아닌지 모르겠다. 공동체의 와해가 가져온 여러 파편들을 맞으며 깊은 회의와 자성이 드는 건 이 모두가 우리 삶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쉽사리 포기해서도 무상념의 세월만 흘려 보내서도 안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스위스처럼은 되지 않더라도 굶주린 사자 쯤은 잡아다가 배불리 먹여주고 사람들 사이에 풀어놓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완벽한 사회는 이적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테지만 적어도 인간이 있는 풍경, 아주 느리게 움직이는 평온한 풍경이라면  그 속에서 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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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숲 2012-04-01 0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하고, 동감하며 웃습니다.
느린 삶을 예찬했던 우리의 버르란트 럿셀 선생님을 생각하며...
강도높은 노동을 감내하며 체념하고 살아가는 풍경 대신, 인간이 중심을 이룬 적게 생산하고 소비하는 오염 적은 인간 세상을 꿈꾸어봅니다.
책을 읽는 일도, 글을 쓰는 일도... 내안의 나와 대화를 나누는 기쁨입니다.
주말 밤.. 무슨 강박이 있는지 이책 저책 뒤적이고, 자다깨다 하다보니, 창문에 햇살이..
무거운 몸을 쇼파에 기대어 커피 한잔... 전혜린적 '야성적 환희'가 솟구치네요^^ㅋㅋ
꽃도둑님도 그닥 다르지 않을 듯.. 필담을 나눠 반가웠습니다. 여유론 일욜 되시구요~!!

꽃도둑 2012-04-02 14:19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렇게 (그닥 다르지 않을 듯~)보아주시니 고맙습니다..
근데 제가요 무지 단순합니다..
야성적 환희?...강박? 그런거 없이 매끈하게(?) 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예술가적인 기질은 부족하지 않나 싶어요..ㅎㅎㅎ
근데 책을 읽는 일...글을 쓰는 일에 대해 내안의 나와 대화를 나누는 일에 기쁨을 느끼는 건 정말
맞네요..^^

cyrus 2012-04-01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뜻한 경쟁'이라... 얼핏 들으면 모순적이지만 상대를 밟아야하고 무조건 이겨내기만 하면 되는 잔인하고
나쁜 경쟁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공정하면서도 서로를 이해해주는 화합된 분위기에서
경쟁을 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꽃도둑 2012-04-02 14:38   좋아요 0 | URL
따뜻한 경쟁이라고 하는 것은 출발부터 다르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같은 출발선에서 뛰어 나가는 게 아니라 다양한 출발선을 준비해 놓고 있다는 거죠.
따뜻한 경쟁은 사실 모순적이긴 해도 내용면에서는 그야말로 조화로운 상태를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합리적이라는 말을 여기에다 붙이면 괜찮을지는 몰라도..아무튼 차갑고 잔인하고 나쁜 경쟁보다는
체온에 가까운 온도차라면 참으로 살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굿바이 2012-04-08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목숨 하나 책임지는 일도 참으로 힘든 세상입니다.
패자 부활이라...저는 패자이지만 그런 기회 거절하고 싶네요 ㅋㅋㅋ
뭔가 또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제가 바뀌지 않는 한 저는 이모양 이꼴로 살지 않을까 싶습니다 ㅜㅜ

그나저나 미친년 널을 뛰듯 바람 부는 요즘, 어찌 잘 지내고 있으신가요?

꽃도둑 2012-04-10 16:52   좋아요 0 | URL
잘지내고 있는지 어쩐지 모르겠어요, 그저 바쁘기만 해서요..ㅡ.ㅡ
ㅎㅎ그나저나 미친년 널 뛰듯한 날씨? 완전 공감합니다...
우리나라 봄 날씨가 종잡을 수 없을 만큼 변덕스러워진 건 몇해 전부터인 것 같아요.
봄이 나른하고 포근한 맛이 없어졌어요...
사는 것 만큼 팍팍하게 변하고 있으니..쩝~

굿바이 님, 여하튼 힘내서 살아봅시당...^^

더불어숲 2012-05-01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기 마지막 책이라고 리뷰 안쓰실 거여요?(해품달 남보라 버전.ㅎ)
11기에서 다시 만나 반가워요.
유일한... 나의 서재 친구님!!

꽃도둑 2012-05-01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안그래도 쓸려고 왔어요..근데 도망가고 싶어요..^^
아 숲님도 11기? 아 좋아요~~

더불어숲 2012-05-03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기...^^
 
<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사물의 언어

데안 수딕/정지인(옮긴이)/홍시

 

 

 

 

 

 

 

 

 

 카프카 평전

 이주동/소나무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인디고연구소 기획/궁리

 

 

 

 

 

 

 

 

 

 

 

 

  고백록

 장자크 루소

 

 

                                  

 

   

 

 

 

 

 

 

 

 검열에 관한 검은책

에마뉘엘 피에라/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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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의없는(하지만 나름 성의 있는...^^) 마지막 신간추천 페이퍼네요...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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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3-16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헙, 가장 마지막 것은 이미 샀고,
첫째부터 세째까지 저도 가지고 싶잖아요.. 아아, 지름신 꽃도둑님. ㅠㅠ

꽃도둑 2012-03-19 14:49   좋아요 0 | URL
봄이 되니까 저도 지름신이 강림하셨는지 사고 싶은게 왜 이리 많을까요?
장바구니 안에 수십만원 어치의 책이 들어 앉아 있는데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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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분노하지 않는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왜 분노하지 않는가 - 2048, 공존을 위한 21세기 인권운동
존 커크 보이드 지음, 최선영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친구야 잘 지내지?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인권, 2048년에 우리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거야. 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존 거크 보이드란 사람이 쓴 책 이야기 좀 들어볼래?  그래 맞다 2048 프로젝트가 뭔지 궁금하지? 세계대전이 끝나고 1948년 세계인권선언이 공표되었잖아 한마디로 100주년이 되는 2048년까지 결실을 맺게 될 프로젝트라는 거지.  세계인권선언이니 그런 구호들은 집어치우고 인권을 국제 사회운동으로 확대시켜 강제력, 집행력을 가지게끔 하자는 게 2048 프로젝트의 요지야. 책을 다 읽기전부터 <왜 분노하지 않는가> 라고 도발적으로 물어오는데 사실 변명할 것도 세삼 물어보는 것 같아서 그저 멍때리고 있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현수막 아래 우리가 너무 오래(?)살아서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도 무감각 해진 건 우리의 심성에도 문제가 있는 거지만 실재 같은 가상의 세계에 너무 오랜 시간 노출이 되어버려 실재의 세계도 가상처럼 느끼며 그저 구경만 하고 소비하며 살았던 거지. 그래서 <왜 분노하지 않는가> 그 말이 이제라도 정신 좀 차리고 진짜 현실을 깨닫고 타인에 대한 관심도 가지고 반성도 하고, 세계 어디에서나 진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세계권리장전을 만들자고 알아 들었어.  

 

 

2048프로젝트는 미국 대통령인 루즈벨트 선언으로부터 출발했다고 밝히고 있어.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결핍으로부터의 자유, 공포로부터의 자유야. 문제는 2048 프로젝트로 분열을 바로잡고 경제적 권리와 사회적 권리를 원래의 마땅한 위치로 돌려놓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문제는 저자가 너무 낙관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희망적이어서, 신념에 차 있어서 좋지만 독자인 나야 강건너 불구경하듯 그저 호기심어리게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이러쿵저러쿵 딴지를 걸수도 수긍도 할 수도 있다는 거지. 인류의 합의로 만들어진 합의문은 기업과 정부를 통제하는 수단이 된다(p.51) 고 하였는데 너무 순진한 바람이 아닐까 싶어.어떻게 기업에 도덕성을 바라는 건지..어떻게 국가를 양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건지...또한 중립적인 입장에 있는 사람에게 의사결정권을 맡긴다고 하니..이건 누가판단하며 누가 정하지? 라는 생각이 앞서네.

 

 

 

그런데 유럽인권재판소 창시자 중 한 사람인 르네 카생이 유럽인권조약의 작성을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받으며 이런 말을 했대.

 

"효과가 있다니까요" (p132)

 

이 말이 왜 그리 웃기던지..내 마음의 어디를 건드렸을까?...눈물까지 찔끔거려가며 웃었어.

정말 효과가 있다니까요 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저자의 표정이 연상이 되어서일까? 아, 이렇게 진지한 프로젝트에 미친듯 웃어재낀 건 예의가 아닌데 말이야...ㅡ.ㅡ

아, 저자의 말대로 인권을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닌 삶의 일부로 받아 들인다면(p40) 더할나위 없겠지만, 세상 일이 그리 녹록치가 않은 게 문제인 거지,. 그리고 이성으로 작동하는 게 있고 감정(혹은 감성)적으로 작동하는 게 있는데 어쩌자고 저자는 우월주의와 편견을 넘어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어. 온갖 잡동사니를 잔뜩 실은 트럭을 이에 물고 끌기위해 끙끙대는 차력사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어. 그런데 가만보면 움직일 것 같지 않은 트럭이 조금씩 움직이는 게 보인단 말야.

 

 

세계의 모든 사람이 인간으로서의 권리와 자유를 누릴 날이 언젠가는 오리라는 희망이 있으니까 솔깃하긴 해. 솔직히 말하자면 저자의 그 진심에 순전한 동기와 인류애에 코끝이 찡할 지경이야. 하지만 의구심이 들어. 경제적 불평등, 전통, 윤리, 종교적 관습 등을  넘어서서 보편적 인권이라는 것을 과연 잡음없이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싶어서 말야... 괜한 걱정이고 의심일까? 그런데 모든 사람을 위한 보편적 인권을 사회계약으로 융합하자는 데 있어 모든 사람을 위한! 이 말에 의심이 드는 건 왜일까? 인권에 있어서  배재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 테두리 안에 다 끌어안을 수 있을지는 글쎄..회의적이야 인권에 위배되는 문화적 권리나 종교적 관습등을 포기하고(혹은 무시하고) 보편적 윤리 안으로 들어오라는 소리인데 이것 또한 폭력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인권을 다룸에 있어 분명 배타적이거나 상대적이거나(혹은 절대적인 것 까지도)배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보편성으로 묶기에는 이 지구상의 사람들의 삶은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미묘한데 말이야. 법의 지배가 가능할 때 사회는 번영한다(p.123)는 그의 말에서 법가사상으로 전국을 통일한 중국의 진시황제가 생각난 건 좀 뜬금없긴 한데 아무튼 이건 오바라고 봐. 아니 법이 세상을 구원할지니..하고 들려서 말이야. 그리고 저자의 중심은 유럽사회야. 국제사회가 유럽 국가들처럼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점은 조금 껄끄러워. 유럽이 무슨 이상사회처럼 보이잖아 진짜 왜그래?,,,

 

 

단일 문서 안에 모든 국가의 법정에서 집행력을 가지는 권리들을 만들어 내겠다는 2048 프로젝트,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해,.인권이 전지구적으로 보장 받으려면 전지구적 민주화가 우선인데 진짜 풀어야 할 일들이 산재해 있는데 어쩌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어. 2048년 이제 정확이 36년 남았어. 보편적 윤리안에서 집행력과 강제력을 갖추는 데 충분한 시간이 되어줄까? 분명히 다르지만 정확히 일치하는  보편적 윤리를 위해 싸우는 2048프로젝트가 부딪히는문제들을 완만히 해결해서 결실을 맺는다면 무엇보다 바람직하고 좋은 일이긴 하지만 말이야. 바로 얼마전이야.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보내는 송환 반대 집회를 본적이 있어,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눈물 몇 방울 흘리고 마음 아파하다 곧바로 일상으로 빠져들어 잊어버린 게 고작이었어. 그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그러고 보면 이러한 인권문제에 2048프로젝트가 추구하는 강제력과 집행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들의 인권은 절차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을텐데 하는 절실함은 들었어.

 

 

 

그래서 결론을 내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의적이고, 의구심과 의심이 가는 것에도 불구하고!

말하고 싶어졌어. 진실로 바라노라고! 꼭 이루어지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겠노라고!

그리고 이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로 했어.

 

 "효과가 있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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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2-28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와는 다른 이야기인데,
온라인에서 내뿜는 분노 말이죠, 여기에서 분노하는 사람들이 현실 세계에도 그렇게 되바라지게 또박또박 화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좀 해봤답니다. 가상 세계에 너무 오래 사니까, 그리고 가상 네트워크가 훨씬 광범위한 부분을 커버하니까, 접하는 현실 세계는 점점 좁아지는거 같아요.

근데요, 저 이번 선거에는 진짜 분노하고 싶었거든요. 그러니까.. 제 의견을 대변해줄 적당한 사람에게
열렬하게 지지하고 편도 들면서 분노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대변해줄 적당한 사람이 없네요. 민주통합당에게 점점 실망스럽고, 진보신당도 그다지 싶은게.......... 점점 절망하는 중이랍니다. ^^

꽃도둑 2012-02-29 11:09   좋아요 0 | URL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면 비벼댈 그릇하고 고추장을 바꿔버리면 어떨까요?...
마고님이 느낀 분노에 저도 동감합니다. 그리고 온라인에서의 분노가 현실로 이어진다는 건 극히 미미한 부분일 것 같아요. 분노하는 게 무슨 일회성 감정의 표현으로 끝나는 법이 더 많으니까요.

진정한 분노는, 분노를 분노라 말할 수 있는 건 어느 정도의 지속성과 행위(실천력, 참여 등등)를 동반할 때에만 이름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마고님이 의구심을 가진 부분에 대해서는 비겁한 인간들이 더 많이 저지르지 않을까 싶은데요. 익명이니까 책임질 일 없고, 일회성으로 끝내기도 좋고... 분노를 다루는 데 있어서 간편성과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데가 온라인이 아닐까 싶은데요,, (여기서 말하는 분노는 뭘 말하는지 잘 아시리라 믿어요...^^)
너무 상심마세요. 당신들은 비겁합니다~~

굿바이 2012-02-28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든 하루를 보낸 저는, 잠시 여기서 분노하기로 했어요 ^^
하나는
탈핵관련 강의였는데, 강사가 핸드폰을 끄지 않고 강의를 하더군요. 전화가 3번이나 왔는데 전화를 끄지 않더군요. 그 무례함에 저는 잠시 멜트다운 되었답니다.
둘째는
채식을 주장하는 여대생과의 점심이었는데, 제가 먹는 갈치를 어찌나 노려보는지
먹던 갈치의 뼈를 발라 상대를 찌를 뻔했습니다. 어찌나 화가 나던지 제 송곳니를 보여 주며 인간은 잡식동물이라고 말했습니다. 제 행동도 과격했지만 참을 수가 없었죠. 역시나 잠시 멜트다운 되었답니다.

오늘 느낀 점은 상대방의 감정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는 사람들은
어떤 거창한 깃발 아래 있어도 어떤 것도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감수성을 살려두는 일, 이것이야말로 인간으로서의 권리와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이 첫 번째로 갖추어야 할 덕목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제목을 보고 울컥해서....꽃도둑님에게 하소연을 했습니다. 아! 위로받고 싶은 하루였습니다 ㅜ.ㅜ

꽃도둑 2012-02-29 11:22   좋아요 0 | URL
첫째 둘째: 이런 왕싸가지들이 있나?....굿바이님, 정말 힘드셨겠다...ㅡ.ㅡ

나와 다름을 인정할 줄 모르거나 최소한의 배려나 돌봄이 없는 사람들은 대체로 양방향적인 입체적사고를 할 수 없어서 그럴 거에요. 일방통행에다 단선으로 이루어진 뇌구조 탓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누워 침 뱉는 건지도 모르지만...ㅎㅎ)
어쨌든 분노가 활화산이 되지않게 잘 견뎠네요...^^
ㅎㅎㅎ 둘째 이야기는 잼있어요...(지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