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다가오지 마 마음이 자라는 나무 25
에릭 월터스 지음, 김선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0년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네요. 활동량, 적어도 물리적인 걸음 수가 작년의 십 분의 일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카톡 울림도 덜해지고, 거울 속 저 눈동자는 사람을 응시하는 법을 잊은 것 같습니다. 장자의 나비를 떠올리며 스크린이나 활자 속을 거닙니다. 코로나 19가 조용히 바꾸어놓은 삶의 풍경입니다. 이런 시기, 어쩌면 지극한 "일상"을 기록하는 것이 훗날 큰 힘이 될까요?




소설 [가까이 다가오지 마]를 읽으며 한 생각입니다. 이 소설, 코로나 19 팬데믹 시대인 2020년에 바로 그 전염병을 소재 삼았습니다. "일상"이 정지, 혹은 온택과 언택으로 대체되는 풍경을 여러 에피소드로 담아냈습니다. 의료진을 둔 가족은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활공간을 분리하고, 휴교해서 친구들과 못 만나니 학교 운동장은 텅 비고, 온라인 수업을 듣고..... 


솔직히, 읽다 보면 [가까이 다가오지 마]는 소설인지 나의 이야기인지, 코로나 시대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사연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2020년 우리 현실을 지극히 충실히 그렸습니다. 인물들의 반응도  예측 가능했고, 이벤트나 반전 역시 상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그려집니다. 마스크를 쓴 채, 광장에 모여 파티하며 잠시 콜로나 블루를 잊으며 공동체성을 확인하는 이벤트 말입니다. 


[가까이 다가오지 마]에 대한 첫 느낌이었습니다. 그. 런. 데. 

이런 치밀한 기록이야말로, 훗날 어쩌면 그 어떤 SF소설보다 참신한 내용은 아닐까 상상해봅니다. 2020년 우리야, 팬더믹의 한 가운데에서 이제 어떻게 이 전염병과 함께 살지로 전략 수정을 하고 있기에 소설의 내용이 일상입니다. 하지만, 불과 오 년 후라도 이 팬더믹이 잠잠해지면 [가까이 다가오지 마]가 꽤 이색적 스토리가 되지 않을까요?


삶의 구체적 현장을 색 적게 섞어 기록하는  것이야말로 팬데믹 시대 중요한 작업인 것 같습니다. [가까이 다가오지 마] 덕분에, 팬더믹 일기를 쓰고 싶어집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썼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