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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소울메이트 고전 시리즈 - 소울클래식 3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김세나 옮김 / 소울메이트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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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통신기술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안부와 소식을 주고받기는 훨씬 편리해졌지만, 손글씨로 써내려간 편지와는 여러모로 비교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뭐랄까...?'

손편지에는 상대방의 목소리며 향기와 체온까지 전해진다고나 할까요.


소박하되 초라하지 않고....

개성 넘치면서도 요란하지 않으며... 

상대방이 부담스럽지 않게 마음을 전하죠...


그러고보니, 손편지는 좋은 선물과 좋은 친구의 조건을 전부 다 갖추고 있는 것 같군요.



 

그 이름을 읊조리는 것만으로도 한편의 시(詩)가 된다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가 시인이 되길 꿈꾸는 젊은이(프란츠 카푸스)에게 보낸 열 통의 편지들을 모아 엮은 작품집을 읽게 된 것도 순전히 손글씨로 쓰여진 엽서 한통이 전해준 영감 덕분이었지요.


생전에 릴케는 많은 이들과 편지 교류를 했었는데 그중에서도 프란츠 카푸스라는 청년과 5년여 동안 주고받은 편지들은 20세기 서간문학의 꽃으로 손꼽힐만큼 유명하죠. 


그렇지만 저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진 이제 막 스물을 눈앞에 둔 젊은이에게 역시 젊다고밖엔 할 수없는 스물 여덟의 릴케가 과연 어떤 말을 할 수 있었으며 어떤 말을 했었는지 미심쩍어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예술가가 된다는 것은 계산하지도, 햇수를 세지도 않는다는 뜻이며 나무처럼 무성해진다는 뜻입니다.

나무는 수액을 억지로 내지 않으며, 봄의 폭풍 속에서도 의연하게 서 있지요. 혹시나 폭풍 끝에 여름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을 갖지도 않습니다. 여름은 오게 마련입니다.  -세번째 편지」中-


제발 당신의 마음속에 해결되지 않은 모든 문제에 대해 부디 인내심을 가지고, 그 문제 자체를 꼭 닫힌 방이나 낯선 언어로 쓰인 책처럼 사랑하시라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해답을 찾으려 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지금까지 그 해답을 가지고 살아보지 않으셨기에, 당신에게 그 해답이 주어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네번째 편지」中-

 

당신은 당신의 고독을 사랑하고, 당신에게 찾아오는 고통에 대해 아름답게 들리는 불만으로 대신하며 참고 견디십시오. 당신과 가깝던 사람들이 멀어져 간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건 당신의 주위가 넓어지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당신의 이웃이 멀어진다면 당신의 영역은 이미 성좌(星座)에까지 도달하도록 매우 넓어진 것입니다. -「네번째 편지」中-

 


고독하다는 것은 좋습니다. 고독이란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지요. 무엇인가가 어렵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가 그것을 행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 또한 좋은 일입니다. 사랑은 어려운 것이니까요. 인간과 인간이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어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궁극적인 것, 즉 마지막 시련이고 시험이며 과제입니다. 그에 비하면 다른 모든 것은 그저 준비 과정일 뿐입니다. -「일곱번째 편지」中-


그런 점에서 볼 때 모든 것에서 초보자인 젊은이들은 아직 사랑을 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사랑을 배워야만 하지요. 혼신을 다해, 모든 힘을 다해, 고독하고 걱정하며 위로 치닫는 마음으로 그들은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런데 이를 배우는 시간은 언제나 길고도 폐쇄적인 기간이기에, 사랑은 오랜 세월을 두고 인생의 내부까지 깊이 파고드는 것이고, 고독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승화되고 심화된 홀로됨이지요.  -「일곱번째 편지」中-


당연히, 인내와 고독보다는 사랑과 열정을 강조할 줄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시인이고 또한 젊디 젊었으니까요.

그런데 뜻밖에도, 릴케는 인내와 고독과 겸손과 용기를 이야기 합니다. 10대와 20대에 가장 필요하지만 또한 가장 갖추기 어려운 덕목이 바로 인내와 겸손이라는 걸 그는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만약 릴케가 중년이 훨씬 지난 나이에 이와 같은 글들을 썼더라도 이처럼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을까요?

아니요, 그렇진 않았을 것 같군요. 울림보다는 잔소리나 지당한 말씀 정도로 들렸을 가능성이 훨씬 컸을 테죠.


카푸스에게 릴케의 편지들이 그 어떤 현자의 충고나 가르침보다도 훨씬 더 소중하고 절절하게 다가왔던 건, 릴케가 자신과 엇비슷한 연령대에 속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육체적으로 성년과 미성년을 나누는 기준을 스물로 본다면, 정신적으로 성년과 미성년을 나누는 기준은 아마 마흔(不惑)이 아닐까 싶어요. 


마흔은,

마음이 흔들려도 결코 세상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죠.   


휘어질지언정 절대 부러지지 않는...

마흔 번의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을 거친 나무처럼...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서로 약속하지 않아도, 손꼽아 세월을 헤아리지 않아도, 홀로 기다렸다가...

스스로 싹 틔우고 무성해질 줄 아는 나이죠. 



 

저는 언제나 당신이 인내심을 충분히 발휘하여 참으시고 또 우직하게 믿고 계시길 바랄 뿐입니다. 어려운 점에 대해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느껴지는 당신의 고독에 대해서 더욱더 많은 신뢰감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삶이 제 길을 가도록 그냥 맡겨두십시오. 제 말을 믿으십시오. 삶은 어떤 경우에든 옳습니다. -「아홉번째 편지」中-



 

'삶은 어떤 경우에든 옳다.'


저는, 이 아홉번째 편지에서 그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이 편지를 썼을 당시 릴케는 아마 삼십대 중반을 지나고 있었을 겁니다. 푸르디 푸른 청춘이라고 할 순 없어도 역시 원숙한 중년에는 한참이나 못 미친 나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생의 밑바닥까지 꿰뚫어 봅니다.


가보지 않은 곳들...

겪어보지 않은 일들...

살아보지 않은 시간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 배웁니다. 그래서 신체 활동 영역을 제외하곤 언제나 연장자가 유리하지요. 젊은이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의 지적 수준에 압도당하기 일수죠. 이때 젊은층이 쉽게 빠지는 오류는 항상 자신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눈높이로 연장자를 평가하려고 하죠. 그럼, 언제나 연장자는 자신보다 한 단계 높은 곳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는 한편으론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非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시간이라는 요소를 고려하지 않았으니까요. 젊은이가 연장자의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스스로 그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 뿐입니다. 


 

카푸스는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서 릴케의 편지 속에 담겨 있는 생(生)의 진리를 마주하게 되었을 겁니다.

가보지 않은 곳들을 직접 가보고.. 겪어보지 않은 일들을 직접 경험해보고.. 살아보지 않은 시간들을 직접 살아보면서.. 말이지요.

그리고 깨달았을 겁니다.

릴케가 나이를 훌쩍 뛰어넘는, 선험주의적 통찰력을 갖춘 사람이었다는 걸...

그와 같은 사람이 자신의 멘토였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를 말이지요.



 

저는 이 작품을 읽는 동안, 이처럼 빼어난 글들이 단 한사람을 위해 쓰여졌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단 한사람을 위한 글(편지)이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명문장들이 탄생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위대한 예술작품들 중에는 이처럼 단 한사람을 위해 만든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예술가들은 지극히 작고 깊은 사적인 공간으로 들어갔을 때, 가장 높고 멀리 비약(飛躍)할 수 있기 때문이죠.

릴케 역시 카푸스라는 젊은 시인 단 한사람을 위해 생각을 집중하고 마음이 흐르는대로 자연스럽게 펜을 움직인 결과, 젊은 시인의 마음을 온통 뒤흔들어놓은 것도 모자라 전혀 다른 시대와 공간을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 우리들의 마음까지도 휘젓어 놓습니다.



 

결국, 사람 마음은 모두 똑같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만인을 위해 쓰인 글들이 오히려 단 한 사람도 감동시킬 수 없는가 하면, 단 한사람을 위해 쓰인 글들이 뜻밖에 만인을 울릴 수도 있는 거죠.


단 한 사람을 향한 마음이 곧 만인을 위한 마음으로 확대될 때, 평범한 일상은 특별한 예술로 승화될 수 있습니다. 



이제, 긴 글을 마무리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네요.


비록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비할 길 없고 직접 쓴 손편지를 대신할 수도 없겠지만, 미처 부치지 못한 연하장을 이 글로 대신할까 합니다.


끝으로,

올해가 어디서 흘러왔고 새해는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순 없지만, 우리 그냥 삶이 제 갈 길을 찾아가는 거라고 믿기로 해요.

삶은,

어떤 경우에든 옳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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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으로 난 길 - 동아시아 쪽빛을 찾아 떠난 예술 기행
신상웅 지음 / 마음산책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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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와 '결'이 다른 사람을 만나면 말이 많아지고 '격'이 다른 사람을 만나면 말이 줄어든다.

전자가 개인의 성격과 취향의 차이라면, 후자는 사람의 인품과 됨됨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쪽이 호감이라면 다른 한쪽은 존경이다.


책도 그런 것 같다.

나와 결이 너무 다른 책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탐독하게 된다. 걷잡을 수 없이 솟구치는 호기심부터 채워야 하므로...

반면, 격이 다른 책을 접하면 머뭇거리게 된다.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들, 이를테면 시간과 정성이 여백마다 깊숙히 배어있기 때문이다.



물론, 드물긴 하지만 '결'도 '격'도 모두 다른 경우도 있다.  신상웅의 『쪽빛으로 난 길』처럼...



 


 

   

화포란 그러니까 염색이라는 일이 일률적으로 고르게 물을 들이던 방식에서 어떤 무늬를 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천 위에 누군가 의견을 남겼다고도 볼 수 있다. 그건 이전의 염색과는 다른 길이었다.


그런 화포가 세상 도처에 있었던 것을 나만 몰랐던 것이다. 나도 푸른 천 위에 내 의견을 남기고 싶었다.

 

화포의 시작은 방염제다. 물들일 곳과 그렇지 않을 곳을 구분하는 것, 그것이 방염제의 역할이다. 그중 하나가 밀랍이다. 밀랍은 열에 쉽게 녹고 식으면 빠르게 굳는 성질이 있다.

 

자세한 표현이 가능하고 접착력도 강하다. 그래서 정교한 무늬가 요구되는 경우에 일찍부터 사용되었다. 밀랍 덕분에 화포다운 화포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밀랍을 녹인다. 녹인 밀랍 용액에 곱게 간 숯가루를 섞는다.


이제 천에 무늬를 그릴 차례다. 붓으로 밀랍을 찍는다. 천에 점을 하나 그리면 꽃잎이 될 것이고 다섯 개를 빙 둘러 찍으면 꽃송이가 된다. 그리고 푸른색을 들였다. 가장 진한 색이 될 때까지 물들이기를 반복했다.

 

밀랍은 천에서 떨어지지 않고 살아남았다. 가장자리만 조금 미세한 금이 갔다. 끓는 물에 푸른색 천을 넣었다. 잠시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천을 움직이자 밀랍이 조금씩 녹아내렸다. 드디어 흰 꽃송이가 피어났다. 화포다. 

 

- 신상웅의 『쪽빛으로 난 길』들어가며 中-





'인디고 블루'

칠흑같은 어둠이 새하얀 달빛을 받아 보라빛이 서린 푸른 밤하늘을 닮은 색이다.


처음엔 온통 검정이나 진파랑으로 보이지만, 보면 볼수록 때론 푸르고 때론 자줏빛이 감돈다는 인디고 블루, 순우리말로는 쪽빛.

이 '쪽빛' 단 한가지 색에 미친 사람, 아니 사람들이 있었다. 



동양화를 전공한 저자는 일찍부터 염색 그것도 쪽을 이용하여 무명천을 쪽빛으로 물들이는 일에 매혹되었다. 딱히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었으리라. 말그대로 그냥 어떤 것에 마음이 홀려 버린 것('매혹')이다. 매혹엔 이성적인 판단도 합리적인 이유도 들어설 자리가 없지 않은가.


그저 쪽빛이 좋아 쪽빛 하나만 바라보고 걸어간 길이었으리라.


중국 구이저우의 소수민족인 먀오족을 만나고, 태국과 베트남 북쪽 산악지대에 흩어져 산다는 몽족을 찾아가는가하면, 일본의 교토까지 그의 발길은 이어졌다.


타박타박 발길 닿는대로 써내려간 그의 문장들은 객창감(客窓感)이 잔뜩 묻어나 있어 여행서로도 부족함이 없지만, 다양한 현지 정보나 멋스러운 여행지의 사진들을 기대한다면 번짓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은 셈이다. 


이 책은, 그런 책이 아니다.


해박한 지식을 늘어놓아 일반 독자를 주눅들게 만드는 문사들의 우쭐거림도 없고, 제멋에 혹은 경제적인 목적으로 자신의 행적을 자랑하거나 판매하려는 전문 여행꾼들의 감각적인 사진이나 달달한 문장들도 없다.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짧게 머물다 떠나는 이방인이야말로 전통적인 삶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폭력 그 자체라는 걸...

누구에게나 너무 절절해서 성스럽기까지 한 생존, 그 현장에 서있는 사람들을 향해 눌러대는 카메라 셔터는 모욕이라는 걸...



이 뿐만 아니다. 그는 전통과 혁신의 변증법적인 관계도 놓치지 않는다. 




시대는 늘 새로운 사고를 요구하고 그래서 현재는 늘 과거와 다투게 마련이다. 사람이든 문화든 마찬가지다. 게다가 미래라는 종잡을 수 없는 변수가 끼어들면 사태는 한층 복잡해진다. '전통'과 '혁신'이라는 케케묵은 질문을 피해 갈 수는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혁신은 변화에 대한 요구이며 변화는 생존과 직결된다. 그리고 그 시작은 전통이라는 우물, 깊이가 얕건 깊건 수량이 많건 적건 그곳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전통이라는 이름의 거미줄은 생각보다 질기고 촘촘하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해야 하는가. 루쉰 역시 그 문제에 직면했다. 루쉰이 전통의 모래밭에서 건져 올린 사금은 무엇이었을까. 그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는지 루쉰은 유언의 말미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서구인들은 임종이 다가오면 남에게 용서을 구하거나 자신도 다른 사람을 용서한다고 했다. 내게도 원한을 품은 자들이 많다. 만약 요즘 사람이 물어온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오랜 생각 끝에 나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그들이 맘껏 원망하도록 두자. 나 역시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 - 신상웅의 『쪽빛으로 난 길』213쪽 中-



'전통을 위해 혁신을 포기해서도 안 되며, 혁신을 위해 전통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그 둘이 치열하게 싸우도록 그냥 둬라!'


루쉰은 역시 루쉰이다.

루쉰의 작품들은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나 또한 읽지 않은 것과 같고, 읽지 않았음에도 읽은 것과 진배없다. 정좌하고 그의 작품을 읽으면 별재미 없고 주제파악도 쉽지 않지만, 이처럼 뜻밖의 곳에서 마주치게 되고 뜨거운 공명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우린 때때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하고, 정의내리려하며, 선택하려고만 하는 건 아닌지...

그냥 둬도 되는 일, 그냥 둬야 되는 일도 생각보다 많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 역시 전통을 지켜야한다는 거창한 의무감도 뭣도 아닌, 그냥 자신이 좋아서 쪽빛으로 난 길을 걸었다. 

그리고 자기와 같은 길을 걸었거나 걷고있는 사람들을 만났고, 무슨 대단한 결의나 약속도 없이 그저 눈빛만으로 서로 깊은 공감을 주고받았을 뿐이다.



자신과 결도 다르고 격도 달랐을 사람들....

같은 시간을 살면서도 전혀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그들에게 저자는 호기심도 존경심도 아닌, 똑같은 인간 대 인간으로 마음을 나누었으리라. 




(..........)




하늘을 올려다본다.

아무말도 아무것도 하고 싶은 않은, 그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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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 몸에 관한 어떤 散 : 文 : 詩
권혁웅 지음, 이연미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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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일컬어 '감각을 육화'하는데 전문인 시인이라고 하더라. 

과연 맞는 거 같다.

난, 그의 이름을... 그의 시들을... 최근에서야 접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신형철의 <느낌의 공동체>에서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의 <두근두근>과 김소연의 <마음사전>을 읽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함께 같이 읽게 되었다.

 

둘 다, 마음을 몸으로 표현하고.... 몸을 마음으로 등가시켜 표현하고 있었다. 어딘가 낯설다. 그래서 더 좋은 걸까? 그렇지도... 혹은 아닐지도...

 

흐릿한 빨강색 표지에 7~8cm는 족히 될 법해 보이는 두께의 <두근두근>은 시집이라기 보다는 낙서장(?) 혹은 메모장(?)에 더 가깝다. 시인 역시 이를 부인하지 않으며 시집 <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와 함께 읽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그래서 또 찾아봤다. <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를....

그랬더니, 몇 편의 시들이 통째로 건져올라왔다.

 

<섬-코1>

조그마한 향기에도 출렁이는 섬이 있다고 합시다

익사가 아니면 익명이라고 합시다

들고나는 일이 부등가교환이어서

한번 든 이들이 무덤처럼 쌓여갔다고 그래서

그곳이 무인도거나 선산 같은

위장전입한 주인의 몫이라고 합시다 그가 없는데도

물 풍선처럼 터지는 향기를 어떡해야 하겠습니까

멱 따는 소리로 꿀꿀대는 이 안절부절을

어디에 버려야 하겠습니까

 

 

<혀 끝에 맴도는 이름 -입술6>

그녀가 내 입안에서 윤곽을 이루었습니다

긴 머리카락이 식도를 타고 흐르거나

실개천에 놓인 징검돌처럼

젖은 얼굴이 만져지기도 했습니다

내가 더듬거릴 때마다

풀잎을 구르는 물방울처럼, 순식간에,

그녀가 무너졌습니다

그것은 수사(修辭)도 수격(手格)도 아니었으나

공들이지 않고서는

하나의 표정도 불러낼 수 없었습니다

성과 이름 사이 가로놓인

강물을 건너갈 수 없었습니다

한 번 이름 부르는 일이

어떤 이에겐 평생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지나간 후에야 다 이루는 일이었습니다

 

 

<내가 앉은 자리에 -엉덩이1>

내가 앉은 자리에 네가 거듭해서 앉는다면

휘말린 먼지들이 혹은 가라앉고 혹은 떠돌아

동심원 두 개가 고요하다면

거기에 내 손을 가만히 얹는다면

그 자리가 번져나가 끝내 너를 적신다면

 

 

 

역시, 시란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었다.

우선, 눈으로 바라본 다음, 마음으로 새긴다. 그리고 이것도 모자라거들랑 손으로 하나하나 짚어봐야한다.

손가락을 움직거려 시를 적어보니 새롭다. 그리고 좋다. 눈으로 읽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수위표>

네 머리카락은 검은 강물이다. 너를 쓰다듬을 때면 내 손에서 네가 흘러간다.

그때 내 손의 마디는 수위표(水位標)이다. 아, 나는 네게 이만큼 잠겼구나. 

 

<교차로>

길이 인생에 대한 은유라면, 교차로는 사랑에 대한 은유일 것이다.

 

<먼지의 길>

마음은 늘 비포장이었다. 왜 그리 불퉁거려야만 했을까.

 

<사랑을 건너가는 두 가지 방법>

첫 번째는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것. 횡단보도는 일종의 사다리다. 이곳의 사랑은 오래 기다리는 사랑이며, 천천히 조금씩 디뎌야 하는 사랑이며, 주어진 시간 안에 건너야 하는 사랑이다.

두 번째가 무단횡단이다. 이 사랑에는 이곳저곳도 없고 지금과 나중도 없으며 중앙선도 없다. 누가 건너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평생(平生)을 질러가는 덤프트럭과 붉은 티켓을 마련해둔 경찰을 피해야 하는 필생(畢生)이 있을 뿐이다.

 

<버짐나무에 핀 버짐처럼>

그렇게 마음이 번져가는 오후가 있습니다. 마른버짐을 쏟아내는 저 나무처럼 그늘진 오후가 있습니다. 틈틈히 햇빛을 허락하는 저 그늘처럼 성긴 마음이 있지요.

버짐의 경계는 희미합니다. 물을 잘못 뺀  청바지처럼 희미하지요. 제 풀에 풀어지는 것을 허락하는 오후입니다.

어떤 입술도 받아들인 것 같은 번짐이지요.

 

<백락과 천리마>

"세상에 백락(천리마를 알아보는 안목을 가진 명인)이 있은 연후에 천리마가 있는 것이다. 천리마는 항상 있지만 백락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다"(한유) 비단 인재(人才)에 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사랑에 빠진 자들은 모두 백락이다. 내가 그이를 발견했어, 그이처럼 착하고 멋지고 능력 있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은 없어. 그런 이가 왜 없겠는가. 그건 그이의 속성이 아니라 사랑의 속성이다. 천리마가 늘 있지만 백락이 항상 있는 것이 아니듯, 사랑할 만한 사람은 늘 있지만 그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다.

 

<실어증>

사랑에 빠진 자의 말은 점점 실어증을 닮아간다. 그의 말은 "당신을 사랑한다"는 짧은 단문으로 점점 축소되어간다.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어떤 말도, 그 말로 다 흘러들어간다. 그렇지 않은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고백에는 이전도 이후도 없다. 이전 말은 그 고백을 향해 가는 긴 정서적 논증의 과정이며, 이후 말은 그 고백을 추인하는 동어반복이다. 

 

<할증>

그리움에도 할증이 붙는다. 밤이 깊을수록 더욱더 생각난다고.

 

<엎질러진다는 것>

내 마음은 이런 것, 그 누군가 나를 건드린다면 언제라도 엎질러질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 그이는 어디에 있는가. 엎질러지는 내 앞에? 아니다, 그이는 내 엎질러짐 속에 있다. 

 

<안심>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 안쪽에 있는 것, 그것이 안심(安心)이다.

 

<비트박스>

아, 그이가 내게 걸어왔어요. '두근두근'이 발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란 걸 그때 처음으로 알았어요.

.

.

.

이 책 제목이 '두근두근'이다.

설마...? 싶어 찾아보니 두근두근은 부사로 '몹시 놀라거나 불안하여 자꾸 가슴이 뛰는 모양'이란다.

두근두근 울려대는 마음을 뚜벅뚜벅 소리내는 발(足)로 육화(肉化)시켰다.

아, 기가 막히는구나!

 

나, 지금...

두근거린다.

그의 시가 뚜벅뚜벅 내 마음 속으로 걸어들어오니 마음이 두근두근...두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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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김재진 지음 / 시와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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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싯구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의 김재진 시인의 시는 '치유와 위안'이다. 

 

 

나의 치유는

너다.

달이 구름을 빠져나가듯

나는 네게 아무것도 아니지만

너는 내게 그 모든 것이다.

모든 치유는 온전히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

아무것도 아니기에 나는

그 모두였고

내가 꿈꾸지 못한 너는 나의

하나뿐인 치유다.   -김재진, <치유>-

 

 

'나는 네게 아무것도 아니지만 너는 내게 그 모든 것'이라는 문장에 오래도록 눈길이 머문다.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이런 거겠지...

'나'로 가득차 있던 마음의 방을 비우고 그곳에 '너'의 자리를 만드는 거...

 

비우려면 마음의 문을 열지 않으면 안 돼...

나를 지키기 위해 꼭꼭 닫아 걸었던 그 문을...

문이 열리면, 미처 '너'가 당도하기도 전에 세찬 비바람이 먼저 들이닥치지...

 

그래도 괜찮겠니...?

아파도 괜찮겠니...?

 

그래도 괜찮다면, 진짜 사랑인 거야.

 

 

시인은 바로 이 순간을 말하고 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아픔을 사랑하는 것'이라서, 아픈 것이고...

'그 사람 전체를 받아들이는 것'이라서, 힘겨운 것이며....

또한 '그 사람의 우주를 받아들이는 것'이라서, 두려운 것이라고...

 

그래도,

괜찮다고...

아프고 힘겹고 두려워도 괜찮다고...

사랑으로 아픈 이 순간, 괜찮다고...

 

 

 

그리고...

이어서, 또 다시 내 눈길이 오래도록 머문 시들...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을 가장 많이 닮았어.

 

 

 -<그 산에 다시 갈 수 있을까?>-

 

사랑하지 않기 위해 사랑을 감추고

마음 아프지 않기 위해 마음을 감추고

더 이상 감출 것 없는 생의 끝에서

끊어진 울음 따라 마음 누르는

네가 숨 가쁜 탄식이라면

오래된 탄식이 만날 침묵이라면

내가 바친 기도는 메마른 숲.

아무것도 더 해볼 수 없어 울음 누를 때

늦도록 꽃 못 피운 산이라네.

 

 

-<슬픔의 나이>-

 

별똥별 하나 떨어진다 해서

우주가 가벼워지는 건 아니다.

내가 네게로부터 멀어진다 해서

내 마음이 가벼워지는 건 아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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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 - 위대한 문학작품에 영감을 준 숨은 뒷이야기
실리어 블루 존슨 지음, 신선해 옮김 / 지식채널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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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서평집이다.

원제를 보니 『Dancing with Mrs, Dalloway』 직역하면, '댈러웨이 부인과 춤을' 정도가 되려나... ? <댈러웨이 부인>이란 버지니아 울프(Adeline Virginia Woolf)의 장편 소설 제목인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저자인 실리어 블루 존슨(Celia Blue Johnson)는 출판 편집자로 19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영미 소설을 중심으로 총 55편의 작품과 작가를 다루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어렵거나 현학적인 문학평이나 작품론은 절대로 아니고,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작가의 실제 삶을 주로 다루고 있다. 비록, 영미권에 국한되어 있긴 하지만 세계적으로 이름난 작가들의 작품들을 다루고 있어 한국인에게도 매우 친근하고 흥미롭게 읽힐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와 <007 시리즈>가 모두 소설이 원작이란 사실을 처음 알았고, 단 한편의 작품만을 남긴 것으로 유명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의 마거릿 미첼(Margaret Mitchell)과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 』의 하퍼 리(Harper Lee)는 전혀 다른 이유로 소위 '단 한편의 작가'로 남게 되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이 밖에도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여류시인 정도로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실비아 플라스(Sylvia Plath)에게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벨 자(bell jar)』라는 소설작품이 있다는 것과 『몽테 크리스토 백작(The Count of Monte Cristo)』『닥터 지바고(Doktor Zhivago)』『안나 카레니나(Anna Karenina)』『제인 에어(Jane Eyre)』등이 그 당시 일어났던 실제사건들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이 덧붙여져 탄생했다는 사실 또한 놀라웠다.

 

그러고 보면, 작가란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남들도 다 아는 이야기를 요리조리 짜맞추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최소한 한두 편의 소설 속 주인공처럼 살다 가지만, 정작 자신이 한편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란 사실은 새까맣게 잊어버리곤 한다. 위대한 작가에게 영감을 주었던 이야기 속의 실제 주인공들이 자신의 삶이 명작으로 재탄생하여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작가란 바로 남들이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현실 속에서 이야기를 건져내는 사람들이다. 마치, 별 볼일 없는 시꺼먼 갯벌 속에서 조개와 게, 낙지 등을 건져 올리는 것처럼...

 

 

나는 종종 타인의 독서일기라 할 수 있는 서평집 등을 통해 앞으로 읽을 책들을 결정하곤 하는데, 이 책을 통해서도 아주 요긴한 정보를 얻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작품 55편을 중심으로 개인적 취향과 더불러 독서 계획을 짜봤더랬다.

 

 

#_01 번쩍스치는 황홀한 순간

 

 -안나 카레니라_레프 톨스토이

 

이 책은 꼭 읽어야겠다.

1872년 1월, 안나 스테파노바 피로고바라는 여인이 톨스토이 자택 근처의 기차역 선로에 뛰어들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알고보니 그녀는 톨스토이와 같은 마을에 살고 있는 남자와 내연 관계였단다. 그런데 그 남자가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자 급기야 이를 비관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톨스토이는 이 여인을 불쌍히 여겨 주인공 이름을 '안나'라고 짓고, 그 외모는 알렉사드르 푸슈킨의 딸 마리아 하르퉁의 모습으로 그렸단다.

 

 

-호빗_J.R.R. 톨킨

 

바로 얼마 전에 아주 재밌게 읽은 책이다.  톨킨이 C.S 루이스와 함께 '잉클리스'라는 문학 동아리 회원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있으나, 둘 사이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좋았던 건 아닌 것 같다. 오히려 경쟁관계였을지도...

 

 

-동물농장_조지 오웰

 

공산주의 특히 소련의 위선적 모습을 가장 신랄하게 지적한 책이라 하겠다.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Eric Arthur Blair)다. 조지 오웰이 작가가 된 배경은 다소 특별했다.

실리어 블루 존슨이 밝히지 않은 그 특별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젊은 시절 조지 오웰(George Orwell) 은 대영제국주의 경찰로 식민지인 미얀마에 파견 근무를 하던 중, 우연히 코끼리 한마리를 사살하게 된다. 코끼리 한마리가 난동을 피운다는 소식을 접한 조지 오웰이 현장에 도착하니 코끼리는 이미 흥분을 가라앉히고 얌전히 풀을 뜯고 있었다. 그는 그냥 뒤돌아설 수도 있었지만 현장에 모여있는 미얀마인들에게 자신의 '권위'를 보여주기 위해 코끼리를 향해 총 한발을 쏜다. 그런데 단번에 죽었으면 좋았을 코끼리가 죽지 않고 30분 넘게 몸부림을 치다가 결국은 죽고 만다. 바로 이순간, 조지 오웰은 권위에 복종하여 불필요하게 살아있는 생명을 빼앗은 자신의 행동에 깊은 충격을 받는다.

그후, 조지 오웰은 작가가 되어 '권위에 복종하는 인간의 미숙한 자아'에 끝없는 경종을 울린 바 있다.

나는 비록 이 책을 읽은 기억은 없지만, 이 책이 전하는 주제만큼은 잘 알고 있다.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_C.S 루이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호빗을 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루이스 캐럴과 C.S 루이스를 혼동했더랬다.

이 작품은 톨킨의 <반지의 제왕>과 함께 3대 환타지 문학 중 하나로 손꼽히는 <나니아 연대기> 일곱 작품 중 한 작품이다. 

올 한해 목표가 환타지 문학에 제대로 입성하는 것이니만큼 올해가 다 가기 전에 읽어보리라. 

 

 

-백 년 동안의 고독_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이 작품은 대학 시절 읽었는데, 읽는 도중 스토리가 이해되지 않아 아무런 재미도 느끼지 못했던 작품이다. <그리스인 조르바> 역시 남들은 명작으로 손꼽고 있지만 나에겐 재미없어 읽다가 포기한 책이다.

 

 

 

#_02 이야기는 또 다른 이야기를 낳고

 

-프랑켄슈타인_메리 셀리

 

 

나는 그동안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괴물을 만든 박사의 이름이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작품의 작가가 글쎄 남성이 아닌 여성이란다!

역시 선입견은 무섭고도 무서운 것인가 보다. 어째서 나는 그동안 끔찍한 괴물이나 잔인한 살인자가 등장하는 작품들은 하나같이 남성이 만들어냈다고 단정지었던 걸까? 이 두가지 사실만으로도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읽어봐야겠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_루이스 캐럴

 

너무 너무 유명한 작품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와는 인연이 별로 없는 듯...

어렸을때도 나는 이런 류의 만화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더랬다. 이 작품 역시 남다른 비하인드 스토리를 갖고 있다.

잘 알다시피, 루이스 캐럴은 옥스퍼드에서 수학을 가르쳤다. 학장으로 새로 부임한 헨리 리델 가족이 옥스퍼드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캐럴은 헨리의 네 자녀(해리, 로리나, 앨리스, 에디스)와 친분을 맺게 된다. 캐럴은 특히 셋째 앨리스를 가장 아꼈다고 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는 루이스 캐럴이 네명의 아이들과 함께 배를 타고 템즈 강을 탐험하면서 즉석해서 만들어 들려준 이야기라고 한다.

이 책엔 없지만 내가 알기론 어린 앨리스에 대한 캐럴의 관심이 집착에 가까워지자 아이들의 부모는 더 이상 아이들과 캐럴이 어울리지 못하게 한다. 그후 캐럴은 앨리스를 떠올리며 이 이야기들을 종이에 옮겼고 앨리스가 성년이 되자 정식으로 청혼했으나 거절 당했다고 한다.

 

 

-파리 대왕_윌리엄 골딩

 

이 작품은 십대 시절에 읽고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1984년 노벨수상작으로 선정된 작품이고, 나 역시 그당시 사춘기에 막 접어든 나이로 이 책을 접했던 것 같다. 어떻게 이 작품이 우리집 서가에 꽂히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내가 빌리지도 사지도 않았음은 확실하다. 

줄거리를 살펴보니, 제대로 기억나는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니까 나에게『파리 대왕(Lord of the flies)』이란 작품은 '명작' '고전'으로만 가슴 깊이 기억될 뿐, 왜 명작이고 고전인지는 모르는 셈이다. 이런 책은 반드시 다시 읽어봐야 한다.

 

 

#_03 현실 속, 그와 그녀의 이야기

 

-오만과 편견_제인 오스틴

 

『제인 에어』를 비롯해서 당시 우리집 책꽂이에 꽂혀 있던 두툼한 명작들을 어렵사리(?) 읽은 후부터는 왠지 모르게 제인 오스틴 작품에는 손이 잘 안 간다.

여성적이고 섬세한 심리묘사와 배경묘사등은 종종 읽는 이들을 질리게 만들지 않던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읽어야겠다.

 

 

-톰 소여의 모험_마크 트웨인

 

어렸을 적 내가 즐겨보던 TV만화영화 중 하나였다.

미국 작가인 마크 트웨인(Mark Twain)은 종종 영국의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와 비견되는 인물이다. 후자가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작품속에 고스란히 반영했다면, 전자는 '개척'과 '모험'으로 상징되는 미국의 19세기를 그려 널리 사랑받았다.

우디 앨런(Woody Allen)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에서 주인공 길이 1920년대로 돌아가 헤밍웨이와 나누던 대화 중, "미국문학은 허클베리 핀(Huckleberry Finn)에서 출발한다"라고 하는 부분이 나온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톰 소여의 모험』의 후속작 같은 작품이지만 작품성으로 보나 이후 현대문학에 끼친 영향으로 보나, 『톰 소여의 모험』을 훨씬 능가한다. 그러므로 마크 트웨인의 명실상부한 대표작은 바로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라 하겠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우디 앨런도 인정한 사실을 실리어 블루 존슨이 거부한 이유를 모르겠다. 그녀는 왜 '허클베리 핀' 대신 '톰'을 선택한 걸까?

 

 

-셜록 홈즈_아서 코난 도일

 

셜록 홈즈 시리지는 읽고 싶으나 너무 방대해서 솔직히 엄두가 안난다.

참!

아서 코난 도일이 의대를 졸업한 의사란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간호사 출신이었던 애거사 크리스티와  마찬가지로 코나 도일 역시 추리범죄소설 작가로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둘 다 자신이 갖고 있던 의학적 전문지식으로 약품과 신체구조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살인과 범죄를 계획하고 묘사하는게 훨씬 쉽웠을테니 말이다. 

 

 

-댈러웨이 부인_버지니아 울프

 

버지니아 울프는 후대 여성에게 알게 모르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가라 하겠다. 아마도 템즈강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지... (근데, 작가와 작품의 뒷이야기를 풀어놓은 이 책에서는 이 점이 언급되지 않은 게 다소 이상하다.) 한편, 그녀의 작품은 난해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댈러웨이 부인』의 경우엔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다. 읽어봐야겠다.

앞에서 밝혔다시피, 이 책의 원제가 <Dancing with Mrs,Dalloway>로 보아, 실리어 블루 존슨 역시 이 작품을 무척 좋아했던 것 같다. 도대체 어떤 점이 그렇게 좋았기에 자신의 책제목으로 삼을 만큼 매료되었던 걸까? 

 

 

-위대한 개츠비_F. 스콧 피츠제럴드

 

이 작품은 학창시절 학교 필독도서로 읽은 것 같다. 그런데 줄거리나 내용은 전혀 기억에 없는 것으로 보아 조금도 감동받지 못한 것 같다. 이런 작품들은 예전에 한번 읽었다는 점 때문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실제론 안 읽은 것이나 진배없는대도 말이다. 

성인이 되어 다시 읽어봐야 할 명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를 보고는 더욱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과 바다_어니스트 헤밍웨이

 

나는 일찍이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를 아시나요?"라는 질문을 입에 달고 산 적이 있었더랬다.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았던 자유분방함과 삶에 대한 치열한 열정 및 여유로움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시니컬(cynical)한 자세까지 헤밍웨이야말로 내 마음 속 영웅이다.

역시나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에서도 멋진 멘트를 날리더라.

두 말 하면 잔소리다.

나에게 이 세상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이미 읽은 사람과 앞으로 읽을 사람으로...

 

 

-닥터 지바고_보리스 파스레르나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함께 조만간 최대한 빨리 읽을 예정이다. 영화 역시 수십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너무 명작이라서 그런지 여전히 리메이크 되지 않은 작품 중 하나다. 아닌게 아니라 그 어떤 감독이 이 작품을 다시 만들어보겠다고 섣불리 나설 수 있겠는가.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레르나크 역시『닥터 지바고』단 한편의 장편소설만을 남겼다.

 

 

#_04 어둠 속 저편, 영감이 떠오르다

 

 

-몽테 크리스토 백작_알렉상드르 뒤마

 

반드시 그것도 최대한 빨리 읽고 싶다. 올초, 도서관의 비치 상황을 보니 모두 5권으로 이루어져 있어 머뭇거리다 대출하지 못한 작품이다. 한번에 5권씩 대출이 되는데 언제나 다른 책이 대출된 상태라서 5권을 통째로 빌릴 수가 없었더랬다.

 

 

-죄와 벌_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사춘기 끄트머리에 읽었다. 이 작품 뿐만 아니라 『악령』『백치』『카라마조프의 형제들』등 도스토예프스키(Dostoevski)의 4대 명작은 다 읽어보았다. <죄와 벌> 역시 실제 일어났던 사건 속에서 작가가 영감을 얻어 탄생한 작품이란다. 소위 '이야기 거리'를 위해 프랑스 법정을 뒤지고 다니던 도스토예프스키는 아주 이례적인 사건 하나를 접하게 된다. 

피에르-드랑수와 라스네르라는 박식하고 자의식 넘치며 조금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진정한(?) 살인마를 만나게 된다. 지금으로 치면 '사이코패스' 성향의 인물이라고 볼 수 있겠으나 도스토예프스키는 여느 범죄자와는 확연히 달랐던 그의 모습 속에서 문학적 영감을 찾았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으나 도스토예프스키 역시 알콜과 도박으로 점철된 삶을 살다갔으니 범죄자처럼 '정상'이라고 할 순 없는 인물이다.

그렇지만 잘 알다시피, 도스토예프스키를 빼놓고는 문학을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그는 20세기 현대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거장이다. 작품 못지 않게 작가 역시 호기심과 궁금증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키는 인물이다.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의 도스토예프스키 평전을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

 

 

-앵무새 죽이기_하퍼 리

 

내 인생의 10대 명작 중 하나다. 

아마도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에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더랬다. 그런데 작가인 하퍼 리와 이 작품이 탄생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는 다시 들어도 여전히 재밌고 신기할 따름이다. 그녀는 자비심(?) 넘치는 친구 부부가 생일 선물로 1년치 생활비를 준 덕분에 자신의 처녀작이자 마지막 작품을 쓸 수 있었다.

실리어 블루 존슨에 따르면, 얼마전 하퍼 리가 한 인터뷰에서 왜 두번째 작품을 발표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바보가 되느니 차라리 침묵하겠다'라고 했단다.

첫작품이 예상을 뛰어 넘어 대성공을 거두면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이 매우 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특히, 20대라는 나이는 때이른 예상치 못한 성공이 약이 되기보다는 독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하퍼 리야말로 그 전형이라 하겠다.

 

 

#_05 영감을 찾아 떠난 위대한 여정

 

-모비 딕_허먼 멜빌

 

이 작품도 읽고 싶다. 거대한 꼬리지느러미로 사람을 들어올려 새하얀 빙하 위로 내동댕이 치던 영화의 한 장면이 너무도 강하게 남아 있다. 참고로, 작가는 한때 고래잡이 선원으로 일한 바 있으며, 18세기 초중반 고래잡이가 성행할 당시, 남미 칠레 연안의 모카 섬 인근에서 어마어마한 향유고래 한마리가 포착되었다. 이름은 모카 딕! 하먼(Herman Melville)의 작품 『모비 딕(Moby Dick)』은 바로 모카 딕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었다. 

 

 

-야성의 부름_잭 런던

 

이 책은 이 서평집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골드 러쉬(Gold Rush)'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과 '개'의 시선으로 전개된다는 점이 매우 흥미를 끌었다.

'야성의 외침' '야성이 부르는 소리'등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는 것으로 봐서 매우 재미있는 작품일 것 같다. 여러 출판사에 의해 여전히 새롭게 번역/출판된다는 건, 그만큼 여전히 무시못할 독자들이 존재한다는 방증이니까...

 

 

-제인 에어_샬롯 브론테

 

대학 입학시험에 합격한 후, 읽은 책이다. 그러니까 고3 겨울방학이라고 해야겠다.

그 당시 나는 대학에 합격했다는 기쁨보다는 집안 가득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로 인해 질식할 것만 상황에서 도망치고 또 도망쳤더랬다. 책 속으로... 책 속으로...

<제인 에어> 역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 두개를 서로 섞어 만들어낸 작품이란다.

그 당시 리즈라는 도시에 사는 부부의 이야기가 널리 회자되었단다. 내용인 즉, 가정교사였던 아내가 남편에게 이미 또 다른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두 여자가 서로의 존재를 모르도록 철저히 이중생활을 해왔던 남편이란 사람은 첫번째 아내가 정신병을 앓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노라고 변명을 했단다. 한편, 영국 헤더세이지를 방문했던 샬롯 브론테(Charlotte Bronte)는 그곳에서 가까운 '노스 리스 홀'이라는 귀족의 영지에 얽혀 있는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된다. 사연인 즉, 안주인이 정신병자 취급을 받아 저택의 어느 방에서 감금된 채 생활을 하다가 불이 났는데도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었다는 것이었다.  

샬롯 브론테는 이 두가지 사건을 뒤섞어 '제인 에어(Jane Eyre)'를 창조했던 것이다.

 

 

마의 산_토마스 만

 

역시 『제인 에어』를 읽을 즈음 읽었던 작품이다. 토마스 만(Thomas Mann)의 대표작이긴 하지만 『베니스에서의 죽음(death in venice)』 을 더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고 나도 그중 하나다. 독특하고 남다른 분위기로 주제의식이 빛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_06 내 삶의 현장의 곧 이야기다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_마거릿 미첼

 

이 나이되도록 아직 원작을 접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슬프고 후회스럽다. 원작과 영화를 다 섭렵(?)해야겠다. 그런데 언제가 좋을까? 이번 봄...? 아니면 다가올 여름에...?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_켄 키지

 

처음 알았다. 영화의 원작이 있다는 사실을...

기쁘다.

검색해 보니 영화와 책 모두 있구나!

 

 

-생쥐와 인간_존 스타인 벡

 

존 스타인 벡(John Steinbeck) 의 『분노의 포도(The Grapes of Wrath)』을 대학 시절 읽었다. 아마도 절친의 추천으로 읽게 된 듯...

줄거리를 언뜻 보니 범상치 않다. 선과 악을 구분하지 못하는 장애인이 일으킨 범죄는 무죄인가? 아니면 유죄인가? 라는 아주 철학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명문대(스탠포드) 재학 중이었던 작가가 세상을 배운 곳은 강의실이 아니라 고된 노동의 현장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존 스타인 벡은 잊을 수 없는 사건 하나를 목격한다. 

스타인 벡과 같은 농장에서 일하던 일꾼 하나가 해고되었다. 그러자 평소 그를 잘 따르고 좋아하던 약간 지능이 떨어지던 또 다른 일꾼이 친구를 잃은 분노와 충격에 사로잡혀 길길이 날뛰다가 농장주의 배를 쇠스랑으로 찔러버린 사건이었다. 이 끔찍한 살인 현장에 있었던 스타인 벡은 '누가 미처 말릴 틈도 없이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라고 회고했다. 그후, 스타인 벡은 선과 악을 구별하지 못하는 자에 의한 악행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가슴에 담고 살게 된다. 그리고 탄생한 작품이 바로 『생쥐와 인간(of mice and men) 』이다. 이런 작품이 있다는 사실 하나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이 낯선(?) 서평집을 읽은 가치로는 충분하다.

 

 

-카지노 로얄_이언 플레밍

 

생소한 제목의 이 작품은 영화 <007>의 원작으로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이 1,2차 세계대전 시 영국 첩보국 소속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단다.

2011년도에 번역 출판된 책이 있으니 읽어봐야겠다. 

영화와는 색다른 재미와 감동이 배어 있을 듯...

특히, 실리어 블루 존슨이 요약해 놓은 줄거리를 보니, 마지막 결말이 너무 마음에 든다.

 

 

-벨 자_실비아 플라스

 

테드 휴즈(Ted Hughes)의 아내로 자신의 데뷰 소설인『벨 자(bell jar)』가 출간된지 일주일만에 생을 마감했다. 나는 일찍이 그녀의 작품과 자살 이유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자살 방식에 커다란 충격을 받은 바 있다. 그녀는 남편 테드 휴즈의 외도 사실에 절망한 나머지 가스오븐에 자신의 머리를 집어 넣은 채 밸브를 열었다.

실리어 블루 존슨의 설명에 따르면, 그녀가 죽은 테드 휴즈는 그녀의 상속인 자격으로 그녀의 시와 일기를 발표했는데,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대거 삭제했다는 바판에 시달렸고, 그녀의 묘지에 새겨진 '휴즈'라는 그의 성 또한 집요하게 지워지는 수모를 당했단다. 그리고 그에 대한 또 다른 놀라운 사실 하나는 실비아 플라스와 이혼한 후 결혼한 애시어 웨빌도 몇 년 후 플라스와 똑같은 방법으로, 자살했다고 한다. 어린 딸과 함께....

참고로, 실비아 플라스의 작품명 '벨 자(bell jar)'는 진공상태의 실험용 유리병을 뜻하는데, 그녀에게 세상은 숨 쉴 공기조차 허락되지 않는 '벨 자' 같은 답답한 곳이었음을 상징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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