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 - 위대한 문학작품에 영감을 준 숨은 뒷이야기
실리어 블루 존슨 지음, 신선해 옮김 / 지식채널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흥미로운 서평집이다.

원제를 보니 『Dancing with Mrs, Dalloway』 직역하면, '댈러웨이 부인과 춤을' 정도가 되려나... ? <댈러웨이 부인>이란 버지니아 울프(Adeline Virginia Woolf)의 장편 소설 제목인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저자인 실리어 블루 존슨(Celia Blue Johnson)는 출판 편집자로 19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영미 소설을 중심으로 총 55편의 작품과 작가를 다루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어렵거나 현학적인 문학평이나 작품론은 절대로 아니고,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작가의 실제 삶을 주로 다루고 있다. 비록, 영미권에 국한되어 있긴 하지만 세계적으로 이름난 작가들의 작품들을 다루고 있어 한국인에게도 매우 친근하고 흥미롭게 읽힐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와 <007 시리즈>가 모두 소설이 원작이란 사실을 처음 알았고, 단 한편의 작품만을 남긴 것으로 유명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의 마거릿 미첼(Margaret Mitchell)과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 』의 하퍼 리(Harper Lee)는 전혀 다른 이유로 소위 '단 한편의 작가'로 남게 되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이 밖에도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여류시인 정도로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실비아 플라스(Sylvia Plath)에게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벨 자(bell jar)』라는 소설작품이 있다는 것과 『몽테 크리스토 백작(The Count of Monte Cristo)』『닥터 지바고(Doktor Zhivago)』『안나 카레니나(Anna Karenina)』『제인 에어(Jane Eyre)』등이 그 당시 일어났던 실제사건들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이 덧붙여져 탄생했다는 사실 또한 놀라웠다.

 

그러고 보면, 작가란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남들도 다 아는 이야기를 요리조리 짜맞추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최소한 한두 편의 소설 속 주인공처럼 살다 가지만, 정작 자신이 한편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란 사실은 새까맣게 잊어버리곤 한다. 위대한 작가에게 영감을 주었던 이야기 속의 실제 주인공들이 자신의 삶이 명작으로 재탄생하여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작가란 바로 남들이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현실 속에서 이야기를 건져내는 사람들이다. 마치, 별 볼일 없는 시꺼먼 갯벌 속에서 조개와 게, 낙지 등을 건져 올리는 것처럼...

 

 

나는 종종 타인의 독서일기라 할 수 있는 서평집 등을 통해 앞으로 읽을 책들을 결정하곤 하는데, 이 책을 통해서도 아주 요긴한 정보를 얻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작품 55편을 중심으로 개인적 취향과 더불러 독서 계획을 짜봤더랬다.

 

 

#_01 번쩍스치는 황홀한 순간

 

 -안나 카레니라_레프 톨스토이

 

이 책은 꼭 읽어야겠다.

1872년 1월, 안나 스테파노바 피로고바라는 여인이 톨스토이 자택 근처의 기차역 선로에 뛰어들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알고보니 그녀는 톨스토이와 같은 마을에 살고 있는 남자와 내연 관계였단다. 그런데 그 남자가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자 급기야 이를 비관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톨스토이는 이 여인을 불쌍히 여겨 주인공 이름을 '안나'라고 짓고, 그 외모는 알렉사드르 푸슈킨의 딸 마리아 하르퉁의 모습으로 그렸단다.

 

 

-호빗_J.R.R. 톨킨

 

바로 얼마 전에 아주 재밌게 읽은 책이다.  톨킨이 C.S 루이스와 함께 '잉클리스'라는 문학 동아리 회원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있으나, 둘 사이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좋았던 건 아닌 것 같다. 오히려 경쟁관계였을지도...

 

 

-동물농장_조지 오웰

 

공산주의 특히 소련의 위선적 모습을 가장 신랄하게 지적한 책이라 하겠다.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Eric Arthur Blair)다. 조지 오웰이 작가가 된 배경은 다소 특별했다.

실리어 블루 존슨이 밝히지 않은 그 특별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젊은 시절 조지 오웰(George Orwell) 은 대영제국주의 경찰로 식민지인 미얀마에 파견 근무를 하던 중, 우연히 코끼리 한마리를 사살하게 된다. 코끼리 한마리가 난동을 피운다는 소식을 접한 조지 오웰이 현장에 도착하니 코끼리는 이미 흥분을 가라앉히고 얌전히 풀을 뜯고 있었다. 그는 그냥 뒤돌아설 수도 있었지만 현장에 모여있는 미얀마인들에게 자신의 '권위'를 보여주기 위해 코끼리를 향해 총 한발을 쏜다. 그런데 단번에 죽었으면 좋았을 코끼리가 죽지 않고 30분 넘게 몸부림을 치다가 결국은 죽고 만다. 바로 이순간, 조지 오웰은 권위에 복종하여 불필요하게 살아있는 생명을 빼앗은 자신의 행동에 깊은 충격을 받는다.

그후, 조지 오웰은 작가가 되어 '권위에 복종하는 인간의 미숙한 자아'에 끝없는 경종을 울린 바 있다.

나는 비록 이 책을 읽은 기억은 없지만, 이 책이 전하는 주제만큼은 잘 알고 있다.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_C.S 루이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호빗을 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루이스 캐럴과 C.S 루이스를 혼동했더랬다.

이 작품은 톨킨의 <반지의 제왕>과 함께 3대 환타지 문학 중 하나로 손꼽히는 <나니아 연대기> 일곱 작품 중 한 작품이다. 

올 한해 목표가 환타지 문학에 제대로 입성하는 것이니만큼 올해가 다 가기 전에 읽어보리라. 

 

 

-백 년 동안의 고독_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이 작품은 대학 시절 읽었는데, 읽는 도중 스토리가 이해되지 않아 아무런 재미도 느끼지 못했던 작품이다. <그리스인 조르바> 역시 남들은 명작으로 손꼽고 있지만 나에겐 재미없어 읽다가 포기한 책이다.

 

 

 

#_02 이야기는 또 다른 이야기를 낳고

 

-프랑켄슈타인_메리 셀리

 

 

나는 그동안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괴물을 만든 박사의 이름이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작품의 작가가 글쎄 남성이 아닌 여성이란다!

역시 선입견은 무섭고도 무서운 것인가 보다. 어째서 나는 그동안 끔찍한 괴물이나 잔인한 살인자가 등장하는 작품들은 하나같이 남성이 만들어냈다고 단정지었던 걸까? 이 두가지 사실만으로도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읽어봐야겠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_루이스 캐럴

 

너무 너무 유명한 작품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와는 인연이 별로 없는 듯...

어렸을때도 나는 이런 류의 만화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더랬다. 이 작품 역시 남다른 비하인드 스토리를 갖고 있다.

잘 알다시피, 루이스 캐럴은 옥스퍼드에서 수학을 가르쳤다. 학장으로 새로 부임한 헨리 리델 가족이 옥스퍼드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캐럴은 헨리의 네 자녀(해리, 로리나, 앨리스, 에디스)와 친분을 맺게 된다. 캐럴은 특히 셋째 앨리스를 가장 아꼈다고 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는 루이스 캐럴이 네명의 아이들과 함께 배를 타고 템즈 강을 탐험하면서 즉석해서 만들어 들려준 이야기라고 한다.

이 책엔 없지만 내가 알기론 어린 앨리스에 대한 캐럴의 관심이 집착에 가까워지자 아이들의 부모는 더 이상 아이들과 캐럴이 어울리지 못하게 한다. 그후 캐럴은 앨리스를 떠올리며 이 이야기들을 종이에 옮겼고 앨리스가 성년이 되자 정식으로 청혼했으나 거절 당했다고 한다.

 

 

-파리 대왕_윌리엄 골딩

 

이 작품은 십대 시절에 읽고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1984년 노벨수상작으로 선정된 작품이고, 나 역시 그당시 사춘기에 막 접어든 나이로 이 책을 접했던 것 같다. 어떻게 이 작품이 우리집 서가에 꽂히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내가 빌리지도 사지도 않았음은 확실하다. 

줄거리를 살펴보니, 제대로 기억나는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니까 나에게『파리 대왕(Lord of the flies)』이란 작품은 '명작' '고전'으로만 가슴 깊이 기억될 뿐, 왜 명작이고 고전인지는 모르는 셈이다. 이런 책은 반드시 다시 읽어봐야 한다.

 

 

#_03 현실 속, 그와 그녀의 이야기

 

-오만과 편견_제인 오스틴

 

『제인 에어』를 비롯해서 당시 우리집 책꽂이에 꽂혀 있던 두툼한 명작들을 어렵사리(?) 읽은 후부터는 왠지 모르게 제인 오스틴 작품에는 손이 잘 안 간다.

여성적이고 섬세한 심리묘사와 배경묘사등은 종종 읽는 이들을 질리게 만들지 않던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읽어야겠다.

 

 

-톰 소여의 모험_마크 트웨인

 

어렸을 적 내가 즐겨보던 TV만화영화 중 하나였다.

미국 작가인 마크 트웨인(Mark Twain)은 종종 영국의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와 비견되는 인물이다. 후자가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작품속에 고스란히 반영했다면, 전자는 '개척'과 '모험'으로 상징되는 미국의 19세기를 그려 널리 사랑받았다.

우디 앨런(Woody Allen)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에서 주인공 길이 1920년대로 돌아가 헤밍웨이와 나누던 대화 중, "미국문학은 허클베리 핀(Huckleberry Finn)에서 출발한다"라고 하는 부분이 나온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톰 소여의 모험』의 후속작 같은 작품이지만 작품성으로 보나 이후 현대문학에 끼친 영향으로 보나, 『톰 소여의 모험』을 훨씬 능가한다. 그러므로 마크 트웨인의 명실상부한 대표작은 바로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라 하겠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우디 앨런도 인정한 사실을 실리어 블루 존슨이 거부한 이유를 모르겠다. 그녀는 왜 '허클베리 핀' 대신 '톰'을 선택한 걸까?

 

 

-셜록 홈즈_아서 코난 도일

 

셜록 홈즈 시리지는 읽고 싶으나 너무 방대해서 솔직히 엄두가 안난다.

참!

아서 코난 도일이 의대를 졸업한 의사란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간호사 출신이었던 애거사 크리스티와  마찬가지로 코나 도일 역시 추리범죄소설 작가로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둘 다 자신이 갖고 있던 의학적 전문지식으로 약품과 신체구조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살인과 범죄를 계획하고 묘사하는게 훨씬 쉽웠을테니 말이다. 

 

 

-댈러웨이 부인_버지니아 울프

 

버지니아 울프는 후대 여성에게 알게 모르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가라 하겠다. 아마도 템즈강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지... (근데, 작가와 작품의 뒷이야기를 풀어놓은 이 책에서는 이 점이 언급되지 않은 게 다소 이상하다.) 한편, 그녀의 작품은 난해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댈러웨이 부인』의 경우엔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다. 읽어봐야겠다.

앞에서 밝혔다시피, 이 책의 원제가 <Dancing with Mrs,Dalloway>로 보아, 실리어 블루 존슨 역시 이 작품을 무척 좋아했던 것 같다. 도대체 어떤 점이 그렇게 좋았기에 자신의 책제목으로 삼을 만큼 매료되었던 걸까? 

 

 

-위대한 개츠비_F. 스콧 피츠제럴드

 

이 작품은 학창시절 학교 필독도서로 읽은 것 같다. 그런데 줄거리나 내용은 전혀 기억에 없는 것으로 보아 조금도 감동받지 못한 것 같다. 이런 작품들은 예전에 한번 읽었다는 점 때문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실제론 안 읽은 것이나 진배없는대도 말이다. 

성인이 되어 다시 읽어봐야 할 명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를 보고는 더욱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과 바다_어니스트 헤밍웨이

 

나는 일찍이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를 아시나요?"라는 질문을 입에 달고 산 적이 있었더랬다.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았던 자유분방함과 삶에 대한 치열한 열정 및 여유로움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시니컬(cynical)한 자세까지 헤밍웨이야말로 내 마음 속 영웅이다.

역시나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에서도 멋진 멘트를 날리더라.

두 말 하면 잔소리다.

나에게 이 세상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이미 읽은 사람과 앞으로 읽을 사람으로...

 

 

-닥터 지바고_보리스 파스레르나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함께 조만간 최대한 빨리 읽을 예정이다. 영화 역시 수십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너무 명작이라서 그런지 여전히 리메이크 되지 않은 작품 중 하나다. 아닌게 아니라 그 어떤 감독이 이 작품을 다시 만들어보겠다고 섣불리 나설 수 있겠는가.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레르나크 역시『닥터 지바고』단 한편의 장편소설만을 남겼다.

 

 

#_04 어둠 속 저편, 영감이 떠오르다

 

 

-몽테 크리스토 백작_알렉상드르 뒤마

 

반드시 그것도 최대한 빨리 읽고 싶다. 올초, 도서관의 비치 상황을 보니 모두 5권으로 이루어져 있어 머뭇거리다 대출하지 못한 작품이다. 한번에 5권씩 대출이 되는데 언제나 다른 책이 대출된 상태라서 5권을 통째로 빌릴 수가 없었더랬다.

 

 

-죄와 벌_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사춘기 끄트머리에 읽었다. 이 작품 뿐만 아니라 『악령』『백치』『카라마조프의 형제들』등 도스토예프스키(Dostoevski)의 4대 명작은 다 읽어보았다. <죄와 벌> 역시 실제 일어났던 사건 속에서 작가가 영감을 얻어 탄생한 작품이란다. 소위 '이야기 거리'를 위해 프랑스 법정을 뒤지고 다니던 도스토예프스키는 아주 이례적인 사건 하나를 접하게 된다. 

피에르-드랑수와 라스네르라는 박식하고 자의식 넘치며 조금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진정한(?) 살인마를 만나게 된다. 지금으로 치면 '사이코패스' 성향의 인물이라고 볼 수 있겠으나 도스토예프스키는 여느 범죄자와는 확연히 달랐던 그의 모습 속에서 문학적 영감을 찾았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으나 도스토예프스키 역시 알콜과 도박으로 점철된 삶을 살다갔으니 범죄자처럼 '정상'이라고 할 순 없는 인물이다.

그렇지만 잘 알다시피, 도스토예프스키를 빼놓고는 문학을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그는 20세기 현대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거장이다. 작품 못지 않게 작가 역시 호기심과 궁금증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키는 인물이다.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의 도스토예프스키 평전을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

 

 

-앵무새 죽이기_하퍼 리

 

내 인생의 10대 명작 중 하나다. 

아마도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에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더랬다. 그런데 작가인 하퍼 리와 이 작품이 탄생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는 다시 들어도 여전히 재밌고 신기할 따름이다. 그녀는 자비심(?) 넘치는 친구 부부가 생일 선물로 1년치 생활비를 준 덕분에 자신의 처녀작이자 마지막 작품을 쓸 수 있었다.

실리어 블루 존슨에 따르면, 얼마전 하퍼 리가 한 인터뷰에서 왜 두번째 작품을 발표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바보가 되느니 차라리 침묵하겠다'라고 했단다.

첫작품이 예상을 뛰어 넘어 대성공을 거두면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이 매우 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특히, 20대라는 나이는 때이른 예상치 못한 성공이 약이 되기보다는 독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하퍼 리야말로 그 전형이라 하겠다.

 

 

#_05 영감을 찾아 떠난 위대한 여정

 

-모비 딕_허먼 멜빌

 

이 작품도 읽고 싶다. 거대한 꼬리지느러미로 사람을 들어올려 새하얀 빙하 위로 내동댕이 치던 영화의 한 장면이 너무도 강하게 남아 있다. 참고로, 작가는 한때 고래잡이 선원으로 일한 바 있으며, 18세기 초중반 고래잡이가 성행할 당시, 남미 칠레 연안의 모카 섬 인근에서 어마어마한 향유고래 한마리가 포착되었다. 이름은 모카 딕! 하먼(Herman Melville)의 작품 『모비 딕(Moby Dick)』은 바로 모카 딕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었다. 

 

 

-야성의 부름_잭 런던

 

이 책은 이 서평집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골드 러쉬(Gold Rush)'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과 '개'의 시선으로 전개된다는 점이 매우 흥미를 끌었다.

'야성의 외침' '야성이 부르는 소리'등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는 것으로 봐서 매우 재미있는 작품일 것 같다. 여러 출판사에 의해 여전히 새롭게 번역/출판된다는 건, 그만큼 여전히 무시못할 독자들이 존재한다는 방증이니까...

 

 

-제인 에어_샬롯 브론테

 

대학 입학시험에 합격한 후, 읽은 책이다. 그러니까 고3 겨울방학이라고 해야겠다.

그 당시 나는 대학에 합격했다는 기쁨보다는 집안 가득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로 인해 질식할 것만 상황에서 도망치고 또 도망쳤더랬다. 책 속으로... 책 속으로...

<제인 에어> 역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 두개를 서로 섞어 만들어낸 작품이란다.

그 당시 리즈라는 도시에 사는 부부의 이야기가 널리 회자되었단다. 내용인 즉, 가정교사였던 아내가 남편에게 이미 또 다른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두 여자가 서로의 존재를 모르도록 철저히 이중생활을 해왔던 남편이란 사람은 첫번째 아내가 정신병을 앓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노라고 변명을 했단다. 한편, 영국 헤더세이지를 방문했던 샬롯 브론테(Charlotte Bronte)는 그곳에서 가까운 '노스 리스 홀'이라는 귀족의 영지에 얽혀 있는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된다. 사연인 즉, 안주인이 정신병자 취급을 받아 저택의 어느 방에서 감금된 채 생활을 하다가 불이 났는데도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었다는 것이었다.  

샬롯 브론테는 이 두가지 사건을 뒤섞어 '제인 에어(Jane Eyre)'를 창조했던 것이다.

 

 

마의 산_토마스 만

 

역시 『제인 에어』를 읽을 즈음 읽었던 작품이다. 토마스 만(Thomas Mann)의 대표작이긴 하지만 『베니스에서의 죽음(death in venice)』 을 더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고 나도 그중 하나다. 독특하고 남다른 분위기로 주제의식이 빛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_06 내 삶의 현장의 곧 이야기다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_마거릿 미첼

 

이 나이되도록 아직 원작을 접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슬프고 후회스럽다. 원작과 영화를 다 섭렵(?)해야겠다. 그런데 언제가 좋을까? 이번 봄...? 아니면 다가올 여름에...?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_켄 키지

 

처음 알았다. 영화의 원작이 있다는 사실을...

기쁘다.

검색해 보니 영화와 책 모두 있구나!

 

 

-생쥐와 인간_존 스타인 벡

 

존 스타인 벡(John Steinbeck) 의 『분노의 포도(The Grapes of Wrath)』을 대학 시절 읽었다. 아마도 절친의 추천으로 읽게 된 듯...

줄거리를 언뜻 보니 범상치 않다. 선과 악을 구분하지 못하는 장애인이 일으킨 범죄는 무죄인가? 아니면 유죄인가? 라는 아주 철학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명문대(스탠포드) 재학 중이었던 작가가 세상을 배운 곳은 강의실이 아니라 고된 노동의 현장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존 스타인 벡은 잊을 수 없는 사건 하나를 목격한다. 

스타인 벡과 같은 농장에서 일하던 일꾼 하나가 해고되었다. 그러자 평소 그를 잘 따르고 좋아하던 약간 지능이 떨어지던 또 다른 일꾼이 친구를 잃은 분노와 충격에 사로잡혀 길길이 날뛰다가 농장주의 배를 쇠스랑으로 찔러버린 사건이었다. 이 끔찍한 살인 현장에 있었던 스타인 벡은 '누가 미처 말릴 틈도 없이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라고 회고했다. 그후, 스타인 벡은 선과 악을 구별하지 못하는 자에 의한 악행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가슴에 담고 살게 된다. 그리고 탄생한 작품이 바로 『생쥐와 인간(of mice and men) 』이다. 이런 작품이 있다는 사실 하나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이 낯선(?) 서평집을 읽은 가치로는 충분하다.

 

 

-카지노 로얄_이언 플레밍

 

생소한 제목의 이 작품은 영화 <007>의 원작으로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이 1,2차 세계대전 시 영국 첩보국 소속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단다.

2011년도에 번역 출판된 책이 있으니 읽어봐야겠다. 

영화와는 색다른 재미와 감동이 배어 있을 듯...

특히, 실리어 블루 존슨이 요약해 놓은 줄거리를 보니, 마지막 결말이 너무 마음에 든다.

 

 

-벨 자_실비아 플라스

 

테드 휴즈(Ted Hughes)의 아내로 자신의 데뷰 소설인『벨 자(bell jar)』가 출간된지 일주일만에 생을 마감했다. 나는 일찍이 그녀의 작품과 자살 이유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자살 방식에 커다란 충격을 받은 바 있다. 그녀는 남편 테드 휴즈의 외도 사실에 절망한 나머지 가스오븐에 자신의 머리를 집어 넣은 채 밸브를 열었다.

실리어 블루 존슨의 설명에 따르면, 그녀가 죽은 테드 휴즈는 그녀의 상속인 자격으로 그녀의 시와 일기를 발표했는데,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대거 삭제했다는 바판에 시달렸고, 그녀의 묘지에 새겨진 '휴즈'라는 그의 성 또한 집요하게 지워지는 수모를 당했단다. 그리고 그에 대한 또 다른 놀라운 사실 하나는 실비아 플라스와 이혼한 후 결혼한 애시어 웨빌도 몇 년 후 플라스와 똑같은 방법으로, 자살했다고 한다. 어린 딸과 함께....

참고로, 실비아 플라스의 작품명 '벨 자(bell jar)'는 진공상태의 실험용 유리병을 뜻하는데, 그녀에게 세상은 숨 쉴 공기조차 허락되지 않는 '벨 자' 같은 답답한 곳이었음을 상징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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