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심리전략 27 - 심리전을 좌우하는 은밀한 기술
글로리아 벡 지음, 안미현.김혜숙 옮김 / 더난출판사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독서목록에 없던 책이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하여 읽게 된 책인데 자기개발서라고 하기엔 지나치리만큼 노골적이고 처세술이라고 하기엔 상당히 구체적이고 과학적이기까지 하다. 저자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수사학에 대해 강의를 할 기회가 많았단다. <금지된 수사학>이 원제목인 이 책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독일인 저자답게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한 점이 눈에 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승자의 처세술 27가지'는 사실 성공한 사람들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취하는 행동 패턴에 다름 아니다. 다만 여기에 전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비도덕적'으로 비춰질 뿐이다.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다른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보고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타인의 행동을 유도하려는 것은 인간의 본성 아니겠는가. 온-오프 라인에 난무하는 광고들과 근사한 공약을 외치는 정치인들은 어쩌면 모두 남들보다 먼저 글로리아 벡이 주장하고 있는 전략을 사용하여 부와 명예 그리고 권력을 쟁취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지나치게 순진한 사람들에게는 타인에게 이용당하지 않기 위한 일종의 '예방주사'로서의 역할을 하며, 성공에 대한 야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목표 달성에 근접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주는 '지도'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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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의존 전략


상 대방의 약점이나 부족한 점을 파악한 후, 그 점을 보완해주는 적극적인 후원자로 나선다. 컴퓨터 작업이라든가 업무의 한 부분일수도 있다. 일단, 사소한 것이지만 상대방이 스스로 완성할 수 없다면 후원자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도움을 받았고 또 앞으로도 도움을 받고자한다면 상대방은 어쩔 수 없이 당신의 요구(혹은 명령)를 거부할 수 없게 된다. 이 전략을 활용할 때 주의할 점은 상대방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만큼 너무 많은(?) 도움을 줘서는 안되며, 다른 대안 예를들면 또 다른 후원자를 찾도록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반대로, 이와 같은 의존 전략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업무상 독립성을 갖추고 감정적 거리감을 유지해야 한다.


02 구원자 전략


'가해자는 언제나 구원자의 탈을 쓰고 나타난다'는 말이 있다.

대 화 참여자들을 분석해 보면 세 가지 행동패턴을 보이다고 한다. 즉, 희생자 역할을 하는 사람, 구원자 역할을 하는 사람 그리고 가해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이와 같은 역할분담은 주로 높은 사람이 가해자 역할을 맡고 직위가 낮은 사람이 피해자 역할을 도맡지만 언제나 항상 이와 같은 공식이 성립되는 건 아니다.


구원자 전략은 상호성의 규칙이 철저하게 적용된다. 즉, 우리가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 그에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누군가로부터 절실하게 무언가를 얻고자 한다면 당사자를 의도적으로 희생자로 만든 후 구원자로 나서는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한편, 구원자 전략에 희생당하지 않으려면 구원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사전에 의도하지 않았다면 구원자의 행동에는 그 어떠한 불순한 의도도 담겨 있지 않으므로 그다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만약 호의를 베풀 가능성이 매우 적은 사람이 뜻밖에도 구원자로 자진하여 나섰다면 분명 '불순한 의도'가 감춰져 있음을 감지하고 말려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03 아부 전략


효 과적인 아부는 서열을 전제로 한다. 아부 전략은 결국 높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해 마지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이기 때문이다. 서열이 높은 사람 중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사람에게 아부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단, 아부도 세련되게 해야지 '아첨꾼'으로 낙인 찍혀버린다면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않는다. 필요이상으로 과장하지 않고 눈에 띄지 않게 제스처와 표정을 사용한다. 적절하게 자신의 장점을 어필하되 경우에 따라선 겸손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만약 아부 대상이 당신의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면 겸손하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당신의 실제 능력을 알지 못한다면 조용한 처신이나 겸손은 불필요하다. 이때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신을 알리는 것이 좋다.


아 부의 위력은 대상자의 말에 무조건 찬성이기보다는 대상자가 하고 싶은 말이나 생각들을 미리 예상한 후, 먼저 살짝 어필해주는 '센스'가 중요하다. 생각해보라! 자신의 말에 항상 'Yes'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그와 같은 행동에 고마움을 느낄 사람이 얼마나 많겠는가.


04 카리스마 전략


다 른 사람을 조정하는 리더가 되려면 카리스마를 갖고 있어야 한다. 카리스마의 어원은 'charizesthai'로 '기꺼이 주다' ''선사하다' 등의 뜻이 내포되어 있다. 즉, 자신의 이익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처럼 보여 다른 사람의 경탄을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카리스마'의 본질이다. 추종자들은 대부분 출신배경, 사회적 지위, 연령대 등이 엇비슷하다. 특별하게 행동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보란듯이 코웃음을 치고 새로운 명령을 내린다. 관습을 깨는 생각으로 관심을 집중시키고 모든 관료주의를 거부하는 척 하라. 실제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거부하는 '척'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사소한 이익을 좇지 말고 실제 한 행동 이상의 댓가를 받지 말라. 카리스마를 얻기 위해서는 예측불가능한 행동을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뭔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행동이나 말은 상대방을 혼란에 빠뜨리고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카리스마 전략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타인의 예측불허한 행동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된다. 상대방의 의도를 꿰뚫어 본다면 정신적 혼란이나 불안한 상태에 빠지지 않게 되어 심리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다. 오 히려 카리스마 전략을 펼치는 당사자는 자신의 의도가 먹혀들지 않는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불편하게 생각할 것이다. 만약, 카리스마 전략을 펼치는 당사자가 추종자를 거느리면서 권력을 발휘한다면 그의 카리스마 전략을 인정하는 쪽에 서는 것이 거부하는 것보다 유리하다.  


05 박수부대 전략


'성공한 사람이란 많은 업적을 이룬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목적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사람이다.'

박 수부대 즉 당신을 지지해주고 의견에 찬성해줄 사람들을 얻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라. 그들에게 아부하고 매수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압력을 가하라. 그러나 그들을 적으로 만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박수부대는 당신의 대변자 노릇도 대신해주기 때문이다. 박수부대는 서로 서로 기꺼이 '도구'가 되어주지만 진심으로 그들을 믿어서는 안된다. 어디까지나 목적을 위해 전략적으로 박수부대를 동원했을 뿐이니까.


06 소문 전략


소 문 전략 역시 목적 달성을 위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주 채택되는 전략이다. 소문은 간접적으로 교묘하게 전개하지 않으면 부메랑이 되어 자신을 공격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말고 암시만 하거나 추측적 표현을 사용해며, 모두가 아는 사실에 약간의 첨가를 덧붙이기만 해야 한다. 


소문 전략은 '적'이 아닌 가장 가까운 사람에 의해 저질러진다.  나의 사생활과 습관등을 공유하는 혹은 공유했던 사람들이 나에 대해 안좋은 소문을 떠벌리고 다니기 쉽다. 그러므로 친구를 믿고 너무 많은 정보나 사생활을 오픈해선 안된다.


07 그룹 전략


개인보다 집단의 힘은 강한 법이다. 개인 플레이를 하려는 사람들은 종종 집단의 힘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다. 물론, 그룹 전략이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건 누구나 '왕따'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따돌림 당하지 않기 위해 종종 집단의 이름 뒤에 숨어 원치 않는 행동을 한다. 누 군가에게 어떤 행동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 그룹 전략을 펼치려 한다면 우선 그를 당신이 속한 집단의 일원이 되도록 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때 그룹은 오랫동안 유지되는 조직인 경우도 있지만 일시적으로 만들어졌다 흩어지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야구경기장에 모여 같은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서로 특별히 연결되어 있는 조직 구성원은 아니지만 일치된 행동을 하는 경향이 크다.


그룹 전략은 일명 '공모자 전략'이라고 할 수도 있다. 공모자를 만들어 버리는 것만큼 효과적으로 상대방의 행동과 심리를 조정할 수 있는 것도 없다. 


08 예방주사 전략


예방주사 전략은 반론 앞에서도 상대방이 흔들림없이 당신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고수하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이제까지 믿어 왔거나 고수해오던 생각에 의문을 갖게 하는 말을 듣게 되면 자신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논거를 찾는  경향이 있다. 바로 이 논거를 제시해 주고 더욱 공고히 해주기만 한다면 상대방은 잘못인 줄 알면서도 자신의 행동이나 생각을 멈추거나 수정하지 않게 된다.


이와 같은 전략에 희생당하지 않으려면 '내가 언제나 옳다'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 지금까지의 행동이나 입장을 바꾸면 사람들 앞에서 바보가 되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 따위는 깨끗히 잊는 게 좋다. 평생동안 후회하느니 하루동안 바보가 되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은가. '잠깐만요!" "제 생각이 틀렸어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마음이 바뀌었어요!"라고 과감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용기요, 자신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지 않는 지혜이다. 물건을 사고 후회한 적이 있는가. 잘못 구입했다면 적극적으로 교환에 나선 적이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예방주사전략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09 이미지 관리 전략


첫인상의 중요성은 예상보다 훨씬 크다.

실제로 능력을 갖고 있느냐의 여부보다는 그런 능력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 기 연출법을 숙지하고 의도한 대로 스스로를 포장해야 한다. 마주칠 대상에게 어떤 첫인상을 남길 것인지 미리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다면 이미 이미지 관리 전략의 고수라고 할 수 있다. 첫인상이 이후에 수정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초두효과'라고 한단다.


이미지 관리 전략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상대방의 외모나 보이는 모습에 지나친 감정 이입은 금물이다. 감정적으로 거리감을 유지한다면, 상대방이 가꾼 이미지로 매우 중요한 정보를 꿰뚫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화려하게 꾸몄다면 그 사람은 실제로 겉모습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고, 반대로 외모를 가꾸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는 실제로 보여지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능력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교수라면 당연히 이정도의 차량에 이정도의 차림일 것이다'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난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상당한 실력을 갖추었거나 아니면 외모에 지나치게 둔감한 사람일 것이다. 만약 후자라면 그 사람 앞에서 자신의 외모를 훌륭하게 가꾸는 전략은 그다지 큰 효과를 발휘하지 않을 것이다.


이 미지 관리는 상당히 피곤한 일이고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이미지 관리에 치중한 나머지 진짜 자신의 실력을 관리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 매일 언제나 완벽한 모습을 유지할 수 없더라도 기본은 유지해야 한다. 예를들면, 날씬하고 균형잡은 체형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과 비지니스를 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가 끔씩 멋진 스타일로 나타나 '평소에는 편한 옷차림이지만 언제든지 마음만 먹는다면 세련되게 연출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 아무도 당신의 후줄그레한 옷차림을 보고 함부로 무시하거나 비웃을 수 없다.


10 음모 전략


음모는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음모자, 대상자 그리고 상황에 따라 제외될 수도 있는 제3의 인물이다. 음모자는 대상자보다 지위가 낮거나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라서 음모 전략은 실제 실력으로는 대상자와 견줄 수 없을 때 채택된다. 음 모는 폐쇄된 집단의 구성원일 때에만 작동한다. 집단의 권력 구조가 단단하고 집단 내에서 개개인의 위치가 확고할 때 음모의 효과가 발휘된다. 가족이나 정치권과 같은 비교적 폐쇄적인 환경에서 음로 효과가 성공적으로 나타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1 대조 전략


'단체미팅에 못생긴 친구를 섭외하는 이유'가 바로 전형적인 대조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의 판단력은 주변 환경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대조 전략은 광고 마케팅의 대표적인 전략 중 하나다. 한 명품 숍 쇼윈도에 1000만원 짜리 가격표가 붙은 가방 옆에 400만원짜리 가격표를 붙인 가방을 함께 디스플레이 하면 400만원짜리 가방이 날개 돋힌 듯이 팔려 나간다. 사람들은 1000만원대 가방이 주로 전시되고 판매되는 이 숍에서 400만원이면 엄청 싸게 느껴져 '땡 잡았다!'라는 느낌을 갖고 함부로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땡잡은 건 소비자가 아니라 판매점이다.


언어적으로도 대조 전략은 필요하다.

" 연말에 감원이 있을 겁니다. 실적이 나빠졌잖아요." 라는 말보다는, "다 알다시피 작년에 비해 올해 실적이 곤두박질쳤습니다. 연말까지 상황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감원은 피할수 없을지도 모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팀원의 반발을 줄이는데 훨씬 효과적이다.


"월급이 깎였어요"보다는 "다들 해고되는데 일자리를 지키는 것만도 다행이죠. 이런 상황에서 감봉은 당연히 감수해야죠. "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덜 비굴하고 더 세련되게 보인다.


12 설교자 전략


언 제나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는 것들이 있다. 약자를 도와주는 사람, 편견없는 사람, 외적인것보다는 내적인걸 중시하는사람 등등... 일단 공통점을 만들어라. 공통점이 있으면 친근감이 생기고 친근감은 호감과 신뢰감을 높여준다. 물론, 많은 사람앞에서 연설하는 도중 반발심을 보이는 청중도 있을 것이다. 이런 청중의 존재를 무시하면 큰 코 다칠 수 있다. 만약 이런 청중이 있다면 중요한 단어나 문장을 말하면서 단호한 표정으로 시선을 그윽하게 그 사람에게 던져 1~2초 정도 주시하여 일종의 '경고'를 할 수 있다. 그리고 효과적인 연설은 말하는 내용보다는 보여지는 이미지와 들리는 목소리 등이 훨씬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만약, 설교자 전략에 당하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불필요한 '수작(말을 주고 받음)'에 말려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다단계 등 뭔가 불분명한 모임에는 애시당초 참석을 하지 않고 낯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도 가급적 지양해야 한다. 요즘은 길을 묻거나 선의를 베풀거나 베풀게 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기도 하니 말이다.


13 채무감 전략


채 무감 전략은 한마디로 'give and take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심리학적으로는 바로 상호성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이런 '상호성의 법칙'에 입각하여 사회적 불문율에 따라 행동을 한다. 이런 사람들의 행동은 예측가능하고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조작도 가능하다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바로 '채무감 전략'이다.


채무감 전략의 첫단계는 선심을 베풀어 부담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선심을 베푼 후, 상대방이 이를 거부하려 하면 드러내고 불쾌감을 표시하고 화를 낸다. 그럼, 상대방은 선의를 무시하지 말라는 불문율에 따라 어쩔 수없이 당신의 선심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상대방이 선심을 받아들였다면  이제부터 상대방이 할 의무를 언급하면 된다. 물론, 의도는 불분명하게 살짝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노골적이면 거부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때, 상 대방이 요구를 거절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상대방이 받아들일수 없는 요구나 부탁을 먼저 한다. 상대방이 거절할 것이다. 이는 당연하다. 그 다음 얼마 뒤에 이번에는 진짜 요구를 상대방에게 한다. 그럼, 상대방은 지난번에 거절했다는 부채감으로 이번엔 왠만하면 받아들여줄 것이다. 채무감 전략의 진정한 효과는 바로 여기에 있다.


14 언어조작 전략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언어조작 전략이란 바로 같은 말이라도 어떤 표현을 쓰며 어떤 표정과 목소리로 언제(타이밍) 하느냐에 따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불가피한 것이라는 인상을 주거나 책임을 회피하려면 수동태와 비인격적인 표현을 사용한다.

ex1) 우리는 새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 새 프로그램이 개발되었습니다.

ex2) 우리는 그곳에서 사용되는 기술을 숙지하는데 소홀했습니다. -> 물론, 그곳에서 사용되는 기술이 충분히 숙지되지는 않았습니다.

ex3) 이로 인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 의사소통은 바로 이로 인한 결과였습니다.


' 침묵하기' 역시 효과적인 언어조작 전략이다. 침묵은 말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갖으며 상대방보다 우월함을 의미한다. 설령, 동료 사이일지라도 당신이 효과적으로 '침묵'한다면 당신은 상위 지위에 놓이는 반면 상대방은 하위 지위에 처해진다. 말을 짧게 하는 것 또한 침묵과 동일한 효과를 불러온다. 애매하게 말하면 상대방은 궁금증이나 의구심이 생기고 사안이 중요할수록 결국 불안감에 휩싸여 심리적으로 무장해제된다. 이때 당신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거나 필요한 행동을 하게끔 만들기 쉬워진다.   


' 로저스 트릭'이란 칼 로저스라는 미국의 정신과 의사가 주창한 것으로 환자가 전하는 언어적 비언어적 메시지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감정이입을 통해 그의 문제를 이해하며 그를 존중하고 높이 평가하는 태도를 말한다. 이런 방법은 상대방에게 공격의 빌미를 주고 싶지 않을때 특히 유용하다. 즉, 대화 할때 상대방이 한 말이나 행동 혹은 상대방이 알고 있는 것만을 되풀이하여 언급하면 된다.


이 밖에도 '헛물켜게 만들기'도 있다.

정신적 우월함을 드러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바로 '헛물켜게 만들기'이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뭔가 기대하게 만들고 이야기하게 만든 후, 더 이상 그 문제를 언급하지 않거나 관심을 두지 않는 척하는 것이다. 그럼, 상대방은 자신의 속마음을 들켰다는 마음에 부끄러움과 분노를 느끼면서 한수 아래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


언 어 뿐이 아니다.행동 역시 처음에는 관심 있는 척 하거나 친절한 제스터를 취한다. 상대방이 이에 호응하여 마찬가지로 관심이나 친절한 태도를 보이면 그 이후부터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불친절한 태도나 외면 혹은 냉담한 제스처를 보인다. 그럼, 상대방은 당황해하면서 자신이 뭔가 '잘못했나' 걱정을 하면서 심리적으로 동요하며 소위 '눈치'를 보게 된다.


언어조작 전략의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리액션'하거나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에 좌우되어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는, 한결같은 태도를 유지한다면 상대방이 오히려 제풀에 지치고 당신을 쉽지 않은 사람이라고 파악할 것이다.


15 희생양 전략


희 생양은 어느시대 어느사회에서나 있어왔다. 그러므로 만약 희생양 전략을 채택하려고 한다면 무엇보다도 '양심의 가책'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다. 옛부터 정치가 고위층 사람들 그 밖의 성공한 사람들이 애용해온 희생양 전략을 취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익과 도덕적으로 행동했을 때 얻게 되는 이익을 비교해 보라. 대표적인 희생양 전략으로는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는 것이다. 같은 서열이나 손 아랫사람을 희생양으로 삼아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책임에서 벗어나기도 하는데 이경우 희생양들은 대부분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인기가 없거나 아니면 튀는 사람(기억에 남는 사람) 혹은 힘이 없어 무리에 묻어가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조직이나 타인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사회성을 키우고 내 편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너무 나대지도 말아야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존재감 없이 너무 조용히 있어도 위험하다. 참고로, 희생양은 돈이나 기타 반대 급부로 매수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경우에는 나중에 탄로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16 매력 전략


매 력이란 반드시 아름다운 미인에게서만 나오는 건 아니다. 매력의 어원은 라틴어 attrahere 즉 '끌어당기다'라는 뜻에서 나왔다. 뻬어난 외모를 타고났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평범하거나 평범이하의 외모라할지라도 충분히 사람들에게 호감을 불러올수는 있다.


사람들은일반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

가 치관이 비슷하거나 출신 성분 동년배 성별 혹은 공간적으로 근접한 것 역시 호감을 불러온다. 단체미팅에서 사는 동네가 비슷한 경우 그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뛰어난 능력이나 바람직한 태도 등도 타인의 존경과 호감을 불러 오지만 무엇보다도 높은 자존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매력적이다'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들을 보면 한결같이 자존감이 높은 사람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17 권위 전략


권위는 복종을 불러온다. 그 유명한 스탠리 밀그램실험을 포함하여 많은 실험 결과 사람들은 제복(유니폼)이나 사회적으로 높은 신분 혹은 지위 등에 취약하다는 점이 들어났다. 그렇다면 권위는 어떻게 갖을 수 있을까.


일단, 권위는 직책에 의해서 생긴다.

이밖에도 개인적 권위도 있는데 흔히 '말발' 즉 무리안에서의 영향력이다. 남들보다 뛰어난 실력 혹은 기능을 갖추는 것이 개인적으로 권위를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실제 권위를 발휘함에 있어 반대자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자나 반대 의견이 있는 경우 무조건 복종할 비율은 10%정도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므로 권위에 도전받으면 가만 있지 말고 응수해야 한다. 그리고 약속이행을 받아내야 한다. 일명, '공약 효과'이다. 간결하고 짧게 요구(명령)하되 이유나 설명을 덧붙이지 않도록 한다.



18 불협화음 전략


인간은 내적 균형을 유지하려는 본능이 있다. 만약 이와같은 내적 균형이 깨지면 기분이 나빠지는데 심리학에서는 이를 '인지적 부조화' 혹은 '인지적 불협화음'이라고 한다. 누군가를 심리적으로 동요시키려면 불협화음 전략을 사용하면 된다. 상대방이 이미 결정했거나 선택한 사항에 대해 단점을 언급하거나 더 나은 것을 이야기 하라. 그럼, 상대방은 '안 그런 척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면서 동요한다' 이 때 당신은 상대방의 결정이나 선택이 더 낫다는 점을 들어 위로할수도 있고, 반대로 상대방의 심리적 갈등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내적 균형을 되찾은 상대방이 당신에게 호감을 느껴 당신의 편이 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것이고, 후자의 경우에는 내적 균형이 깨져 정신적으로 더욱 취약해진 상대방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불협화음 전략은 '선한 사람이 언제나 성공을 거두는 건 아니다'라는 인류의 경험에서 나온다.  이와 같은 전략의 희생자가 되지 않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자신을 위해 이 전략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보다 더 교활해지고 야비해지기 위해 연습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19 거짓 논거 전략


거짓 논거 전략은 옭고 그름을 판별하고 결정내리기를 주저하거나 어려워하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우선, 고비용 논거다. 고비용논거는 이미 많은 투자를 한 사람에게 앞으로 성공 가능성은 점점 낮아짐에도 불구하고 계속하도록 만들때 유효하다. 상대방이 당신을 신뢰하고 좋아할수록 상대방에게 잘못된 것에 확신을 갖도록 만들기 쉽다. 그러니까 가장 가까운 혹은 당신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펼쳤을때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 아니할 수 없다. 잔인하고 비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가? 어쩌면 바로 이렇기때문에 당신은 아직도 성공하지 못하고 평범한 것일지도 모른다.


ex1) 전체 비용 중에서 이미 투자한 비용의 비율이 높을수록 -> 이미 그렇게 많이 투자햇는데... 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기를 원합니까?

ex2) 투자나 행동이 이미 많이 진척되었을수록 -> 한 우물을 파라는 격언도 있습니다.

ex3) 상황에 대해 아는 것이 적고, 결정적 상황과 대안적 행동이 분명치 않을수록 -> 지금 그만 둔다면 돈을 모두 잃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계속 한다면 적어도 그 돈을 찾을 수 있는 기회는 있습니다.


그렇다!

되찾을 기회가 있을 뿐이지 되찾을 가망은 없다. 도박판에서의 '본전생각'이 떠오르지 않는가. 이 밖에도, 다수결 논거를 들이댈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예나 특별한 사례를 들어 상대방을 '낭떨러지'로 인도할 수 있다.


거짓논거전략의 희생자가 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바른 판단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독서와 배움을 통해 지혜와 안목을 갖추도록 노력을 게을리지 하지 말아야 한다.


20 친구 전략


친구전략은 오랜 생활 우정을 쌓아온 관계 즉, 진짜 친구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주위 사람들을 관찰한 후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개인적 손익 계산을 한 후,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일컫는다.

친 구전략을 통해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사람의 유형으로는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소위 '인기'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대인관계가 소원한 '은둔형 인간'의 경우에는 그들 통해 경제적 이익을 취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사람일수록 친구가 없기 때문에 당신을 진정한 친구라고 믿는다면 기꺼이 당신의 충실한 '손발'이 되어 줄지도 모른다. 기본적으로 은둔형은 다루기 쉬운 반면 인기있는 사람에게는 '친구전략' 이 쉽게 통하지 않는다.


우선, 자주 우연히 마주치는 것처럼 접촉 기회를 늘려라. 일명, '기억력 강화 전략'이다. 단계적으로 친숙해지면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유도질문을 통해 상대방의 욕구(욕망)을 파악한 다음 그 욕망을 만족시켜주거나 자극한다. 그러면 상대방은 서서히 당신에게 친밀감을 느끼면서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이때 서로 둘만이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나 비밀 언어 등을 갖고 있으면 매우 효과적이다. 상대방이 당신을 친구라고 믿는 순간 당신은 친구라는 관계를 이용하여 기꺼이 요구를 하라. '친구사이에 이 정도는 들어줘야 하는가 아니야'라는 식으로 말이다.


친구전략이 비열해 보일 수도 있지만, 주변을 한번 살펴본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친구전략을 통해 이익을 챙기고 있으며 또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친구전략의 희생자가 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잊지 말자! 퇴직금을 날리게 만들고 사업으로 패가 망신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친구때문이다. 그것도 진짜 믿어왔던 오래된 친구 말이다. 이 정도면 그저 알고 지내는 '지인(知人)'을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친구전략'은 누구나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이용하는 전략이 아닐까.


21 거짓말 전략


거짓말 전략은 당신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를 이용하는 것이다.

거 짓말은 하는 사람이 '진실'에 대해 책임감을 느낄때 생긴다. 진실에 대한 책임감을 강하게 느낀다면 거짓말 전략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 진짜 거짓말은 아무도 거짓말인지 모르는 완벽한 거짓말이다. 이때 거짓말은 진실로 둔갑하기 때문이다. 진실에 대한 규정이 철저한 집단일수록 진실을 엄격하게 고수하는 사람일수록 거짓말 전략이 유용하다. 진실에 그다지 연연해하지 않는 사람들은 거짓말 전략의 대상으로 부적합하다. 특히, 직업적으로 거짓말에 자주 노출되는 사람들 예들들면 세무조사원, 경찰, 탐정, 집달리, 식품위생국 공무원, 판사, 검사, 감독관, 전문 수사관 등이은 거짓말 전략에 쉽게 말려들지 않는다.


성공적인 거짓말을 위한 전제조건들

- 당신은 상대방의 관점에서 볼때, 신뢰할 만한 사람이어야 한다.

- 사실을 진술할 때의 모습을 완벽하게 모방할 수 있어야 한다.

- 과장, 무절제, 모순, 튀는 묘사나 자기연출 등을 피한다.

- 여유, 침착함, 자제 등을 통해 상대방의 순진함을 드러나게 한다.

- 거짓말의 세부 묘사가 정밀하고 확고하며 모순되지 않아야 한다.

- 거짓말의 동기는 자신만 알고 있어야 한다.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된다.

- 거짓말이 들통났을 경우 둘러댈 수 있는 악의적이지 않은 동기를 준비해 둔다.


22 동정심 전략


'동정심을 느끼는 사람은 부유해지지 못한다. 부유한 사람은 동정심을 느끼지 못한다.- 중국속담'

동 정심 전략은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일수록 효과적이다. 위기 상황을 연출하고 어린아이와 같은 특성을 부각시켜라. 감정적인 표현을 의도적으로 사용하여 도와주고 싶은 마음을 자극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눈물도 흘릴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동 정심 전략에 빠지지 않으려면 환경이나 현상이 아닌, 사실 자체를 바라보도록 노력한다. 그리고 동점심을 억누르도록 노력하고 작은 기부 행위를 통해 '희열'을 느끼지 않도록 주의한다. 기부 행위 역시 이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동정심'과 '면죄부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한다.


23 협박 전략


'가장 큰 교활함은 교활함을 감쪽같이 감추는 것이다.'라는 소제목이 매우 도발적이다.

' 협박 전략'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두려움(공포감)을 조장해서 요구를 관철시키거나 문제 해결사로서의 위치를 굳히는 것이다. 협박전략은 상대방을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거나 전체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만든다. 그리고 해결책을 제시하고(바로 이 점이 관철시키고자 하는 요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해결된 후에는 불안감과 긴장이 해소될 것임을 상대방에게 암시한다. 평소에는 최대한 친절하고 예의 바르게 굴되, 부정적인 감정을 무시하거나 극복해야 한다.


저자 글로리아 벡은 협 박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하려면 순진함 이용하기, 전략적으로 행동하기, 거짓말하기, 신뢰감 악용하기, 자유의지 무시하기, 인간을 목표 달성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기, 다른 사람의 고통을 무심하게 대하기와 같은 행동 방식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24 기억력 강화 전략


광고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전략이 바로 기억력 강화 전략이다. 똑같은 이미지로 기억되는 것은 거부반응을 불러올수도있지만 현실은 이와는 정반대다. 오히려 사람들은 익숙한 감정과 이미지에 편안함과 안도감을 느끼며 심지어는 깊은 충성심 즉 신뢰감까지 갖는다. 이런 인간의 심리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활발하게 이용하는 것이 바로 기업의 상품 광고라고 하겠다.


상 대방이 항상 일정한 시간 혹은 일정한 일이나 상황에서 당신을 떠올리도록 의도적으로 노력한다. 물론, 상대방이 지나다니는 장소에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우연히 마주친 것처럼 꾸미는 것 역시 전형적인 기억력 강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당연히 상대방으로 하여금 당신의 의도를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것이며 아부하거나 잘난 척 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기억력 강화 전략은 스스로 기회를 찾고 만드는 것과 같아서 매우 자연스럽고 도덕적으로도 별 문제가 없는 전략으로 심리적 부담감이 없으며무엇보다도 자신감 전략과 결합될 때 매우 성공적이라고 한다.


보험외판원이나 세일즈맨등이 한두번 거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히 찾아가는것이 바로 '기억력 강화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25 연상 전략


연상 전략은 상대방에게 원하는 느낌을 갖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말을 하는 것이다.

아로마 기법  즉 향기 역시 연상 전략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좋은 향기를 분출시킴으로서 좋은 기분 혹은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때문이다.



26 적대적 이미지 전략


사 회적 지위가 낮거나 소외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부정적 혹은 적대저인 분위기를 조성해서 영향력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특히, 군중심리나 불평불만을 표출하는 시위 집회등을 소집할 때 효과적으로 채택될 수 있는 전략이다.확실한 적(혹은 타도)이나 쟁취해야 할 목표를 구체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다음에는 행동 방향과 단계를 설정해 준다. 적대적 이미지 전략은 고도로 계산되어 진행되지 않으면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비난의 대상이 될수도 있을 것 같다.


교육 수준과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집단에서는 이와 같은 적대적 이미지 전략이 쉽게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27 기정사실화 전략


소위, 부추김 전략이다.

아진 물은 되담을 수 없고 한번 내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

상대방이 입장을 바꾸거나 발뼘하지 못하도록 공개적으로 말해서 기정사실화시키는 전략이다. 기정사실화 전략은 희생자 전략과 비슷한 면이 있다. 다만,  희생자 전략보다 정도가 훨씬 가볍고 악의적이지 않다는 점이 다를 뿐, 전략이 전개되는 매커니즘은 매우 흡사하다. 일단 무리나 집단의 힘을 이용하여 '오늘은 누가 산다는데!'하고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럼, 무리의 다른 사람들 역시 자신이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동조할 가능성이 커진다.


수동적으로 즉 어쩔 수 없이 약속을 하도록 만든다. 물론, 이때 여러 사람 앞일수록 대상자가 약속을 이행할 가능성이 커진다. 적극적으로 부추기고 격려의 말을 잊지 않는다. 누구나 한번쯤은 이와 같은 전략의 희생자가 되어본 적이 있듯이 반대로 이와 같은 전략을 활용한 경험도 있을 것이다.


기정사실화 전략의 희생자가 되지 않으려면 남보다 한발 앞서 이 전략을 타인에게 써먹는다.

공격이 곧 방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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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세상 - 개인의 삶과 사회를 바꿀 33가지 미래상
중앙일보 중앙SUNDAY 미래탐사팀 지음 / 청림출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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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앞으로 10년후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분명 기술적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진보하겠지만 SF영화처럼 인류의 삶 자체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인류의 진화 속도는 기술 진보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세상은 디지털화되었지만 인간은 여전히 아날로그적이다. 

삶의 방식은 변화하겠지만 희노애락으로 대변되는 인간의 심성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10년전에도 그랬고 10년후에도 그럴 것이다.

 

중앙일보 중앙SUNDAY 미래탐사팀이 엮은 <10년후 세상>은 10년 후 미래에 대해 매우 현실적으로 접근한 책이다. 거창한 장밋빛 미래보다는 개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 1, 건강과 웰빙 2, 가정과 사회 3, 문화와 교육 4, 첨단기술 5, 소셜미디어 6, 환경과 에너지 7, 글로벌 세상 등 총 일곱 파트로 나누어  세계화, 양극화, 개인화, 고령화로 특징지어지는 10년후 세상을 그려내고 있다. 

 

1, 건강과 웰빙: 10년후 인간은 지금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훨씬 더 오래살 것이다. 암, 치매 등 난치병으로 알려진 병들이 하나씩 정복될 것이고, 인공심장 등 인간의 생존을 도와주는 기구들이 발명되면서 소위 '사이보그'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2, 가정과 사회: 결혼제도는 점점 더 설 자리를 잃게 되면서 존폐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 대신 동거와 결혼의 중간 단계인 '파트너혼(婚)'이 새롭게 등장한다. 결혼이 남녀의 사랑을 법의 테두리안에 꽁꽁 묶어 둔 것이라면 동거는 그 반대이다. 반면, '파트너혼'은 결혼처럼 법적으로 의무가 강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동거처럼 법적인 보호나 구속력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법적인 효력을 갖춘 일종의 계약으로 계약을 맺은 남녀 당사자는 계약에 따라 각자 독립적인 지위를 유지하면서 결혼한 부부와 똑같은 생활방식과 서로에 대한 의무를 다하되 한쪽이 더 이상 계약을 지속하고자 하는 의사가 없다면 계약은 자연스럽게 효력을 잃는, 다소 '느슨한 결혼제도' 로 이해할 수 있겠다. 

 

남녀간 성벽이 사라지면서 '출근하는 아빠와 전업주부 엄마'라는 남녀 역할에도 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쇼핑은 더욱 더 편리해지고 인터넷화 될 것이다.

 

3, 문화와 교육: 세계적인 대학 교수의 강의를 인터넷 혹은 강의실의 동영상 플렛폼을 통해 접하게 되면서 경쟁력 없는 교수의 강의는 폐강되고 창의성 없는 교수는 조교와 같은 역할자로 전락하고 만다.  직업 분야에서는 '녹색'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그린칼라'가 새롭게 등장하고 세계적으로는 종교의 역할이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중국의 종교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첨단과학을 품에 안은 의학은 점점 더 발전하여 '사이보그'의 출현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될 것이다. 장례문화 역시 '납골장'에서 '자연장'등으로 친자연화 추세를 보이게 된다.

 

4, 첨단기술: 바야흐로 인류는 '내 손안의 PC시대'에서 '내 손으로 만들어지는 세상'으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해주는 로봇이 등장하고  IT와 결합한 교통과 치안은 더욱 안전해지고 편리해질 것이다. 감성까지 갖춘 '인공지능'과 '인간'의 차이는 그저 영혼의 유무에 불과해진다.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로봇과 사랑에 빠지는 인간의 이야기가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가 될지도 모른다.

 

5, 소셜미디어: 수평적 소통과 집단지성이 새로운 사회 권력으로 부상할 예정이다. 직흥적이고 감각적인 인물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시적인 '스타'로 군림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그만큼 빨리 스타로 부상한 만큼 순식간에 추락할 가능성도 크다. 사람들은 이와같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욕망하고 욕망을 발산한다. TV는 더 한층 진화하여 바보상자가 아닌 요술상자로 변신할 예정이다.

 

6, 환경과 에너지: 공장의 굴뚝은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게 된다. 화학공장은 철저한 친환경 조처들로 인해 더 이상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대명사가 아니다. 식물의 독특한 특징인 광합성을 인공적으로 만든 인공광합성 기술을 이용하여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에 대처하게 된다. 그리고 고갈될 염려가 없는 인류 최대의 에너지원인 태양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태양 에너지를 활용한 각종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모발굵기의 10만분의 1인 나노기술이 산업혁명을 선도하게 된다.

 

7, 글로벌 세상: 세계화로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격차는 좁혀졌으나 한 나라 안에서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된 예정이다. 중산층이 몰락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10년후에는 중산층의 몰락과 양극화 현상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향후 10년후의 글로벌 지도는 중국을 빼놓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중국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국의 공산당은 '독점' 대신 '타협'을 선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각 국가 간의 격차는 좁아지는 반면 한 국가 안에서의 격차는 확대된다는 예측은 대니얼 앨트먼의 <10년 후 미래>에서의 주장과 일치한다. 그렇다면, 사회 양극화란 피할 수 없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란 말인가?


한편, 100년 전에 '있는 사람들'에게 세계일주가 꿈이었듯이 앞으로 우주여행이 '있는 사람들'의 꿈이자 레저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이 밖에도 다문화와 고령화 문제는 10년후 우리 사회에 커다란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인구구조 변화의 대안인 이민자 수용 정책은 필연적으로 다문화를 낳는다. 그리고 장수에 대한 인간의 본능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화살임을 받아들이고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10년 이라면 상당히 가까운 미래이다.

바 로 우리 코 앞에 다가온 미래라서 솔직히 미래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마저 민망스럽지만, 그만큼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을것 같아 책의 내용을 챕터별로 요약해 보았다. 두고 두고 시간날 때마다 블로그 서평을 읽어 본다면 어떤 모종의 '영감'을 얻을 수 있을것 같기 때문이다. 대니얼 앨트먼의 <10년 후 미래>와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10여년 전.

새 해 벽두를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새천년에 대한 예측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왔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예측들을 되돌아보면 상당히 빗나갔음을 알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10년 전 예측처럼 장밋빛 미래의 모습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세기말의 종말론적 예측대로 잿빛 일색의 세상도 아니다.

 

이처럼 지금 이순간 10년후 미래를 내다보는 예측 역시 상당히 빗나갈 공산 또한 상당하다.

왜 냐하면 미래를 예측하는 인간의 능력에 한계가 있기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예측' 자체가 미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예측'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확신할수록 그와 같은 미래는 오지 않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그래서 미래에 대해 호언장담하는 내노라하는 학자들의 예측은 자주 빗나가는 반면, 무명의 학자나 일개 개인의 '넋두리'같은 예측이 맞아 떨어질 확률이 높은 것이다.

 

그러므로, 미래 예측에 대한 의미와 중요성은 예측의 적중 여부가 아니라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두어야 한다. 특히, 인류에 불길한 예측일수록 외면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재앙을 사전에 예방하는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의미에 볼때, 중앙일보가 야심차게 기획한 <10년후 세상>은 미래를 장밋빛으로 그려낸 '혐의'가 짙다 하겠다. 예를 들면, 최첨단 기술과 의학의 만남을 인류의 오랜 꿈인 무병장수를 가능케하는 '매직'으로 표현한 것이 대표적이다. 개인적으로 인위적인 수명연장은 인류에게 오래 산다는 기쁨보다는 고통과 극심한 사회불안을 야기시킨다고 생각한다. 자원고갈, 환경파괴, 저출산과 고령화 등등 앞으로 인류가 직면하게 될 위험한 미래의 원인은 거의 대부분 '인구과잉'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인구가 현재와 같이 급격하게 증가한 원인으로는 의학의 발전이 자리하고 있다.

 

중세의 인류는 초심자의 순수한 열정으로 과학 발전에 매진해왔다. 그러나 현생 인류에게 과학 발전은 부귀영화를 가져다 주는 '비지니스'가 되었다. 미래 세대에게 책임지는 현생 인류가 되기 위해서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라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우리 세대만 '우선 잘 살고 더 오래 살려고 한다'면 이는 미래 인류에게는 크나큰 재앙이 아닐 수 없다.

 

감히 단언컨대, 장밋빛 미래는 의학과 과학의 발전과 진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인류가 정신적으로 더 큰 만족과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것인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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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미래 - 세계 경제의 운명을 바꿀 12가지 트렌드
다니엘 앨트먼 지음, 고영태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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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개인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위험천만한 일이다. 

예측이 빗나갔을때 질타와 비난이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예측이 맞았다 하더라도 후폭풍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년 후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면이 10cm높아진다고 예측했다고 하자. 만약 이 예측이 빗나간다면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이지만 반대로 예측대로 해수면이 10cm나 상승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예측이 맞았다고 기뻐만 할 일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가올 변화를 가늠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한 까닭은 일종의 '경고음'과 같은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미래일수록 불가항력적인 예측일수록 경각심을 높인다면 얼마든지 예측을 빗나가게 만들 수 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옛말처럼 미리미리 대비를 철저히 하면 재앙을 방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봤을때, 기자출신 경제학자인 대니얼 앨트먼이 2011년 현재 내다본 <10년후 미래>는 상당히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특히, 그는 다수의 학자들이 중국의 부상과 지속적인 성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추락'을 점치고 있는 대표적인 학자로 손꼽힌다. 일단, 중국의 성장은 '수렴현상'에 근거하고 있는데 경제학에서 '수렴이론'이란 1인당 국민소득이 낮은 국가들이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은 국가들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여 결과적으로 국민소득 측면에서 한 곳으로 모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니엘 앨트먼은 이와같은 수렴현상은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수렴이론에 따라 발전하지 않은 국가들 또한 많다고 주장한다.


예 를 들면, 전후 독일과 일본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 6,70년대 독일과 일본은 미국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경제 성장을 실현했으며 특히 80년대에는 일본이 미국을 따라 잡을 것이라는 예측이 세상을 뒤덮었지만, 결론적으로 독일과 일본은 미국을 따라잡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일본은 고도 성장이후 장기침체에 빠졌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제는 더이상 독일과 일본이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저자는 <10년후 미래>에서 중국이 규모면에서는 향후 10년 안에 잠시잠깐 미국을 앞설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다시 세계 최고의 자리를 미국에게 내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술 혁신이 수반되지 않는 성장은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으며 투명성 결여와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유교문화를 결정적인 장애 요소로 꼽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의 성장이 영원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란다.


지적된 문제점들을 해결한다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 다만, 이런 '딥팩트(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내재돼 있어 단기간에 변하기 힘든, 한 국가의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통칭. 예를 들면 지정학적 위치, 정치제도, 법률, 인구, 교육수준 등등)'의 수정 혹은 변화는 최소 수십년에 걸쳐 서서히 이루어지는 것이지 십수년 안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여, 중국이 향후 십년 안에 미국을 따라 잡아 패권국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밖에도 <10년 후 미래>에서는 경제공동체로 묶여 있는 유럽연합(EU)의 몰락을 점치고 있다. 재정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의 현 상황을 볼때, 저자의 지적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27개국을 회원국으로 둔 유럽연합은 회원국 간의 발전 단계의 차이와 이익의 공통 분모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분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란다. 마찬가지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역시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경제적 이익이 골고루 돌아갈 때에는 팀플레이가 가능하지만 이익이 불균등하거나 분배할 이익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면 팀의 해체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듯이 말이다.

 

대니얼 앨트먼이 그려낸 10년 후 미래의 구체적인 모습을 살펴보면, 


인구감소와 고령화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선진국들은 향후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고, 세계 각국 특히 선진국의 중상류층들은 낮은 세금과 저렴한 물가 그리고 사회적 인프라가 잘 확립되어 있는 국가와 지역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 갈 것이다. 이들은 직업적으로 공간적 제약을 거의 받지 않으며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거나 영어로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는 사람들일 것이며, 이들이 선호하는 지역 역시 영어 사용이 가능한 곳이거나 그들만의 배타적 공간을 형성할 개연성이 크다.


이 와 같은 현상으로 후진국들은 인재유출 현상을 심각하게 겪게 되고 성장 동력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게 될 것이다. 현재 이와 같은 모습에 가장 근접한 곳으로는 '두바이'나 '싱가포르'를 꼽을 수 있겠다. 두바이나 싱가포르는 전세계의 우수한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모여들어 '미들맨' 역할을 하고 있으며 출신 국가나 인종을 막론하고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저임금 서비스직종에는 인건비가 낮은 국가에서 건너온 이민 노동자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 다니엘 앨트먼은 행후 정치제도는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 회귀하는 특징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는 바, 특히 남미와 동유럽에서 사회주의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리고 공산주의는 한계에 부딪치게 되며, 세계 각국의 정권은 '좌'와 '우'를 시계추처럼 오고 갈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화는 국가와 국가간의 격차는 줄어들었으나 국가 내부에서의 양극화는 오히려 더욱 심화시켰다. 이와 같은 저자의 주장을 우리나라에 적용해보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세계화에 박차를 가한지 10여년이 흐른 지금 한국은 중산층이 몰락하면서 사회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저자는 탐욕적인 금융시스템은 규제의 칼날을 피해 지하로 숨어 들면서 일명 '금융 암시장'의 형성을 예고했으며, 선진국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혜택을 누리는 반면 후진국들은 이로인해 더욱 가난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서구식 민주주의를 받아들인 후진국들은 미흡한 정치운영과 부패한 지도자들로 인해 선진국과 불리한 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고, 탄소배출권 거래로 후진국들은 더욱 더 심한 환경파괴와 오염에 시다리게 될 것이다. 

 

대충 살펴본 10년후 미래는 결코 낭만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미래에 대한 예측은 적중 여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인류의 불행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에 있음을 기억하자.


한국은 그 어느 사회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가변성이 큰 나라이다. 이런 의미에서 대니엘 앨트먼의 <10년후 미래>는 '유비무환'의 교훈을 되새기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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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면 사랑일까 - 불륜에 숨겨진 부부관계의 진실
리처드 테일러 지음, 하윤숙 옮김 / 부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에릭 프롬의 <사랑의 기술>과 함께 반드시 읽어야 하는 또 하나의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불륜에 숨겨진 부부관계의 진실'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미국에서 1982년도에 초판이 출판되었다. 철학교수인 저자는 1990년 개정판 서문에서 '개방적인 미국사회에서도 책이 처음 출간되자 흥미위주의 그렇고 그런 삼류에세이물로 취급받거나 대학교수가 불륜에 의미를 부여하고 심지어 조장한다는 등 여론의 질타를 받았단다. 특히, 금욕적 종교주의자나 불륜으로부터 가정이 파탄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중산층 여성들-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내과 전문의를 남편으로 둔 아내들-의 '항의'가 가장 컸단다.

 

 

그러나 저자는 인류가 일부일처제를 확립한 이후, 불륜은 지역과 인종을 막론하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나면서 일부일처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자연과학을 연구하는 학자처럼 불륜이라는 현상에 돋보기를 들이댄다. 다양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에릭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후 또 하나의 필독서가 탄생했다고 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에릭 프롬이 '눈(독서)'과 '머리(사고)'로 <사랑의 기술>을 썼다면, 리처드 테일러는 '귀(인터뷰)'와 '눈(관찰)'으로 이 책을 썼다고 볼 수 있다. 불륜에 관한 저자의 접근 방식은 신문 광고를 내고 불륜 행위를 한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인생의 반환점을 돈 60대 노교수는 불륜을 '저지른' 사람들의 고백을 들으면서 불륜에 대한 정의를 새로이 한다.

 

 

'불륜이 결혼을 망치는 게 아니라 '끝난 결혼'이 불륜을 낳는다!'

 

냉담한 아내와 지루한 남편이 배우자의 불륜을 부르는 온상인 것이다. 이와 같은 저자의 주장이 비도덕적이고 심지어 불법적인 행위로까지 간주되어왔던 '불륜'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켰음은 일견 당연해보인다.

 

특히, 남자는 본능적으로 불륜에 빠질 소지가 여자보다 훨씬 높다는 주장에 다다르면 남성우월주의자로 비춰져 페미니스트들의 '표적'이 되기십상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인내심을 발휘하여 책장을 넘겨보다 보면, 사랑과 결혼 그리고 이별과 불륜 및 이혼에 대한 해박한 통찰력을 얻게 된다.

 

 

남성들이 바람을 피우는 데에는 생물학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바람을 잘 피우는 남성 유형'은 딱히 없다고 봐야 한다. 즉, 남자들에게는 바람을 피우는 이유가 남성성의 증명과 이를 통한 자신감 확인인 측면이 강해서 오히려 지나치게 이성에 대해 냉담한 남자는 성인군자아니면 정서적으로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저자는 이런 남성의 경우 알콜중독이나 일중독 혹은 등산이나 낚시 등등 과도한 취미 활동에 집착 혹은 몰입하는 형태를 보이기도 하는데, 역설적이게도 이 과정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아내는 정서적 공허감에 허덕이다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남자가 나타나면 예상외로 쉽게 넘어가면서 소위 '불륜'에 빠지게 된다고 역설한다.

 

 

흔히,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남편을 둔 아내들의 성적 일탈은 이처럼 남편의 무관심에 대한 반작용으로 발생한다. 이때 불륜에 빠지는 상대 남자는 객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봤을 때 남편보다 훨씬 못한 경우가 허다해서 아내의 불륜과 그 상대가 누구인지 알게 된 남편이 "내가 도대체 그 놈팽이보다 못한 게 뭐냐?"고 분통을 터뜨린다. 이와 같은 남편의 반응은 한편으론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이런 남편일수록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자신보다 훨씬 형편없는 그 '놈팽이'가 그동안 자신이 당연하게 생각해왔거나 몰랐던 아내의 가치와 재능을 알아보고 진심으로 격려해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사실은 깨닫기 못한다.

 

 

자, 여기에서 리처드 테일러는 소위 '바람둥이 남자'의 유형을 도출해 낸다.

여자에게 인기 있는 남자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외모나 조건 등에서 뛰어난 점이 없거나 오히려 평균 이하인 경우가 허다하다. 대머리에 게으르거나 종종 품행이나 인품이 나쁜 경우도 다반사다. 이런 남자들이 바람을 피울거라고는-즉, 이성에게 매력적일거라고는-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남자들은 여자들의 욕구를 정확하게 알아보는 "혜안"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여자들의 욕구란 바로 정서적으로 인정받고 존중받고자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자들이 성적인 매력이나 혹은 기타 돈이나 사회적 지위등에 이끌려 불륜에 빠진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그저 일부 특수한 사례에 불과할 뿐이다. 사실 남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여자들은 성적인 매력이나 행위 자체에 마음이 움직이는 경우는 상당히 드문 케이스에 속한다. 특히, 젊고 매력적이며 능력있는 여자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면 '바람둥이 여자'의 유형은 없는 걸까?

리처드 테일러는 상담 결과, 불륜에 빠지는 여자의 유형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섹시하고 세련미가 넘치는 여자가 아니라 오히려 눈에 잘 띄지 않는 평범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여성일수록 애정결핍 상태에 빠져 있으며, 특히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적절한 사랑을 받지 못한 여성의 경우 자신보다 훨씬 나이 많은 남자와 종종 부적절한 관계에 빠지곤 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여성은 상대 남자에게 아버지의 모습을 투영시켜 어린 시절 만족되지 못한 욕구를 충족시키려 한다.

 

 

이처럼 불륜행위가 충족되는 않은 어린 시절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안타깝게도 불륜은 반복될 소지를 안고 있다. 왜냐하면 내제되어 있는 본질적인 욕구가 해결되지 않았거나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잃어버린 부정(父情)을 어떻게 다시 되돌려 받을 수 있겠는가? 이는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어린 딸을 키우는 부모 특히 아빠들이 어떤 식으로 딸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사랑을 전해 주어야 하는지 새겨 들을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불륜이 발생하는 원인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럼, 불륜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까?

 

불륜은 채워질 수 없는 욕망의 만족을 추구하기 때문에 언제나 허무하고 씁쓸하게 막을 내리고 만다. 그러므로 저자는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면 모르는 척 넘어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충고'한다. 폭풍우가 거세게 휘몰아칠때는 그 어떤 바람막이도 부질없듯이 묵묵히 지켜보면서 배우자의 불륜과 일상(결혼생활)을 분리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감정의 동요를 막을 수 있다. 특히, 남편의 부정은 아내에 대한 사랑이 식어서가 아니며, 아내의 부정은 남편이 무능하거나 남편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로 아내는 남편의 관심과 사랑에 목말라 있다. 폭풍우는 언젠간 그치게 마련이다. 그리고 폭풍우가 지나간 자리엔 산뜻한 태양이 떠오른다.

 

 

남자들 중에는 종종 자신의 불륜을 아내에게 알리고 싶어 안달이거나 심지어 두 여자를 한자리에서 마주치게 만들기도 하는데, 이는 "봤지! 나, 이런 남자야!"라는 말을 은연중에 다른 남자들에게 과시함으로서 자신의 남성다움을 확인하면서 자존감을 높이려는 심리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리처드 테일러는 상당히 자기중심적이고 유치하기도 한, 이와 같은 남성들의 행동이 여성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와 정서적 모욕인지를 깨달아야 한다고 질타한다. 한때의 자기 과시와 만족이 결혼생활을 되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까지 몰아가며 인생을 통털어 되돌이킬 수 없는 절대절명의 실수라고 지적하다. 왜냐하면 이런 남편의 불륜을 폭풍우로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여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주장한다.

어쩔 수 없이 불륜을 저질렀다면 그리고 배우자 곁을 떠날 생각이 없다면 무덤까지 안고 가는 비밀로 덮어두어야 한다고...

 

그리고 저자는 불륜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된 제3자에게도 비밀로 간주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타인의 불륜을 '약점'으로 이용해서도 화제로 삼아서도 안되며 우정 운운하며 당사자의 배우자들에게 알리는 불찰을 저질러서도 결코 안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불륜 당사자 혹은 관계자가 취해야 할 현명한 태도를 언급하면서 글을 맺는다.

 

 

 

만약, 배우자가 불륜을 저질렀거나 본인이 불륜에 빠졌다면,

 

첫번째 규칙: 염탐하거나 몰래 뒤를 캐지 말라.

두번째 규칙: 증거를 들이대거나 함정에 빠뜨리지 말라.

세번째 규칙: 상황에서 벗어나 있으라.

네번째 규칙: 질투의 감정에 빠지지 말라.

다섯번째 규칙: 죄의식에 빠지지 말라.

여섯번째 구칙: 불륜 사실을 알리지 말라.

 

 

불륜 당사자라면,

 

첫번째 규칙: 상대의 욕구를 알아야 한다.

두번째 규칙: 정직해야 한다.

세번째 규칙: 과시하거나 자랑하지 말라.

네번째 규칙: 최후 통첩을 날리지 말라.

다섯번째 규칙: 불륜 사실을 폭로하지 말라.

여섯번째 규칙: 버리지 말라.

 

 

불륜으로 이혼에 직면하게 되었다면,

 

1단계: 변호사를 개입시키지 말라.

2단계: 필요에 대한 평가

(추가설명: '원하는 것' 또는 '가질 자격이 있는 것'을 목록으로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것의 목록을 간단하게 작성한다)

3단계: 누가 더 필요한지 비교한다.

4단계: 별거합의, 첫번째 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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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미래, 누구에게 달렸나?
양중메이 지음, 홍순도 옮김, 강준영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대표적인 중국 정치 연구가로 손꼽히는 양중메이(楊中美)는 장쑤성 우진 출신으로 중국의 명문 화둥대를 졸업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석,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므로 객관적인 시각과 풍부한 자료등을 인용하여 급변하고 있는 중국의 정치 판도를 그 누구보다도 적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적임자로 손꼽힌다. <중국의 미래: 누구에게 달렸나?>는 양중메이가 시진핑을 필두로 한 5세대 지도자로의 권력 이양을 앞두고 있는 중국 정계를 인물 중심으로 분석한 책이다.

 

 

양중메이는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군(群)으로 이미 낙점을 받은 시진핑과 리커창이외에도 왕양 리위안차오 보시라이 왕치산과 같은 인물들을 꼽았으며, 군부쪽 인사로 류야저우 우성리 장친성 등을 선정하여 총 아홉명에 대한 인물평과 향후 이들의 활약상을 예측했다.

 

 

시진핑은 원로 시중쉰의 아들로 태자당출신이다.

사실, 그는 어느 면에서 보거나 보시라이와 많이 비교되었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보시라이와는 정반대로 침착하고 그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무난한 성격이 급격한 방향전환보다는 체제유지를 원하는 장쩌민과 쩡칭훙의 낙점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공청단 출신인 리커창을 지지했던 후진타오와 원자바오의 승인을 받아냄으로써 명실상부한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로 등극하였다.

 

 

한편, 마지막 순간까지 차세대 지도자 자리를 놓고 시진핑과 치열한 경합을 펼쳤던 리커창는 이변이 없는 한, 원자바오의 뒤를 이어 총리에 오를 전망이다. 리커창처럼 공청당 출신으로 차세대 지도자로 손꼽히는 인물로는 광둥성 서기 왕양을 빼놓을 수 없다. 왕양은 여러모로 보나 후진타오와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후진타오가 덩샤오핑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낙점을 받은 후 후계자로 양성된 것처럼 왕양 역시 1991년 안후이성 기층 간부로 있을 당시 개혁을 주장하는 글을 일간신문에 발표하여 개혁 개방을 널리 알리기 위해 남방시찰에 나섰던 덩샤오핑의 눈에 띄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후, 왕양은 주룽지, 원자바오 전총리의 지원 속에서 승승장구를 이어오고 있다.

 

 

시진핑을 차세대 지도자로 추천한 쩡칭훙이 태자당이자 상하이방으로 양대 세력 사이의 연합과 힘의 균형을 중재해온 인물이라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향후 쩡칭훙처럼 중국 정계의 핵심 세력인 공청단과 태자당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담당할 인물로는 리위안차오가 1순위다. 리위안차오는 홍군의 주력 부대였던 신사군의 원로간부 리간청의 아들이다. 1966년 문화대혁명이 발발하자 아버지가 홍위병의 타도의 대상이 되는 바람에 고교진학대신 상하이의 농장으로 내려가 어쩔 수 없이 노동자 생활을 하게 된다.

 

1970년 공청단 간부로 승격한 리위안차오는 1972년 노동자 농민 군인 출신 중 일부에게 대학 진학의 기회를 주었던 특별 조치를 통해 상하이 사범대학 수학과에 입학한다. 대학 졸업후, 수학교사 생활을 하던 그는 1978년 공산당에 입당하면서 푸단대 수학과에 재입학하는 행운을 얻게 된다. 졸업 후 대학에 남은 리위안차오는 대학 공청단 부서기를 거쳐 상하이 공청단 서기로 승진한다.

 

 

지난 2월 최측근인 왕리쥔 충칭시 부시장이 주중 미영사관으로 진입하면서 결국 낙마한 보시라이는 말 그대로 '풍운아'이다.

 

그는 보이보의 둘째 아들로 문화대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했다. 그러나 그가 고등학생이던 때 문화대혁명이 일어나 부친이 반역파로 내몰리자 어머니 후밍은 홍위병의 위협을 감당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어머니가 억울하게 목숨을 잃자 보시융, 보시라이 그리고 보시청 등 보씨 3형제는 롄둥에 가입하여 문화대혁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가 결국 감옥살이를 하게 된다. 보시라이는 20세를 전후로 한 5년을 지옥같은 감옥에서 견뎌야만 했다.

 

 

마침내 보이보가 사면되자 보시라이 형제도 감옥에서 풀려난다. 감옥에서 나온 후 베이징 대학에 입학한 보시라이는 졸업 후에는 랴오닝 성 등 지방으로 내려가 초급 간부로 활약했다. 이 즈음, 군의관인 리단닝과 결혼하여 아들 리왕즈를 둔다. 구카이라이와 만난 것은 보시라이가 지방 간부로 일할 때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결국 이혼하고 베이징대학교 출신 변호사인 구카이라이와 재혼하면서 둘 사이에 보과과라는 아들을 둔다.

 

 

보시라이가 다롄시장으로 있던 당시 다롄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면서 '북방명주'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지만 다롄시 서기 차오바이춘을 필두로 한, 일부 관리들과는 화합하지 못했다. 그의 독단적인 일처리 방식이 주위의 원성을 사게 되면서 보시라이는 시진핑보다 월등한 성과에도 불과하고 중앙후보위원에 진입하는데 번번히 실패하고 만다.

그러나 야심가였던 보시라이는 정치적 장벽에 굴하기는 커녕 상부부장 직위로 중앙 정계에 진출하면서 다시 한번 기회를 엿본다.

 

 

시진핑과 보시라이의 운명이 선명하게 엇갈린 시점은 아마도 2006년 상하이시 서기 경선이 아닐까싶다.

그 당시 후진타오는 원자바오 총리와 손잡고 상하이방의 실세였던 당시 상하이시 서기 천량위를 축출한 다음 자신의 사람으로 상하이시 서기를 임명하기 위해 인선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었다. 이때 물망에 오른 인물들이 류옌둥, 리위안차오, 리커창, 보시라이, 시진핑 등이었다. 그러나 이때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 '보시라이가 상하이서기 적임자'라는 글이 올라간 사건이 일어나는데, 풍문에 따르면 그 글을 올린 이가 다름 아닌 그의 아내 구카이라이였다고 한다. 역시,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상하이시 서기를 놓고 버린 경쟁에서 보시라이는 시진핑에게 판정패하고 만다.

그러나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보시라이는 절치부심 다시 같은 태자당인 왕치산과 국무원 부총리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준비한다.

 

국무원 부총리가 되기 위해서는 원자바오로부터 신임을 얻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 보시라이는 상무부장으로 이동할 때 자신을 도와준 상무 부총리인 우이를 저버리고 원자바오총리에게 밀착 접근한다. 우이는 여장군이란 별칭을 갖고 있는 만큼 청렴결백하고 능력있는 정치가였지만 원자바오총리와는 코드가 맞지 않았다. 자신의 도움으로 지방에서 중앙 정계로 진출한 보시라이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원자바오 총리에게 충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자 우이는 왕치산을 적극적으로 추천했고 원자바오 총리 역시 왕치산을 부총리로 임명한다. 보시라이로서는 세번째 고배를 마신 셈이다.

 

 

충칭 서기로 좌천 아닌 좌천을 당한 보시라이는 마오쩌둥이 문화대혁명을 일으켜 권력을 되찾고자 한 것처럼 좌익물결을 불러 일으킨다.

일명, '창홍타흑(唱紅打黑: 혁명가를 부르고 조직폭력배를 소탕한다)'이다. 그러나 혁명가곡 공연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고 조직 폭력배 소탕은 자신에게 반기를 들고 전 서기였던 왕양광둥성 서기를 따르던 각계 인사들을 숙청하는 빌미에 불과했다.

 

 

자신이 신임하던 왕리쥔과 어떻게 반목하게 되었는지 그 내막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아마도 중앙위원 진출을 노리고 있는 보시라이에게는 그간 자신을 대신하여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은 왕리쥔의 존재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보시라이의 비리와 치부를 왕리쥔이 알고 있는 이상 보시라이는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이미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지목받고 있는 왕리쥔을 사정의 칼날에서 끝까지 보호해줄수도 없는 노릇이었을 것이다. 차라리 그를 버림으로써 그와의 모든 연결 고리를 끊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보시라이와 함께 산전수전 다 겪은 왕리쥔 역시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었다.

염량세대에 능했던 그는 '모 아니면 도'라는 식으로 미 영사관으로 망명을 신청하고 만다. 잘만 하면 목숨을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으로 망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행여 실패하더라도 혼자 덤터기를 쓰는 억울함만큼은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그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던 그는 마지막 순간 지푸라기 대신 보시라이의 발목을 확실하게 붙잡고 말았으니 말이다.

 

현재로선 보시라이가 다시 부활할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그렇지만 저우융캉을 포함하여 과거 그의 '덕'을 본 사람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는 상황에서 사과의 썩은 부위만 도려내듯 보시라이 한명만 숙청하기도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그 역시 혼자서만 외롭게 저승길에 갈 생각은 추호도 없을 테니 말이다. 아마도 최대한 많은 길동무를 데리고 가려고 하지 않을까.

 

 

보시라이만큼은 아니지만 사지에서 살아온 인물로 왕치산이 있다.

야오이린의 사위인 그는 개혁파로 1989년 6.4 톈안먼 사건 당시 하마터면 숙청당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 실제로 그와 뜻을 같이 했던 개혁파들은 톈안먼 사태의 여파로 대부분은 화를 면치 못했다. 화를 당하기는 커녕 왕치산은 오히려 톈안먼 사태 후, 상무 부총리로 취임한 주룽지의 신임을 받으면서 파격적으로 건설은행 총재에 임명되면서 경제계에 첫발을 내딪는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주룽지는 왕치산을 광둥성 부성장으로 임명하여 광둥성 서기 리창춘을 보좌하도록 한다. 리창춘이 누구인가? 잘 알려져있다시피 그는 장쩌민의 신임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인물이 아니던가. 그런 그의 밑에서 호흡을 맞춘 덕에 왕치산은 2002년 하이난 성 서기로 발령받는다. 왕치산이 하이난 성 서기로 부임한지 이듬해 사스가 창궐하자 그는 다시 베이징시 부서기로 취임한다.

 

 

국가적 재난 앞에서 왕치산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사스를 잘 막아낸다. 그리고 2004년 마침내 베이징 시장으로 당선된다. 그후, 탄탄대로 출세가도를 달리던 왕치산은 장인 야오이린처럼 국무원 부총리 자리에 오르면서 5세대 핵심 지도층으로 부상한다.

 

 

 

양중메이는 굳이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라는 마오쩌둥의 말을 언급할 필요도 없이 인민해방군을 장악하는 자가 대륙의 진정한 패자라고 강조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때, 중국 군부의 핵심 인물과 그들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 역시 향후 중국 정치 판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양중메이는 공군 전략가인 류야저우, 원양 해군의 미래를 걸머쥔 우성리, 총참모장 자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해있다고 평가받는 장친성 등을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을 이끌 군부의 핵심지도자로 꼽았다.

 

 

중국의 군부는 차세대 지도자 그룹이 형성되는데에 있어 실질적이고도 구체적인 역할을 할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만약 막후에서 권력 투쟁이라도 벌어진다면 최후의 승리는 인민해방군이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점은 자명해보인다. 시진핑이든 리커창이든 군부와 직접적으로 '통'하는 인물은 없다. 군인 출신이 아니므로 어쩔 수 없이 군부의 핵심 세력을 통해 군대를 장악하려 할 것이다.

 

후진타오 역시 장쩌민으로부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를 최종적으로 승계받으면서 명실상부한 1인자가 될 수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시진핑이 국가주석 자리에 올라 대내외적으로 중국을 대표하더라도 중앙군사위원회를 완벽하게 장악하지 않는 한 '절름발이왕'에 불과하다. 그런데 시진핑이 군부를 장악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데, 바로 이 기간이야말로 군부내 반발 세력에 의한 쿠데타 발생 가능성이 최고조에 이르는 시기라 할 수 있다. 보시라이가 추락한 것은 어쩌면 이와같은 쿠데타를 일으킬만한 인물에 가장 가깝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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