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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미래 - 세계 경제의 운명을 바꿀 12가지 트렌드
다니엘 앨트먼 지음, 고영태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개인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위험천만한 일이다.
예측이 빗나갔을때 질타와 비난이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예측이 맞았다 하더라도 후폭풍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년 후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면이 10cm높아진다고 예측했다고 하자. 만약 이 예측이 빗나간다면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이지만 반대로 예측대로 해수면이 10cm나 상승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예측이 맞았다고 기뻐만 할 일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가올 변화를 가늠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한 까닭은 일종의 '경고음'과 같은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미래일수록 불가항력적인 예측일수록 경각심을 높인다면 얼마든지 예측을 빗나가게 만들 수
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옛말처럼 미리미리 대비를 철저히 하면 재앙을 방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봤을때,
기자출신 경제학자인 대니얼 앨트먼이 2011년 현재 내다본 <10년후 미래>는 상당히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특히, 그는 다수의 학자들이 중국의 부상과 지속적인 성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추락'을 점치고 있는
대표적인 학자로 손꼽힌다. 일단, 중국의 성장은 '수렴현상'에 근거하고 있는데 경제학에서 '수렴이론'이란 1인당 국민소득이 낮은
국가들이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은 국가들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여 결과적으로 국민소득 측면에서 한 곳으로 모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니엘 앨트먼은 이와같은 수렴현상은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수렴이론에 따라 발전하지 않은 국가들 또한 많다고 주장한다.
예
를 들면, 전후 독일과 일본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 6,70년대 독일과 일본은 미국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경제 성장을
실현했으며 특히 80년대에는 일본이 미국을 따라 잡을 것이라는 예측이 세상을 뒤덮었지만, 결론적으로 독일과 일본은 미국을 따라잡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일본은 고도 성장이후 장기침체에 빠졌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제는 더이상 독일과 일본이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저자는 <10년후 미래>에서 중국이 규모면에서는 향후 10년 안에 잠시잠깐 미국을 앞설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다시
세계 최고의 자리를 미국에게 내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술 혁신이 수반되지 않는 성장은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으며 투명성
결여와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유교문화를 결정적인 장애 요소로 꼽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의 성장이 영원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란다.
지적된 문제점들을 해결한다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 다만, 이런 '딥팩트(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내재돼 있어 단기간에 변하기 힘든, 한 국가의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통칭. 예를 들면 지정학적
위치, 정치제도, 법률, 인구, 교육수준 등등)'의 수정 혹은 변화는 최소 수십년에 걸쳐 서서히 이루어지는 것이지 십수년 안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여, 중국이 향후 십년 안에 미국을 따라 잡아 패권국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밖에도 <10년 후 미래>에서는 경제공동체로 묶여 있는 유럽연합(EU)의 몰락을 점치고 있다. 재정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의 현 상황을 볼때, 저자의 지적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27개국을 회원국으로 둔 유럽연합은 회원국 간의 발전
단계의 차이와 이익의 공통 분모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분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란다. 마찬가지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역시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경제적 이익이 골고루 돌아갈 때에는 팀플레이가 가능하지만 이익이 불균등하거나 분배할
이익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면 팀의 해체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듯이 말이다.
대니얼 앨트먼이 그려낸 10년 후 미래의 구체적인 모습을 살펴보면,
인구감소와 고령화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선진국들은 향후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고, 세계 각국 특히 선진국의
중상류층들은 낮은 세금과 저렴한 물가 그리고 사회적 인프라가 잘 확립되어 있는 국가와 지역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 갈
것이다. 이들은 직업적으로 공간적 제약을 거의 받지 않으며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거나 영어로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는 사람들일
것이며, 이들이 선호하는 지역 역시 영어 사용이 가능한 곳이거나 그들만의 배타적 공간을 형성할 개연성이 크다.
이
와 같은 현상으로 후진국들은 인재유출 현상을 심각하게 겪게 되고 성장 동력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게 될 것이다. 현재 이와 같은
모습에 가장 근접한 곳으로는 '두바이'나 '싱가포르'를 꼽을 수 있겠다. 두바이나 싱가포르는 전세계의 우수한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모여들어 '미들맨' 역할을 하고 있으며 출신 국가나 인종을 막론하고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저임금 서비스직종에는
인건비가 낮은 국가에서 건너온 이민 노동자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 다니엘 앨트먼은 행후 정치제도는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 회귀하는 특징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는 바, 특히 남미와
동유럽에서 사회주의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리고 공산주의는 한계에 부딪치게 되며, 세계 각국의 정권은 '좌'와
'우'를 시계추처럼 오고 갈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화는 국가와 국가간의 격차는 줄어들었으나 국가 내부에서의 양극화는 오히려 더욱 심화시켰다. 이와 같은 저자의 주장을
우리나라에 적용해보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세계화에 박차를 가한지 10여년이 흐른 지금 한국은 중산층이 몰락하면서
사회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저자는 탐욕적인 금융시스템은 규제의 칼날을 피해 지하로 숨어 들면서 일명 '금융 암시장'의 형성을 예고했으며,
선진국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혜택을 누리는 반면 후진국들은 이로인해 더욱 가난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서구식 민주주의를 받아들인
후진국들은 미흡한 정치운영과 부패한 지도자들로 인해 선진국과 불리한 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고, 탄소배출권 거래로 후진국들은 더욱
더 심한 환경파괴와 오염에 시다리게 될 것이다.
대충 살펴본 10년후 미래는 결코 낭만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미래에 대한 예측은 적중 여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인류의 불행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에 있음을 기억하자.
한국은 그 어느 사회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가변성이 큰 나라이다. 이런 의미에서 대니엘 앨트먼의 <10년후 미래>는 '유비무환'의 교훈을 되새기게 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