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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면 사랑일까 - 불륜에 숨겨진 부부관계의 진실
리처드 테일러 지음, 하윤숙 옮김 / 부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에릭 프롬의 <사랑의 기술>과 함께 반드시 읽어야 하는 또 하나의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불륜에 숨겨진 부부관계의 진실'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미국에서 1982년도에 초판이 출판되었다. 철학교수인 저자는 1990년 개정판 서문에서 '개방적인 미국사회에서도 책이 처음 출간되자 흥미위주의 그렇고 그런 삼류에세이물로 취급받거나 대학교수가 불륜에 의미를 부여하고 심지어 조장한다는 등 여론의 질타를 받았단다. 특히, 금욕적 종교주의자나 불륜으로부터 가정이 파탄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중산층 여성들-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내과 전문의를 남편으로 둔 아내들-의 '항의'가 가장 컸단다.
그러나 저자는 인류가 일부일처제를 확립한 이후, 불륜은 지역과 인종을 막론하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나면서 일부일처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자연과학을 연구하는 학자처럼 불륜이라는 현상에 돋보기를 들이댄다. 다양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에릭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후 또 하나의 필독서가 탄생했다고 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에릭 프롬이 '눈(독서)'과 '머리(사고)'로 <사랑의 기술>을 썼다면, 리처드 테일러는 '귀(인터뷰)'와 '눈(관찰)'으로 이 책을 썼다고 볼 수 있다. 불륜에 관한 저자의 접근 방식은 신문 광고를 내고 불륜 행위를 한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인생의 반환점을 돈 60대 노교수는 불륜을 '저지른' 사람들의 고백을 들으면서 불륜에 대한 정의를 새로이 한다.
'불륜이 결혼을 망치는 게 아니라 '끝난 결혼'이 불륜을 낳는다!'
냉담한 아내와 지루한 남편이 배우자의 불륜을 부르는 온상인 것이다. 이와 같은 저자의 주장이 비도덕적이고 심지어 불법적인 행위로까지 간주되어왔던 '불륜'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켰음은 일견 당연해보인다.
특히, 남자는 본능적으로 불륜에 빠질 소지가 여자보다 훨씬 높다는 주장에 다다르면 남성우월주의자로 비춰져 페미니스트들의 '표적'이 되기십상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인내심을 발휘하여 책장을 넘겨보다 보면, 사랑과 결혼 그리고 이별과 불륜 및 이혼에 대한 해박한 통찰력을 얻게 된다.
남성들이 바람을 피우는 데에는 생물학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바람을 잘 피우는 남성 유형'은 딱히 없다고 봐야 한다. 즉, 남자들에게는 바람을 피우는 이유가 남성성의 증명과 이를 통한 자신감 확인인 측면이 강해서 오히려 지나치게 이성에 대해 냉담한 남자는 성인군자아니면 정서적으로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저자는 이런 남성의 경우 알콜중독이나 일중독 혹은 등산이나 낚시 등등 과도한 취미 활동에 집착 혹은 몰입하는 형태를 보이기도 하는데, 역설적이게도 이 과정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아내는 정서적 공허감에 허덕이다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남자가 나타나면 예상외로 쉽게 넘어가면서 소위 '불륜'에 빠지게 된다고 역설한다.
흔히,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남편을 둔 아내들의 성적 일탈은 이처럼 남편의 무관심에 대한 반작용으로 발생한다. 이때 불륜에 빠지는 상대 남자는 객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봤을 때 남편보다 훨씬 못한 경우가 허다해서 아내의 불륜과 그 상대가 누구인지 알게 된 남편이 "내가 도대체 그 놈팽이보다 못한 게 뭐냐?"고 분통을 터뜨린다. 이와 같은 남편의 반응은 한편으론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이런 남편일수록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자신보다 훨씬 형편없는 그 '놈팽이'가 그동안 자신이 당연하게 생각해왔거나 몰랐던 아내의 가치와 재능을 알아보고 진심으로 격려해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사실은 깨닫기 못한다.
자, 여기에서 리처드 테일러는 소위 '바람둥이 남자'의 유형을 도출해 낸다.
여자에게 인기 있는 남자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외모나 조건 등에서 뛰어난 점이 없거나 오히려 평균 이하인 경우가 허다하다. 대머리에 게으르거나 종종 품행이나 인품이 나쁜 경우도 다반사다. 이런 남자들이 바람을 피울거라고는-즉, 이성에게 매력적일거라고는-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남자들은 여자들의 욕구를 정확하게 알아보는 "혜안"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여자들의 욕구란 바로 정서적으로 인정받고 존중받고자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자들이 성적인 매력이나 혹은 기타 돈이나 사회적 지위등에 이끌려 불륜에 빠진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그저 일부 특수한 사례에 불과할 뿐이다. 사실 남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여자들은 성적인 매력이나 행위 자체에 마음이 움직이는 경우는 상당히 드문 케이스에 속한다. 특히, 젊고 매력적이며 능력있는 여자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면 '바람둥이 여자'의 유형은 없는 걸까?
리처드 테일러는 상담 결과, 불륜에 빠지는 여자의 유형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섹시하고 세련미가 넘치는 여자가 아니라 오히려 눈에 잘 띄지 않는 평범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여성일수록 애정결핍 상태에 빠져 있으며, 특히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적절한 사랑을 받지 못한 여성의 경우 자신보다 훨씬 나이 많은 남자와 종종 부적절한 관계에 빠지곤 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여성은 상대 남자에게 아버지의 모습을 투영시켜 어린 시절 만족되지 못한 욕구를 충족시키려 한다.
이처럼 불륜행위가 충족되는 않은 어린 시절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안타깝게도 불륜은 반복될 소지를 안고 있다. 왜냐하면 내제되어 있는 본질적인 욕구가 해결되지 않았거나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잃어버린 부정(父情)을 어떻게 다시 되돌려 받을 수 있겠는가? 이는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어린 딸을 키우는 부모 특히 아빠들이 어떤 식으로 딸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사랑을 전해 주어야 하는지 새겨 들을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불륜이 발생하는 원인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럼, 불륜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까?
불륜은 채워질 수 없는 욕망의 만족을 추구하기 때문에 언제나 허무하고 씁쓸하게 막을 내리고 만다. 그러므로 저자는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면 모르는 척 넘어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충고'한다. 폭풍우가 거세게 휘몰아칠때는 그 어떤 바람막이도 부질없듯이 묵묵히 지켜보면서 배우자의 불륜과 일상(결혼생활)을 분리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감정의 동요를 막을 수 있다. 특히, 남편의 부정은 아내에 대한 사랑이 식어서가 아니며, 아내의 부정은 남편이 무능하거나 남편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로 아내는 남편의 관심과 사랑에 목말라 있다. 폭풍우는 언젠간 그치게 마련이다. 그리고 폭풍우가 지나간 자리엔 산뜻한 태양이 떠오른다.
남자들 중에는 종종 자신의 불륜을 아내에게 알리고 싶어 안달이거나 심지어 두 여자를 한자리에서 마주치게 만들기도 하는데, 이는 "봤지! 나, 이런 남자야!"라는 말을 은연중에 다른 남자들에게 과시함으로서 자신의 남성다움을 확인하면서 자존감을 높이려는 심리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리처드 테일러는 상당히 자기중심적이고 유치하기도 한, 이와 같은 남성들의 행동이 여성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와 정서적 모욕인지를 깨달아야 한다고 질타한다. 한때의 자기 과시와 만족이 결혼생활을 되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까지 몰아가며 인생을 통털어 되돌이킬 수 없는 절대절명의 실수라고 지적하다. 왜냐하면 이런 남편의 불륜을 폭풍우로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여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주장한다.
어쩔 수 없이 불륜을 저질렀다면 그리고 배우자 곁을 떠날 생각이 없다면 무덤까지 안고 가는 비밀로 덮어두어야 한다고...
그리고 저자는 불륜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된 제3자에게도 비밀로 간주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타인의 불륜을 '약점'으로 이용해서도 화제로 삼아서도 안되며 우정 운운하며 당사자의 배우자들에게 알리는 불찰을 저질러서도 결코 안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불륜 당사자 혹은 관계자가 취해야 할 현명한 태도를 언급하면서 글을 맺는다.
만약, 배우자가 불륜을 저질렀거나 본인이 불륜에 빠졌다면,
첫번째 규칙: 염탐하거나 몰래 뒤를 캐지 말라.
두번째 규칙: 증거를 들이대거나 함정에 빠뜨리지 말라.
세번째 규칙: 상황에서 벗어나 있으라.
네번째 규칙: 질투의 감정에 빠지지 말라.
다섯번째 규칙: 죄의식에 빠지지 말라.
여섯번째 구칙: 불륜 사실을 알리지 말라.
불륜 당사자라면,
첫번째 규칙: 상대의 욕구를 알아야 한다.
두번째 규칙: 정직해야 한다.
세번째 규칙: 과시하거나 자랑하지 말라.
네번째 규칙: 최후 통첩을 날리지 말라.
다섯번째 규칙: 불륜 사실을 폭로하지 말라.
여섯번째 규칙: 버리지 말라.
불륜으로 이혼에 직면하게 되었다면,
1단계: 변호사를 개입시키지 말라.
2단계: 필요에 대한 평가
(추가설명: '원하는 것' 또는 '가질 자격이 있는 것'을 목록으로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것의 목록을 간단하게 작성한다)
3단계: 누가 더 필요한지 비교한다.
4단계: 별거합의, 첫번째 초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