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버먼의 자본론 - 과연, 자본주의의 종말은 오는가
리오 휴버먼 지음, 김영배 옮김 / 어바웃어북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운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품었던, 하고 싶었던 생각과 말들을 이 위대한 경제학자가 조리있게 잘 풀어냈다. 자본주의, 그리고 민주주의가 가지고 있던 문제점을 지적하며 나에게 그것들의 환상을 깨주었다. 동시에, 사회주의에 대한 나의 편견을 깨뜨렸다. 그렇다, 사회주의는 일부 사람들에 의해 왜곡되었다. 마르크스와 레닌이 꿈꾸었던 사회주의와 다른 무엇인가를. 잘못된 실험........

 

 하지만 휴버먼이 말하는 사회주의란 지극히 평화롭다. '자본론'은 마르크스의 그것에 대한 오마주일까? 휴버먼의 『자본론』은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그 대안인 사회주의를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다. 나는 사회주의가 "자유를 공유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수많은 주제에 관한 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나열된 에세이 같지만, 잘 보면 그것에 깊은 흐름이 있다.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를 타고 올라가, 마침내 사회주의의 등장과 그것의 실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이 책은 마무리된다. 저자가 꿈꾼 이상적인 사회는 무엇이었을까?

 

 물론, 인정한다. 자본주의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개인의 능력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그에 맞는 보상을 받는 것. 그리고 누구의 간섭도 없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조건 하에 자유가 보장된다는 것. 정말 꿈같은 제도이고, 우린 그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렇지 못하는가? 그래서 사회주의가 등장한 것이다. 이론과 현실의 어쩔 수 없는 불화. 자본주의의 꿈은 무너졌고, 우린 새로운 꿈을 꾸었다. 사회주의라는. 하지만 때를 너무 앞당기고 말았던 것이다. 만약 사회주의가 제대로 된 때에 나왔다면 이런 세상이 펼쳐졌으리라.

 

  노동자는 더 이상 공황과 실업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고, 전문가들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실험으로 진보하게 되고, 예술가들은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되고, 농민들은 자신의 농작물들을 열심히 생산하는 데 전념할 수 있게 되고(그에 합당하는 보상 역시 받는다), 청년들은 더 이상 실직 문제로 고민하지 않고 그들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에 들어갈 수 있게 되고, 여성들은 출산과 관련된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될 것이고, 유색 인종은 더 이상 차별 받지 않게 될 것이고, 자본가들은 이제 스스로의 노력으로 존경받게 될 것이다. 그래, 안다. 사회주의도 이런 장밋빛 이론을 품었지만 실현되기란 어렵다는 것을. 마치 유토피아를 꿈꾸는 것과 다름 없다. 하지만, 적어도 우린 이러한 이론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학의 도끼로 내 삶을 깨워라 - 문정희 산문집
문정희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은 왜 글을 씁니까? 저는 쓰고 싶어서 씁니다! 제가 쓴 것 같은 책들을 읽고 싶어서 씁니다. 오로지 현실을 바꾸었을 때에만 그것을 견뎌낼 수 있기 때문에 씁니다. 종이 연필 그리고 잉크 냄새를 좋아하기 때문에 씁니다.

 삶, 세계 모든 것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고 경이롭기 때문에 씁니다. 삶의 그 모든 아름다움과 풍부함을 단어들로 표현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에 씁니다. 도무지 행복할 수 없기 때문에 씁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씁니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나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 쓰고, 나의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기 위해 쓰고, 세상을 바꿔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행복하게 바꾸기 위해 쓴다. 그렇다면 나에게 있어서 문학이란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공기와도 같은 존재인 듯 하다. 하지만 나는 그것의 소중함을 모른다. 마치, 취미나 특기처럼 자연스러운 것인 줄 안다. 때로 나는 육체의 피곤함 때문에 책을 읽는 정신 운동에 소홀해지곤 한다. 하지만 나는 곧 깨달았다. 독서에 몰입하느라 육체가 힘들더라도 감수해야 하는 일이 있어야 한다고.

 

 작년 이맘때인가, 『책은 도끼다』라는 책이 잠시 세상에 파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나도 책이 내 정신을 깨우는 도끼라는 말에 공감했다. 문정희 시인의 『문학의 도끼로 내 삶을 깨워라』는 나에게 잠시 그 책을 떠올리게 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저자가 인문학자가 아닌 시인이며, '책'이라는 종합이 아닌, '문학'에 한정하여 내 삶을 깨우라고 독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하필 문학이며, 시인가? 누군가는 자기계발서에 인생이 바뀌고, 철학책에 빠져 철학자가 되고, 인문학 도서와 경제학 도서를 탐독하는 교수가 되는데 말이다. 왜 저자는 문학이 삶에 필수적인 도끼라고 표현했을까?

 

 이 책의 내용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문정희 시인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며 거기서 얻은 깨달음을 전하는 부분, 다른 하나는 여러 기행과 체험을 통해 그녀가 얻은 지혜를 말하는 부분이다. 이 에세이는 매우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마치 시처럼. 그러나 마치 시집처럼 각 장마다 새로운, 그리고 충격을 주는 이야기가 내 삶을 자극한다. 특히, 문학의 도시 아일랜드를 방문하는 장면, 그리하여 그녀가 아일랜드의 위대한 문호들을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제임스 조이스를 좋아하는 나에게 공감대를 형성시켰다. 또한, 이 책에는 문정희 시인의 시뿐 아니라 수많은 시인들의 노래가 담겨 있어, 시집을 보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시집과 희곡은 편안하게 읽는 타입인 나는, 그야말로 매 장마다 즐거움과 충격을 얻은 채 『문학의 도끼로 내 삶을 깨워라』를 감상할 수 있었다.

 

 결국 그녀는 사진작가였다. 그녀는 이 책에서 '삶이 문학이 되는 순간'을 포착했다. 삶은 때로는 극적이고, 때로는 과장되고, 때로는 지극히 사실적이고, 떄로는 너무나 기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그러나 모든 문학이 그렇듯이, 삶의 순간은 우리에게 영감과 즐거움과 충격, 그리고 희망과 지혜를 가르쳐준다. 한편, 그것은 우리에게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그래, 인생은 아름다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남자의 웨딩드레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웨딩드레스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컨셉은 이것이다. 살인자로 여겨지는 한 여자를 사랑하는 한 남자가 그 여자와 함께 하는 것. 여자는 자신이 왜 피해자를 죽였는지 알지 못하고, 나중에 가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잊으려고 한다.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는 세상이 범죄자로 지목한 자를 추적하고, 후엔 함께 한다. 이 기묘한 운명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여기서 우리는 저자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그러나 누구에게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이야기를 서스펜스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 남자의 웨딩드레스』는 그것에 성공한 멋진 소설이다. 난 『알렉스』에서 보았던 놀라움과 색다름을 다시 한 번 이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목은 평범하면서도 무섭다. '웨딩드레스'라는 말에서 나는 '보통'을 보았고, '그 남자의 웨딩드레스'에서 '특별함'을 보았다. 일반적으로 드레스는 여자가 입으니까. 그리고 소설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남자가 입은 웨딩드레스는 그의 어머니가 입었던 낡은 구식 드레스였다. 그럼에도 '프란츠'라는 남자가 그것을 입은 까닭은 무엇일까? 그리고 왜 프란츠는 '소피'라는 여성과 함께 했을까? 소피는 도망자이다. 일어나 보니 동생 레오가 목 졸라 죽어 있었고, 그녀는 순식간에 도망자로 전락한다. 그녀가 세상의 감시와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주하는 장면은 영화처럼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이윽고, 작가는 속도를 늦추어 소피의 심리를 파고든다. '마리안 르블랑'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이전의 삶을 잊어야만 하는 그녀의 슬픔을.

 

 그리고 프란츠. 그는 소피를 감시하기 위해 '임무'를 시작했지만 약 2년 간의 추적 끝에 얻은 결론은 "내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소피의 특별한 행동을 기록하기 위해 일기를 썼지만, 사실 그것은 그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 비밀 일기장이었다. 결국 소피의 연인 뱅상이 죽자, 그 빈자리를 프란츠가 대신하고, 두 사람은 사랑을 시작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것은 프란츠만의 짝사랑이었던 것 같다. 소피는 이미 '절대 알고 싶지 않는 세상'에 발을 들인 몸이니까,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벗어나려고 하니까. 결국 맞지 않는 사랑의 동거, 그 결과는 비참한 마무리일 뿐이다. 나는 프란츠가 왜 웨딩드레스를 입을 수밖에 없었는지 깨닫자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동시에 이 책이 너무나 섬뜩하고도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물의 심리를 끝까지 파고드는 전개, 그리고 결과를 알 수 없는 전개.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그 종착점은 '죽음'이라는 것. 아니, 작가는 이렇다. 범죄와, 사람의 죽음과, 그로 인해 얻은 타인의 새로운 삶. 그래, 희망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해피 엔딩이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얻게 되었으니까. 두 번의. 전자는 불운의 길이었으나, 후자는 행복의 길이니, 이제 소피는 웨딩드레스를 입지 않고도 새로운 나날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더 이상 도망자가 아닌, 인간으로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 스완네 집 쪽으로 1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본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이 위대한 서사시가 어떻게 재탄생되었는지 눈 크게 뜨고 지켜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하바라따 1 - 1장 태동: 신과 아수라와 인간과 영물들의 탄생 마하바라따 1
위야사 지음, 박경숙 옮김 / 새물결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드디어 이 위대한 서사시가 세상에 나왔으니. 이제 읽는 일만 남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감정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