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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 마리 필요한가 ㅣ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권일영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고양이와 완전범죄. 이 둘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들의 공통점이나 차이점, 또는 관계가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의 작가인 히가시가와 도쿠야는 좀 색다르게 이 둘을 연결시켰다. 물론 유머와 함께.
소설은 일반적인 추리소설과 마찬가지로, 어떤 인물의 의문스러운 죽음으로 시작한다. 비닐하우스 속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불확실한 목격자의 증언, 그리고 고양이. 처음 분위기는 조금 으스스하고 미스테리하다. 하지만 이윽고 다음 장면에서 우리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돈에 시달리는 탐정 우카이 모리오. 자신의 탐정사무소가 있는 빌딩 주인에게 방세를 못내 120만엔의 빚의 압박에 신음을 하는, 그러면서도 재치와 기지를 놓지 않는 이 탐정에게 좋은 돈거리가 들어왔다. 고도쿠지 도요조라는 부자가 마네키네코를 찾아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찾으면 원하는 만큼의 돈을 준다는 제의에, 모리오의 눈은 동그랗게 떠졌다. 그리고 밀린 방세를 정확히 갚을 돈을 요구했다. 이제 찾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그게 맘대로 되나? 일본 전국을 통틀어 그 삼색털 고양이를 찾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게다가, 우리의 주인공에겐 또 하나의 깜짝 놀랄 시련이 닥쳐온다. 의뢰인인 고도쿠지 도요조가 비닐하우스에서 살인을 당한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추리에 나선다. 피해자의 딸 마키는 범인의 손에 붙잡혀, 범인에 의해 아버지가 죽는 것을 바로 앞에서 지켜보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의 증언만으로는 이 의문의 완전범죄의 미스테리는 풀리지 않는다. 어른키 만한 마네키네코가 있었다가 사라졌다는 등. 여러 추리를 하다 보니 결국 "고양이"가 이 추리의 열쇠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하지만, 도요조의 죽음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하나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다름 아닌 도요조의 영결식 날, 영결식 장소의 화장실에서 이와무라 게이치가 된장국 범벅이 된 채 죽어 있었던 것이다. 범인도 모르고, 어떻게 죽였는지도, 왜 죽였는지도 모르는 이 완전범죄....... 난 이 작가가 어떤 식으로 사건을 처리할지 궁금해 했다. 그러나 사건은 소설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풀렸다. 또한,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놀라운 마술이 있었다. 고양이와 완전범죄가 이렇게 기이하게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충격적인 진실이 무엇인지는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