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신간들을 살펴보자. 이번에는 관심 있는 인문서 위주로 해 본다. 

  

 우리나라는 물부족 국가라고 한다(UN에 따르면).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것을 항상 자각하지 않고 물이 넘쳐난 듯이 쓰고 있다. 바닷물을 식수로 만드는 기술이 발달한다면 모를까, 우리가 쓰고 있는 물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1%도 안 되는 양이다(그래서 쓰나미가 아무리 커도 바닷물의 평균 수면은 줄지 않는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마실 물이 부족해질 것이고, 남은 물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킬 거라고 경고했다. 이 책은 소설의 입을 빌려 그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 2017년이면 10년도 채 남지 않은 것이다. 마실 물이 없어 싸우고 괴로워하는 인간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해서 관심이 간다. 그럼에도 신기한 것은 이 소설이 청소년을 위한 소설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모두에게 주는 경고다. 물 좀 아껴쓰라고. 이 책의 경고가 부디 현실에서도 이루어지길(하지만 소설이기에 그 대안책을 철저하게 제시하지 못한다. 그저 이럴 것이다고만 말할 뿐). 무엇보다 식수전쟁 같은, 인류 스스로가 초래한 비극이 없기를.  

  

    

 

 

 

 

 

 

 (이렇게 네 권으로 표지를 늘어놓을 수 있다니, 그 자체로 만족이다) 

 『견인도시 연대기』. 이번 페이퍼가 주로 다룰 책은 소설이 아니지만은 이 소설을 뛰어넘어갈 수 없다. 개인적으로 이번 달에 나온 최고의 신작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작년 2월부터 등장해서 조금 식상한 감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이렇게 시리즈가 완결 되었다. 마지막 시리즈는 <반지의 제왕>이 그렇듯이 아쉬움을 남긴다. 사실 SF 판타지 소설 같이 SF에 뭔가를 섞어 놓으면 조금 틀어지는 감이 있다. 『반지의 제왕』이나 『에메랄드 아틀라스』는 오직 '판타지(물론 곁들인 것이 참 많았지만)'에만 열중함으로써 독자들을 집중하게 하지 않았나. 『견인도시 연대기』가 걸작이라면, SF와 판타지라는,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두 장르를 성공적으로 혼합시켜야 한다. 그런데 번역이라는 게 참 시간이 걸리는 일이니....... 첫 번째 시리즈인 『모털 엔진』은 무려 10년 전에 나온 책이다. 물론 그 동안 철저한 준비를 했겠지만 그 사이에 많은 독자들이 비슷한 유형의 책을 봐 오지 않았나. 소재는 흥미롭지만 뭔가 내 기대를 망칠지도 모른다....... 이런 막연한 두려움이 한편으로는 존재한다. 하지만 어쨌든 소설이니까! 그리고 풀어낼 이야기는 많지 않은가. 

  

 자, 이제 인문서다(어차피 별로 안 되지만). 『해적판 스캔들』은 그냥 관심이 있어서 선정했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책들이 저작권자의 허락을 맡고 존재하는 책인가, 아니면 비공식적으로 낸 해적판인가. 알 수가 없다. 영화나 음악이 그렇듯이, 책도 만든 사람의 권리를 보호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특히 번역의 문제가 그렇다. 어떤 출판사에서는 50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마구 해적판을 찍어낸다. 좋은 책을 내는 것은 괜찮은데 정정당당하게 허락 받고 책을 내면 더 좋겠다. 해적판 스캔들, 결국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하자는 게 결론인가? 

 『나는 쓰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흔하디 흔한 글쓰는 법에 대한 자기계발서이다. 글 쓰는 법, 번역하는 법, 독서하는 법 등등, 우리 주변에는 한 가지 분야에 대한 자기계발서가 널려 있다. 이 책도 그 중 하나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은 노골적으로 글 쓰는 법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거기에 앞서 글 쓴다는 것의 의미를 제공한다. 왜 글을 쓰는가, 어떻게 글을 쓸 것인가를, '삶'을 언급하며 말해준다. 차라리 글 쓰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이라기보다는 진정한 '글 씀'에 대해 말해주는 책 같다. 결국 결론은 이건가? "글쓰기는 삶을 바꾼다." 글쓰기에 대해 두려움을 가진 자들을 위한 책이라고 한다. 나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 

 『만들어진 승리자들』을 보니 그 유명한 말이 기억 난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되돌아보면, 어떤 역사가도 전쟁에서 패배한 국가, 멸망한 나라를 좋게 묘사하지 않는다. 멸망한 나라는 그 나라의 타락한 점도 하나의 이유겠지만 간혹 역사에선 너무나 강한 승자가 철저하게 짓밟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 경우에도 멸망한 나라는 묵살당한다. 어쨌든. 저자는 이전에 역사에서 패자로 기록된 자들의 진실된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그들에 대해 입체적인 평가를 내리게 했다. 이번에는 '만들어진 승리자들', 즉 역사에 의해 거짓되거나 과장된 영웅들의 모습을 파헤쳐서 입체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시도이긴 하지만, 뭔가 우리가 뻔히 알고 있던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적어도 경우가 많으니 진실을 아는 즐거움은 맛 볼 수 있으리라) 

  

 이번에는 고전 작가의 책들을 선정해보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제외하면 모두 20세기의 사람들이고, 마르케스를 제외하면 모두 철학자, 또는 사상가이다. 또 마르케스의 작품을 제외하면 세 작품 모두 우리에게 예전에 알려졌던 작품이다. 새로운 번역으로 우리에게 돌아온 책들이다. 『시민의 불복종』은 『월든』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소로의 작품이다. 니체의 『도덕의 계보학』 역시 마찬가지이다. 러셀의 『교육론』은 유명하다(사실 그의 책이 많으면서도 유명하다). 마르케스의 『칠레의 모든 기록』은 우리에게 생소하다. 마르케스가 칠레에서 겪었던 일들을 적어놓은 것 같다. 부제(고문과 죽음으로 이어지는 위험을 무릅쓴 기적의 6주일)를 보니 대강 내용이 짐작이 간다. 우릴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란다. 작가가 보여주려는 것은 역시 백년의 고독에서 보여주려는 그것인가? 

 

 결국 인문서를 소개하고자 했지만 소설만 기억에 남는, 어쩔 수 없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8월의 신간페이퍼였습니다(어디까지나 자율적임). 인문서를 위주로 하느라 소설 대부분을 배제했습니다. 국내 작가의 소설이든, 일본 작가의 소설이든. 그런데 막상 소개하려고 하니 일본 작가의 소설은 글 쓰기가 매우 싫었다. 정말 난 일본 작품은 안 맞는 듯. 아님 많이 접해보지 않았던가. 전환점 없나? - 지금 읽고 있는 『펭귄 하이웨이』가 꽤 괜찮으니 관심이 갈지도. 하지만 그 책은 재미있긴 한데 기억에 남는 임팩트가 부족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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