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통 한 달을 세 분기로 나눈다. 1일부터 10일까지 상반기, 11일부터 20일까지 중반기, 21일부터 마지막 일까지 하반기로. 조금 비보편적인 방법인 것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왠지 이 날이 되면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는 느낌이 든다. 많은 책들이 출간되었는데, 그 중 내 마음에 와닿은 것들을 골라본다. 

   

 찰스 다윈의 서간집이 두 권으로 나뉘어 출판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다윈의 편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다윈은 평생동안 편지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원』과 『진화』라는 다윈 사상의 두 가지 핵심 주제를 작품의 제목으로 삼았다. 그의 인간적 모습과 작품에 관한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에는 굴드가 서문을 썼다. 

 

 

 

  

 이게 어떤 작품인지 전혀 생소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톨킨의 『반지의 제왕』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책을 통해, 영화를 통해, 또는 각종 매체를 통해 톨킨과 그의 『반지의 제왕』을 아는 사람은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작품의 아이디어가 주로 핀란드어와, 이 작품에서 비롯되었다면 믿겠는가? 약 750쪽짜리 서사시가, 3000쪽에 가까운 산문의 서사시를 탄생시킨 원천이 되었다면 믿겠는가? 『칼레발라』는 전적인 핀란드 민족의 이야기이자 핀란드 신화라고 할 수 있다. 지은이는 전해 내려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책 소개에서도 써져 있듯이, '번역된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좋은 번역인지는 그 다음에 살펴보고. 그림도 실려있어서 읽기 편할 것 같다. 

  

 

  

 장정일 작가의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을 아주 즐겁고도 진지하게 읽은 기억이 떠오른다. 그의 독서 일기는 상당히 정치적이라서 위험하고, 위험해서 강하고, 강해서 힘(power)이 있고, 힘이 있어서 정치적으로 위험하다. 그나저나 장정일 작가의 그런 위험한 책들도 벌써 17년째이고, 이번 책이 아홉 번째다. 목차에는 내가 읽은 책(예컨대,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도 있었고, 조지 오웰의 책도 있어서, 그 책에 대해 저자가 어떤 견해를 보일지 기대된다. 과연 1권에서 맛 본 그것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처음에 제목을 보고 웃겼다. 게코스키라는 이름을 처음 봐서, 유머스러웠다. 사실 게고스키는 세계적인 희귀본 서적상이자 장서가, 독서광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의 인생을 바꾼 사적인 책들을 소개한다. 여기에는 『월든』, 『명상록』과 같은 고전부터 로알드 달의 『마틸다』 같은 동화까지 포함되어 있다. 아무래도 그의 과거니까 모든 게 비롯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결코 숨기지 않고 털어놓는다. 그야말로 그의 독서 편력이 게코스키라는 존재를 만들어낸 것이다. 대단하다.  

  

 원래 어려운 고전에는 해설서가 많은 법이다. 또, 해설서만큼이나 번역서가 많다. 오래된 고전은 저작권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해설서와 번역서의 홍수 속에서 어떤 책을 정할 것인가 고민해야 할 때가 있다.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일단 신작을 골라본다. 『장자, 마음을 열어주는 위대한 우화』는 『장자』 전체를 해설하는 게 아니다. 마치, 다른 부분은 다른 사람이 쓴 해설서를 믿고 맡긴다는 듯한 태도다. 어쨌든, 이 책은 「내편」 부분을 한 문장도 빠짐없이 모두 해설하는 놀라운 시도를 한다. 물론 해설서인 동시에,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이 묻어나는 이야기이다. 보통 우리는 이야기를 보고, 그 다음 저자를 본다. 그래야 나중에 신작이 나올 때, 우린 저자를 본 후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서로간의 신뢰 관계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요즘은 이런 고전에 대한 입문, 해설서가 많이 출간되는 것 같다. 나로서는 기쁜 일이다.  

  

 제발트는 교통사고로 죽었다. 그가 죽은지 벌써 10년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이 독일 작가에 대해 끊임없이 토론하고 있다. 그는 갑자기 죽었다. 그래서 국내에 번역된 그의 작품은 이 책을 비롯해서 세 권뿐이다. 『토성의 고리』는 그의 세 번째 작품으로, 1995년에 쓰여졌다. SF 소설 같은 게 아니라, (그런데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든다) 인간의 문명에 대한 통찰을 여행기처럼 풀어낸 책이다. 현재 그의 작품은 첫 번째 소설을 제외한, 세 소설만이 출간되어 있다. 진한 여운을 맛볼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을 보니 『표백』이 떠오르고, '표백 세대'가 떠오른다. 고예나 작가는 '클릭 시대'를 만든다. 클릭만 하면 원하는 정보를 모두 찾을 수 있고, 사랑마저도 찾을 수 있는 사이트 '클릭 미'가 소설에 등장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현실은 너무나도 다르다. 그렇기에 이들은 현실과 가상 공간 사이의 정체성, 이중 생활 등에 괴로워 한다. 궁극적으로 '표백 세대'나 '클릭 세대'는 모두 청년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애절하다. 이 기회에 고예나 작가가 누군지 알아보고 싶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책들이 있다. 그러나 나는 추천사에 넘어가고 싶지 않다. 정말 나에게 필요한 책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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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over 2011-08-10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원하는 책들만 따로 모아놓을 수 없을까? 훗날 이 책들은 다시 돌아볼 때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