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조이스의 최후의 걸작인 『피네간의 경야』는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소설입니다. 조이스가 만들어 낸 신조어(보편어) 때문이지요. 그래서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 소설을 첫 페이지도 못 읽고 놓아버립니다. 그래서 제가 첫 문단이라도 도와주기로 했죠.  

 한 번 살펴봅시다. 

 "강은 달리나니, 이브와 아담 교회를 지나, 해안의 변방으로부터 만의 굴곡까지, 회환의 광순환촌도(光循環村道)를 곁으로 하여, 호우드(H)성(C)과 주원(E)까지 우리들을 되돌리로다(p.3)." 

 우선, 이 부분에서 문제가 되는 한자의 뜻부터 살펴보자. 독자들은 일단 문맥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내용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있을 테고. 광순환촌도(光循環村道)란, 빛(光)과 '좇을' 순(循), '돌아올' 환(環), 마을(村)과 길(道)의 합성어이다. 그러니, 대략 '빛을 좇아 돌아오는 마을의 길'을 의미한다. 여기서 '마을'이란 '더블린'을 지칭한다. '빛'은 상징적인 의미로, 피네간의 목적지 등을 일컫는다.  

 "해안의 변방으로부터 만의 굴곡까지"는, 우리의 강력한 어머니인 '바다'를 가로지르는 더블린의 강을 일컫는다. '이브와 아담'은 인류 최초의 인간으로, 죄를 지어 타락(fall)한 인간이다. 이들은 곧 피네간의 몰락과 연계된다. 

 이 소설의 첫 구절은 "강은달리나니(river+run=riverrun)"이다. "달린다"라는 의미는 곧 "순환한다"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호우드 성과 주원(HCE)"는 바로 우리의 주인공들이 있는, 바로 그 곳이다.  

 이 문단 자체는, 책의 서곡 역할을 하면서 피네간의 순환을 암시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시작도, 끝이 없는, 무한의 작품이기 때문에 '서곡'이라는 표현은 옳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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