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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연가
현미정 지음 / 영언문화사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저는 어릴적에 순정만화를 많이 봤는데, 그때는 일본만화가 개방이 안되어서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만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작가들은 주로 비극적인 결말을 많이 썼고 어린 마음에 많이도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황미나의 "아뉴스데이"란 작품의 슬픈 결말과 상해 연가의 결말이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결말....그래서 오랜 여운이 남는....
물론 이 작품은 로맨스의 공식에 충실해 해피앤딩으로 마무리 합니다.
로맨스에는 전생과 후생이 연결 되는 내용이 많은데 가끔은-해피앤딩을 좋아하는 저로서도-전생의 아름다운 인연에서 마무리 했으면...하는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전생과 후생의 사람들이 같은 사람들로 인지되지 않을때 그렇죠.
하지만 이 작품에서 두사람이 다시 만났을때 저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이 작품은 이선미씨의 "경성애사"처럼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하던 젊은이들의 삶과 사랑이야기입니다. 경성애사를 읽을때도 이미 무거운 시대라는 것을 알고 망설이면서 선택했는데, 이 책 역시 읽기전에 망설였습니다. 제가 워낙 해피앤딩을 좋아하는 이유죠...
이 책을 읽은 결론은 이 책보다 유명한듯한 경성애사보다 절대로 뒤지는 작품이 아닙니다. 때문에 꼭 읽으실것을 권유합니다.
작가 후기를 봐도 그렇지만 현미정 작가는 역사적인 내용을 접목시키기위해 많은 자료를 조사하고 공부한듯 합니다.
이 책의 완성도가 높은면은 로맨스에 역사적인 내용을 적절히, 적당히 섞어놓은 면도 그렇지만, 나오는 인물 하나하나가 모두 살아있습니다.
여기에 주인공은 5명나옵니다. 물론 주축이되는 사람은 둘이지만 제가보기에는 5명이 모두 비중있는 공통의 주인공입니다.
이휘영(李彙榮) : 그가 꿈을 이룰만한 이에 세상이 변해 버렸습니다. 그는 독립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쳤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그의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지기(知己)의 딸이었기에 딸처럼 대하려 했지만 그녀는 어느새 여인으로 자라 그의 사랑이 되었습니다.
나신희(羅晨嬉) : 여기 여러사람의 사랑을 받은 너무나 아름답고, 강한 그녀가 있습니다. 그녀 역시 그 모든 사람을 사랑했습니다. 다른 의미로...
마쓰다(松田) : "그때 결심했어. 소중한 것은 절대 만들지 않을테다. 만약 소중한 것이 생기면 목숨을 걸고 지킬테다. 다시는, 다시는...." "그래, 이용당해주마. 너만 내 곁에 둘 수 있다면....."
송화(松花) : 큰일하는 그가 가는길에 걸림돌이 되지않으리라. 이 초라하고 가치없는 그녀의 육체가 거름이 되어 그가 지나는 길이 가시밭길이 아닌 향기 가득판 꽃길이 되게 하리라.......세상에는 이런 바보같은 사랑도 있는 것입니다.
한재석(韓才石) : 살아남으리라....그에게는 휘영이 부탁한 일이 있다.
감동입니다.
그리고, 픽션이든 논픽션이든....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모든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드립니다.
작가인 현미정씨에게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