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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 - 내가 커서 어른이 되어도 변하지 않을 이야기
고정욱 지음, 유준재 그림 / 샘터사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하루에도 수십번씩 내 아이가 이러이러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아이의 장래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먼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그리고 가족을 사랑하고 남에게 베풀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마음이 풍요로와 항상 웃음짓는 얼굴로 살아가기를, 가슴속엔 사랑과 열정,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품으며 하고자 하는 일에 부족함이 없도록 경제적으로도 안정된 삶을 살았으면... 등등 생각이 많아지네요. 저만 그런가요? 생각이 많아질수록 아이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도 늘어가니 이러다간 잔소리꾼 엄마가 될것만 같아요.
<첫단추> 이 책은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지금부터 어른이 되어서도 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싣고 있어요. 크게 세단락으로 되어있는데 첫번째는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들, 두번째는 지금부터 시작하면 좋은 작은 습관들, 마지막으로 어른이 되어서도 잊지 말아야할 것들 총29가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어려서부터 가슴속 깊이 새겨야할 소중한 지침들과 이럴땐 이렇게, 저럴땐 저렇게 일상에서 보다 유용하게 쓸수있는 실천적인 면을 골고루 섞어 마치 부모가 자식에게 들려주듯 구어체 문장으로 서술되어 있답니다.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 부모된 마음은 모두가 비슷하구나 하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어요. 가장 먼저 풀어놓은 이야기가 '나를 먼저 사랑하자' 네요.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았던 저자가 부모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활 훈련을 게을리하여 지금은 몸 상태가 더욱 악화된 이야기를 고백하였어요. 자신의 잘못된 점을 첫번째 이야기 거리로 삼은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예를 든 인물은 스티븐 호킹 박사에요. 루게릭병으로 몇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고 자신을 학대하던 그는 슬픔과 좌절을 극복하고 박사 과정을 밟아 아직까지도 기적처럼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 분이랍니다. "절대 자신의 인생을 망쳐서는 안된다. 모든 사람에게 하나밖에 없는 인생은 너무나 소중한 것이니까. p.18"
'최악과 최상을 동시에 생각하라' 어쩜 이 말은 조금 어려운 당부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예를 들어 설명하니 정말 쉽게 와닿네요. 문익점을 예로 들었는데요. 중국에서 몰래 목화씨 10개를 들여온 문익점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다섯개는 자신이 심고, 나머지 다섯개는 장인인 정천익에게 주었어요. 결과는 문익점이 심은 다섯개는 모두 썩어 버렸고, 장인 정천익이 심은 다섯개중 한개에서 싹이 터 꽃을 피웠답니다. 그 한개의 씨에서 백개의 씨앗을 얻고 그것을 수년간 키워 목화솜을 얻었데요.
피카소는 천재성만으로 업적을 이루었을까, 긍정적인 마음, 자신만의 재능을 찾는 것, 외국어의 필요성, 풍부한 상상력과 호기심, 인내심, 독서의 중요성, 친절하고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 남에게 베푸는 사람등 29가지 이야기가 하나같이 내 아이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네요. 한가지 이야기를 풀어놓을 때마다 첫단추, 두번째 단추... 마치 단추를 여미듯 생각을 정리하거나 혹은 더욱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초등용 자기개발서 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사실 책의 분류는 '역사/위인 이야기'로 되어있어요. 앞서 언급한 것 처럼 각각의 이야기속에는 역사속 위인들을 예로들어 보다 흥미롭게 주제에 접근하고 있어요. 동화스러운 삽화와 실사, 주석이 조화롭게 배치된 점도 책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내 아이는 여섯살, 아직 이 책을 읽기엔 조금 무리가 있어요. 어서 빨리 커서 엄마가 들려주고픈 말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이 책을 읽게 해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