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반양장) 보름달문고 44
김려령 지음, 장경혜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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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마해송문학상,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으로 빛나는 작가, 김려령의 <완득이>,<우아한 거짓말>은 이미 널리 읽히고 있는 청소년문학이다.

청소년문학이 단지 청소년들에게만 읽힌다고 생각하면 오산인 것이, <완득이>는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의 절대적인 환호를 받았던 작품이었다.

<완득이>로 강렬하게 독자들의 뇌리에 박힌 이름 김려령은 그 후 <우아한 거짓말>에서도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깊이 이해하는 따뜻한 시선으로 실망시키지 않는 감동을 주었다.

김려령이라는 이름 석자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이번 책<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는 이번에는 청소년 문학이 아닌 아이와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우리곁에 다가왔다.

 

이 동화에는 아름다운 삶을 완성한 사람이 하나 나온다. 이미 그는 삶을 완성했고, 그 삶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다. 일명 건널목 아저씨로 불리는 사람. 그에게는 아픈 사연이 있다.  사랑하는 아내가 쌍둥이 아들을 낳다가 죽게 되었고, 혼자서 형제를 지극정성으로 키웠는데 어느 날, 건널목 표시가 없는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쌍둥이 아들 또한, 아내의 뒤를 따라 하늘나라로 가버리게 된다. 이후, 이 아저씨는 건널목 무늬가 있는 카페트를 들고 돌아다니며 아이들이 등교하는 시간에 그 카페트를 깔아 무사히 등교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시작한다. 이 아저씨의 묻지마 선행은 건널목이 생길 때까지 이어지고, 일이 성사되면 또 다른 건널목이 필요한 곳으로 떠난다.

의지가지 없어보이는 아저씨를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신뢰하여 경비실을 쓰게 하였고, 부모님의 불화로 늘 밖으로 떠도는 아이 '도희'와 건널목 아저씨의 인연이 시작된다.

자신의 불행으로 늘 어두웠던 도희는 건널목 아저씨로 인해 부모없는 불쌍한 남매 태석, 태희를 알게 되었고, 건널목 아저씨처럼 이 남매를 위해서 자신이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면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엄마가 돌아온 태석남매, 시골 할아버지댁으로 떠난 도희를 보면서 건널목 아저씨도 어디론가 떠나게 된다.

 

이 이야기는 이 동화속 주인공인 동화작가 오명랑이 동네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듣기 교실'속 교재도구이다.

오명랑은 멋지게 등단하여 가문의 영광이 되었으나, 이후 뚜렷한 후속작을 내지 못해 별다른 수입이 없는 작가로서, 가족의 성화로 '이야기 듣기 교실'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속 태희는 바로 오명랑 작가, 자신이다.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가족과의 진정한 화해를 하는 계기가 되었고, 다시 멋진 동화를 쓸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때로는 힘들고 지쳐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을 테지요. 어른들도 부족한 게 많아 번쩍 안고 원하는 곳으로 옮겨 줄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덜 힘들게 덜 아프게 덜 무섭게 그 시기를 건널 수 있도록 건널목이 되어 줄 수는 있습니다. 친구라도 좋고 이웃이라도 좋습니다. 먼저 손을 내밀어도 괜찮고, 누군가 먼저 내민 손을 잡아도 괜찮습니다. 우리 그렇게 살았으면 합니다._김려령


 

세상으로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우리는 겪게 된다. 작은 어려움이야 곧 잊혀지지만, 큰 어려움이나 고통은 그 흔적이 앞으로 살아갈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어떤 사람은 더 큰 사람이 되어 넓은 가슴으로 삶을 이해하며 아와 타의 경계가 없는 삶의 자세를 보여주지만, 또다른 사람들은 극도로 외곬이 되어 이기적인 삶의 전형을 보여주기도 한다. 삶의 상처가 그대로 상처로 끝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표지를 두른 분홍빛 띠지에 있던 문구 '한 편의 동화가 세상을 바꿉니다'가 눈에 들어온다.

다른 사람의 세상까지는 몰라도 오늘 한 명의 세상은 분명히 바뀌었다는 것을 꼭 말해주고 싶다.

 

동화가 주는 감동은 순수하고 맑아서, 불순물이 없는 말간 느낌은 삶을 그대로 정화시켜 주는 힘이 있어서 좋다.

거짓이 아닌 진짜 감정은 그 어떤 미사여구가 아닌 단순한 느낌 그대로를 담은 것으로 동화를 통해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가슴으로 순식간에 전달되는 장점이 있다.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동화를 좋아하고 즐겨 읽는 사람들은 아마도 아이와 같은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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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명화 속으로 떠나는 따뜻한 마음여행
김선현 지음 / 좋은책만들기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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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심리치료 관련 서적들을 몇 몇 만나보고선 그 기억이 좋아서 이번 <심리학 명화 속으로 떠나는 따뜻한 마음여행>에 대한 기대가 내심 컸다.

영화를 통해서 무의식속에 숨겨진 상처나 억눌린 기억들을 치유하는 경험, 혹은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통해서 자신의 아픔을 승화시키는 힘, 이런 것들이 바로 예술에 비추어 심리치료를 하게 되는 일례라고 할 수 있다.

문학, 음악, 미술, 무용, 사진..등으로 표현되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세계는 인간의 마음 상태를 가장 정확하고 솔직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미술치료하는 분야가 어린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지는 꽤 오래다.  유치원에서도 아이들이 그려낸 그림을 통해서 아이의 상태를 점검하는 방식이 널리 통용되고 있는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책을 통해서 마음을 위로받고, 이해받는 느낌은 경이로우면서도 특별한 경험이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가슴 가득 따뜻함과 후련함이 차오르는 기분은 바로 이것이 마음을 치유하는 테라피 치료라고 믿게 한다.

 

고갱, 클림트, 샤갈, 뭉크, 달리 등 불멸의 화가들의 그림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테라피 노하우를 담아냈다는 <심리학, 명화 속으로 떠나는 따뜻한 마음여행>은 바로 너무도 유명하고 우리에게 낯익은 그림들을 통해 말 그래도 마음을 치유하는 여행을 떠나보자는 기획하에 쓰여진 책이다.

 

언급된 화가들은 각자 화풍이 고유한 개성이 있어, 그 그림은 화가의 감정을 다양하게 담아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화가는 그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고통, 어둠과 욕망을 표현하고 해소함으로써 심리적인 치유의 과정을 밟게 되며, 그 그림을 감상하는 우리들은 화가의 감정에 공감을 함으로써 자신 안에 감추어진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하는 효과를 보게 된다. 바로, 이것이 심리학에서 말하는 명화의 치유력이라고 한다.

명화를 통해 얻게 되는 치유력은 미술치료 과정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미술치료 과정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기법들은 명화 속의 표현과 관련이 깊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해준다.

 

고갱의 붉은 색채, 클림트의 황금빛 색채, 샤갈의 몽화적 색채에서 기쁨과 환희를 발견함으로써 마음이 치유를 얻는 과정을 1부에서는 담아내고 있으며, 로트렉의 그림의 통해 상처와 아픔을 어루만지고, 뭉크의 음울함을 통해 자신의 고통을 직시하고 회복을 길을 물음으로써 우울함과 상처를 직시하는 것의 중요성과 상처입은 마음을 회복하는 용기는 얻게 되는 과정이 2부에 소개되어 있으며, 3부에서는 고흐의 화려한 색채, 달리의 무의식, 마그리트, 초현실의 세계를 통해서 치유의 마음을 더는 과정을 말해주고 있다.

 

이 외에도 명화를 통해 치유의 길을 얻은 사례를 다양한 실예와 그림을 통해서 소개해놓고 있어, 명화의 치유력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해준다.

다만, 아쉬운 점을 꼽자면, 이책의 기획의도는 몹시 유용하며 좋았으나, 얇은 책 한권에 담기에는 너무도 많은 내용을 언급하고 있어 편집에 있어서 산만함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명화를 함께 하는 마음여행을 통해서 어지러운 내면을 정리해보고자 했으나, 자꾸만 뇌와 마음이 분리는 바람에 흩어져버리곤 하여 속상했다.

실려있는 그림들이 작은 것도 아쉽다. 화면 가득 명화들을 응시하며 치유의 과정을 함께 했더라면, 더 많은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러나, 여전히 명화가 주는 여러가지 의미와 담긴 가치를 알 수 있는 시간은 유용했고 즐거웠다.

이와 비슷한 책들을 더 많이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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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 음악과 함께 떠나는 유럽 문화 여행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정태남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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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나온 책이 분명함에도 제목이 매우 익숙하다 싶었더니, 일전에 최도성님의 <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다>를 그야말로 만난 기억이 났다.
그러니까. 이번의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는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중의 한 권인 셈이었던 것이다.

이 시리즈 물은 도쿄, 동유럽, 스페인, 파리를 특별한 감성으로 우리에게 소개해 주더니, 이번에는 그 형식을 살짝 달리하여 우리를 찾아왔다.

음악과 함께 떠나는 유럽 문화 여행이라는 컨셉으로 기획되어 단순히 지리적인 여행이 아닌, 음악과 관련이 있는 장소에 집중, 선택하여 유럽 10개국, 20개 도시, 30개 명소와 음악을 소개해놓고 있다. 우리는 그의 안내를 따라 위대한 예술가들의 숨결이 지금도 유럽 곳곳에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현재 이탈리아 건축사이며 범건축의 해외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유럽에 대한 동경과 열망으로 30년 이상 이탈리아 로마에서 살고 있으며, 2007년에는 이탈리아 대통령으로부터 기사훈장을 받기도 한 유럽마니아라고 한다.

그는 건축 분야 외에도 역사, 음악, 미술, 언어 등 여러 분야에 조예가 깊어 음악전문 월간지<음악동아>에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으며, 스페인에서 클래식기타 독주회를 가졌고, 로마에서는 독일, 프랑스, 스칸디나비아 합창단에서 활동했다. 이 외에는 다양한 분야의 다채로운 활동은 그의 역량을 짐작케 하는데. 이렇듯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저자의 이력을 구구절절히 언급하는 것은 이 책의 내용이 얼마나 전문적인 지식과 감수성이 담겨있는가를 설명하기 위함이다.

덧붙여, 첼리스트 정명화님과 소프라노 조수미님의 추천의 글은 유럽과 클래식을 온전히 이해하고 즐기기에 이 책만큼 적합한 책이 없음을 느끼게 해준다.

 

유럽의 역사와 문화와 예술을 학창시절에 배워온 우리로서는 언제나 유럽이라는 곳이 동경의 대상일 수 밖에 없다. 영화나 소설속에서 그려지는 유럽은 동양의 문화와는 사뭇 다른 그러면서도 그만의 독창성과 역사적 숨결이 담겨 있는 매혹적인 곳이다.

해서, 사람들은 언젠가는 유럽을 여행하고야 말리라는 소망을 가슴에 품게 되었고, 유럽 관련 여행서들은 때마다 컨셉을 달리하여 출간되지만  늘 인기가 많다.

책을 통해서나마 간접적인 체험을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지만, 주제에 따라 골라서 담아 놓은 유럽여행서는 때로는 실제 여행보다 더한 즐거움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느끼기 마련이다. 더 나아가 아는 만큼 사랑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 책 또한, 그 전제에 충실히 따르고 있다. 저자의 깊이있으면서 폭넓은  지식이 유럽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게 하고, 머리로 들었던 음악 또한 가슴으로 들을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저자가 유럽을 오랫 동안 사랑해온 것은 당연한 귀결인 것이다. 

책을 통해서 우리는 저자가 느꼈던 감동, 여행과 음악이 주는 삶의 기쁨, 새롭게 안다는 것의 기쁨을 함께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곳은 몇 몇의 도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우리에게 익숙한 도시다.

 

이탈리아 -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스페인 - 마드리드, 그라나다, 팔마 데 마요르카
프랑스 - 파리, 베르사유, 생장드뤼즈
오스트리아 - 빈, 힌터브륄, 오번도르프
독일 - 뤼벡, 슈반가우
영국 - 런던
스위스 - 루체른
체코 - 프라하
헝가리 - 부다페스트
핀란드 - 헬싱키


20개 도시에서 30개의 특정한 장소를 골라, 그 곳과 직접 연관된 음악 또는 그곳에서 연상해보고 싶은 명곡을 선정하고, 다시 주제에 따라 6부(유럽의 궁전과 성에서, 유럽의 다리 위에서, 유럽의 정원과 공원에서, 유럽의 안식의 집에서, 유럽의 길에서, 유럽의 성전에서)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글뿐만 아니라 실린 사진도 직접 찍은 저자는 유럽의 다양한 문화와 예술과 역사를 깊게 꿰뚫고 있어 놀라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우리에게 안겨준다.

그 동안 클래식 음악을 쉽게 가까이 하지 못했던 나는 몇 권의 서적을 통해 이해와 사랑을 해보고자 노력해봤으나, 여행과 장소와 이야기를 접목시킨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만큼 클래식에 대한 이해를 높인 책이 없었으며, 유럽여행기를 이토록이나 다채롭고 깊이있으며 격조있게 들려주는 책을 만나지 못했다. 

유럽을 더 깊이 알고자 한다면, 사랑하고자 한다면, 그리고 의미있는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책을 꼭 만나보라고 권한다.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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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 산문집
이해인 지음, 황규백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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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위치에 계신 분들이 연달아 하늘여행을 떠나시는 것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머리속을 교차했지만,

무엇보다 상실감이 커서 늘 마음 한 켠이 허전했던 차, 이번에 새로 출간된 이해인님의 산문집<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가 무척 반가웠다.

꿈많고 감수성 풍부했던 중고시절에 애송했던 시의 대부분은 이해인수녀님의 시였다.

쉽고도 단순한 언어의 조합만으로 맑고 밝고 순수했던 시세계를 보여줬던 수녀님의 시는 사춘기여학생의 섬세한 시심을 적셔주기에 더할나위 없었던 것이다.

<민들레의 영토>,<내 혼에 불을 놓아>,<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지금도 책장에 나란히 자리잡고 있는 시집 목록이다.

클라우디아 이해인 수녀님께서 암투병중이시다는 소식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소식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도 아!, 그 분마저도...하는 안타까움에 탄식을 흘렸을 뿐, 이내 바쁜 일상에 쫓겨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법정스님이나 박완서님을 먼저 하늘여행 보내시면서 삶과 죽음에 대하여 수도자로서 승화된 모습을 보이는 이해인수녀님을 보면서 갑자기 왈칵 그리워졌다.

그 숨결을, 자취를 가까이 느끼고 싶어졌다.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에는 암투병을 하면서 지난 5년 동안 가까운 이들과의 이별을 경험하기도 하고, 때로는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자연속에서 위로받기도 하는 일상을 아름답게 가꾸어가는 수녀님의 모습을 만날 수 있으며, 성직자로서 절대자에게 간절히 기도하는 정갈한 마음을 닦는 과정속에서  얻게 된 다양한 단상들을 풀어놓고 있다. 특히, 내 마음을 울린 부분은 수도자로서 이미 아름다운 수녀님이 너무도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낼 때였다.

 

마음으로, 언어로, 행동으로 다른 이들에게 돌을 던지지 않기를!

다른 이를 함부로 비난하고 싶을 때마다 자신의 못난 점에 대해 먼저 반성하며 겸손할 수 있기를!(p231)

 

스스로를 자주 경계하는 짤막한 화살기도를 자주 드린다는 수녀님. 어쩜, 이리도 솔직하면서도 소박한 모습일 수 있는지. 한편으로는 내 못난 모습과도 겹쳐져서 빙긋 웃음이 나오며 위로가 되어주었다.

 

오래전에 만났었던수녀님의 글에서는 단순한 희망, 기쁨,  아름다움만을 노래한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에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는 한 동안 책을 가슴에 껴안고 가만히 숨을 골랐었다.  수녀님의 글은 그야말로 '오래오래 머무르고 싶은 구절'이 참 많았다.

손 가까이 두고 자주 들여다볼 수 있게, 그 때마다 눈에 잘 띄라고 노오란 형광펜으로 긋다 보니 글의 향기가 가슴으로 번져온다.

 

사춘기 시절 심취했던 그 시들로부터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가.

당연히 시인의 감수성은 세월의 무늬와 무게와 더해졌을 것임에....비록 쉬운 듯한 간결한 표현일지라도 그 안에는 더 깊어진 사유의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산문도 운율을 지니고, 운문 또한 그 안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한 수녀님의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는 인생에 있어서 꽃처럼 찬란한 시간이 저문다 하여도 그 자리에는 영원히 지지 않는 푸른 미래가, 꿈이 자리하고 있다고, 그러니 부디 각박한 세상살이일지라도 어딘가에서 푸른잎이 무성해지고 있음을 잊지 말라고 주문한다.

글이 맑아서 밝아서 마치 종달새처럼, 수녀처럼 다가오는 수녀님, 그리고 그 글을 생명력있게 해주는 황규백님의 그림은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수녀님처럼 살고 싶어졌다. 단순하게, 순수하게, 맑게, 천진하게, 기쁘게, 그렇게 말이다. 쉬우면서도 실천하기는 매우 어려운 말.

수녀님의 글은 이른 새벽 아침, 감로수 한 사발을 마신 것처럼, 그렇게 세상보는 눈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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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숨 쉬면 병에 걸린다 - 당신이 꼭 알아야 할 호흡과 건강의 비밀
서효석 지음 / 스프링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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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봄이 되면, 온화한 햇살이난 화사한 꽃무더기를 연상하기 보다는 누우런 황사를 떠올리는 횟수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중국 사막으로부터 불어오는 황사바람은 한반도에서 거의 재해수준처럼 취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황사는 오늘까지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앞으로는 사시사철 황사가 한반도를 덮칠 거라고 하니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폐나 기관지가 건강한 성인도 황사현상이 있는 날, 외출하고 돌아오면 머리가 지끈거리고 목이 아파 불쾌한 기분과 함께 실질적으로 폐호흡을 통해 불순물이 몸안으로 들어갔을 거 같아 지극히 염려스러운데, 우리 아이 둘 모두가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기에 더 더욱 걱정이 크다.

바람이 불거나 황사현상이 심한 날이면 하루 종일 동동거리며 아이들 단속하기에 바쁘고, 자기 전에 먹는 비염약은 이 약은 언제까지 먹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늘 마음 한 켠이 무겁기만 했다.

40여 년간 15만 호흡기 질환자를 치료한 경험으로 바탕으로 숨박사 서효석 원장님의 기적의 건강법이 담겨 있는 <입으로 숨 쉬면 병에 걸린다>는 "바른 호흡만으로 10년은 더 가뿐하게 살 수 있다"라는 놀라운 비법을 우리에게 소개해주고 있다.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때, 대뜸 이것은 비염에 관한 이야기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비염환자들은 대부분 증상이 코로 숨쉬기 어려워서(코가 늘 막혀있기에) 입으로 숨을 쉴 수 밖에 없고 따라서  늘 산소량이 부족하여 두통이 생기기 쉽고, 머리가 무거워서 수험생은 공부에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를 무수히 들어왔기 때문이다.

 

입으로 숨 쉬는 것과 코로 숨 쉬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코를 통해 숨을 들이마시면 비강의 점액과 섬모가 콧속으로 같이 들어오는 공기 중의 유해물질을 1차적으로 걸러주고, 이렇게 한 번 걸러진 공기가 폐로 들어가면 여러 질병의 위험에서 몸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입호흡을 하게 되면 코를 포함한 호흡 기관이 공기와 습도를 조절하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기관지와 폐는 항상 차고 메마른 환경에 노출된다. 사실상 병원균에 대해서도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것이다.

입으로 숨쉬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면부족, 만성피로, 의욕감퇴, 비염, 만성감기 등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 p.22


이 책에서는 이렇듯 구체적으로 왜 코를 숨을 쉬어야만 하는가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놓고 있다. 그저 막연히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안 좋은 상황이 발생한다는 내용은 아이들의 건강을 더 세심히 살펴보라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입으로 숨 쉬면 병에 걸린다>에서 저자는 우리가 건강하게 숨을 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코로 숨을 쉬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다양한 요인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총 4파트로 구분하여, 숨만 잘 쉬어도 몸이 춤춘다, 당신의 호흡기는 안녕하세요?, 좋은 음식과 웃음이 건강한 폐를 만든다, 운동과 목욕이 폐를 깨끗하게 만든다, 라는 소제목아래 코호흡과 폐건강이 우리의 건강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 큰 혜택을 우리로 하여금 깨닫게 해준다.

 

그럼, 우선 우리가 입호흡을 하고 있는지 그 여부를 알기 위해  저자가 소개해놓은 체크법을 옮겨 본다.

- 자고 나면 입천장이 말라 있다.

- 똑바로 누워 자지 못하고 옆으로 누워서 잔다

- 눈 밑에 다크서클과 얼굴에 좁쌀 같은 것이 난다

- 아침에 일어나면 코가 콱 막혀 있다

- 무좀과 변비로 고생하고 있다

- 코에서 쌕쌕거리는 소리가 난다

 

당장  두 아이들을 체크해 보니, 아무래도 오랜 시간 알레르기성 질환을 앓아왔던 큰 아이의 증세가 심하다. 아이의 말을 들어보니 코로 숨쉬기가 훨씬 더 편하다는 것이다. 문득 가만히 있을 때도 입을 벌리고 있었던 아이의 표정이 생각이 난다. 마음이 급해진 나는 당장 입으로 숨쉬지 않으면 큰일난다는 엄포로 마무리하고 날마다 체크하고 있는 중이지만, 아이의 실천이 어디 쉽겠나. 코로 숨을 쉬니 코딱지가 많이 생긴다는 아이의 말에 그저 파안대소할 뿐.

 

유아기때부터 아토피피부염과 기관지염으로 고생한 아이를 위해 체질개선을 해보고자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그리 쉽게 되는 일은 아니었다.

'숨박사'로 불리는 저자는 아토피, 비염, 천식 등 현대인의 알레르기 질환은 폐를 튼튼히 해야 고칠 수 있다고 보고, 호흡기를 건강하게 만드는 최고의 방법은 감사하는 마음과 운동이라고 여겨 매일 아침 등산과 유산소 운동을 통해 폐 건강법을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건강한 몸을 위해선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조건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긍정적인 마음’이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사람과 부정적인 사람의 결과는 아주 다르다. 우리는 긍정적인 태도가 삶의 모든 면에서 큰 에너지를 발휘한다는 것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밝고 긍정적인 생활을 하면 우리 몸의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이 향상된다. 또 사회생활에선 자신이 목표로 하는 일을 이루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여기에 적절한 운동과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누구나 건강해질 수 있는 것이다.
--- p.155

유산소 운동으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바로 ‘폐의 기능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유산소 운동으로는 등산, 자전거 타기, 조깅, 수영, 에어로빅, 마라톤 등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폐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은 바로 등산이다. 등산을 하면 숲속의 맑은 공기를 마음껏 호흡하게 되고, 땀을 흘리면서 걷는 동안 저절로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212

 

 

사실 건강한 몸과 정신을 갖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건강법 또한, 폐와 연관지어 풀어놓고 있어서 새롭게 다가오지만, 막상 우리가 전혀 몰랐었던 내용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보물같은 비법도 결토 소용이 없다는 사실이다.

입으로 숨쉬는 것이 어떤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지 이 책을 통해서 깨달았다면, 당장 폐건강을 위해서, 가뿐한 몸으로 즐거운 삶을 누리고 싶다면 저자가 권하는 건강법을 실천해 보시라. 아직은 경험하지 못하고는 있지만, 이는 선험적으로 꽤 믿음이 가는 건강비법이라고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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