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러브 샐러드 - 매일매일 건강 담은 한 접시
김영빈 지음 / 비타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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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값으로 다양한 요리를 먹을 수 있는 부페는 언젠가부터 잔치음식으로 쉽게 선택되어졌다.

처음에는 그 호응도가 무척 높았는데,,갈수록 질의 문제나 포만감 등의 만족도 문제로 선호도가 떨어졌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다양한 행사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기는 하다.

내가 부페음식 중에서 가장 많이 선택하고 또한 제일 맛있게 먹는 음식으로는 샐러드가 그 첫손에 꼽힌다. 샐러드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부페에서는 전체 음식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지만, 샐러드 요리에 대해서 만족스럽지 못하면 그것은 전체 요리에 영향을 미쳐  부정적인 느낌으로 이어지곤 한다. 그만큼 나의 샐러드 사랑은 각별하다.

그러나 그렇게도 샐러드를 좋아하는 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집에서 샐러드를 자주 만들어 먹고 있지는 않고 있다.

그 이유로는 신선한 재료를 자주 장볼 수 없는 직장맘이라는 현실적인 핑계일 수도 있고, 아이들이 잘 먹지 않는다는 핑계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다양한 샐러드를 손쉽고도 맛있게 만들 줄 모른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바쁜 걸음으로 퇴근하면 그동안 쉽게 해왔던 요리들이 그나마 가장 빨리 조리할 수 있기에 선호되어 왔던 것이다.

왠지 모르게 샐러드는 준비하는 시간이 많이 소요될 거 같고, 소스 또한 만들어야 하기에 지레 시간을 많이 잡아먹을 거 같아 포기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해서 손님을 초대했을 때에야 비로소 상차림의 모양새를 갖출 량으로 겨우 기본적인 샐러드를 만들어본 적이 몇 번 있을 뿐이었다.

이번 비타북스에서 출간된 <아이러브샐러드>는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는 아주 맞춤인 책이었다. 제목부터가 나를 위한 것인 양, 쏘옥 맘에 들어왔고, "냉장고 속 착한 재료와 초간단 드레싱으로 만드는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샐러드 레시피"라는 표지 문구 또한 거절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저자의 요리를 직접 먹어보고 만들어본 사람들에게는 친정엄마보다 친절한 요리선생님으로 통한다는 저자 김영빈님은 <아이 러브 샐러드>를 통해 쉽고 ㅏ양하고 맛있는 샐러드 한 접시로 건강한 습관을 시작하라고 주문한다.

책날개에는 이 책의 장점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적어두고 있다.

- 냉장고 속 착한 재료와 부엌에 있는 기본 양념만으로도 충분해요.

- 기본 샐러드부터 한식 샐러드까지, 다양한 샐러드 레시피를 담았어요.

-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101가지 드레싱을 즐길 수 있어요.

 

어때요? 귀가 솔깃하지 않은가.

 

샐러드 준비하기에서는 샐러드의 기본 공식에서 재료 구입, 손질, 보관 노하우, 밥숟가락, 종이컵 계량법과 자주 쓰는 식재료에 대해서 다루고 있으며, 드레싱 준비하기에서는 드레싱의 기본공식과 만들기 노하우, 부엌에 꼭 있어야 할 것, 재료와 맛에 따른 드레싱 추천,등을 다루고 있다.

이어지는 코너는 화려한 사진을 첨부한 샐러드 퍼레이드인데, 뿌리고 버무리면 끝인 간단 샐러드, 영양 꽉 찬 한 끼 샐러드, 부담없이 가벼운 다이어트 샐러드, 식탁의 포인트 한식 샐러드, 놓치기 쉬운 첫걸음 기본 샐러드에 대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없었던 아주 다양한 샐러드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있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음식사진들은 당장 시장으로 달려가게 할 것만 같은데....

대개의 요리책들은 그러하듯이, 이 책 또한 친절한 설명과 쿠킹 포인트 등...열거되는 내용은 엇비슷하다.

다행히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샐러드가 많아서 몹시 반가왔다.

내가 접한 요리책 중에 샐러드 관련 책으로는 처음이었기에 그 만족도는 매우 컸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권쯤 갖고 있으면 매우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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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은 절하는 곳이다 - 소설가 정찬주가 순례한 남도 작은 절 43
정찬주 지음 / 이랑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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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는 수련회, 철야기도회, 반사생활, 성가대, 반사생활까지 했던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에도 가까운 산사를 찾으면 일주문에서부터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해지는 기분은 마치 고향에라도 온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종교적 이유로 합장의 예를 하지는 못했지만, 왠지 낯설지 않은 것을 넘어서서 친근한 느낌은 우리나라의 역사에 불교가 오랜 기간 함께 한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내 정서 깊은 곳, 혹은 <절은 절하는 곳이다>저자의 인연처럼 전생의 인연이 닿은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최근에는 자주 하게 되었다.

단지 알고 싶다는 욕망만으로 불교관련 지식을 수집하지는 않았을 터, 하나 하나 알아가는 불교지식은 내게 언제나 남이 모르는 잔잔한 기쁨을 가져다 주었다.

 

작년 이른 여름에 남도의 작은 절 미황사에서 경험했던 템플스테이는 불교를 대하는 나의 마음자세에 그 어떤 분수령이 되었다.

이제는 작은 산사를 방문하게 되면 법당에 성큼 들어서서 부처님께 삼배 올리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럽고 복된 행동이 되어 버렸다. 스님을 향한 합장도 마음으로부터 스스럼이 없어졌다. 

혹여 누가 불자냐고 묻는다면, 쉬이 그렇다, 고 답하지는 못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아마도 그렇다,고 대답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절은 절하는 곳이다>라는 읽으며 그 마음은 더욱 더 두터워졌다.

 

이 책을 쓴 정찬주님은 <인연>,<암자로 가는 길>,<뜰 앞의 잣나무>로 익히 알고 있던 분이다. 눈 밝은 독자들은 미처 이분의 책을 읽진 못했더라도 불교서적과 깊은 관련이 있는 분이라는 정도는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절은 부제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절이 아닌 작은 절 위주로 소개되어 있다.

절과 인연이 깊은 저자는 당연히 많은 스님들과 교류하고 있으며, 불교사상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예술적 안목과 그것을 표현해내는 문장까지도 갖춘 수행자이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 소설가로, 최고의 문장가로도 불리는 저자이지만 이 책 속에서 언뜻 비치는 그의 모습은 수행자에 가깝다.(그는 무염이라는 법명까지 갖고 있다).

 

누구보다는 절문화를 사랑하고 아끼는 저자의 마음이 43곳의 절을 소개하는 모습에서 절절히 느껴진다. 절의 역사, 불사를 일으킨 스님들의 이야기, 주변 산세, 풍수, 차문화, 중국불교와의 인연, 교류, 그의 불교 관련 지식은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리고 부럽기까지 하다. 깊은 내역을 알고 만나는 산사는 그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까.

 

소개되는 절 중에는 적은 수지만, 내 발길이 닿은 곳이 몇몇 보인다. 이름만 들어본 절들도 상당하다. 그러나, 처음 접하는 절은 더 많다. 내 사는 곳에서 먼 곳에 자리잡은 절이 그렇다. 그래서 궁금하고 더 끌린다. 같이 실린 사진들은 이런 내 마음을 자꾸만 유혹한다. 각 단락마다 말미에 교통편을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세상 사람들은 우연을 보고 놀란 뒤 세월이 한참 지나서야 그것이 필연인 줄 안다."(91p)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당장 답을 알려고 조급증을 내곤 한다. 돌이켜보면 하찮은 일에도 일희일비하는 경우는 또 얼마나 부지기수인가.

과하게 욕심부리지 않고 오늘을 충실히 산다면, 삼라만상에 불성이 있다는 말 또한 잊지 않는다면 내 삶이 좀 더 온전할 수 있을까..이 또한 넘치는 욕심일까.

바야흐로 곧 봄볕이 온 누리에 축복처럼 쏟아질 터...연두빛 새순이 돋는 산사를 손꼽아 가며 돌아봐야겠다. 그 때 필히 이 책을 도반으로 삼아야겠다.

 

" 어느 절을 가든지 나는 물과 기름 같은 두 가지의 감정을 경험하곤 한다. 하나는 오래된 전각과 당우들이 주는 푸근함이다.

주름살이 진 목조건물은 심장의 박동을 느슨하게 한다. 그런 감정을 행복감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오래된 토담이나 이끼 낀 돌담과 허술한 돌계단도 나를 행복하게 한다.

 

또 하나의 감정은 무상감이다. 처마를 스쳐가는 바람이나, 마당에 떨어져 있는 햇살이나,

나무들의 우울한 그늘 같은 것을 보면 문득 인간의 존재라는 것이 고작 이것인가, 하고 무상해진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같다고 자각되는 순간 현기증을 느낀다."(206p).

 

 

: 선방산 지보사의 문수스님 이야기는 속 시원하면서도 숙연한 감동에 젖게 했다. 작년 템플스테이에서 다담시간에 한 스님께 당시 세상을 놀래켰던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에 대한 질문을 했었는데, 당시 스님의 답변이 매우 실망스러웠기에 책속에서 드러나는 저자의 확고한 모습이 부족하지만 나의 견해와 일치했기에 작은 위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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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도쿄 - 21세기 마초들을 위한 도쿄 秘書
이준형 지음 / 삼성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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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게는 시부야 거리로 먼저 다가오는 도쿄는 그야말로 무박 2일, 혹은 1박 3일 코스의 먹자거리, 패션탐방 장소쯤으로 인식되었었다.

아, 물론, 가보지 못한 사람의 말이 더 요란한 법이기도 하지만, 지방에서도 가끔 주말을 이용하여 패션여행을 다녀왔다는 여성들을 가끔 보기도 했기 때문이다.

굳이 도쿄를 남성적인 도시냐, 여성적인 도시냐, 라고 가름해 본 적은 없지만, 흔히 파리가 여성의 도시라고 회자되는 현실을 볼 때,

도쿄가 진정코 남성의 도시라고 단언하는 저자의 말을 한번쯤은 귀 기울여 들어봄직도 하다.

<남자 도쿄>는  남자의, 남자에 의한, 남자를 위한 시선에 입각한 신개념 도쿄 여행서이다.

허나, 남자들의 세상에 관심이 많은 혹은 남자들과 어울리는 데 있어서 그다지 어려움이 없는 여성들에게도 이 책은 유용하다.(살짝 , 어느 부분에서 이상한 느낌이 들지만....)

우리는 먼저 21세기 마초들을 위한 도쿄 비서 <남자 도쿄>의 저자 이준형감독에 대해서 알고 넘어가보자.

마초냄새가 물씬 풍기는 멋진 수염의 소유자인 이준형감독은 자유를 실현할 세계 일주를 꿈꾸었고(흔히, 세계일주는 많은 이들의 꿈이기도 하지만, 그야말로 꿈에 그치는데 비해), 기회만 닿으면 외국촬영을 단행한다. 수백차례 일본을 방문한 그는 가장 매력적인 도시로 남아 있는 도쿄에 대한 여행서를 쓰게 된 것이다.

도쿄에서 <도쿄, 여우비>라는 드라마도 촬영한 그는 뮤직비디오, 영화, 광고, 다큐멘터리 등의 여러 장르를 섭렵하고 있으며, 여전히 세계 일주에 대한 꿈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의 예쁜 여성성만이 강조되었던 도쿄관련 정보는 이 한 권의 책으로 인해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제일 먼저 소개되는 도쿄의 술집.

일본식 술집은 이미 한국에서도 곳곳에서 성황이지만, 특히 눈을 끄는 곳은 퇴근길, 그냥 가기 섭섭하여 딱 한잔만 하고 싶을 때, 찾는 '신바시 돈코'

서서 마시는 다치노미야의 전형적인 가게로서 신바시 역 근처에 많다. 꼬치구이 여섯 개 한셋트와 생맥주 한잔이 1000엔 남짓이어서 주머니가 가벼운 샐러리맨들에게 제격이다. 서서 마시면서 하루 일과도 위로하고 딱 한잔에 만족하며 가격도 부담없이 기분좋게 나올 수 있는 집이다. 이곳에서 우리네와 다를 것 없는 도쿄 남자들의 삶을 살짝 엿볼 수 있다.

 

두번째 소개된 남자 도쿄는 바로 다양한 일품요리.

남자의 정력을 전면에 내세운 '사나이 두부'의 아이디어가 매우 신선했다. 사실 일본에 가보면 비슷하면서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절로 샘솟게 하는 다양한 소재들이 매우 많다. 문화적 차이가 낳은 그러나 뿌리가 비슷한 문화에서 오는 자극일테다. 해서 방송관계자들이 자주 일본을 휴식 및 재충전의 장소로 찾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세번째는 남자의 고독을 달래주는 쉼터 소개이다.

한국의 수많은 바리스타가 1위로 꼽는다는 오모테산도의 다이보 커피점. 로스팅커피는 이제 전세계적으로 대세인가 보다.

이런 곳은 남자의 고독 뿐 아니라 여자의 감수성도 충분히 적셔준다는 사실을 이준형 감독도 알고 있겠지요?!

 

네번째는 남자의 즐기기. 그들만의 장난감 찾기.

남자관련 잡지와 패션지가 즐비한 서점 소개, 중고 카메라, 필름카메라 시장, 전자제품 백화점, 빈티지 올드카 소개.등..이런 곳은 우리 여성들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된다는 사실을 저자는 알고 겨냥한 듯.

 

다섯번째는 남자 도쿄의 마법의 페이지. 그들만의 야화.

소개된 내용은 다 알만한 것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과연 일본이구나 싶은 장소는 형무소 카페라는 장소이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도쿄여행시 나도 한번쯤은 가봐야 겠다고 점찍어둔 장소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사랑이라는 테마로 도쿄 주변 공원 소개, 노천온천 , 멋진 도시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장소 소개, 패션스타일리스트를 위한 공간 소개, 다양한 잠자리 등 여행자가 필요한 것은 모두 다 꼼꼼히 사진과 지도가 첨부되어 소개되어 있다.

저자가 매우 남성적인 사고의 소유자인지 대부분 약간의 오해가 있기는 하지만,

(일테면, 옛날 집에서 나는 나무 냄새처럼 오래되고 묵은 옛 거리의 정취를 좀 더 좋아하는 게 남자 아닐까? 라는 식의...이건 그야말로 엄청난 오해이다. 세련된 도시 거리를 좋아하는 남자, 나 무지하게 많이 봤다)

해서 새로운 빌딩은 여자같고 시타마치(도쿄의 중심에서 떨어진, 유행에 뒤떨어진 오래된 변두리를 이르는 말)는 남자같다는 그의 의견에는 동조할 수 없지만, 그가 소개하는 시타마키는 꼭 한번 가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긴 하다.

 

혹시 여자들만을 위한 도쿄 책은 없을까? 책읽는 동안 한번쯤은 생각해봤을 당신을 위해 곧 [여자 도쿄]라는 책이 출간될 예정이라는 친절한 안내가 책 뒷날개에 나와 있다. 기회가 된다면 두 책을 서로 비교해보며 도쿄의 상반된 매력을 한꺼번에 만나는 즐거움을 누려도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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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대한제국 100년 후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 공감코리아 기획팀 지음 / 마리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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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서울 G20정상회의 [2010년 11월 11일 (목) ~ 12일 (금)]개최를 맞아  이 책 <100년 전 대한제국 100년 후 대한민국>은 2010년 10월 1일부터 10월 29일까지 광화문 해치광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선진화, 길을 묻다' 공개 강연회 내용을 담은 책이다.

평상시에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사회 각계 각층의 명사들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평가와 찬사를 받은 이 강연회는 일반 국민이 부담 없이, 연속해서 들을 수 있었던 흔치 않은 기회였다.

전 세계는 지금 삼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금융위기, 환경파괴, 자원고갈, 빈부의 격차, 기후변화 등 다양한 악재에 노출되어 있다.

이런 중요한 시점에 비록 시각에 따라서는 부정적인 면이 없지는 않았던 행사였지만, 서울 G20 정상회의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했다는 사실은 명실공히 세계속의 리더로서 한국이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장이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해야할 사실이다.

당시 정부는 각종 매체를 총동원하여 홍보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생각보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은 그다지 뜨겁지 못했다.

그나마 관공서에 근무하였기에 주기적으로 공문을 통해서 인지하고 있었던 나는 TV광고나 인터넷 뉴스를 꼼꼼히 찾아보는 정도의 성의는 보였지만, 그래도 서울시민에 비해서는 지방에 사는 우리들의 간접적인 체험으로는 그 강도가 약할 수 밖에 없었다.

아, 당시 공적인 행사로 제주도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무안공항에서 검열이 삼엄했던 것이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 그나마 서울 G20 정상회의를 머리속에 각인하는 기회로 삼을 수는 있었다.

88만원 세대를 불리는 이 땅의 젊은 세대들은 중.장년층에 비해 우리나라의 선진화에 대한 고민이나 담론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해서 광화문 해치광장이라는 열린 공간에서 지위고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자는 것이 공개 강연회 행사의 취지였다고 한다.

지리적인 조건 탓인지 , 아니면 시민들의 선진화에 대한 열망탓인지는 모르지만 반응은 생각보다 뜨거웠고, 당시 행사장을 찾이 못한 사람들의 아쉬움이 커서 책으로나마 만나고 싶다는 요청이 많았다고 한다. 이 책에는 당시 시민들의 뜨거운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선진화 혹은 선진국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100년 전 선조들을 제대로 된 '근대화'에 실패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면 과연 우리의 100년 후 후손들은 우리를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세계 일류복지국가의 기틀을 다진 조상들로 기억해줄 수 있을까. 무릇, 역사를 통해서 우리가 배우는 것은 같은 실패는 결코 되풀이하지 않는 지혜를 , 앞으로 우리가 쓸 역사는 이전보다는 좀 더 나은 역사로 만드는 데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에게 지금 서 있는 현재를 점검하고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사회 구성원이 꿈꾸는 공존과 상생을 바탕으로 '통일'과 '선진화'의 길로 전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여기에 하나를 덧붙여 바로 '소통'을 말하고 싶다.

편견없이, 모두가 한마음을 기대하며 이 책을 읽는다면 작금의 나라 상태가 여러가지 소식으로 암울하게 다가올지라도 우리는 희망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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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북투로 가는 길 - 서아프리카 전설 속 황금도시를 찾아가는 1,000킬로미터 여행!
키라 살락 지음, 박종윤 옮김 / 터치아트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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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북투로 가는 길 >의 표지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지명도 낯설지만, 담긴 사진 속 풍경도 익숙하지는 않다.

 "서아프리카 전설 속 황금도시를 찾아가는 1,000킬로미터 여행", 작은 글씨로 적혀 있는 설명 또한, 낯설기는 매한가지다.

팀북투는 서아프리카 말리의 전설 속 황금도시다. 팀북투로 가는 길의 여행은 내셔널지오그래픽스의 제안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오지 탐험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 키라 살락은 말리를 관통하는 니제르 강을 따라 올드 세고우에서 팀북투까지 1000㎞ 이상을 홀로 빨간색 고무 카약을 저어 간다. 대장정의 시작과 함께 오른 팔 근육이 파열되었지만, 그 고통 속에서도 그녀의 노질은 멈추지 않은 채 처절한 여행을 이어간다.

말리 원주민들에게는 바지입은 여자는 함부로 대해도 좋다는 생각이 만연되었이기에 반바지를 치마 속에 입고서 끝도 없이 노를 저어 앞을 향해 나아간다. 강 기슭에 배를 대고 숲속에서 잠을 청하고, 말린 칠면조 고기로 체력을 보충하며 사막의 열기와 낯선 곳에서 마주칠 공포와 싸워가며 팀북투를 향해가는 키라. 그녀는 이와 같은 자신의 여행을 '잘해야 한심한 짓, 잘못하면 미친 짓'이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녀는 왜 이런 무모하다면 무모한 여행을 시작한 것일까?
고무 카약 외에 그녀가 정신적으로 의지했는 것은 200여년 전 그녀와 같은 코스로 팀북투를 찾아나선 스코틀랜드의 탐험가 멍고 파크라는 사람이다. 키라는 멍고 파크가 남긴 여행기를 읽고, 그의 여정을 그대로 따르고 자신의 상황을 대입해보며 자신의 한계를 이겨낸다.  멍고 파크는 1805년 니제르 강을 따라 팀북투에 들어간 최초의 백인으로, 두번째 팀북투행 여행에서 원주민들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그녀는 멍고 파크의 여행기와 자신의 여행을 교차시키면서 멍고 파크가 발을 디뎠던 곳을 둘러보며 그에 대한 존경심으로 자신에게 닥친 두려움을 이겨낸다.

말라카, 풀라니, 보조, 밤바라, 투아레그 등 의 다양한 부족들을 만나게 되고, 문명과 동떨어진 그들의 모습에서 맑은 영혼이 주는 기쁨을 맛보기도 하지만, 경제력이 조금이라도 될라치면 허용되는 일부다처제, 여성의 90%이상이 13세 정도가 되면 누구나 받게 되는 성기 절제 수술(서양의 호교론자들은 할례라는 이름으로 단순화해 말하지만)이라는 성학대, 멍고 파크 시대에는 물론, 현재에도 통용되는 노예제도의 모습은 비록 여행자의 눈으로 지켜봤지만 너무도 불합리하고 원시적인 모습이어서 충격적이었다. 키라는 여행을 통해서 문명 너머의 삶과 용감하게 마주하며 아프리카 여성 문제와 계급 문제를 제기한다.

여행을 통해서 키라가 깨닫고 날카롭게 읽어내는 사회상은 그녀를 단순한 여행자로 머물게 하지 않는다. 사실 단순히 여행, 혹은 탐험이라고 표현하기에는 그녀의 여정이 녹록치 않아서 1,000킬로미터의 모험기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백인에게는 비우호적인 부족들의 모습, 댓가없이는 그 어떤 도움도 주지 않는 사람들, 결코 익숙치 않은 30도를 웃도는 날씨, 미지의 급류, 말라리아열, 하마와 악어, 여의치 않은 건강 등...키라가 싸웠던 것은 앞에 열거한 것 외에도 많다.

지금 여기서 무슨 짓을 하고 있나, 왜 이 여행을 떠났나, 마음 속의 질문들과 싸워야 할 뿐 아니라, 여행의 중간 중간 내셔널지오그래픽스에 실은 사진을 찍으러 온 사진작가 레미를 만났을 때 맞닥뜨리는 감정과의 싸움도 한 몫이다. 레미는 피니스를 타고 날씬하고 예쁜 여자친구와 함께 모든 것이 엉망인 그녀를 찍으러 주기적으로 안전하게 나타나기에 때로는 키라 자신의 상황이 낯설게 다가오는 것이다.

이 책은 3년 전에 읽었던 스티븐 캘러핸의 <표류>라는 작품을 떠오르게 했다. 캘러핸은 대서양을 4번이나 횡단한 해양 모험가로서 1980년 모든 재산을 처분하여 나폴레옹 솔로 호의 건조에 나섰으며 1982년 항해에 나선 지 6일째 폭풍우가 몰아치던 밤, 고래와 부딪쳐 배가 난파하며 대서양을 표류하게 되었다. 이때의 경험을 담은 <표류>가 13개국 언어로 번역되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간접적이나마 두 명의 위대한 탐험가의 기록을 책으로나마 접하면서 느끼는 것은 낯선 곳에 대한 탐험의 욕망은 인간의 세포에 깊이 각인되어 있는 본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그 본능이 인류의 발전을 가져온 것은 분명하지만, 또한 그 본능이 어떠한 어렵고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는 기꺼이 이겨낼 수 있는 초인적인 힘을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어떤 사람에게는 삶은  결과가 아니라 분명 과정인 사람이 있다.

긴 인생의 항로에서 과정이면서 모험의 길을 기꺼이 선택하는 사람은 철저히 자신의 욕망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기도 하지만, 타인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그리고 타인에게 등대와도 같은 희망과 용기는 주는 이타적인 사람이기도 하다는 것을 결론지어 보게 된다.

키라의 여행은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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