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르, 뚜르 - 제1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40
한윤섭 지음, 김진화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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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 책에 관하여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책과 노니는 집>을 읽은 후 느낀 기대와 흥분을 생각하면서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놓은 나때문이었다.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 대상 작품이란 말에 기대를 많이 했었다. 기대치 않았던, 그러나 큰 감동을 주었던 <책과 노니는 집> 또한 그 상을 받았던 작품이었기에..   여하튼... 내 기대가 너무 높았단 말이다. 높았던 기대만큼 실망한 나는 그래서 할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이 책이 주는 의미는 무얼까, 나만 모르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뚜르에 이사간 봉주가 예전 주인이 쓰던 책상에서 한글로 된 문장을 찾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 사랑하는 나의 조국, 사랑하는 나의 가족’ 이라는 글과 한 뼘 옆에 쓰여진 ‘ 살아야 한다’ 라는 글이었다.

언뜻보면 독립투사의 언어같은 이 말에 주인공 봉주 역시 흥미를 갖게 된다. 집주인을 찾아가 이전에 살았던 사람은 일본인이었다는 말을 듣고도, 외국인은 드나들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그 호기심은 그칠 줄을 몰랐다. 봉주는 우연히 들어가게 된 레스토랑에서 어떤 단서 하나를 듣게 된다.

그렇게 알게된 진실은 바로......

비밀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재미.. 이 책에서 나는 그것을 발견할 수 없었다.

도대체 누가 어떤 이유로 그 글을 썼는지, 그 글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를 기대에 차서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읽으며 나의 머릿속에 있는 말은 이거 하나였다.  그래서?

그래서 그게 뭐야? 봉주와 토시가 나누는 대화에 큰 의미가 있을거란 생각도 들긴했지만, 어찌되었든 내 머릿속에서만 빙빙 돌며 이야기가 떠다닐뿐, 마음에 와닿질 않았다.

두 명의 아이가 밝혀낸 진실,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한국의 현실 모든 것이 그저 이질감을 줄 뿐이었다. 내 나라의 이야기이고, 그들이 힘들여 밝혀진 것이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아쉬운 작품이었다. 겉에서 살짝 흔들고 가는 감성이 아니라 좀 더 깊이 파고들 수 있는 현실이었음 싶었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이라면 과연 이런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의 현실을 그다지 피부로 접해보지 않았던, 눈으로 본적도 없는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많이 궁금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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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6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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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호 지구의 인간들에게 벌어졌던 모든 시련과 고난이 이제 미카엘 앞에 펼쳐진다.

그가 18호 지구에서 활약하는 동안 신들이 살고 있는 올림포스에서도 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 일로 에드몽이 미카엘을 찾아오고 아프로디테의 도움으로 다시 올림포스로 돌아갈 수 있었다.

올림포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바로 신들에게도 ‘죽음’이란 것이 찾아왔다는 것이었다.

불사의 존재라 생각했던 신에게 제우스는 그들보다 더 상위의 존재가 올림포스의 신 학교를 폐쇄하기로 했다말하며, 신에게 죽음을 주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한 신들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는 신들 사이에 큰 전쟁이 일어나고,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미카엘을 끌어들이게 된 것이다.

더 상위의 존재, ‘9’를 만나러 가기 위해 미카엘과 일행은 풍랑, 메두사의 공격, 판 신의 궁전, 지옥의 하데스와 경쟁을 무사히 통과하고 상위의 존재 ‘9’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이미 상상하고 있었지만 상위의 존재 위에는 더 큰 상위의 존재가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있는 것은,

바로 당신?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고 더 높은 차원의 존재에 대한 탐구가 이렇게 끝을 맺는다.

좀 더 다른 마무리를 내놓았다면... 하는 섭섭함도 있지만, 솔직히 6권까지 읽으며 즐거워했던 그 방대한 상상력과 자연스러운 연결, 지적인 내용 등으로 위로를 해야겠다.

그가 말한대로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모르는 사이에 어떤 구절들과 공명하는 부분이 분명 있었고, 그런 부분들 때문에 즐거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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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5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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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번역자가 바뀌었다.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뭐랄까... 느낌이 조금 달라졌다.

잘 안나오던 각주들이 책 아래 붙어 있어서 책에 몰입을 방해한다. 전 번역자 특유의 맛깔나는 한글 번역도 사라졌다. 각주 외에 읽기는 편안해진 듯 하지만, 왠지 재미는 사라져 버렸다.

이제 18호 지구의 문명은 점점 발달하여 기록이 가능해지고 시대의 문화와 흐름을 후대에 전달할 수 있게 되어 읽는 이에게 그 문명의 모습이 어떠한지 상상하는 것이 쉬워지게 한다. 어떤 부분은 중국을 묘사하는 듯 하고 어떤 부분은 이스라엘, 또 히틀러의 모습을, 일본의 자살특공대의 모습도 묘사하고 있어 시대를 가늠할 수 있어진 것이다.

산꼭대기에 올라가 스핑크스의 문제, 혹은 아프로디테의 문제이기도 한 그 문제의 답을 당당하게 풀어낸 미카엘은 드디어 제우스와 만나게 되고, 그의 시험에도 통과한다.

하지만 제우스가 무한대를 뜻하는 ‘8’의 존재였다면 창문 뒤 또다른 산봉우리의 존재를 통해  ‘9’, 그러니까 제우스 위의 또다른 신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좌절한다. 상위의 존재와 만나기 위해 다시 Y게임에 참여하기로 하는데, 그가 제우스와 만나고 온 사이에 시간은 일주일이나 흘러가 있었고, 그 시간동안 많은 것이 변화되어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신 후보생의 수가 12명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몇 시간 뒤 12명이서 결승전을 치르게 되어 있었다. 결승전이 벌어지고, 패배를 인정할 수 없었던 미카엘은 난동을 부리게 되고 그 벌로 18호 지구의 인간으로 변하게 된다.

이야기는 이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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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4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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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은 아프로디테를 사랑하고 있어서 자신을 도와주며 사랑해주는 마타 하리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다 생각했다. 하지만 친구인 라울의 조언을 받아들여, 질투심을 유발하도록 아프로디테 앞에서 마타 하리와 춤을 추고 사랑을 나눈다. 18호 지구의 민족을 성장시켜가면서 미카엘은 점점 더 고민하게 되고 경쟁하는 다른 사람들과의 반목도 심해진다.

책을 읽으면서 가끔씩... 이 사람들이 신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맞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찌보면 서로의 문명을 무너뜨리고, 파괴하고 죽이는 18호 지구 사람들과 그들의 차이점을 알 수가 없다. 믿었던 것이 무너지고 나면 체념하고, 포기하고, 더 이상 전진하려 하지 않고, 자신이 최고라 믿으며, 낙제를 하면 승복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지구의 인간들과 다를게 뭐가 있겠는가 말이다.

그들에게 놓여진 길은 앞으로 전진하는 길 뿐이었다. 신이 되고자, 끝까지 살아남는 단 한사람이 되고자 경쟁한다.

신 4권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구절은 단연코 이 부분이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증후군

무슨 일을 대하든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라는 반응 뿐. (p590)

왠지 내가 지금 앓고 있는 병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렇게 나의 병이 누군가도 앓았을지 모를 병이라니... 이것도 왠지 위로가 되는 기분이다. (사실... 병이라고 하긴 좀 뭐하긴 하다) 신이란 책에는 이처럼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한번쯤 품었을 의심이나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느꼈던 감정, 혹은 지금 기록으로 남아 있는 인간의 역사들이 뜬금없이 나와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그 끝이 어떻게 될지 그래서, 흥미롭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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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살림의 여왕/좋은여행 나쁜여행 이상한여행>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좋은 여행, 나쁜 여행, 이상한 여행 - 론리플래닛 여행 에세이
돈 조지 지음, 이병렬 옮김 / 컬처그라퍼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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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 제목의 패러디인 듯한 책제목을 보니, 나의 지난 여행들이 영화가 상영되듯 좌라락 눈 앞을 스치고 지나간다.

대부분의 여행은 다 ‘좋은 여행’이었다. 여행은 언제나 나를 흥분시키고 기대감에 차오르게 만든다. 한번도 ‘나쁜’여행은 없었던 것 같은데......

‘이상한’ 여행도 이해는 간다. 이상하게 운이 좋았거나, 이상하게 날씨가 안좋았거나, 이상한 사람을 만나거나 그랬던 여행이 있었으니까.

이 책은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며 겪은 여행담을 풀어 놓는 여행기이다.  그들의 여행을 읽으며 나의 여행을 떠올리는 건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다.

‘Lonely planet' 이라는 여행 책자가 있다. 나는 한번도 구입해본적이 없지만 해외 여행을 떠나보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가이드삼아 여행을 떠나왔음을 알게 된다. 그 여행책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여행 수기 중 기념비적인 것, 그리고 저자와 친구들, 스스로의 여행기까지 모아서 출간된 책이 바로 이 책인 것이다.

정말 여행자들은 상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구나! 싶다. 아직까지 나는 여행중에 이런 일들에 휘말려 본적이 없어 그런지 더 놀랍기만 하다.

네델란드 도서관 화장실에 갇히기도 하고, 코끼리가 지나다니는 길목에 있는 텐트에서 하룻밤을 보낸 여행자도 있다. 여자 친구를 따라 이비사섬에 갔다가 기상천외한 그녀의 가족에 엇, 뜨거라 놀라 다시 집으로 도망치듯 돌아온 사람도 있다. 이탈리아에서 자신에게 상점을 맡기고 외출한 할머니 덕분에 큰 깨달음을 얻게된 여행자도 있고, 멕시코에서 우연히 알게된 가족들과의 증기탕 경험으로 그들의 문화곁으로 한껏 다가선 여행자도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일들을 겪을 수 있는거지?

생각하면 할수록 이들은 여행을 떠나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을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 모든 경험이 가능했던게 아닐까 싶다.

여행지에서 나는 말이 통하지 않을거란 생각에 먼저 다가가지도 않았고, 다가와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이다. 여기 소개된 모든 사람들이야 말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여행을 즐기는 진정한 여행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들의 자유에 한껏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좋은 여행 나쁜 여행 이상한 여행> 이라 나누는 듯한 제목이지만, 어차피 여행은 한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어떤 여행이든지 경험하는 본인에게 있어서만큼은 최고의 여행이라는 것 말이다. 좋은 여행도, 나쁜 여행도, 이상한 여행도 여행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해주고, 특별한 깨달음을 갖게 해준다.

이 책은 그런 특별한 여행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면서 즐거움도 함께 나눠주는 특별함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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