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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4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미카엘은 아프로디테를 사랑하고 있어서 자신을 도와주며 사랑해주는 마타 하리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다 생각했다. 하지만 친구인 라울의 조언을 받아들여, 질투심을 유발하도록 아프로디테 앞에서 마타 하리와 춤을 추고 사랑을 나눈다. 18호 지구의 민족을 성장시켜가면서 미카엘은 점점 더 고민하게 되고 경쟁하는 다른 사람들과의 반목도 심해진다.
책을 읽으면서 가끔씩... 이 사람들이 신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맞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찌보면 서로의 문명을 무너뜨리고, 파괴하고 죽이는 18호 지구 사람들과 그들의 차이점을 알 수가 없다. 믿었던 것이 무너지고 나면 체념하고, 포기하고, 더 이상 전진하려 하지 않고, 자신이 최고라 믿으며, 낙제를 하면 승복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지구의 인간들과 다를게 뭐가 있겠는가 말이다.
그들에게 놓여진 길은 앞으로 전진하는 길 뿐이었다. 신이 되고자, 끝까지 살아남는 단 한사람이 되고자 경쟁한다.
신 4권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구절은 단연코 이 부분이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증후군
무슨 일을 대하든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라는 반응 뿐. (p590)
왠지 내가 지금 앓고 있는 병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렇게 나의 병이 누군가도 앓았을지 모를 병이라니... 이것도 왠지 위로가 되는 기분이다. (사실... 병이라고 하긴 좀 뭐하긴 하다) 신이란 책에는 이처럼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한번쯤 품었을 의심이나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느꼈던 감정, 혹은 지금 기록으로 남아 있는 인간의 역사들이 뜬금없이 나와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그 끝이 어떻게 될지 그래서, 흥미롭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