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매력이 숨 쉬는 도쿄 뒷골목 이야기
강석균 지음 / 넥서스BOOKS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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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08년... 유난히 도쿄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만큼 여행자들이 많아지기도 했고, 또 그만큼 관심도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도쿄, 또는 일본에 대한 관심이 많아 관련된 책이 나오면 항상 찾아보려고 노력한다.  이 책도 그래서 보게 되었는데 책을 보는 내내 솔직히 마음 속에 이 단어가 떠올라 사라질 줄 몰랐다.

‘오지~~상... ’ (아저씨 -.- 어딘가 낡았어..)

  여행책을 만들때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책을 쓸 사람들은 자신이 쓰려는 곳 혹은 주제에 관련된 책을 무조건 다 찾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소설가들은 그렇게 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 반만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요즘 트랜드가 어떤지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많이 가는 곳은 어디인지, 유행하는 것에는 정확히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적어도 그런 정보들에 능통한 상태에서 책을 써야하는 것 아닐까. 요즘 블로거들은 전문가보다 더한 전문가들인데다가 어찌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달인들인지 조금이라도 허점이 보이지 않도록 작가들은 많이 노력해야 한다.

  우선 책 제목이 ‘도쿄 뒷골목 이야기’였기에 나는 이제껏 알려지지 않은 도쿄의 다른 이면을 보여줄거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도쿄의 뒷골목’과 ‘저자가 보여주는 도쿄의 뒷골목’은 의미가 확연히 다르다. 책 안에서 도쿄는 여전히 ‘긴자, 에비스, 신주쿠, 시부야, 하라주쿠, 아사쿠사... ’에 머물러 있다. 시모키타자와, 지유가오카, 카쿠라자카, 키치죠지 등으로 발전할 줄도 모른다. 시타마치라고 해서 알려지지 않은 도쿄의 뒷골목에 대한 소개는 정작 몇 페이지 되지 않는다. 그 부분마저 없었다면 정말 책 제목을 바꿔야 하지 않겠냐고 정중하게 말해볼지 모르겠다.

  도쿄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인지 묻고 싶어졌다. 유학생도 아닌거 같고, 그냥 일본어를 좀 알고, 도쿄에 여러번 다녀온 사람이 쓴 책이라고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긴자의 와코 백화점에 대한 설명, ‘ 아사쿠사는 도쿄 3대 마쓰리 중의 하나인 산자 마쓰리가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소박하기 그지없다 ’ 란 문장을 책에서 두 번 정도 본 것을 가지고 정보가 너무 부족한거 아닌가... 한다면 오히려 내가 편협한 것일까 싶었다. 어차피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니 고갸루가 사라진게 아니라 아게하나 다른 방식으로 바뀐게 아닌가 하고 생각해줬음 싶기도 했다. ‘메이드 복장’을 하녀복, 하녀복장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는.. 물론 뜻은 같지만.. 그래도 뉘앙스가 다르지 않은가.. 싶으면서 단어 선정에 고심해줬으면 싶기도 하고.

  도쿄에 관한 책을 많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래도 재밌게 읽을 수 있겠다. 도쿄에 대한 에세이니 맛집, 멋집 등을 찾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처음 가는 도쿄에 가이드북은 다 보고 그냥 좀 더 도쿄에 대해 알고 싶을 때 읽고 가면 좋을 것이란 생각도 했다. 나의 경우는 거의 대부분이 아는 내용이어서 오히려 심심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일본의 국화가 사쿠라가 아니라 국화였다는 게 나름 새로운 사실이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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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Lemon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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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래 제목처럼 ‘레몬’에서 시작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일본어 원제가 따로 있다고 해도 그것보다 ‘레몬’ 이 더 낫다고 본다. 뭘까? 하는 궁금증도 유발하고..

두 사람이 있었다. 서로를 알지 못하는.

이야기는 두 사람의 시점에서 전개가 된다. 우지이에 마리코와 고바야시 후타바.  

서로 주거니 받거니 번갈아 가면서 전개가 되는 이야기의 끝은 서로 맞닿아 있다.  처음부터 그럴거란 생각을 했다. 두 사람이 무언가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걸 암시하는 것이 바로 ‘레몬’이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말만 들어도 자동 반사적으로 입 안에 침이 고이고 얼굴을 살짝 찌푸리게 만드는 레몬을 두 사람은 그냥 먹는 것을 좋아한다.

  잠시 여담이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세 권이나 사버리고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 한꺼번에 읽었지만,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마구 엉키지도, 헛갈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히가시노 게이고는 정말 대단한 이야기꾼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담담히 전개할 줄 아는.. 그 세가지 이야기 중에서 이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적당히 긴장감이 흐르고, 1993년 작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새로운 주제의 진지한 전개이고, 그 전개에 열정이 느껴진다. 마리코와 후타바의 심정, 그리고 그녀들과 얽히게 되는 주변 인물들의 안타까운 마음... 그것에 따라 읽고 있는 나의 마음도 같이 움직인다.

  두 사람이 가는 곳은, 그래서 그들이 알고 싶은 것은 하나였다. “ 나는 누구인가? ”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 싶은 것이다. 어려서부터 왜 그렇게 부모님들과 전혀 닮지 않았었는지... 그리고 마음 아픈 사건들은 도대체 왜 일어나는지, 그 사람들은 왜 나에게 다가오는지..연이은 사건을 따라가면서 그들의 마음 속에서 점점 자라고 있는 가장 큰 물음이었다.

과연 그들은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었을까?

 두 사람에게서 나는 어떤 희망을 보았다. 그들의 슬픔, 그리고 자신과 똑같은 누군가를 만나게 되었을 때의 그 당혹감같은 것을 딛고 일어설 만큼의 큰 희망. 아마도 그건 그들이 기대하지 않았겠지만 알수 밖에 없었던 부모님의 사랑을 통해서 일수도 있고, 서로 만난적이 없어도 끌리는 서로간의 그 무엇인가 덕분일 수도. 외면하지 않고 스스로 헤쳐나간 용기 때문일수도 있겠다. 그 희망으로 두 사람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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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 2008년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백영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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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게 책이라고? 이건 영화다. 영화..  상영이 시작되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봐야만 하는 극장판 영화. 돈이 아까워서라도 끝까지 봐야하는 영화말이다.

그런 압박감이 있는데도 이 영화... 꽤 재밌다.

쉽게 이해되고, 연결이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뭐 그냥 넘어가 줄 수 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오면 잊혀지기 시작하는 영화다. 아니, 영화가 아니면 뉴스라고 할까? 한동안 이슈가 되다가 시간이 지나면 슬금슬금 사라져 버리는 뉴스.

결국... 그 얘기가 그 얘기다.

  <칙릿 소설>이란게 있었다. '도시 중산층 여성들의 일과 사랑, 취향 등을 가볍게 형상화한 소설' 이라고 하는데, 이 <스타일>도 그 중 하나라고 한다.  칙릿 소설에 대해 검색하다보니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달콤한 나의 도시> <오늘의 거짓말> 등도 다 그 장르라고 한다. 오호라.. 그렇군. (이건 내가 다 읽었다. 난 <달콤한 나의 도시>에 완죤 열광했었는데... 그렇게 진지한 책이... 칙릿이라구??)  그 외에 <섹스앤더시티> <쇼퍼홀릭> <걸프렌즈> <압구정 다이어리> 등이 이 장르에 속한댄다. (Daum 검색.. )

맞다... 이 책은 딱 그거다... 여성들의 일과 사랑, 취향을 정말 '가볍게' 다룬 소설이었다. 장르에 충실한 소설이었구나... 싶어진다..  근데... '중산층'의 얘기는 아닌거 같다. 최고 상류층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패션계 이야기중 그냥 명품을 아무렇지 않게 살 수 있을 정도의 중보다상류층 이야기라는 생각이다. 물론 '이서정'은 그냥 패션지 기자일뿐이라고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강남에 사는 부모를 둔 좀 여유있게 공부한 패션지 기자라는 걸 느낌으로 알 수 있다. 그래도 처음의 기자역할에 충실하여 좌충우돌하며 인터뷰를 따내는 모습은...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오호... 연예계나 패션계나 좀 그렇구나... 소문이 만들어지고... 유통되고... 책임 안지는.. 막연하게 생각했던 그런 곳. 그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바둥대는 이서정의 모습은 다른 삶을 경험해보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긴박하고 , 자세하고, 치열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직업인 이서정에게는 공감하지만... 치열한 세상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그녀의 모습에는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그 외의 다른 부분의 삶은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범위안에서는 이해 불가능한 것들이어서인지 이해도 못하겠고..가슴에 닿는 뭔가도 없었다.  사넬도 알고 마놀로 블라닉도 알고 빅백도 알고는 있지만, 그래서 책을 읽는데 무리는 없었지만 도대체 그런 것에 왜 열광해야 하는 것인지..왜 그걸 가져야 하는지..

그 욕망을 나는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무엇을 '죽어도' 가져야겠다는 소유본능이 흐릿한 사람인지라... 그 욕망을 위한 치열한 그녀들의, 그들의 삶은 먼나라가 아닌... 저 우주 안드로메다의 어느... 별의 이야기일 뿐인것이다.

그리고 이서정과 박우진의 사랑이야기가 나오는 끝부분으로 가면 더욱 더 그런 확신을 들게 한다.  '할리퀸 로맨스' 문고판의 현대적 해석.

이제 이야기 자체가 저 우주로 날아가려고 한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서정을 향한 애정을 가졌던 박우진의 모습에서, 열렬하고도 어찌보면 지고지순한 그의 사랑이 표면화되는 그 순간.. 소설 자체가 거짓이라고(물론 소설은 현실이 아니지만..)... 의심하기 시작하는것이다.

그리고 작가가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모자라, 독자를 가르치며, 어떤 깨달음을 느껴라 강요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때문에.

 이런 생각 속에서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건... 아까도 말했지만, '직업인 이서정이야기' 때문이었다. 어느 한 분야에 대한 작가의 묘사력은 정말 속도감 있고, 자세하며, 재미를 준다. 그리고 영화처럼 휘~익 너무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의 매력도 한 몫하고, 오뚜기같은 이서정을 통해 열심히 살라는 삶의 위로를 조금이나마 받아보고자한 나의 소심함때문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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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그림 (리커버)
타샤 튜더.해리 데이비스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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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몇년전인가.. 타샤 튜더의 삶을 소개하는 책이 와장창 나왔을때, 솔직히 나는 그냥 심드렁했었다. 그녀가 누구인지 몰랐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때의 나는 다른 사람의 삶에 어떤 호기심도 생기지 않을만큼 바쁘게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변명아닌 변명을 늘어놔야겠다. 그러다가 요즈음 조금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더불어 생긴 마음의 여유는 이렇게 다른 사람의 삶을 한번 살펴보게 하는 기회를 주었다. 그러한 때에 타샤 튜더의 삶이 내게로 왔고, 나는 그것에 잠식당해버린다. 아주아주 행복한 마음으로..

나에게 하나의 꿈을 만들어준 타샤 할머니...

'나도 타샤 할머니처럼 살았으면 좋겠어..'

<타샤의 정원> <타샤의 크리스마스> <타샤의 식탁> ...... 등 일련의 책들을 보면서, 나는 솔직히 나의 꿈이 그리 실현 불가능한 꿈은 아닐거라 생각했다. 그냥 시간이 지나고... 돈 좀 모아두고... 산좋고 물좋은 곳에 땅 좀 사놓고...나중에 거기 가서 식물 재배하고... 그렇게 그렇게 살면 되겠지 뭐..  이렇게 단순하게만 생각했었더랬다.
그러나 <타샤의 그림인생>을 보고 나는 현실을 깨달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책들이 타샤 할머니의 생전에 나온 책이었다면, 이 책은 올해 타샤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난 후 나온 책이다.  그래서 왠지 그녀의 자서전같이도 느껴지고, 그녀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우리에게 주고 있다고 느껴진다.  이제는 타샤 할머니 특유의 혜안이 담긴 따듯한 말투를 다시 느낄 수 없다는데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이제 알았는데... 타샤의 삶은 정말 너무 아릅답고, 감동을 주는 삶이라 생각했었는데... 떠나버리시다니.. 하며 안타까운 마음 뿐이었다.

그러다가 알게 되었다. 그녀가 노년의 풍성한 삶을 이루기 위해 젊었을 당시...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를..  자신만의 독특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그녀가 버려야 했던 것... 지켜야 했던 것.. 이 책을 통해 그런 모습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선택의 순간마다 얼마나 힘들었을지.. 지켜내야 했기에 지키긴 했지만 역시 또 얼마나 힘들었을지..  행복한 미소, 당당한 모습 뒤에 감추어진 그 이면이 오히려 나를 더 감동시키고, 타샤 할머니를 더 그립게 만든다.

 이 책에는 타샤 할머니의 "그림"과 " 인생" 이야기가 소박하게 담겨 있다. 삽화가로서, 그리고 동화책 작가로서 여러 출판사를 전전하고, 남편이 직업을 가지길 바라고 뒷바라지하며 노력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아 이혼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더 세밀하고 자연스러운 묘사를 위해 사진보다는 실제를 보고 그리려 노력하고, 아이들을 정성을 다해 키워내고...  그런 그녀의 모습이(나로서는 처음보는 듯한 그녀의 모습!) 담겨져 있다. 하지만 그녀의 그림에는 그런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는게 믿기지 않을 만큼 따뜻한 색채, 부드러운 색감, 세밀한 정성이 행복한 가족의 모습으로, 귀여운 동물들의 모습으로 녹아 있다. 그림에는 타샤 할머니의 희망이 담겨져 있었던 것이다.

  그림과 인생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나는 솔직히 쉬운 것만 바라고 노력하지 않는 나의 삶에 대해 반성할 수 밖에 없었다.  젊은 시절의 노력이,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도 멈추지 않는 그 열정이 타샤 할머니를 풍성하고도 행복한 삶으로 이끈 원동력이자 기반이었다. 그동안 나는 그녀의 노력은 보지 않고 결과만 보고 그녀와 같은 삶을 꿈꾼것 같아 민망할 따름이다.  그녀의 그림은, 그녀의 인생은 나에게 더 열심히 노력하라고, 나를 더 채찍질하라고 말해준다. 단... 당신이 열정을 다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그녀의 그림에는 그녀의 온 마음이, 정성이 담겨 있었기 때문에 지금 우리에게 그 것이 전해져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다.

  타샤 할머니가 마음에 담고 있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의 글이 마음에 남는다.

" 자신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이라면,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다 "

타샤 할머니는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가 다른 이들에게 행복을 주었던 것처럼..  나역시 그렇게 되고 싶다는 바램을 다시한번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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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라도 즐거운 도쿄 싱글 식탁 - 도쿄 싱글 여행자를 위한 소박한 한 끼
김신회 지음 / 넥서스BOOKS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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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보기 전 도쿄에 관한 책 < 도쿄 뒷골목 이야기 >를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었다. 두가지 책을 읽은 후 깨달은 것이 있었다.

" '남자' 가 쓴 '여행기(에세이)'는 나완 맞지 않는다 " 란 것이었다.

'성'을 놓고 구별을 하는건 뭔가 '차별'을 떠올리는 것 같아 쓰기 싫었지만, 그래도 결론은 이랬다. 나는 정보만을 무미건조하게 전달하는 여행기는 싫다. 정보만을 전달하는 듯한 사진도 싫다.  '약간 상기된 듯한 목소리로 조잘조잘 대듯 자신이 겪은 여행이야기를 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사진 하나하나에도 의미가 담겨 있는게 좋다'  특히나 그것이 '먹는것' 또는 '가볼만한곳' '나만 알고 있는 좋은곳' 등과 관련되어 있으면 더욱 금상첨화이고.  그리고 내가 여행을 통해 깨닫게 된 어떤 것을 저자도 깨닫는 어떤 것과 같다면...

나는 저자를 '최고의 여행작가'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칭찬해주고 싶어진다.

결국... 나는 나와 여행성향이 '같은과'에 끌리는 경향이 매우 짙다.

  그러니까 이 책의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같은과? 혹은 싫은 쪽?

ㅎㅎㅎ <도쿄 싱글 식탁>은 요즘 읽은 도쿄 관련 서적 중 (몇권이나 읽었는데??) 그중 낫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도쿄는 혼자여도 즐거운 곳' 이라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물론 나는 도쿄를 혼자서 가본적은 없지만, 일행과 떨어져 혼자서 몇 시간을 지내본 경험만으로도 도쿄는 혼자여도 상관없이 즐거운 곳이란 인상을 받았다. 혼자놀기의 진수인 ' 혼자서 놀이공원가기' 보다는 못하지만, ' 혼자서 밥먹기' 또한 보통의 사람들도 도전하기 힘든 과제일 터인데, 도쿄에서만큼은 혼자 밥먹기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도쿄는 식당에서 혼자 밥먹는 사람이 꽤나 많은 도시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 혼자 밥먹기' 라는 임무를 가뿐히 수행할 수 있는 다수의 ' 싱글이 가더라도 *팔리지 않는, 절대 뻘쭘하지 않을' 식당을 추천해주고 있다. 다수인 식당수만큼  도쿄에서 먹으면 행복해지는 그만큼의 음식도 추천한다. 수첩에 나중에 꼭 가보겠다고 몇 장에 걸쳐 옮겨 적어 놓았다. (책을 보고 나면 꼭 나중에 어떤 곳인지 확인해 보고 싶어지는 이 마음...)

그런데, 그 식당들이 그 수많은 도쿄 관련 책에서 추천하는 식당들과 거의 겹치지 않는 것도 놀라웠고, 저자가 직접 가보고 좋았던 식당들인지라 남다른 선택에 감탄하게 된다.  <도쿄 싱글 식탁> 책 속에서 가보고 싶은 식당만큼이나 나의 마음을 끌었던 위에 있는 예의 사진들...  그리고 그 사진을 함축하는 글..  간간이 보이는 저자만의 '아름다운 도쿄'의 모습을 같이 공감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어 좋은 경험을 하게 해준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에 잠긴다. 내가 본 도쿄..  그곳...이 생각나서..

그러니까 결론은 이렇다. 나는 이 책이 참 마음에 든다.. 그녀가 수다떨듯 이야기해주는 도쿄에서의 이야기가 나는 너무 재밌었다.  파란... 높은 가을하늘만큼 맑고 청명한 그녀의 사진도 좋았다. 그리고는... 또다시 도쿄가 그리워져버렸다. 이번엔... 나도 그녀처럼 혼자서 가보고 싶어졌다.  혼자여도 절대 꿀리지 않고 수첩에 적어 놓은 음식점에서 많이 많이 먹고 와야지.. 하는 생각도 했다.

도쿄에 한두번 다녀온 사람에게 좋을 책. '비비천사의 도쿄 다이어리'를 재밌게 읽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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