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Lemon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그래 제목처럼 ‘레몬’에서 시작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일본어 원제가 따로 있다고 해도 그것보다 ‘레몬’ 이 더 낫다고 본다. 뭘까? 하는 궁금증도 유발하고..

두 사람이 있었다. 서로를 알지 못하는.

이야기는 두 사람의 시점에서 전개가 된다. 우지이에 마리코와 고바야시 후타바.  

서로 주거니 받거니 번갈아 가면서 전개가 되는 이야기의 끝은 서로 맞닿아 있다.  처음부터 그럴거란 생각을 했다. 두 사람이 무언가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걸 암시하는 것이 바로 ‘레몬’이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말만 들어도 자동 반사적으로 입 안에 침이 고이고 얼굴을 살짝 찌푸리게 만드는 레몬을 두 사람은 그냥 먹는 것을 좋아한다.

  잠시 여담이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세 권이나 사버리고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 한꺼번에 읽었지만,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마구 엉키지도, 헛갈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히가시노 게이고는 정말 대단한 이야기꾼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담담히 전개할 줄 아는.. 그 세가지 이야기 중에서 이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적당히 긴장감이 흐르고, 1993년 작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새로운 주제의 진지한 전개이고, 그 전개에 열정이 느껴진다. 마리코와 후타바의 심정, 그리고 그녀들과 얽히게 되는 주변 인물들의 안타까운 마음... 그것에 따라 읽고 있는 나의 마음도 같이 움직인다.

  두 사람이 가는 곳은, 그래서 그들이 알고 싶은 것은 하나였다. “ 나는 누구인가? ”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 싶은 것이다. 어려서부터 왜 그렇게 부모님들과 전혀 닮지 않았었는지... 그리고 마음 아픈 사건들은 도대체 왜 일어나는지, 그 사람들은 왜 나에게 다가오는지..연이은 사건을 따라가면서 그들의 마음 속에서 점점 자라고 있는 가장 큰 물음이었다.

과연 그들은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었을까?

 두 사람에게서 나는 어떤 희망을 보았다. 그들의 슬픔, 그리고 자신과 똑같은 누군가를 만나게 되었을 때의 그 당혹감같은 것을 딛고 일어설 만큼의 큰 희망. 아마도 그건 그들이 기대하지 않았겠지만 알수 밖에 없었던 부모님의 사랑을 통해서 일수도 있고, 서로 만난적이 없어도 끌리는 서로간의 그 무엇인가 덕분일 수도. 외면하지 않고 스스로 헤쳐나간 용기 때문일수도 있겠다. 그 희망으로 두 사람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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