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의 그림 (리커버)
타샤 튜더.해리 데이비스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몇년전인가.. 타샤 튜더의 삶을 소개하는 책이 와장창 나왔을때, 솔직히 나는 그냥 심드렁했었다. 그녀가 누구인지 몰랐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때의 나는 다른 사람의 삶에 어떤 호기심도 생기지 않을만큼 바쁘게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변명아닌 변명을 늘어놔야겠다. 그러다가 요즈음 조금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더불어 생긴 마음의 여유는 이렇게 다른 사람의 삶을 한번 살펴보게 하는 기회를 주었다. 그러한 때에 타샤 튜더의 삶이 내게로 왔고, 나는 그것에 잠식당해버린다. 아주아주 행복한 마음으로..

나에게 하나의 꿈을 만들어준 타샤 할머니...

'나도 타샤 할머니처럼 살았으면 좋겠어..'

<타샤의 정원> <타샤의 크리스마스> <타샤의 식탁> ...... 등 일련의 책들을 보면서, 나는 솔직히 나의 꿈이 그리 실현 불가능한 꿈은 아닐거라 생각했다. 그냥 시간이 지나고... 돈 좀 모아두고... 산좋고 물좋은 곳에 땅 좀 사놓고...나중에 거기 가서 식물 재배하고... 그렇게 그렇게 살면 되겠지 뭐..  이렇게 단순하게만 생각했었더랬다.
그러나 <타샤의 그림인생>을 보고 나는 현실을 깨달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책들이 타샤 할머니의 생전에 나온 책이었다면, 이 책은 올해 타샤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난 후 나온 책이다.  그래서 왠지 그녀의 자서전같이도 느껴지고, 그녀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우리에게 주고 있다고 느껴진다.  이제는 타샤 할머니 특유의 혜안이 담긴 따듯한 말투를 다시 느낄 수 없다는데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이제 알았는데... 타샤의 삶은 정말 너무 아릅답고, 감동을 주는 삶이라 생각했었는데... 떠나버리시다니.. 하며 안타까운 마음 뿐이었다.

그러다가 알게 되었다. 그녀가 노년의 풍성한 삶을 이루기 위해 젊었을 당시...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를..  자신만의 독특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그녀가 버려야 했던 것... 지켜야 했던 것.. 이 책을 통해 그런 모습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선택의 순간마다 얼마나 힘들었을지.. 지켜내야 했기에 지키긴 했지만 역시 또 얼마나 힘들었을지..  행복한 미소, 당당한 모습 뒤에 감추어진 그 이면이 오히려 나를 더 감동시키고, 타샤 할머니를 더 그립게 만든다.

 이 책에는 타샤 할머니의 "그림"과 " 인생" 이야기가 소박하게 담겨 있다. 삽화가로서, 그리고 동화책 작가로서 여러 출판사를 전전하고, 남편이 직업을 가지길 바라고 뒷바라지하며 노력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아 이혼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더 세밀하고 자연스러운 묘사를 위해 사진보다는 실제를 보고 그리려 노력하고, 아이들을 정성을 다해 키워내고...  그런 그녀의 모습이(나로서는 처음보는 듯한 그녀의 모습!) 담겨져 있다. 하지만 그녀의 그림에는 그런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는게 믿기지 않을 만큼 따뜻한 색채, 부드러운 색감, 세밀한 정성이 행복한 가족의 모습으로, 귀여운 동물들의 모습으로 녹아 있다. 그림에는 타샤 할머니의 희망이 담겨져 있었던 것이다.

  그림과 인생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나는 솔직히 쉬운 것만 바라고 노력하지 않는 나의 삶에 대해 반성할 수 밖에 없었다.  젊은 시절의 노력이,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도 멈추지 않는 그 열정이 타샤 할머니를 풍성하고도 행복한 삶으로 이끈 원동력이자 기반이었다. 그동안 나는 그녀의 노력은 보지 않고 결과만 보고 그녀와 같은 삶을 꿈꾼것 같아 민망할 따름이다.  그녀의 그림은, 그녀의 인생은 나에게 더 열심히 노력하라고, 나를 더 채찍질하라고 말해준다. 단... 당신이 열정을 다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그녀의 그림에는 그녀의 온 마음이, 정성이 담겨 있었기 때문에 지금 우리에게 그 것이 전해져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다.

  타샤 할머니가 마음에 담고 있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의 글이 마음에 남는다.

" 자신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이라면,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다 "

타샤 할머니는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가 다른 이들에게 행복을 주었던 것처럼..  나역시 그렇게 되고 싶다는 바램을 다시한번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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