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동화 세계
이재복 지음 / 사계절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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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존 버닝행을 다시 깨닫게 해준 책이다.
현덕의 이야기가 갖고 있는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해준다.
삐삐의 의미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가끔 숲해설가들을 따라가면 무궁무진한 세계가 펼쳐진다.
늘상 그 자리에 있던 나무와 풀과 꽃들이 새롭게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아 꽃이 있었구나. 그럼 그것은 꽃이 아니고 이파리였구나.
그렇게 시작해서 늘상 그 자리에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어느새 사라져가고 있기도 한다. 나무를 보면 산의 나이를 알수 있다는 것들도 알게 되고 밤에는 나무와 풀들도 모두 잠들어야 한다는 것을
산책로에 켜진 가로등이 그들을 병들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모든 것을 한번에 다 알수 없다.
늘상 ' 오늘은 딱 두개만 알고 가자' 라고 다짐한다.
그러면서도 '이건 뭐야 이거는.? 하고 물어보게 된다. 그리고 돌아서서 잊지 말자 하는 순간 벌써 잊어버리고 있다.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고 바라볼때와 조금씩 알면서 바라보면 내가 들여다보는 세계가 조금씩 넓어진다는것을 안다.

판타지 동화 세계.
기억나는 거 별로 없다.
하지만 <지각대장존>의 이상하게 느꼇던 마지막을 정리하게 해주었다.  물의 아이들에 대해 내가 느꼈던 그 낯설음을 조금 더 다르게 느끼게 해주었다. 삐삐에 열광했던 나의 어린시절을 되돌아보게 해주고 왜 그랬는지에 대한 작은 설명을 들려주었다.
'주문이 많은 요리점'은  너무나 오래전에 읽었던 이야기인데 다시 읽는데 너무나 쉽게 기억에 떠오르는게 반가웠다. 그때도 이 책 내용이 재미있었으니 이렇게 기억하고 있구나 싶어서..

벌써 두개를 넘어서서 몇개나 얻어가고 있다.
지금 당장은 이렇지만 한달뒤에는 어떨지 모른다.
다 잊어버렸을수도 있지.
하지만 논리적으로 다 잊어버렸다 해도 판타지라는 것에 대한 설명못하는 나의 느낌은 남을거 같다. 나만이 아는 느낌.

꼬리 : '용의 아이들' 이라는 책을 읽어보고 싶은 욕구.. 숙제처럼 남기고 페이지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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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나무 비룡소의 그림동화 72
클로드 퐁티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비룡소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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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퐁티.
그의 책을 보면 작가가 누구인지 다시 한번 보아진다.
그림도 환상적으로 이쁘지만 상상으로 그려내는 그의 세계가
그럴싸해보여서 도대체 이런 책을 만든 사람이 이름이 뭐야.
하고 돌아보게 한다.
아마 그의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의 책을 모두 사서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내 알기로 세권밖에 없지만 말이다.

 나는 어릴적에 타잔을 보고 자랐다.
아~아아아~ 하는 신호를 보내면 동물들이 우르르 달려오는 것도
재미났지만 타잔이 살고 있는 나무위에 집이 너무너무 부러웠다.
아직도 도르래처럼 끈을 잡아당기면 줄 끝에 사람도 타고 올라올수 있고 (그 사람이 대부분 제인이었다. 이쁜여자가 줄에 섹시하게 매달려 있다. 한발만 고리에 걸고 꼿꼿하게 허리를 편채로 긴 머리카락 휘날리며..지금 생각해보니 그 자세로 올라오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한다. 그래도 만약 나한테 그 줄이 내려온다며 그 폼으로 올라가지 않을가 한다. 그게 너무 인상적이어서 그 폼이 아니면 줄이 안 올라갈거 같다.) 커다란 판에 먹을것도 올라오고.
물론 타잔은 그 줄에 매달리기 보다 후다닥 어디론가 뛰어서 올라오거나 보이지 않는 멀리서부터 줄을 타고 휙~ 날아왔다.

타잔이 살고 있는 나무위에 집이 좋아보여서 큰 나무만 보면 저기 어디쯤에 판자대기를 걸고 어디정도 높이로 천장을 만들까.저기 누워서 하늘도 보고 배깔고 엎드려 책도 읽고 낮잠도 자고 싶었다. 어릴적에. 커서는 나무에 사는 벌레들이 먼저 머리에 그려져서 약간 시들어버리긴 했다. 그래도 타잔이 사는 나무집이 머리속에 어제 봤던거처럼 한장면처럼 기억난다. 어지간히 머리속사진기에 저장된 용량이 작아서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끝없는 나무에 내가 꿈꾸는 거처럼 멋진 나무집이 나온다.
클로드퐁티가 쓴 다른 '나의 계곡'에는 이보다 더 환상적인 나무집이 나오고 있다. 그책은 내가 상상한 나무위에 모든 집들을 합체 시킨거를 제곱해 놓았다. 아..빌어먹을이라고 욕하고 싶어.도대체 이 인간은 어쩌자고 이런책을 먼저 만들어버렸을까.

 이야기전개. 글의 매끄러움.
다 좋다라고 구구절절히 말하고 싶지만 그림에 먼저 홀딱 넘어가버렸으니 다른 게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근데 내가 그림에 홀딱 반했던 책들중에 아직까지도 우리 아이들에 관심을 받지 못하는 책 숱하다.  아이들은 뭔가 전체적인 끌림이 있어야 책을 본다.  이 책은 책의 제본이 헐거워지게 아이들이 잘 읽는다. 유치원에도 참 잘 가져갔다.

 '오르틱'이라는 두려움을 먹고 사는 괴물이 있다
큰아들은  괴물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그 괴물을 물리치기를 기다리며 그 많은 페이지를 넘기고 있다.
둘째아들은 나무위에 집들이나 우주여행에 그려진 페이지에 관심이 많다. 서로가 원하는게 달라서 좋아하는 장면도 다르다.
내용을 간략히 말하면 할머니의 죽음으로 슬픔에 잠긴 손녀딸의 여행이다. 그 여행에서 기다리는 것을, 진실이 가지고 있는 힘을,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를 배우며 (정리하면서 넘겨보니 그렇다는 것이다.^^ 이렇게 쓰다보면 뭔가 단어로 정리해야할거 같아서 만드는 말이 많다. 근데 그럴싸해보일때가 있다. 아 맞다 그렇구나..지금도 그렇다.아 그런의미였구나하고 있다) 이폴렌은 삶의 한 시기를 스스로의 힘으로 넘어간다. 그것을 지켜보는 엄마와 아빠는 돌아온 이폴렌에게 어른이 되어가는 표식을 해준다.

 이렇게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면서 하나의 사건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인정하고 자신외에 다른 것들과의 관계를 맺으면서 성장해 가는것을 보여준다.  가로로 긴 그림책에 그림이 그려진 박스의 크기가 아주 각각이다. 어느 장면은 온통 하나로 채워져있고 또 어느 부분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펼쳐져있다.
은근 장수도 되고 글도 그림마다 서너줄씩 달려있어서 숨이 긴 책이지만 조용한책이라는 느낌이 많다.  괴물도 소리지르기도 하고 이폴렌도 우주곳곳을 여행하기도 한데 조용하게 바닥에 가라앉는 느낌을 준다. 뭐가 안정감이 든다고 해야하나.  슬픔으로 시작된 여행이라 그런가.. 장수를 적은 각각의 나뭇잎들의 초록색이 그런가

 그의 다른 그림책 '나의 계곡' '조르주의 마법공원'도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면 읽어보시라. '나의 계곡'은 환상적인 그곳의 지도가 마음에 들것이다. '마법공원'은 마법사를 찾는 재미가 쏠쏠할것이다. 아 이건 직접 알아냈어야 할텐데..둘째 아이가 어느날 찾아낸 마법사들이 이 책을 더 근사하게 기억시켜준다.

그의 그림은 조금 천천히 꼼꼼히 들여다보기 하면서 읽었으면 한다.
바로 옆을 돌아보면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가 숨어있을거 같은 상상을 하게 된다.
근사해서 몽롱한 책이다.
위험한 고비를 넘기며 자라나고 있는 이폴렌을 보며 내 아이들에게도 그런 시기가 온다면 잘 넘길수 있는 행운과 용기가 있기를 바란다. 나에게도  아이가 그렇게 성장할수 있도록 지켜보고 기다리는 용기가 자라나길 바란다.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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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71
아라이 료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보림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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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수사촌같은 나무에 공작사촌같은 새가 앉아있다.
황토빛나는 허허벌판에 커다란 짐을 메고 오는 남자아이
한구석엔 그늘이 있는 버스정류장
아이가 짐을 등에 메고 어디론가 갈 계획인가보다.
버스를 타고.

 눈사람처럼 눈은 검은 점 두개 코는 없고 입은 일자로 죽 그어졌다. 뻣뻣해보이는 몸치아이처럼 정자세로 앉아서 버스를 기다린다.
그리고 아주 넓은 들판에 눈 감은 새는 나뭇가지에 앉았고 아이는 그 자세로 앉아 기다리고 달구지 한대 천천히 지나간다.

버스는 안 와요.
룸룸파룸 룸파룸

음악을 켰는데 '룸룸파룸 룸파룸' 하며 노랫소리가 흘러나오고 아이의 몸에 리듬이 흘러들어가 버스를 기다리며 흥얼거린다.
트럭이 지나가고 말이 지나가고 자거가 지나가고..
버스는 안오고
룸룸파룸 룸파룸은 그 시간동안 아이 몸속에서 돌아다닌다.

하룻밤이 지나고 드디어 드디어 버스가 온다.
더 이상 한명도 태우지 못할만큼 사람이 많이 탄 버스가.

"탈 수 없나요?" 
" 힘들겠는걸."

그 오랜시간 걸려 기다렸는데 아이는 버스를 타지 못한다.
룸룸파룸 룸파룸. 하면서 생각하다가 아이는 타박타박 걸어서
멀리 멀리 갈거란다.

내용을 요약해보고 싶었다.
허허벌판에 오직 혼자 버스를 기다리는 아이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도 기다리던 버스가 그냥 가버려도
'그래 그럼 걸어가지 뭐' 한다.
뭐시야 했다. 걸어가두 되긴 한데 .이렇게 착한데 누가 도와주지 않나? 아무도 없네 .
그렇게만 생각하는데 누군가 말하더라.

 " 이런책을 왜 냈을까?"

그러고 보니 작가가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그림책을 냈을텐데 하고 픈 말이 무어지?
천천히 살아라?
그거보다는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게 아닐까 싶다.
그 길을 가는데 버스도 있고, 트럭도 있고 자전거도 있고 말도 있고..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면 된다는 것을.
버스를 타고 가고 싶었지만 버스가 안된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을까?

일본작가. 사무라이 정신이 깔린 일본사회에 대해 하고픈 말인가
목표를 정했을때 그것을 이룰수 없거나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고자 할복으로 목숨을 거는 그들에게 하는 이야기인가 싶다.
자기주장을 번복하거나 물러서지 말라는 .
극단으로 몰고 가는 일본사회에 대해 경고하는 것 같다.
그 책이 일본만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다르지 않다.
한우물을 파야한다.
하지만 만약 그 우물이 말라버렸으면 절대! 암것도 없으면 어떻하냐. 파고 있는데 마르지는 않았는데 정말 재미없으면 어떻하냐.

파다가 더 이상 갈수없다면. 그렇게 한 우물만 파야할줄 알았는데 그 목표가 없어져버리면 어떻하냐고. 다른 것은 보지도 듣지고 말고 오로지 성공을 위한 전진만을 했는데 그 목표를 잃어버리면..
한우물에 몰입하지 말자. 하고 싶은거 보고 싶은거가 많아서 세상을 재미있게 산다면 그게 더 나은 방법이지 않을까.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요리도 하고 세상을 재미나게 살수 있는 우물을 여러개 파자.
깊게 판 우물속 어둠속에 허우적대느니 우물 많이 파서 그중 내가 좋아하는 거 잘하는 거를 찾는게 좋지 않을까 .

그림도 아이처럼 그렸다.
우습게 보이게 그렸다.
읽을땐 아무생각없다가도 소리내 읽으면 어느새 그날 하루내내 '룸룸파룸 룸파룸' 하고 있다.

누군가의 질문 하나로 여러 생각해본 책이다.
질문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박수를 쳐주어야한다.
평범했던 그저 귀엽기만 했던 책이 아주 다르게 다가왔다.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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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
목수정 글, 희완 트호뫼흐 사진 / 레디앙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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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칙이 있는데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원칙을 지켜내기 위해 싸워야 하는 것이지 그 사람들 때문에 내가 떠날 필요가 없다]

 부대끼면서 산다는 말을 좋아한다.
오래전인가? 10년전에 하이텔과 천리안만 있던 시절에
정말 잘 나가는 동호회가 두쪽으로 쪼개지는 것을 보았다.
1주일도 안 걸렸다. 오프모임이라는 것에 나가면 간지러울만큼 서로 잘한다. 그렇게 형님동생 하더니 약간 삐딱한말 한두마디 오고나서 빈정거리다가 막말하더라. 그 사이사이에 팀대항전에 돌입했다. 한마디 거들고 두마디 거들고  화해시킨다고 끼어들고 그러면서 몇대몇으로 팀을 짜서 난타전이 열린다. 그 사이에 말없는 중립들 있다. 시끄럽다고 그냥 탈퇴하는 사람 많았다. 나는 팀대항할 관계들 없었기에 구경했다. 잠도 안자고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같이 구경하는 사람도 있어서 우린 서로 전화로 세상사는 재미가 이런겨 하면서 열심히 눈팅했었다. 지금도 가끔 그녀와 나는 연락한다. 그러면서 가끔 그때일을 떠올리며 "그때가 참 재미있었시야"한다.  탈퇴같은거 생각도 안했다. 그냥 시들해져서 누군가 다른 모임을 만들자 해서 들어갔는데 나중에 보니 동호회장님 권한으로 탈퇴처리 했더라. 어느새 나를 다른 팀으로 보고 색을 칠해났더라구요. 기분 나빴지만 지겨워서 아무말 안했다. 

 그냥 순탄하게 공식처럼 사는 것은 생각만 해도 숨 막히지만 그렇게 살고 있다. 여기에 글 쓴 여자 목수정.(이름에 '목'이라는 성이 붙으니 이리 색다른 느낌이 든다 ) 제목에 걸맞게 잘 살고 있다.

 큰 제목 몇개 올린다.
1. 반칙하라, 즐겁다
2. 자유, 사랑보다 뜨거운
3. 좌파정당 잠입기

 읽으면서 좌파의 의미가 이런거였어?
아나키스트. 매력있네 했다.
그녀에게 중독되어서 나도  그렇게 자유스럽게 행동할수 있을 배짱 주소서 했다.
자유스럽기만 한건 아니다. 그녀는 두드릴줄 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그것을 위해 열릴지 모를 문을 두드린다. <두드려라 열릴것이다> 나는 열린 문도 확인하는 사람이다. 열렸는지 내가 두드렸을때 문이 꽝 닫히면 무안할까봐 열렸나 안 열렸나 조심스레 미리 확인해보고 두드린다. 그런 왕소심 더블에이형인 내가 머릿속까지 그렇게 더블에이면 좋겠는데 행동과 머리가 달라서 혼자 열등감을 만들어 낸다. 

 
대학때 연애만 했다한다. 그 말은 운동을 안했다 한다. 그러다가 결혼하고 배우자폭력에 세상에 눈을 번쩍 한번 뜨고 프랑스로 도망치듯 나갔다가 사람을 만나 아이를 낳고 다시 돌아와 민노당에서 일하다 프랑스로 갔다가 돌아왔다가 하는 별스럽지 않은 이야기다.

그 상황상황에 그녀의 일상이 들어있고 그녀의 생각들이 떠다닌다. 그 떠다니는 생각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그녀를 알아가면서 그녀의 행동들을 당연하다 싶어진다. 

 
앞뒤가 맞지 않은 행동들과 말을 할때가 있다. 내가 갖고 있는 약간의 힘을 이용해서 상대에게 최선의 이익을 얻어내는 사람들 싫다. 서로 나누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면서도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는 약간의 불법이나 불편함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좌파적인 성향이 내게 있음을 알았다. 그러면서도 나는 우파로서의 삶을 살고 싶고 좌파로서의 꿈을 꾼다. 아..그렇구나.
손안대고 코 풀고 싶은 사람이구나.
더럽고 구질구질한 일을 다른 사람이 해주길 바라면서 말만 번지르르한 거 맞다. 무엇을 읽거나 쓰거나 해도 내 이야기로 돌아와 버린다. 나한테만 관심있는 인간. 맞다. 아 또 이렇게 나는 나를 못난이로 만들다니..잘난것도 많은데 말이다.( 난 허영이스머프의 유전자가 많이 필요해.)

 무언가 말하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잘 안된다. 그녀처럼 뭔가 진지하면서 재미도 있고 남는게 있는 기록을 하고 싶어서다. 꿈깨자. 그녀가 자유로우면 얼마나 하겠니 오십보백보야. 그녀가 글을 맛깔나게 쓰면 얼마나 쓰겠니. 톨스토이만 하겠니 내가 오십보 갈때 그녀가 백보 가면 먼저 가라고 하면 된다. 이렇게 길을 조금 더 닦아준다는데 나는 조금 더 늦게 가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시간을 더 벌련다. 혼자 북치고 장구치면서 위로하면서 오십보 갈란다. 그녀와 나는 다르다. 그녀의 삶이 자유롭고 근사해보인다 해서 내 삶이 구차하고 구속받는다고 하지 말자.
내가 그녀처럼 살수 없는게 아니라 살지 않는것이다. (나를 위로하는 몸부림이 애처럽기까지 할라하네. 세뇌하는 수준까지 올라가는구나.)

 그냥 말하자. 부럽다. 그녀가 부럽다.
그렇게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 안되는 일도 되게 하려고 애쓰는 정열이 부럽다.  이렇게 이분법이 많이 들어가는 삶이 풍요로워지는데 그녀가 갖고 있는 '문화'라는 것에 대한 사랑. 일탈에 대한 사랑. 호기심에 대한 사랑.사랑 사랑 그것이 제일 부럽다.

 그녀의 솔직함이 다른 책을 아주 기름지게 만들고 있어서 힘들다.
전에 김점선아짐을 읽으면서 다른책을 못 읽었는데 .. 그녀도 그렇다. 그 둘은 닮았다. 내게. 

 - 삶을 즐길줄 모르면 좌파가 아니고 하면서 신나지 않으면 운동이 아니다.

 여전히 머리속이 마음속이 복잡하다. 근데 그 복잡함이 들뜨게 한다. 그녀는
매력적인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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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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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지 않는 공지영.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여전히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고 인용하고 싶은 부분도 많다
즐거운 나의 집을 연재로 읽으면서 기다렸다. 다음의 이야기를
누군가 그녀의 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고뇌하지 않고 너무 쉽게 써서 싫다.

 고뇌하지 않고?
건전한 책이 아니라 싫다. 이혼하고 사는 자신을 변명하는 것만 같아서 싫다 라고 말했다.
말로 들을때보다 이렇게 글로 쓰니 더 잔인해보인다. 실제는 그렇게 잔인하게 들리지 않고 단지 좀 속으로 화가 났다.그렇게 말하는 사람 . 세상 참 순탄하게 살았나 보네
돈 없어 저금통 털어서 두부한모 사 본적 없이 편안하게 집에서 살림만 했을거다 하는 선입견부터 심어진다.
건전한? 웃긴다
건전한거 찾을려면 집에서 도덕책이나 읽지 뭐하러 대중소설을 읽고 있을까. 
 

세번 결혼하고 세번 이혼한 여자.
어찌보면 자기감정에 충실한 주변에 대한 배려 부족한 가벼운 사람처럼 보인다. 가깝게 지내고픈 생각 안들긴 한다. 하지만 내가 싫어하는 심중엔 질투가 섞여 있다. 세번이나 결혼할만큼 매력 있는 여자인가? 그렇게 매력있는 여자가 이렇게 잘 팔리는 작가라니..미모도 된다며? 몸매도 나 보다 훨씬 낫네. 하는 그러면서 더 깊숙하게는 아빠가 다른 세 아이의 엄마 노릇과 작가노릇을 잘하고 있는 거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 세월동안 힘들고 후회스럽고 절망스러울때도 쓰러지지 않고 이 만큼이나 살아오고 있다는 데서 오는 질투. 강인해 보이는 그녀의 정신력이 참 질투난다.
왜 그렇게 강한거야.

 
나는 그랬다.  먹고 살아야 하는 데 아이는 셋씩이나 있는데 고뇌할 틈이 어딨어요.라도 대꾸했다

 
자기 이야기를 쓰다니 소재의 빈곤이다 한다. 작가들이 자기 이야기를 쓴다는 것이 소재가 빈곤하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 초반에 자신의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다. 자신이 살면서 마음 속에 갈증처럼 뭉그리고 있는 이야기꺼리들 그것을 말하지 않고서 다른 주제로 갈수가 없다. 평생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반복하는 작가들이 많지 않은가?  자신이 묻는 질문에 만족할만의 답을 얻는다면 그 사람은 다시 글 쓰기 어려울거다. 

쓰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어쩔수 없이 더 이상 바닥에 놓아둘수 없어서 쓴 것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즐거운 나의 집은.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는 즐거운 나의 집에 사는 공지영의 독후감 같은 거다. 다른 책을 읽고 그 책에서 얻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딸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썼다.

 그녀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렇게 감동받았다는 책 옆에 쌓아놓고 읽어보고 싶다. 천천히 읽어야 할텐데 하는 초조함.

 난 100점을 주었다. 그녀에게.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그러면서 아직도 쓰러지지 않았다는데.
묵직하게 시간이 흘러 곱씹어 보는 맛의 책이 아닐지라도 그녀가 할수 있는 책이었으리라. 

 돈이 될것을 예감하는 책들도 쓰면서 세상과 열심히 싸우는 그런 책도  썼으면 좋겠다. 아니 세상과 타협하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책이 더 보고 싶은가? 아무튼 지치지 않고 열심히 살면서 글도 쓰는 작가로 계속 나이먹었으면 좋겠다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인용하고 싶은 글귀들 참 많다.
나는 나를 응원할 것이다. 라고 인용하면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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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16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지영만큼 호불호가 나뉘는 사람도 드물거에요. 그의 삶은 타인이 뭐라 할 수 없겠지만, 글쟁이로서 공지영은 비판도 많이 받지요. 그것도 독자의 호불호 영역이긴 하지만... 공지영과 같은 세대로 이혼도 하려고 해봤고...힘들게 살아보니까 다 이해되고 용납되고 그래서 좋아하게 됐어요. 그래서 지금은 그녀의 용감한 삶을 응원합니다.^^

파란 2008-09-16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지요. 힘들게 살아보니까 그럴수도 있지 합니다. 그 속을 누가 알겠습니까. 좋아하지는 않지만 응원하고는 싶습니다. 누군가 헐뜯으면 대거리하며 전후반전 뛰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