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와 부엉이 - 우리는 친구
한나 요한젠 지음, 케티 벤트 그림, 임정희 옮김 / 꿈터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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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순전히 그람작가 케티벤트.로 검색했다.

난 케티벤트의 그림들이 정말 좋다.

바람이솨..여기에서 색이 들어간 그림들은 정말 환상적으로 멋지다.

그림이 책의 면에 구애받지 않고 정말 바람이 부는 것같고

나뭇잎들이 날아다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림작가로 찾았다. 여태 검색에 걸리지 않다가 대여섯권을 찾았다.

 

그런데 그림만 좋은게 아니라 글도 꽤 좋다.

같이 일하는 작가들도 오...하면서 크게 소리지르며 '심봤다' 정도는 아니지만

꽤 매력있어 보인다.

 

오리와 부엉이.

낮에 사는 오리와 밤에 사는 부엉이가 만났다.

그러면서 서로 낮에 자네 밤에 자네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싸운다. 그러면서 왜 우리가 싸우지?하면서

화해하고 화해하기 무섭게 또 싸운다.

 

"아냐, 너야!"

라는 말이 제일 많이 나오는 말이다.

서로 너탓이야 너탓이야..너가 먼저 그랬어 라는 말로 또 싸운다.

그렇게 끝까지 싸운다.

화해도 했다가 싸웠다가 .

이렇게 그냥 끝난다. 그래서 참 좋다.

무언가 나중에 우정을 길이길이 이어갔습니다도 아니고

그냥 마지막에 ..'넌 지금 안자지. 넌 어두워져야 잠을 자지"하면서

끝난다. 물론 다음에 또 만나자. 라는 착한멘트 들어가긴 한데

 

절대 두번다시 영원히0  성훈이랑은 말 안할거야.

했다가 다시 돌아서서 노는 아이들 같다.

둘이 별로 안 친해지고 끝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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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믿기 어려운 이야기
캐티 벤트 그림, 로베르트 발저 글, 조국현 옮김 / 한길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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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하나씩..

소중한 것들을 잃어 간다.

그런데도 그것을 모른다.

 

내가 맡았던 일이 거진 끝났다. 오늘 마지막 회의를 끝으로.

홀가분하다. 마무리가 맘에 들지 않아 슬프기도 하다.

내 탓, 남 탓. 그냥 어쩔수 없는 탓.

 

그 와중에 내가 어디만큼 와 있지. 지금 서 있는 자리는.

1년이 넘게 독후감이라는 것들을 멀리하고 있었다.

시간도. 에너지도 없었다.

 

하나씩 잃어가는 그를 보면서 먹먹해진다.

주변에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많나 생각해보니

자신을 가져본적이 있었을까 하고 무시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그럴만큼의 자신을 가져본적은 나한테 있었나.

허영덩어리만은 잃어버리지 않고 이리 살아 꿈틀거린다.

 

모래속으로 파묻혀 들어가게 만든다.

파란표지를 테두리고 두른 그가..몽롱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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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렉터 - 한 웃기는 만화가의 즐거운 잉여수집생활
이우일 지음 / 톨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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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유치원엄마들이 모이기로 했다.

미루고 미루고 제일 마지막에 미룰수가 없어서 .

1주일동안 청소를 했다.

그리고 그녀들이 왔다.

 

" 정리 좀 하고 살지.."

 

정말 내 눈에는 제자리에 놓여 있었고 정리도 잘 되어있었고 쓰레기하나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런데도 남들 눈에는 정리도 안 된 집에서 산단다.

그 다음부터는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했다.

청소를 해도 안 한 집 같은데 대어충 하고 살지. 그러고 맘 먹으니 누가 집으로 온다해도

전처럼 청소를 하지 않는다. 대충..정리한다.

 

물건에 추억을 담는다.

맞다. 친구들과 주고받은 쪽지들 전부 앨범에 넣어 구절구절 설명하고 감상평 적어놓았다.

내가 쓴 편지들 똑같이 카피해서 가지고 있다. 편지지도 똑같은걸로 고대로 옮겨써서.

(카피하는게 귀찮아서..편지를 안 쓰게 되더라. 파..)

나이 더 많아지면 드라마처럼 들판한가운데에서 다 읽고 태울까도

생각해보았지만 그럴만큼의 의미가 있나싶다. 오버다.

 

생각보다 콜렉터의 구절구절의 재미는 적다.

그래도 누군가 나보다 더 많이 이리 모으고 모으고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나는 양호하네^^ 하면서 그가 모으는 집 구경을 한번은 가고 싶다.

 

그녀. 마누라가 어지간한 강심줄임을 그는 감사하면서 살아야하지 않을까 한다.

내 짝쿵. 그가 쓴 짜투리 쪽지들..나는 보는 족족 버리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가 모은 것들중 내 눈에 많이 난것들..쥐도새도 모르게 버리고 있다. 나는

내가 모으는 것들에 담긴 추억은 애틋하면서 그가 모으는 것들에 추억은 깡 무시하고

사는 뻔뻔한아줌마라는 사실이 다행이다. 상황바꾸면 참.. 씁슬할것인데

 

아무튼. 서울가는 기차에서 콜렉터를 읽고 짱구인형 6개를 싹 쓸어왔다.

읽지 않았다면 분명 눈팅만 하고 말았을 거인데..아..참

 

하지만. 작은 결심하나.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놀았던 포켓몬인형들. 작은 모형들..등등 손가락만한

장난감들은 시간이 지나도 내가 가지로 있기로 했다. 이젠 그네들한테 품는

이 작은 감정들이 무엇인지 알겠다. 인정하고 가지고 있기로 결심하니 괜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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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눈빛이다.
'아련한' 눈빛
지금 보고 있는 그 너머의 무언가를 보고 있는 듯한 눈빛.
그 눈빛은 걸오 문재신이 갖고 있는 '상처'를 말하고 있다. 과거에 형을 잃어버린 일에 대한 상처.
아버지보다는 형을 믿고 의지하고 따랐던 그로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죽음으로 몰아넣은 죄책감이 너무 크다.  죄책감이 그를 과거속으로만 밀어 넣고 있다.
현재를 살지 못하고 미래를 꿈꾸지 않고 자신을 상처내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상처는 곪아 터져야 한다.
덮어놓기만 하면 언젠가는 그 상처가 안으로 파고 들어가 많은 것을 망가뜨린다. 

 
걸오앓이에 빠진 이들이 아줌마들이 많단다.
아마도 그 눈빛이 아니었을까
과거를 돌아다보면 누군가에게나 '첫사랑'이 있을거다.
첫사랑에 빠졌던 그 시절에 감성들을 다시 기억나게 하는 아련함.
되돌아갈수도 없고 지금 다시 새로운 사랑을 꿈꿀수 있는 여자가 아닌 엄마나 아내로만 존재해야 하는 사람.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이 되면 바람이 부는 것을 느낀다.  '사랑' 자체를 꿈꾸어서도 안된다는 현실이 과거를 더 아련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첫사랑을 생각할때 '저 사람이야' 했던 세포하나 하나 털 한올한올까지 갈망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지 않았을까

그 아련함에 무조건 '내편'을 갖고 싶은 거.
선준처럼 따박따박 논리적으로 따지고 묻고 하는 거 말고 앞뒤 재지 않고 내편을 들어주는 사람.
냉정하게 머리속에 재는 거 싫어한다. 비록 후회할지라도 나를 위해 결투도 신청할거 같은 다혈질에 설렌다.
피를 끓어 오르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낭만을 꿈꾸게 한다.
현대극이 아니라 사극이라는 공간이 환타지의 느낌을 더 많이 주고 있다.
그렇기에 일어나서도 안되고 일어나자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런 '일탈'과 같은 낭만을 꿈꾸게 하는 거 같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보호받고 싶은 자잘한 행동들에 감동받는다.
위험한 상황에서 눈을 가려주는거, 다칠까봐 팔안으로 휘감아 보호해주는거...아 진짜 --;
거기에 걸오 재신의 어법은 가끔 여성스럽다 대물 윤식에게
"그런.거  있다... 누가 어떤 말을 해도. 달래지지 않는거..뭐..그런거. 달래지진 않아도 잊어버릴 순 있어'
그 사이사이에 들어가는 쉼표와 같은 작은 느낌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보는 그녀를 보며 자신의 아픔보다 그녀 아픔을 먼저 들여다보고 있다. 가슴 아프게.
지금 내 옆에 남편은? 꿈꾸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없다는 현실 잘 알고 있다. 
현실이 아니라 판타지기에 꿈꾸고 싶다. 맘껏.
무조건 내편을 들어주는 이. 한때 꿈꾸던 존재들..  

 
머리를 풀었을때와 단정한 옷차림을 했을때 너무 다르다.
다른 인물들에 비해 확연히 보여주는 그 다름이 이렇게 말한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거칠지만 오직 한사람에게는 친절한.
나를 위해서라면 나무위에 누워있는 모습처럼 자유롭게 어딘가로 떠날수 있을거 같고 그러다가도 가정을 위해서는 단정하게 옷입고 다시 출근하는 . 나쁜남자에게 끌리는 여자들의 심리와 딱 맞아 떨어진다. 나만은 특별한!!  나만은 길들일 수 있는 남자!! 라는 거와 맞다.

가끔 보여주는 걸오의 손이 참 남자답고 따뜻해 보인다.
손이 이쁜 남자를 난 좋아한다.  손깎지를 끼워줄때도, 공치는 법을 가르쳐줄때도 그의 손은 따뜻해 보인다.
참고로 여림의 손은 엄지손가락이 망치로 맞은거처럼 뭉툭하다. 그런 손은 재주가 참 많은 손인데 이쁜거와는 거리가 꽤 멀다. 여림하고도 물론 참 부조화이긴 하다. 가랑선준의 손놀림은이 꽤 여성스럽다. 혼자 방안에 술을 마시면서 술잔을 기울일적에 새끼 손가락이 뜬다. 연기인지 무심결인지 아무튼 그런 손놀림은 매력이 없다. 여자가방 들어주는 남자 별로 좋아하지 않은 거처럼 말이다.

본방을 못 보면서 인터넷으로 돌려 보고 또 보고 하면서 알았다.
유아인이 연기를 잘하고 있다는 것을.
목소리가 진짜 매력있다는 것을.
걸오 재신의 역을 정말 많이 연구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나하나까지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입술 깨물며 웃는 모습같은 장면들, 당황스런 표정들의 섬세함,
큰소리쳤다가 다시 미안해하며  장면, 꼭 필요한 멍한 표정들, 말을 살짝 더듬으며 감정을 보여주는 장면,  아주 미세하게 웃는 표정들은 정말 볼수록 말려들게 한다. 걸오 재신의 역할은 누가 해도 어느 정도  멋있는 부분들이 참 많다 그렇지만 '걸오앓이'라는 용어가 나올만큼 응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배우가 정말 연기를 진지하게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거다. 그래서 그의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고 설렌다.

이런 설레임이 올해 가을을 힘겹게 만들고 있다.
행복했다가 슬펐다가 우울했다가 한다.
아무것도 아닌거보단 낫다 하면서 ...
어딘가로 한번은 떠나야 할지 싶다. 

아련한 눈빛이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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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입으로 걷는다 웅진책마을 8
오카 슈조 지음, 다치바나 나오노스케 그림, 고향옥 옮김 / 웅진주니어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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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세 넘도록 누워만 있는 사람이 침대에 누워 지나가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하루동안 산책하는 이야기이다.
자신의 가는 길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부탁을 한다.
"어느 쪽으로 가세요?"
" 이 침대 좀 밀어주세요"
그렇게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책.
그렇게 만난 사람들에게 이름을 적어놓는 수첩까지

듣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할 수 없이 들으면서 운명이면 어쩔 수 없다 하면서 참는다. 오늘 하루 운이 없구나 하면서.
그런 그를 보고 입으로 걷는다. 라고 친구가 말한다.
늙어서 이젠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줄곧 하고픈 말만 하고 가버린 할아버지를 만나면서 그는
'그것봐, 나도 쓸모없는 존재는 아니라고. 나에게 의지하는 사람도 있단 말이야.'

쓸모가 있고 없음에 문제가 아니라 생명이라는 시선으로 볼 수 있다면 꿈이 야무진 것이다.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안간힘을 쓰게 되고 뭔가 더 힘이 들어가는 것 같다.
큰 아이의 장애를 극복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할 때는 기운 내야 하고 노력해야 하고 만들어 낸 당당함으로 나를 어느 정도는 무장하고 있어야 한다.
참 지친다. 고단한 시간들이라는 말이 입에서 되뇌어지는 지금 .
극복 하려고 할것이 아니라 같이 살아가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그렇게 다독거리고 살아도 상처 수 없이 받는다.
조금 씩 무뎌지지만 어느 날 깊숙이 숨어 있던 상처들이 멍하게 있는 하루를 만들고 짜증 스럽게 하고 원망하게 만든다.

혼자 침대차에 다치바나를 옮겨 주고 집에 남는 엄마가 크게 들어오는 책이다. 처음에 잠깐 나오는 그 엄마가 될 순 없을까
...그래서 지나가는 그 또래 아이들이 학원가방 메고 친구들과 손 잡고 다니는 모습이 쓸쓸해지지 않을 순 없을까.
사람은 모두 다르다. 라는 말이 속속들이 내 안에 새기면서 주성이와 살아갈 순 없을까 

그들이 나누는 대사 옮긴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혼자서 살아갈 수 없어.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생활할 수 없는 사람들이지."
'모두가 그걸 인정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남의 손을 빌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사람도 있다는 걸 말이에요'
'그래.그러니까 절대로 도움을 받는 걸 부끄러워해선 안돼. 그것도 훌륭한 자립이라고.'
'뭐, 가슴을 활짝 펴고 당당하게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요.'
'그건 그래. 가슴을 활짝 펼 정도는 아니지.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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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0-09-07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카슈조의 작품이니 꼭 읽어 봐야겠네요. 작년에 우리 반 촉새가 대회상으로 나누어 준 책을 기증하고 전학을 가서 지금 학급문고에 있거든요. 서재 방문 감사드리고 답방문 왔습니다. 예전에도 제 서재에 글 남겨 주셨던 것 같은데, 그 때 제가 인사를 제대로 드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요. (죄송해요.) 정식으로 파란님을 마음에 담았습니다. 꾸벅~

파란 2010-09-27 04:12   좋아요 0 | URL
언제 놀러오셨네요. 죄송하다고 하시다니 몸둘바를~ ^^ 모르겠습니다. 바람이 가을이 왔다고 합니다.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