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렉터 - 한 웃기는 만화가의 즐거운 잉여수집생활
이우일 지음 / 톨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집에 유치원엄마들이 모이기로 했다.

미루고 미루고 제일 마지막에 미룰수가 없어서 .

1주일동안 청소를 했다.

그리고 그녀들이 왔다.

 

" 정리 좀 하고 살지.."

 

정말 내 눈에는 제자리에 놓여 있었고 정리도 잘 되어있었고 쓰레기하나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런데도 남들 눈에는 정리도 안 된 집에서 산단다.

그 다음부터는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했다.

청소를 해도 안 한 집 같은데 대어충 하고 살지. 그러고 맘 먹으니 누가 집으로 온다해도

전처럼 청소를 하지 않는다. 대충..정리한다.

 

물건에 추억을 담는다.

맞다. 친구들과 주고받은 쪽지들 전부 앨범에 넣어 구절구절 설명하고 감상평 적어놓았다.

내가 쓴 편지들 똑같이 카피해서 가지고 있다. 편지지도 똑같은걸로 고대로 옮겨써서.

(카피하는게 귀찮아서..편지를 안 쓰게 되더라. 파..)

나이 더 많아지면 드라마처럼 들판한가운데에서 다 읽고 태울까도

생각해보았지만 그럴만큼의 의미가 있나싶다. 오버다.

 

생각보다 콜렉터의 구절구절의 재미는 적다.

그래도 누군가 나보다 더 많이 이리 모으고 모으고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나는 양호하네^^ 하면서 그가 모으는 집 구경을 한번은 가고 싶다.

 

그녀. 마누라가 어지간한 강심줄임을 그는 감사하면서 살아야하지 않을까 한다.

내 짝쿵. 그가 쓴 짜투리 쪽지들..나는 보는 족족 버리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가 모은 것들중 내 눈에 많이 난것들..쥐도새도 모르게 버리고 있다. 나는

내가 모으는 것들에 담긴 추억은 애틋하면서 그가 모으는 것들에 추억은 깡 무시하고

사는 뻔뻔한아줌마라는 사실이 다행이다. 상황바꾸면 참.. 씁슬할것인데

 

아무튼. 서울가는 기차에서 콜렉터를 읽고 짱구인형 6개를 싹 쓸어왔다.

읽지 않았다면 분명 눈팅만 하고 말았을 거인데..아..참

 

하지만. 작은 결심하나.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놀았던 포켓몬인형들. 작은 모형들..등등 손가락만한

장난감들은 시간이 지나도 내가 가지로 있기로 했다. 이젠 그네들한테 품는

이 작은 감정들이 무엇인지 알겠다. 인정하고 가지고 있기로 결심하니 괜히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