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눈빛이다.
'아련한' 눈빛
지금 보고 있는 그 너머의 무언가를 보고 있는 듯한 눈빛.
그 눈빛은 걸오 문재신이 갖고 있는 '상처'를 말하고 있다. 과거에 형을 잃어버린 일에 대한 상처.
아버지보다는 형을 믿고 의지하고 따랐던 그로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죽음으로 몰아넣은 죄책감이 너무 크다.  죄책감이 그를 과거속으로만 밀어 넣고 있다.
현재를 살지 못하고 미래를 꿈꾸지 않고 자신을 상처내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상처는 곪아 터져야 한다.
덮어놓기만 하면 언젠가는 그 상처가 안으로 파고 들어가 많은 것을 망가뜨린다. 

 
걸오앓이에 빠진 이들이 아줌마들이 많단다.
아마도 그 눈빛이 아니었을까
과거를 돌아다보면 누군가에게나 '첫사랑'이 있을거다.
첫사랑에 빠졌던 그 시절에 감성들을 다시 기억나게 하는 아련함.
되돌아갈수도 없고 지금 다시 새로운 사랑을 꿈꿀수 있는 여자가 아닌 엄마나 아내로만 존재해야 하는 사람.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이 되면 바람이 부는 것을 느낀다.  '사랑' 자체를 꿈꾸어서도 안된다는 현실이 과거를 더 아련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첫사랑을 생각할때 '저 사람이야' 했던 세포하나 하나 털 한올한올까지 갈망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지 않았을까

그 아련함에 무조건 '내편'을 갖고 싶은 거.
선준처럼 따박따박 논리적으로 따지고 묻고 하는 거 말고 앞뒤 재지 않고 내편을 들어주는 사람.
냉정하게 머리속에 재는 거 싫어한다. 비록 후회할지라도 나를 위해 결투도 신청할거 같은 다혈질에 설렌다.
피를 끓어 오르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낭만을 꿈꾸게 한다.
현대극이 아니라 사극이라는 공간이 환타지의 느낌을 더 많이 주고 있다.
그렇기에 일어나서도 안되고 일어나자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런 '일탈'과 같은 낭만을 꿈꾸게 하는 거 같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보호받고 싶은 자잘한 행동들에 감동받는다.
위험한 상황에서 눈을 가려주는거, 다칠까봐 팔안으로 휘감아 보호해주는거...아 진짜 --;
거기에 걸오 재신의 어법은 가끔 여성스럽다 대물 윤식에게
"그런.거  있다... 누가 어떤 말을 해도. 달래지지 않는거..뭐..그런거. 달래지진 않아도 잊어버릴 순 있어'
그 사이사이에 들어가는 쉼표와 같은 작은 느낌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보는 그녀를 보며 자신의 아픔보다 그녀 아픔을 먼저 들여다보고 있다. 가슴 아프게.
지금 내 옆에 남편은? 꿈꾸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없다는 현실 잘 알고 있다. 
현실이 아니라 판타지기에 꿈꾸고 싶다. 맘껏.
무조건 내편을 들어주는 이. 한때 꿈꾸던 존재들..  

 
머리를 풀었을때와 단정한 옷차림을 했을때 너무 다르다.
다른 인물들에 비해 확연히 보여주는 그 다름이 이렇게 말한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거칠지만 오직 한사람에게는 친절한.
나를 위해서라면 나무위에 누워있는 모습처럼 자유롭게 어딘가로 떠날수 있을거 같고 그러다가도 가정을 위해서는 단정하게 옷입고 다시 출근하는 . 나쁜남자에게 끌리는 여자들의 심리와 딱 맞아 떨어진다. 나만은 특별한!!  나만은 길들일 수 있는 남자!! 라는 거와 맞다.

가끔 보여주는 걸오의 손이 참 남자답고 따뜻해 보인다.
손이 이쁜 남자를 난 좋아한다.  손깎지를 끼워줄때도, 공치는 법을 가르쳐줄때도 그의 손은 따뜻해 보인다.
참고로 여림의 손은 엄지손가락이 망치로 맞은거처럼 뭉툭하다. 그런 손은 재주가 참 많은 손인데 이쁜거와는 거리가 꽤 멀다. 여림하고도 물론 참 부조화이긴 하다. 가랑선준의 손놀림은이 꽤 여성스럽다. 혼자 방안에 술을 마시면서 술잔을 기울일적에 새끼 손가락이 뜬다. 연기인지 무심결인지 아무튼 그런 손놀림은 매력이 없다. 여자가방 들어주는 남자 별로 좋아하지 않은 거처럼 말이다.

본방을 못 보면서 인터넷으로 돌려 보고 또 보고 하면서 알았다.
유아인이 연기를 잘하고 있다는 것을.
목소리가 진짜 매력있다는 것을.
걸오 재신의 역을 정말 많이 연구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나하나까지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입술 깨물며 웃는 모습같은 장면들, 당황스런 표정들의 섬세함,
큰소리쳤다가 다시 미안해하며  장면, 꼭 필요한 멍한 표정들, 말을 살짝 더듬으며 감정을 보여주는 장면,  아주 미세하게 웃는 표정들은 정말 볼수록 말려들게 한다. 걸오 재신의 역할은 누가 해도 어느 정도  멋있는 부분들이 참 많다 그렇지만 '걸오앓이'라는 용어가 나올만큼 응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배우가 정말 연기를 진지하게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거다. 그래서 그의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고 설렌다.

이런 설레임이 올해 가을을 힘겹게 만들고 있다.
행복했다가 슬펐다가 우울했다가 한다.
아무것도 아닌거보단 낫다 하면서 ...
어딘가로 한번은 떠나야 할지 싶다. 

아련한 눈빛이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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