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정직하기 때문에 확실히 아는 것에 대해서는 잘 쓰지 못할 거예요. 현실에서는 거짓말할 수 없지만, 상상으로는 그럴수 있을 겁니다. 아는 것에 대해서는 거짓으로 쓸 수 없지만, 

당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근사한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말입니다. 기막히면서 (당신에게 기막히면서) 현실은 아닌 것을 써야 합니다. 당장 돌아가서 시작해봐요.

셀리아는 생각했다. ‘이제 난 혼자야…...
더멋과 주디는 타인들이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제는 달려갈 사람이 없어공포가 온몸을 휘감고 회한이 밀려들었다..…..…

엄마는 언제나 대단하고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있어주었다.
그런 엄마가 이제는 떠나버렸다....…셀리아가 있던 세계의 밑바닥이 쑥 꺼져버렸다.
그녀의 자그맣던 엄마 ...…...

셀리아는 생각했다. 이 사람은 인정이 없어 ....
거대한 파도처럼 고독이 밀려왔다. 셀리아는 두려웠다.…엄마가 없는 세상은 너무도 차가웠다 . …

☆사람이 자라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얼마나 신비롭고 두려운일인가. 사람에게 다른 어떤 순간보다 더 자기 자신다운 특별한순간이라는 게 있을까?

서랍 맨 밑에 금박으로 수놓은 빛바랜 낡은 공책이 있었다.
공책 안에 오래되고 너덜너덜한 쪽지가 들어 있었다. "미리엄이내 생일에 보낸 시" 라고 적혀 있었다.
감상적이었다.
요즘 세상은 감상적인 것을 경멸하지 .....…그러나 그 순간 셀리아는 그것이 견디기 힘들 만큼 달콤했다....

"알아…… 그건 나도 몹시 마음에 걸려.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해봤자 쓸데없다고 생각하니까.…… 나는 상황이 나빠지면 잘 헤쳐나가질 못해· 짐승같은 인간이 되고 말 거야."

셀리아는 두 가지가 두려웠다. 미칠까봐 두려웠고, 주디가 알게 될까봐 두려웠다.

그녀는 꼭 엄마를 찾아야 했다. 옷을 입고 코트와 모자를 걸쳤다. 엄마의 사진을 챙겼다. 경찰서에 가서 엄마를 찾아달라고부탁할 생각이었다. 엄마가 사라졌지만 경찰이 찾아줄 것이었다엄마만 찾으면 다 괜찮아질 것이었다...….…

엄마를 찾을 것이다. 엄마가 모든 걸 바로잡아줄 것이다.
그녀는 말할 것이다. 하마터면 도랑에 빠질 뻔했어요.‘ 그러면 엄마는 이러겠지. 그랬다면 바보 같았을 거야, 셀리아.‘

셀리아는 잠들기 직전 갑자기 중얼거렸다.
"정말 바보 같아. 난 엄마를 찾을 수 없잖아. 생각났어엄마는 돌아가셨어...

셀리아는 꼼짝도 하지 않고 누워 있었다. 슬픔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픔도 느껴지지 않았다…… 무감각하고 평온할 뿐이었다.
그는 떠났다…그녀도 이제 다시 인생을 시작해야 했다. 주디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런 눈길을 받는 건 끔찍했다. 셀리아가 아무리 그의 외도를 이해할 수 있다 해도 십일년의 애정이 갑자기, 하룻밤 사이에 혐오로 변하는 건 참을 수없는 일이었다.

넌 같이 갈 수 없어. 안 돼! 아무도 여주인이 가는 곳에갈 수 없어.
셀리아는 더이상 견딜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달아나야했다....…

셀리아는 참을 수 없었다.
이것이 가장 쉬운 해결책이었다.…그가 나가면서 이틀 후에 오겠다고 말하자 셀리아가 대답했다. "그때 난 여기 없을 거예요." 그의 눈꺼풀의 떨렸고, 셀리아는 더멋이 자신의 의도를 알아차렸다고 확신했다 ....…그는 얼른 말했다. "그래, 당신이 떠나고 싶다면.

-셀리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중에 모든 일이 끝나면 더멋은 그녀의 의도를 전혀 몰랐다고 사람들에게 말할 수 (그리고자신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편이 더 마음 편할 테더멋은 알았고……… 순간적으로 그녀는 그에게서 가물거리는희망을 보았다. 아마도 더멋 자신은 몰랐을 것이다. 

죽음도 하나의 해결책이었다.
그렇다고 그가 죽음에 대해 자책할 리는 없었다. 더멋은 엄마를 잃은 뒤부터 셀리아의상태가 안 좋았다고 이내 자신을 설득할 것이다. 그는 자신을설득하는 재주가 뛰어나다.

그래, 그녀가 떠나면 된다. 이 모든 것으로부터.
그녀는 더이상 견딜 수 없었다.
가슴이 찢기는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셀리아는 더이상 주디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 단계는 이미 넘어서 있었다. 이제 그녀에게는 자신의 고통과 달아나고픈마음 외에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

☆"나를 모욕하는 자가 원수였다면 차라리 견디기 쉬웠을 것을, 나를 업신여기는 자가 적이었다면 그를 비키기라도 했을 것을, 그러나그것은 내 동료, 내 친구, 서로 가까이 지내던 벗*.

더멋이 배신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날 배신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의 모든 게 불확실해 보였어요. 난 더이상 아무도, 어떤 것도 믿을 수 없게 된 거예요 …그건 끔찍할 만큼 무서운 일이에요.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요.
안전한 곳이 어디에도 없다는 것.

그러니 이제 더멋을 탓하지 않아요. 그는 그런 사람이니까요..
내가 알아차리고 경계해야 했어요. 그렇게 자만해서 혼자 만족하면 안 되는 거였어요. 인생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면, 현명하게 지켜야 해요... 난 그러지 못했어요.

☆세상은 고통과 잔인함으로 가득차 있어요. 인간이 바보이기 때문이에요
난 바보예요. 나만의 세계에서 살았죠. 그래요, 난 바보예요."

주디는 가끔 무의식적으로 잔인하게 굴었지만, 내게는그게 도움이 됐어요. 주디는 철저하게 정직했으니까요..

주디를 잘 키운 건지 잘못 키운 건지 모르겠어요. 그 아이가날 사랑하는지 사랑하지 않는지도요. 난 딸에게 물질적인 것을줬어요. 다른 것, 내게 중요한 것은 주지 못했고요. 그건 그 아이가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을 했어요. 딸을 사랑하기 때문에, 아이를 내버려뒀죠. 내 관점과 믿음을 강요하지 않았어요. 아이가 원할 때 언제든 내가 거기 있다는 걸 느끼게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하지만 아이는 날 원하지 않더군요

공포 속에 사는 건 너무 무서워요...…
더이상 믿음이 없다는 것도 섬뜩하죠.
난 아무도 믿을 수 없었을 뿐이에요…… 마이클까지도 ,
그건 나뿐 아니라 그에게도 지옥일 테니까 …….

☆상관없어요. 더멋과 헤어진 후로 난 냉정해졌어요…… 내가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든 안 줬든 상관하지 않아요. 너무 고통스러우면 타인은 신경쓰지 않게 돼요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 번역을 끝내고 이스탄불에 갔다. 출발 전날 밤까지 작업에 매달리느라 비행기에 올라서야 겨우 정보를 찾아볼 수 있었는데, 이스탄불에 오리엔탈 익스프레스가출발했던 기차역과 애거사 크리스티가 묵었던 호텔이 있다는내용을 발견했다. 방금 두고 떠난 줄 알았는데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네. 대체 무슨 인연일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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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는 사람의 영역이고, 용서는 신의 영역이다.
-알렉산더 포프 Alexander P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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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져있듯이 두번째 봄은 완전한 픽션이 아닌, 크리스티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 많이 담긴 작품이다.
그녀의 두꺼운 자서전을 읽은 뒤였지만, 그 때보다 이 소설을 읽은 뒤로 그녀의 감정에 더 공감하고 더 잘 알게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셀리아가 사랑에 행복해할 때조차도 마음이 아팠다.
결말을 아는 소설을 읽는 단점이었겠지.
물론 이 작품이 담은 얘기는 그녀의 인생 전반에 대한 얘기일뿐이니
정말 다행이다.
공상하기 좋아하던 배려심넘치고 수줍던 소녀는, 잘못된 사랑에 휘청거리긴했디만 머지않아 인생의 마지막까지 그녀와 함께하고 행복할 사람을 만나, 추리의 여왕으로 아직까지 사랑받고 있으니까.
























엄마가 셀리아에게 미소지었다.
"난 네가 행복하길 바랄 뿐이란다."
"그럼요, 난 언제나 행복할 거예요." 셀리아는 강한 확신에차서 대답했다.

셀리아에게 결혼은 사랑 - 시적이고 낭만적인 사랑과 그후로 영원히 행복하게 사는 것을 의미했다. 그녀가 읽는 책들은인생의 문제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았다. 

셀리아는 외부의영향에 휘둘리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현실적인 문제에 둔감했죠.

딸에게 권한 책 발자크와 다른 프랑스 사실주의 작가들의작품은 목적을 가지고 선택한 걸 겁니다. 프랑스인들은 대단한 현실주의자들이죠. 미리엄은 셀리아가 보편적이고 관능적이고 아름답고 추악한, 비극적이면서 너무도 희극적인 인생과 인간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깨닫길 바랐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책도 읽었지만 셀리아에게는 현실같이 느껴지지않았을 겁니다. 실용적인 현실주의자에게 동화와 판타지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듯 말입니다.

그의 고통스러운 얼굴을 보면서 셀리아는 깨달았다. 그의 사랑이 진심이라는 것을, 간절히 바라던 보물을 움켜쥐기를 두려워하는 것 같은 사랑이라는 것을,
삼주 후 피터는 배에 올랐다.
일 년 삼 개월 후 셀리아는 더멋과 결혼했다.

그랬다. 그녀는 세상 누구보다 더멋을 사랑했다. 다른 사람과행복하기보다 차라리 더멋과 불행한 편이 나을 것 같았다. 하지만 왜 그렇게 표현하는 거지? 왜 더멋과 불행할 거라고 하지?
그건 더멋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었다 ….….
그는 낯선 사람이었다…

다정한 피터. 다정하고 다정한 피터 ·그녀는 생각했다.
 피터와 함께라면 행복했을 거야. 언제나아주 행복했을 거야 …...‘
하지만 더멋과 함께하는 인생은 짜릿한 모험이었다!

대부분의 여자들에게 전쟁이란, 어느 한 사람의 운명이다.…하지만 더멋은 무사했고, 그것만이 중요했다.
친구들, 함께 춤췄던 청년들이 죽었다…

그렇게도 유능하고 활기차고 알뜰한 주부였던 가여운 할머니는 나이들어 시력이 떨어져서 풀이 죽고, 자신의 패배를 이해할수 없다는 눈으로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셀리아에게 결혼의 개념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결혼은 그녀가 좋아하는 동화책에 나오는 그후로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셀리아는 결혼의 어려움.
난파의 가능성을 전혀 알지 못했다. 사람들은 서로 사랑할 때행복해했다. 불행한 결혼도 있고 물론 그녀도 그런 결혼이 많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건 그들이 더이상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어렴풋이 느꼈지만 셀리아는 더멋이 약간 두려웠다. 셀리아에게 그는 낯선 사람이었다. 그를 사랑하지만 그에 대해 아는게 없는 것 같았다.

조니 드 버러는 물질적으로, 짐은 정신적으로 그녀에게 어필했다. 피터는 그녀의 삶에 아주 밀착된 존재였지만, 더멋은 그녀가 가져본 적 없던 어떤 존재였다. 그는 놀이 친구였다.

더멋에게는 영원한 소년 같은 기질이 있었다. 그 소년이 셀리아 안의 아이를 만났다. 그들은 인생의 목표, 내면세계, 성격이전혀 달랐지만 놀이 친구를 원했고 서로에게서 그것을 발견했다.
그들에게 결혼생활은 놀이였고, 그들은 열심히 놀았다.

☆사람은 자기 인생에서 어떤 일을 기억할까? 그건 사실 중요한 일들이 아니다. 작은 일, 사소한 일이다…..… 그런 일이 기억에 남아 지워지지 않는다.

더멋은 감정을 표현하지 않았다. 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도하지 않았고, 충동적으로 그녀를 애무하는 일도 거의 없었다.
그가 자신의 틀을 깨고 무슨 말인가 하면, 셀리아는 그것을 기억해두었다. 너무 드문 일이라서 더욱 소중하게 생각되는 것이었다. 더멋이 그럴 때마다 셀리아는 깜짝 놀랐다.

셀리아…… 당신은 정말 아름다워… 정말 아름다워. 언제까지나 아름다움을 잃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내가 아름다움을 잃더라도 똑같이 날 사랑해줄 거죠?"
"아니, 그렇지 않아. 똑같지 않을 거야. 언제까지나 아름다움을 잃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둘은 꼭 끌어안았다. 그들의 키스에는 이별에 대한 공포가 있었다.
셀리아는 생각했다. ‘우린 결코 이 밤을 못 잊을 거야..…이날은 7월 14일이었다.

사실 더멋은 아내를 특이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점에 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더멋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 거의신경쓰지 않았다. 

타인의 생각이나 감정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건 시간 낭비라고 여겼다.

더멋은 그럴 수가 없다고 했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상상하는 건 시간 낭비일 뿐이라며,
맞는 말이었다.
그런데도 셀리아는 상상을 그만둘 수 없었다. 그녀는 그렇게타고났다.

응석받이로 자란 것이 문제였다. 모두가 그녀에게 친절했고늘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하지만 다시는 더멋에게 바보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어떤 기억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 오래전 일이.
아니었다.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다.

셀리아는 남편에게 열정과 동지애를 얻었다. 애정까지 기대하는 것은 합당치 않았다. 할머니라면 잘 알았을 것이다. 남자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그는 자신의 희생을 한껏 생색냈다.
다음 주말이 되자 셀리아는 그에게 이틀 동안 골프를 치라고했다. 그는 기뻐하며 나갔다.
셀리아는 생각했다. 다시 혼자 노는 법을 배워야겠어. 아니면 친구를 찾든가.

처음에는 더멋이 그녀를 바보 취급하더니 이제 주디가 그랬다!
겨우 네 살이지만 주디는 상식이 풍부했다. 상식이 때로 사람을 지겹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셀리아는 알게 됐다.

죽도록 보고 싶었다고 말해줬다면 얼마나 위안이 되고 마음이 따뜻했을까. 그 말이 사실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을 거야."
그러나 더멋은 더멋이었다. 우습고 무서울 정도로 솔직한 더멋, 주디는 그를 쏙 빼닮았다..…

진실한 대답을 듣고 싶지 않다면, 그들에게는 묻지 않는 게터 현명했다.

소중한 주다. 소중한 더 멋.…..… 어쩜 그렇게 비슷하고 우습고 그렇게 사랑스러운지 ….. 그들은 그녀의 것이었다. 아니,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그들의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는편이 나았다. 그게 더 따뜻하고 편안했다. 셀리아는 그들에게속한 사람이었다.

어느 날 이 이야기를 글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어쩌면 진짜로 책을 내게 될지도 모른다…

☆쓰는 건 의미 없겠지만 생각하는 건 재미있었다.

셀리아는 더멋만 협조한다면 모든 것을 마치 소풍처럼 여길수도 있을 텐데 하고 절망적인 기분으로 생각했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는 크게 웃어넘기는 것이 그것을 이기는 최선의 방법인데,

그들은 봄에 이사했고, 셀리아를 가장 흥분하게 만든 건 라일락나무였다. 라일락나무 수백 그루가 보랏빛 그늘을 드리웠다.
이른 아침 오브리를 데리고 정원을 거닐면서 셀리아는 삶이 완벽해졌다고 느꼈다. 먼지도 티끌도 안개도 없었다. 이게 바로집이었다.

당신은 하늘이 내린 천재는 아니에요. 난 당신이 걸작을 쓸 거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확실히 타고난 이야기입니다. 당신은 낭만적인 아지랑이 속에서 심령술, 영매, 웨일스의 부흥회를 생각하죠. 그 이야기가 전부 엉터리일지는 모르지만 당신은 그것들을 구십구 퍼센트의 독자가 보는 것처럼 독자들도 그런 것들에 대해 전혀 모르죠.) 보고 있어요. 그 구십구 퍼센트의사람은 면밀히 조사한 사실을 읽고 싶어하는 게 아니에요. 그들은 픽션을 원합니다. 픽션이란 그럴듯한 거짓말이죠.

☆☆픽션이란 그럴듯한 거짓말이죠. 
반드시 그럴듯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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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아는 마음이 아팠다. 모자에서 퍼덕대는 나비의 날갯짓을 느낄 수 있었다. 나비는 살아 있었다. 살아 있었다. 핀에 찔린 채! 셀리아는 속이 울렁거리고 괴로웠다. 눈물이 차올라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눈물이 점점 더 많이 흘렀다. 다들 의아한 듯이 쳐다봤지만뭐가 문제인지 셀리아가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얘기하면 가이드가 많이 속상해할 것이다. 그는 친절을 베풀려고 했다. 셀리아를 위해 일부러 나비를 잡고, 모자에 꽂아줄 생각을 하고는뿌듯해했을 텐데. 그런데 어떻게 셀리아가 싫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아무도 절대, 절대 이해하지 못할 텐데! 바람이 불자 나비의 날갯짓이 더 심해졌다. 셀리아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이런 고통이 또 없을 것 같았다.

고통의 이유는 영원히, 언제까지고 가슴에 묻어야 했다. 말하고 싶지만 아, 정말 말하고 싶지만 어쩐지 그럴 수가 없었다. 이상한 거리낌에 짓눌려 입이 열리지 않았다. 

엄마가 알아준다면, 엄마라면 이해할 텐데. 하지만 셀리아는 엄마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모두가 셀리아의 말을 기다리며 빤히 쳐다보았다. 가슴속에 끔찍한 고통이 차올랐다. 

미리엄도 딸을 바라보았다.
"모자에 꽂힌 나비 때문인 것 같은데요. 이걸 누가 꽂았지?"
엄마가 물었다.
안도감, 놀랍고 시큰하고 저릿한 안도감.

"나비 싫어요. 싫다고요. 나비가 퍼덕거려요. 살아 있어요. 아파해요."
"그럼 왜 그렇다고 말을 안 했어, 이 바보야!" 시릴이 말했다.
엄마가 대답했다. "셀리아는 가이드의 기분을 생각해서 그랬을 거야."

그해 겨울 셀리아의 부모는 이집트로 갔다. 그들은 딸을 두고가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셀리아는 잔과 함께 할머니집에서 지냈다.
셀리아는 윔블던에서 할머니와 지내게 된 것이 무척 기뻤다.

할머니의 이야기와 회상은 매번 이런 식으로 끝났다. 할머니는 아주 명랑했지만 불치병이나 돌연사, 원인 불명의 병에 대해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셀리아는 그런 할머니에게 익숙해져서 이야기 중간중간 깊고 열렬한 흥미를 내보이며 묻곤 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두 내가 지어낸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결국 내가 창조한 인물들이니까요.

언제나 소원은 똑같았다. 
착한 사람이 되게 해달라는 것! 

"넌 뭐든 배로 느끼는구나, 셀리아."
이상하게 여기가 짜르르해요. 진짜로 아픈 건 아니고요. 기분좋게 아파요."

상황은변할 수 있었다. 생각지도 않게 변할 수 있었다.
아빠가 천국에 갔다고? 아빠는 행복할까?

그것은 어린아이의 외로움, 친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감추는 것이었다. 엄마는 끝내 병이 났고 왕진 온 의사는 "아이에게 괴로운 일이 있나봅니다" 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이런, 그럴 리가요. 어린것이 얼마나 잘 지내고 소소한 일에도 즐거워하는데요." 

☆그후로는 괜찮아졌다.
 말을 했을 뿐인데 아픔을 떨친 것 같았다.

"내가 스물두 살 때. 그때 그 사람은 일 년 동안 집을 떠나 있었단다. 난 그를 위해 쓴 시와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냈어. 그는그 시를 수첩에 보관했고, 그가 눈감을 때까지 그건 거기 있었어

미리엄은 한숨을 쉬었다.
"내가 잘하는 건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네가 이 집을 이렇게 좋아하니… 이 집은 언제든 네가 돌아올 수 있는 곳이되겠지."

할머니는 정말 특이한 방식으로 말했다. 어쩐지 흥미진진하게 들렸고……… 사람을 쳐다보는 눈빛도 특이했다. 마치 내키기만 하면 온갖 이야기를 다 해줄 것 같은 눈빛이었다.

억지로 끌어다 종이에 그리고 칠하는 일을 꺼렸다. 제비꽃은 정원에서 자라게 두거나 유리병에 늘어트리듯 꽂아야 했다. 이렇게 어떤 것에서 다른 뭔가를 만들어내는 일에 셀리아는반감을 느꼈다.

어느 날 셀리아가 시빌에게 말했다. "그림을 왜 그려야 하는지 모르겠어. 이미 거기 있는 것들인데."
"그게 무슨 말이야?"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다른 것과 비슷한 것을왜 만들어야 하지? 그건 정말 쓸데없는 짓이잖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꽃을 상상해서 그리는 거라면 가치가 있겠지만."

"머릿속으로 꽃을 만들어낸다는 거야?"
"응, 하지만 그것도 옳은 일은 아니야. 그렇게 해도 그건 그냥꽃이니까. 그건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게 아니고, 종이 위에 그릴수 있을 뿐이란 거지."

"음악은 달라. 음악은 그 자체야. 흉내내는 게 아니라고, 악기를 예로 들어볼까? 바이올린이나 피아노나 첼로는 소리를 내.
함께 아름다운 소리를 짜나가지. 다른 어떤 것처럼 만들지 않아도 돼. 그냥 그 자체인 거야."

"시빌,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나는 사물을 보지 못하나봐. 그것들이 보이지 않아. 그래서 철자를 틀리는 거야. 무엇이 어떻게생겼는지도 제대로 모르는 거고."

"바로 그겁니다. 부인, 음악가가 되려면 세상을 차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가 내 음악을 듣고 있다고 의식하면 감정이 고양되어야 하죠. 그런데 셀리아는 한두 명 앞에서나 실력을발휘할 수 있을 거고, 문을 닫고 혼자 연주해야 가장 잘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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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랜 팬이지만, 그녀의 단편들은 크게 좋아하지않았다.
하지만 이번 검찰 측의 증인 꽤 재미있게 읽은 9편의 단편들이 실려있다.
첫번째 검찰 측의 증인, 사랑하는 이를 위한 반전드라마! 두번째 붉은 신호등, 살아가면서 위험의 순간이 다가오며 붉은 신호를 보는 더못. 역시나 위험의 순간 그가 느낀 붉은 신호덕분에 위기를 보면하고 사랑도 쟁취한다.
세번째 네번째 남자, 이중인격, 다중인격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흥미로웠다. 네번째 SOS, 정신의학이 권위자 모티머가 발견한 외딴 곳에서의 SOS! 다섯번째 유언장의 행방, 마음을 곱게쓰면 자연스레 찾아왔을 행운이었건만..
여섯번째 청자의 비밀은 정말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허탈함이 찾아왔다.
일곱번째 나이팅게일 커티지 별장, 갑작스레 찾아온 사랑은 한번쯤 의심? 여덟번째 우연한 사고, 헤이독 대령이 말했듯 자신과 관련없는 일이면 그냥 내려두는 게 맞는 듯! 아홉번째 두번째 종소리는, 이 후 중편 죽은자의 거울로 발전된 단편인 듯 하다.
이번 단편집의 대부분에서는 정신의학에 관련된 사람들이 많이 등장헤서 그런지 좀 더 흥미롭게 읽힌 듯 하다.






그는 에번스가 그렇게 기쁨에 넘쳐서 단정을 짓지 말았으면 했다. 직업상오랜 세월을 바다에서 보낸 동안에 노함장은 자신과 관련이 없는 일이면 그냥내버려두라는 교훈을 얻었다. 

전검찰국 수사과 경감이었던 그의 친구 에번스는 좀 다른 인생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주어진 정보에 따라 행동하라‘라는 것이 젊은 시절의 그의 좌우명이었으나, 그동안 그것을 그 자신의 정보를 찾아내라는 정도로까지 개선했다.

"앤터니 부인이야. 그래, 분명히 앤터니 부인이라니까. 자네가 메로든 부인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대번에 그녀를 알아보았다네."
헤이독 대령은 걱정스러워졌다.

"자 에번스 그 부인은 무죄였어. 자네도 방금 그렇게 말했잖나."
"나는 그녀가 무죄라고 말하지 않았네. 그녀가 석방되었다고 했을 뿐이지."
"그건 마찬가지야
"항상 그렇지는 않네."

"바로 이걸세. 나도 직업상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보았지. 살인에 대한 실험말일세. 그런데 그 사실들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네. 편견과 증인들의 일반적인 부정확성을 참작하면서 그것들의 무게를 달아 그 침전물을 자세히 조사해보는 것이지. 그리고 살인에 대한 실험이 또 한 가지 있다네. 아주 정확하지만, 좀 위험하지! 살인자는 한 번의 범죄로는 거의 만족하지 않는 법이지.

그에게 시간을 주고, 또 아무도 의심하지 않게 되면 그는 또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여기 한 사람이 있다고 치세. 그 사람은 자기 아내를 죽였던가, 아니면 죽이지 않았네. 상황이 그에게 그리 불리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 그의 과거를 조사해 보세. 만일 그가 여러 명의 아내를 가졌었다는 것을 발견한다면,
그리고 그들이 모두 죽었다고 해볼까. 좀 이상하겠지? 그렇다면 자네는 알게될 걸세! 하지만 지금 나는 법적으로 말하는 건 아닐세. 나는 도덕적인 확실성을 말하는 거라네. 일단 자네가 확신하게 된다면, 증거를 찾으며 나갈 수 있지않을까?"

"이제 요점에 다가가고 있네. 그 사람에게 조사해 볼 과거라도 있다면 괜찮지. 그러나 그 살인범이 저지른 범죄가 그의 또는 그녀의 첫 번째 범죄라면?
그렇다면 그 실험은 아무런 반응을 얻지 못하는 것이 되고 말 걸세. 그 범인은 석방되어 다른 이름으로 버젓이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그 살인범이 다시 살인을 저지를까, 저지르지 않을까?"

자기의 직관에 의존하는 버릇이 있었던 그는 이제 마음속으로 완전히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떻게 행동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였다. 그가 원하는 것은 범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가 저질러지기 전에 막는 것이었으므로, 그건 아주 다르고도 훨씬 더 어려운 일이었다.

"리첨 로체 씨는 신(神)처럼 시간을 엄수하시지요." 킨이 설명했다.
"그분은 만찬에 늦지 않으십니다. 글쎄요, 여태까지 한 번이라도 늦은 적이있었는지나 모르겠군요."

"어떤 불명예스러운 일도 있어선 안 돼요. 비록 저는 그것이 정말 운명이라고 느끼지만요, 당신은 안 그런가요? 제 말은 그 거울과 모든 것들 말이에요"
"뭐라고 하셨죠. 거울이라노?"
"제가 그것을 본 순간 그것은 하나의 상징이었어요. 남편 허버트에 대해서말이에요! 저주받은 거예요. 오래된 가문은 흔히 저주를 받는 것 같아요. 허버트는 항상 아주 이상했어요. 최근에는 훨씬 더 이상했죠."

"당신에게 두세 가지 질문을 할 테니 대답해 주시오" 포와로가 말했다.
"나는 당신의 주인이 죽기 전에 의뢰했던 사립 탐정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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