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정직하기 때문에 확실히 아는 것에 대해서는 잘 쓰지 못할 거예요. 현실에서는 거짓말할 수 없지만, 상상으로는 그럴수 있을 겁니다. 아는 것에 대해서는 거짓으로 쓸 수 없지만, 

당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근사한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말입니다. 기막히면서 (당신에게 기막히면서) 현실은 아닌 것을 써야 합니다. 당장 돌아가서 시작해봐요.

셀리아는 생각했다. ‘이제 난 혼자야…...
더멋과 주디는 타인들이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제는 달려갈 사람이 없어공포가 온몸을 휘감고 회한이 밀려들었다..…..…

엄마는 언제나 대단하고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있어주었다.
그런 엄마가 이제는 떠나버렸다....…셀리아가 있던 세계의 밑바닥이 쑥 꺼져버렸다.
그녀의 자그맣던 엄마 ...…...

셀리아는 생각했다. 이 사람은 인정이 없어 ....
거대한 파도처럼 고독이 밀려왔다. 셀리아는 두려웠다.…엄마가 없는 세상은 너무도 차가웠다 . …

☆사람이 자라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얼마나 신비롭고 두려운일인가. 사람에게 다른 어떤 순간보다 더 자기 자신다운 특별한순간이라는 게 있을까?

서랍 맨 밑에 금박으로 수놓은 빛바랜 낡은 공책이 있었다.
공책 안에 오래되고 너덜너덜한 쪽지가 들어 있었다. "미리엄이내 생일에 보낸 시" 라고 적혀 있었다.
감상적이었다.
요즘 세상은 감상적인 것을 경멸하지 .....…그러나 그 순간 셀리아는 그것이 견디기 힘들 만큼 달콤했다....

"알아…… 그건 나도 몹시 마음에 걸려.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해봤자 쓸데없다고 생각하니까.…… 나는 상황이 나빠지면 잘 헤쳐나가질 못해· 짐승같은 인간이 되고 말 거야."

셀리아는 두 가지가 두려웠다. 미칠까봐 두려웠고, 주디가 알게 될까봐 두려웠다.

그녀는 꼭 엄마를 찾아야 했다. 옷을 입고 코트와 모자를 걸쳤다. 엄마의 사진을 챙겼다. 경찰서에 가서 엄마를 찾아달라고부탁할 생각이었다. 엄마가 사라졌지만 경찰이 찾아줄 것이었다엄마만 찾으면 다 괜찮아질 것이었다...….…

엄마를 찾을 것이다. 엄마가 모든 걸 바로잡아줄 것이다.
그녀는 말할 것이다. 하마터면 도랑에 빠질 뻔했어요.‘ 그러면 엄마는 이러겠지. 그랬다면 바보 같았을 거야, 셀리아.‘

셀리아는 잠들기 직전 갑자기 중얼거렸다.
"정말 바보 같아. 난 엄마를 찾을 수 없잖아. 생각났어엄마는 돌아가셨어...

셀리아는 꼼짝도 하지 않고 누워 있었다. 슬픔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픔도 느껴지지 않았다…… 무감각하고 평온할 뿐이었다.
그는 떠났다…그녀도 이제 다시 인생을 시작해야 했다. 주디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런 눈길을 받는 건 끔찍했다. 셀리아가 아무리 그의 외도를 이해할 수 있다 해도 십일년의 애정이 갑자기, 하룻밤 사이에 혐오로 변하는 건 참을 수없는 일이었다.

넌 같이 갈 수 없어. 안 돼! 아무도 여주인이 가는 곳에갈 수 없어.
셀리아는 더이상 견딜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달아나야했다....…

셀리아는 참을 수 없었다.
이것이 가장 쉬운 해결책이었다.…그가 나가면서 이틀 후에 오겠다고 말하자 셀리아가 대답했다. "그때 난 여기 없을 거예요." 그의 눈꺼풀의 떨렸고, 셀리아는 더멋이 자신의 의도를 알아차렸다고 확신했다 ....…그는 얼른 말했다. "그래, 당신이 떠나고 싶다면.

-셀리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중에 모든 일이 끝나면 더멋은 그녀의 의도를 전혀 몰랐다고 사람들에게 말할 수 (그리고자신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편이 더 마음 편할 테더멋은 알았고……… 순간적으로 그녀는 그에게서 가물거리는희망을 보았다. 아마도 더멋 자신은 몰랐을 것이다. 

죽음도 하나의 해결책이었다.
그렇다고 그가 죽음에 대해 자책할 리는 없었다. 더멋은 엄마를 잃은 뒤부터 셀리아의상태가 안 좋았다고 이내 자신을 설득할 것이다. 그는 자신을설득하는 재주가 뛰어나다.

그래, 그녀가 떠나면 된다. 이 모든 것으로부터.
그녀는 더이상 견딜 수 없었다.
가슴이 찢기는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셀리아는 더이상 주디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 단계는 이미 넘어서 있었다. 이제 그녀에게는 자신의 고통과 달아나고픈마음 외에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

☆"나를 모욕하는 자가 원수였다면 차라리 견디기 쉬웠을 것을, 나를 업신여기는 자가 적이었다면 그를 비키기라도 했을 것을, 그러나그것은 내 동료, 내 친구, 서로 가까이 지내던 벗*.

더멋이 배신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날 배신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의 모든 게 불확실해 보였어요. 난 더이상 아무도, 어떤 것도 믿을 수 없게 된 거예요 …그건 끔찍할 만큼 무서운 일이에요.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요.
안전한 곳이 어디에도 없다는 것.

그러니 이제 더멋을 탓하지 않아요. 그는 그런 사람이니까요..
내가 알아차리고 경계해야 했어요. 그렇게 자만해서 혼자 만족하면 안 되는 거였어요. 인생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면, 현명하게 지켜야 해요... 난 그러지 못했어요.

☆세상은 고통과 잔인함으로 가득차 있어요. 인간이 바보이기 때문이에요
난 바보예요. 나만의 세계에서 살았죠. 그래요, 난 바보예요."

주디는 가끔 무의식적으로 잔인하게 굴었지만, 내게는그게 도움이 됐어요. 주디는 철저하게 정직했으니까요..

주디를 잘 키운 건지 잘못 키운 건지 모르겠어요. 그 아이가날 사랑하는지 사랑하지 않는지도요. 난 딸에게 물질적인 것을줬어요. 다른 것, 내게 중요한 것은 주지 못했고요. 그건 그 아이가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을 했어요. 딸을 사랑하기 때문에, 아이를 내버려뒀죠. 내 관점과 믿음을 강요하지 않았어요. 아이가 원할 때 언제든 내가 거기 있다는 걸 느끼게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하지만 아이는 날 원하지 않더군요

공포 속에 사는 건 너무 무서워요...…
더이상 믿음이 없다는 것도 섬뜩하죠.
난 아무도 믿을 수 없었을 뿐이에요…… 마이클까지도 ,
그건 나뿐 아니라 그에게도 지옥일 테니까 …….

☆상관없어요. 더멋과 헤어진 후로 난 냉정해졌어요…… 내가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든 안 줬든 상관하지 않아요. 너무 고통스러우면 타인은 신경쓰지 않게 돼요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 번역을 끝내고 이스탄불에 갔다. 출발 전날 밤까지 작업에 매달리느라 비행기에 올라서야 겨우 정보를 찾아볼 수 있었는데, 이스탄불에 오리엔탈 익스프레스가출발했던 기차역과 애거사 크리스티가 묵었던 호텔이 있다는내용을 발견했다. 방금 두고 떠난 줄 알았는데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네. 대체 무슨 인연일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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