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지앵 다이어리 - 푼돈 들고 프랑스로 간 엽기발랄 건축학도의 용감무쌍
조수정 지음 / 지상사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당차게 인생을 설계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삶을 사는 젊음은 언제 보아도 싱그럽다.  미래창창한 20대에는 좌절마저 아름답고 꿈을 향한 도전은 긍지와 자부심이 뚝뚝 흘러나온다. 대학재학중에 파리의 건축학교로 편입을 한 여성 건축학도의 씩씩한 파리유학기인 이책에도 그런 꿈의 설계, 좌절, 극복, 새로운 도전이 출렁인다.  프랑스 파리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과 파리에서의 유학을 계획중인 사람들에게 알맞은 정보와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아니 젊은 시절 세상을 향해 나아가려는 몸짓을 시도하는 청년들(남녀불문한)에게는 똑같은 자리에 자신을 대입하고 당장 오는 계절부터 실행에 옮길 자신의 꿈을 떠올릴 좋은 기회다.

이 책은 처절하게 힘든 유학시절을 보여주진 않으나 그렇다고 유복한 유학생의 파리체류기도 아니다. 나이 스물에 이미 40개국 여행을 감행한 처자이다보니 배짱도 두둑할 것이고 사람만나는 너름새도 충분한 아가씨일터이다. 그녀는 유학을 결심하자 바로 불어시험준비반에 등록을 했다한다. 초급수준의 실력임에도 선생님의 무시속에 겨우 받아낸 허락으로 몇개월간 투쟁적 불어공부를 감행하였다. 80프로의 새로운 단어를 찾아가면서 길지 않은 기간동안에 불어자격시험을 통과할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면 이 처자의 물불 안가리는 열정을 가히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파리지하철 자판기에 2유로를 도둑맞고  자판기회사에 항의편지를 쓴 소비자정신에, 결국 사과현지와 2유로, 우표몇장을 받을 줄 아는 20대라면 세상논리를 반은 터득한 셈이다. 20년 소비자생활을 한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런 용기를 내지 못하는데 말이다. 그녀의 오뚜기 마인드는 건축 설계수업에서도 발휘되어 교수의 모진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그녀는 마침내 교수전원의 찬성을 받는 석사학위를 받게 된다. 그리고 또 새로운 꿈을 향해 뉴욕에 도착했다. 

파리생활을 통해 드러나는 생각들도 진부하거나 부르조아적이지 않아 참신하다.  문체가 달려가듯 썩 매끄럽지 않은 흠이 있지만 젊은 용기가 약점을 커버한다. 여행기, 유학기가 잘 팔리는 시대인데 이 책은 그 두가지가 다 들어있다. 출판민주주의는 독자가 저자가 되는 사건에서부터 비롯된다면 이 글을 읽는 독자도 한번쯤 자신만의 열정의 삶을 드라마로 세상에 내 볼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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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 - The Clas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원제 entre murs는 벽들 사이에라는 뜻이다. 파리 시내(중심가는 아니겠지만) 중학교 학생들의 수업시간을 보여주는 영화. 

학생들이 말하자면 개판인 상황에 답답해 미칠 지경인 선생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할말 다하고 할 짓 다하는 덩치 큰 프랑스 중학생들. 이건 기성 세대와 신세대의 대화부재라는 말로는 전혀 설명이 안되는 상황이다. 벽들이란 표현을 썼으니 감독은 요즘 아이들의 기상천외성을 드러내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클래스는 그야말로 혼돈이다. 혼돈과 불필요한 말들의 연속과 아이들의 황당한 행동에 교사는 할 말을 잃기도 하고, 잠깐의 실언에 학생들로부터 집단 내몰림(운동장에서 학생들이 둘러싸고 그를 규탄한다)을 견뎌야한다. 그런데 영화라서 그럴까. 감정대립이 되었던 학생들도 스트레스팍팍받던 교사도 어느 순간 다시 일상의 공부와 업무를 받아들이고 최종 결과물로서 자신의 자화상이 수록된 기말 문집을 완성한다. 한명한명의 내면과 심리를 보여주어야한다는 면은 이 영화의 목적이 아니었다. 수업시간은 학생들이 뱉어내는 말들속에서 방향성을 잃지 않으려는 안간힘을 쓰는 교사의 노력이 부각되어질 뿐 학생 개개인의 고민과 선생들의 힘에 부친 실정을 문제시하는 것이 근본적 목표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이 영화에서는 선생도 그렇고 학생들도 그렇고 대단히 쿨한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남다은이란 한겨레신문 영화평론 담당은 마지막에 퇴학당한 아이를 구제해야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그렇게 결론을 낸다는 것은 프랑스 영화가 아니다. 뻔한 결론이라면 누구든 낼 수 있다. 그런 경우 영화 제목도 바뀌어야 한다. 감독의 의도를 읽지 못한 소치다. 이 학교가 퇴학당한 아이들의 피신처같은 학교지만 이 학교의 선생님들은 상당히 건전한 정신의 소유자들이었다. 우리네 교실의 선생님들도 이 정도는 될 것이라고 믿어본다.   

창녀가 읽기엔 좀 부담스런 책이라는 플라톤의 국가를 읽은 여학생. 두눈 똑바로 뜨고  선생을 애먹인 자신에게 선생이 홧김에 던진 말을 뼈아프게 곱씹던 그 여학생, 프랑스적 자유의 상징이었다. 적어도 혼돈을 무차별적으로 봉쇄하지 않는 프랑스의 자유정신이 그려진 영화다. 혼돈속의 질서... 학교는, 수업시간은 또 그렇게 굴러가고 방학이 끝나면 무지랭이 같아보이는 아이들(그러나 게중에도 자기만의 뚝심을 갖고 사는 얘들도 있다)이 또 학교안을 시끄럽게 채울 것이다. 교사든 학생이든 개인 생활은 보여주지 않았다. 철저하게 학교안에서 일어나는 모습만을 담았다. 있는 그대로의 클래스, 그래서 더 솔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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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 - The Clas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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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속의 균형, 그래도 지구는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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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5기 신간 평가단을 모집합니다.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 아홉번째집 두번째대문>  

보면서 흐믓한 마음이 계속 들었고 이 책 덕분에 도서상품권도 챙겼으므로.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 아홉번째집 두번째대문>/<한낮의 시선>/<마망 너무 사양해>/<창비세계문학세트>/<삼한지>


신간평가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오래된 사물에는 세월을 견뎌온 고유한 질감이 있다...... 거기에 보이는 건 단순히 사물이 아니라 그것들 속에 시간으로 괴어있는 낯익은 슬픔일 것이다." < 아홉번째집 두번째대문>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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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맞추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
김용택 지음, 김세현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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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교사 시인 김용택 선생의 에세이집이다. 오래전에 아이들의 글을 실은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 곳 아이들은 감성좋은 선생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 행복하겠다 싶었다.  시인이 그새 학교생활을 마무리하고 몇년간 적어놓은 단상들과 과거 에세이집에서 발췌한 글등을 엮어 ’이뿐’ 책 하나를 냈다. 그림을 맡은 김세현선생은 그간 출간되었던 몇몇 책에서 익히 보았던 그림을 다시 멋드러지게 그려주셨다. 이 책이 돋보이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글뿐아니라 그림때문이다. 아니 그림이 어떨땐 주인공이란 느낌마저 든다.

 

조용히 한장씩 책장을 넘기다 보니 앉은 자리에서 금방 다 읽어버린다. 애틋하고 눈물나는 감동적인 글이라기보다 간단하지만 살짝 엣센스가 묻어나는 글이 많다. 그래서 책의 전체분위기보다는(후반부에는 아이들과 함께 하던 시절의 에피소드 중심으로 엮어져 술술 익히는 힘이 있지만) 경구와 같은 울림을 주는 말을 찾아보는 편이 좋다.

 

"어떤 사람은 남이 말할 때 남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가 할 말만 골똘히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자기의 생각을 쥐고 있으면서 남의 말을 자세히 듣는다.

앞사람은 협상에 실패하거나 지고 뒷사람은 이기거나 최소한 본전은 챙긴다.

상대를 이길수 있는 방법은 늘 상대발의 말 속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협상-

 

아이들이 주워온 밤을 집에서 삶아와서 전교 아이들과 나눠먹는 시골학교의 선생님이야기는 구수한 냄새가 난다. 가을날 손바닥을 내밀어 햇살 한줌을 받는 여유을 부릴 수 있는 삶은 얼마나 풍요로운가. 멋진 자연속에서 그의 곁을 지켜준 꼬마아이들...

 

 ’유리창을 들이받다’에서 그가 2학년과 하루를 산다는 것이 얼마나 신나는 일이냐고 했을 때 나는 조금 그의 말이 이해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2학년이었을 때 그 천진하고 이뿌던 아이들의 행동과 모습을 기억하기에. 그리고 그 나이때 아이들의 놀라운 생각의 크기를 경험했기에. 시인은 ’2학년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혼을 가졌다’고 말했다. 나는 안다 그말의 의미를. 이 세상이 2학년 아이들의 마음만 같았으면 소원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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